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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도착.. 여태 러시아 왔을때 통틀어 젤 첨 왔을때 이후 최고로 힘들었다.


모스크바고 페테르부르크고 눈보라 치는 중.. 모스크바에선 비행기 고장나서 거의 네시간 늦게 딴 비행기로 갈아탐.. 여기 시각 새벽 4시 다 됐음. 시차 따지면 밤 꼬박 새고 온 거네... 자야 한다.. 내일 조식 못 먹는다ㅠㅠ


어흑 역시 모스크바는 좋았던 적이 없었어!!!


오늘 아주 제대로 '이것이 러시아!'였음. 눈. 아에로플롯. 고장. 기다림. 적반하장 ㅠㅠ


그래도 뭐 이게 러시아라서 그러려니 한다.. 자야겠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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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2. 6. 05:22

역시 러시아, 비행기 취소 ㅠㅠ 2016 petersburg2016. 12. 6. 05:22



아아 이게 뭐야 ㅠㅠ

비행기가 지연되다 탑승후에도 계속 출발 안하더니 기술적 문제'로 도로 주차구역으로 돌아오고.. 8시 20분 뱅기는 11시 55분 뱅기로 바뀜 ㅠㅠ

미치겠다. 역시 이것이 러시아ㅠㅠ

러시아 사람들은 화도 거의 안냄 내가 미쳐 ㅠㅠ

호텔에 픽업 신청한거 때문에 계속 전화함. 차는 지금 이미 뻬쩨르 공항에 와 있는데 미안해 죽겠네. 근데 내 잘못 아냐 다 아에로플롯 때문이야 어흑...

그래서 지금 새 비행기 기다리고 있음 제발 이건 제대로 뜨기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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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열흘 동안 머물던 블라지미르 대로의 도스토예프스키 호텔에서 오늘 체크아웃하고 림스키 코르사코프 거리에 있는 호텔로 옮겼다. 아직 찻잔은 사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가방이 꽉 차고 무거운지 모르겠다 ㅠㅠ

 

이 호텔은 마린스키에서 도보로 15~20분쯤 거리에 있는데 네프스키 쪽이 아니고 약간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보니 전자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훨씬 좋다. 그런데 여기는 오늘 하루만 묵고 내일은 또 옮긴다. 이것이 이렇게 된 이유는... 잊고 싶은 회사에서의 안좋은 일 후 갑자기 숙소를 잡고 날아오다보니 방이 없어서... 그리고는 또 며칠 후 다시 이 호텔로 옮겨와 며칠 잘 것이다. 이건 여기 와서 5일 정도 일정을 더 연장해서 그렇다. 이게 뭐야... 힘들고 돈들고... 이래저래 파산이지만 사실 그런 거 생각했다면 애초에 이렇게 날아오지도 않았겠지..

 

여기도 전기 티포트는 없지만(이 동네는 보통 좋은 호텔에도 포트가 잘 없고 달라고 해야 준다) 엘리베이터 앞에 뜨거운 물 나오는 정수기가 있어서 들어오자마자 저렇게 디카페인 홍차 한잔 우려마셨다. 몸이 좋지 않아서 오늘은 카페인을 기피하는 중이라... 그래도 차 마시니 살것 같았다.

 

..

 

12시에 체크아웃한 후 굶주리고 어지러운 상태로 근처의 우크라이나 식당 쉬녹에 갔다. 오늘은 도네츠크 스타일의 생선수프를 시켰고(우하인데 이름이 빠흘료바 리브나야 도네츠카야 라고 되어 있어 뭐가 다르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이름만 다르다고 함), 닭고기 샤실릭을 시키려 했는데 오늘따라 참 친절했던 아저씨가(전에는 못보던 아저씨) 그 아래 있는 닭고기 요리 추천. 조금 더 싼데 매우 부드럽다고 해서 귀얇은 나는 또 받아들임.

