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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2. 08:38

에벨 카프로바 본점 2022-23 praha2023. 2. 22. 08:38






카프로바 거리의 카페 에벨. 여기가 본점이고 내가 좋아하던 곳은 레테조바 거리에 있었다. 후자가 더 크고 앉아 있기 좋은 곳이었고 이 본점은 테이블이 두개뿐이라 거의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많다.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선 줄도 서야 하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한다. 레테조바 에벨이 코로나 때 문을 닫아서 여기밖에 안 남았는데, 최근 프라하 외곽에 새 에벨 지점 하나를 오픈했다고 해서 가볼까 했지만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여기만 두어차례 들렀다. 이번에 갔을 땐 주인인 마르골라타를 만나지 못했다.




카페 라떼 한번, 카푸치노 한번 주문. 나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드문 곳.




오늘도 바쁜 노동의 와중 잠깐 머리 식히려고 올려보는 에벨 사진 세 장. 이제 다시 노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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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6. 17. 22:21

드래곤 라떼 2017-18 praha2017. 6. 17. 22:21

 

 

이번에 프라하에서 료샤랑 레냐 만났을 때 에벨에 같이 갔다. 전에도 같이 간 적이 있었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에벨에 자주 갔기 때문에 점원 몇명이랑도 안면 트고 친해졌다. 그래서 어느날 생글생글 잘 웃는 친절한 점원이 나에게 이렇게 멋있는 라떼아트를 보여주었다.

 

 

 

레냐랑 나랑 완전 흥분~

 

말 그리려다 용이 됐다는데 그래선지 말도 닮았고 용도 닮았다. 그래서 내가 호스-드래곤, 아니면 유니콘이라고 농담을했더니 점원도 막 웃었다.

 

그리고...

 

 

 

 

 

 

 

 

 

 

 

 

 

 

 

흑흑... 야만적인 놈... 용 살인마 료샤...

 

 

..

 

 

근데 잘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성 게오르기는 용을 무찌른 성자인데!!! 아, 아니야... 료샤는 성 게오르기랑 하나도 안 닮았어 흐흑... 그 용은 서양 전설의 악마 용이고 저 라떼의 용은 우리나라 용 닮았단 말이야 어헝헝...

 

 

멋있는 용이 한순간에 아빠 입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에 충격받은 레냐는 10여분 동안 삐쳐서 아빠랑 말도 안 했음 ㅋㅋ 그래서 내가 (양갱으로) 달래 주었음.

 

 

료샤는 여전히 나랑 레냐가 왜 그거 가지고 그렇게 짜증냈는지 이해 못하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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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떠나는날 마지막 시간은 역시 카페 에벨에서 보냈다.


이때 자리가 별로 없어 평소 잘 앉지 않는 구석에 앉았는데 그때!!!!! 예전에 창가자리에 있던 터키블루 쿠션 얹힌 낡은 의자 발견!!! 창가에 새 의자 놔둬서 저거 버린줄 알고 무지 섭섭했었는데! 우라!!!






마지막 날 선물 같은 느낌 :)))


파란 쿠션아 있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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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5. 27. 22:01

에벨, 다시 돌아온 프라하 2017-18 praha2017. 5. 27. 22:01





조식 먹고 나가서 제일 먼저 카페 에벨에 갔다. 이번 숙소는 아녜슈카 수도원 근처인데 에벨에서는 꽤 떨어져 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골목들 쑤시고 돌아다니며 