 

근데.. 수프 나오기도 전에 아저씨가 또 방글방글 웃으며 예쁜 색깔의 주스 같은 걸 갖다주었다. 아저씨 말로는 시음해보라는 거였다. 자기네가 만든 거라고.. 비슈냐(이 동네 체리)로 만든 보드카라면서 '겨우!' 20도밖에 안된다고 했다. 첨에 나는 '2도'로 잘못 알아듣고 '아 가벼운 아페라티프구나~' 하면서 좋다고 고마워하며 한모금 살짝 마셨고..

 

 

끄아악!!! 빈속에 보드카! 40도는 아니지만 20도도 장난 아니야... 나 보드카 마시고 팔각정에 쓰러져 잤는데 ㅠㅠ 안돼애..

 

근데 가져다준 성의가 또 고마워서 그 호의를 무시할 수 없어 수프랑 밥이 나왔을때 좀 마셨다. 3분의 1쯤 마셨나보다. 그 이상은 독해서 못 마시고 아저씨에게 무척 맛있으나 독해서 다는 못마셨다고 했다.

 

혼자 온 여자 손님에게 정오부터 보드카 마시라고 권해주시는 러시아~~ 이것이 러시아 ㅠㅠ

 

우하는 무척 맛있었다. 크림이 든 핀란드식 우하도 좋아하지만 나는 맑은 국물 우하를 더 좋아한다. 집에서도 몇번 끓여먹었는데 오늘 쉬녹에서 먹은 우하가 진짜 맛있어서 레시피를 좀 물어보고 싶었다. 몸이 따뜻해지고 좋았다. 연어와 흰생선 등 3가지 생선, 감자가 들어간다. 보통 제대로 된 우하는 3가지 생선이 들어가는 것 같은데 나야 집에선 항상 연어 아님 대구로 끓이니 맛이 모자랄 수밖에 ㅠㅠ

 

 

우하는 참 맛있었는데 추천해준 메인 닭고기 요리는... 아아, 이것도 크림 소스였어... ㅠㅠ (요즘 자꾸 크림 소스 등 느끼한 음식을 먹게 되어 괴로워하고 있던 차였음) 맛은 훌륭했다. 양송이가 잔뜩 들어가 버섯 크림소스였고 좀 짭짤해서 덜 느끼했다. 비프 스트로가노프의 닭고기 버전과 비슷해서 맛있었는데 내겐 양이 많았고 좀 짰다. 그냥 샤실릭 먹었음 좋았을텐데...

 

 

접시 보고는 '엑, 오이랑 토마토 늘어놓은 거 봐... 역시 이 동넨 아직 플레이팅이 옛날이랑 똑같아...' 했지만... 결국 느끼해서 저 오이랑 토마토 다 집어먹었다 ㅋㅋ

 

..

 

보드카 마시고 배아파서 좀 고생한 후 서점에 가서 도블라토프의 짧은 에세이집 한권과 에코백 따위를 사고, 택시 불러달라고 한 시간까지 40분쯤 남아서 전에 두어번 갔던 호텔 옆 베이커리 카페에 가서 녹차와 에클레어를 먹었다. 그날인데다 속도 안좋으니 차마 홍차는 못마시고 연한 녹차를 마시고 입이 느끼하고 짜서 에클레어 먹었다. 맛있었다.

 

 

..

 

3시에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두번째 호텔인 이곳으로 왔다. 요금 많이 나왔다 -_- 분명히 바가지일 거야. 하지만 짐이 무겁기도 하고 다 귀찮아서 그냥 타고 왔다.

 

새 호텔은 첫번째 호텔보다 위치 빼고는 모든 면에서 더 좋았다. 이럴줄 알았음 첨부터 여기 잡았음 좋았을걸. 마린스키에서도 가깝고 ㅠㅠ 하지만 자본 적이 없는데다 위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예전부터 항상 위시리스트에만 올려놓고 자본 적이 없는 데였다.

 

3시 20분쯤 도착했는데 곧장 체크인하게 해주었다. 트렁크는 거의 풀지 않고 하룻밤 잘때 필요한 옷가지와 세면도구, 화장품 따위만 꺼냈다. 그리고는... 너무너무 졸렸다. 밤잠도 좀 설쳤고... 생각해보니 쉬녹에서 마신 보드카 탓인거 같은데 이제야 깨달음 ㅋㅋ

 

너무 졸려서 침대로 기어들어가 깜박 잠들었는데 4시 반쯤 료샤와 레냐가 왔다. 내가 몇호인지 알려줬기 때문이다. 문을 열어주긴 했는데 내가 거의 비몽사몽 몽유병 환자처럼 '어서 와...'라고 하자 료샤가 혀를 차며 '자라 자!' 하고 날 침대로 밀어넣었다. 레냐가 찡찡거리려고 하는데 료샤가 '쥬쥬 좀 자게 아빠랑 게임하자'라고 해주었다. 료샤는 이럴때 보면 참 착하다. 내가 졸릴 땐 방해하지 않는다.

(전에 료샤에게 '내가 잘 때 안 깨우고 자게 해줘서 고마워'라고 하자 그는 '우리 네바(그의 셰퍼드 ㅠㅠ)도 자는 거 방해하면 싫어해. 토끼도 마찬가지겠지!' 라고 대꾸했었음)

 

그래서 나는 한시간쯤 정신을 잃고 잤고 그동안 료샤랑 레냐는 옆침대인지 의자인지 하여튼 거기 앉아 폰으로 게임을 하고 놀았다. 그거까진 참 고마운데 내가 깼을때 료샤가 내 폰으로 도촬한 사진을 보여줌 -_- 정신없이 잠든 토끼의 불쌍한 모습 ㅠㅠ 착하다는 거 취소!

 

내가 너무 피곤해하니 나가지 말고 방에서 놀자며 료샤가 근처 스시 가게에서 롤과 스시, 수프 따위를 테이크아웃해왔다. 내가 요즘 밥먹고 싶어하니까 나름대로 신경쓴 것이다. 그러나 이동네 스시나 롤이나 아시아 음식이 다 그모양이듯 뭔가 어설프고... 일부러 나 먹으라고 '김치 수프'를 사왔다고 했지만 그 김치 수프는 지난번 내가 쇼핑센터 식당에서 먹은 것과 똑같이 미소 국물에 계란과 고춧가루 좀 풀어놓고 김치가 전혀 없는 것이었음 ㅋㅋ 아주 맵다며 별이 세개나 붙어 있었지만 하나도 안 매웠고 짜기만 했다.

 

 

그래도 료샤는 내가 차가운 음식이나 날생선은 안먹는 걸 알기에 나름대로 따뜻하게 익힌 롤을 사옴. 내가 우나기 좋아하는 걸 알고는 우나기 롤을 달라고 했으나 알고보니 저 롤은 장어 소스만 썼을뿐 무슨 새우를 다져서 크림처럼 만들어 올려놓은 것으로 전혀 우나기가 아니었음. 김치 없는 김치수프와 우나기 없는 우나기 롤... 뭐냐 ㅋㅋ

 

료샤랑 레냐는 요상망측한 롤과 스시를 맛있다고 먹고(아아 그거 맛있는 거 아니야 이것들아 이 불쌍한 것들아 ㅜㅜ) 나는 김치 없는 김치 수프와 우나기 없는 우나기 롤을 먹었다. 그래도 쌀을 먹으니 좀 낫다.

 

앉아서 얘기하고 놀다가 레냐는 깜박 잠들었다. 료샤가 근처에 케익 사러 간 동안 난 이 메모를 남기고 있다. 근데 이 밤중에 케익 사오면 나는 어떡하지 ㅋㅋ

 

하여튼 친구야 고마워.

 

근데 쌕쌕거리며 잠자는 레냐 너무 귀엽다. 역시 내 약혼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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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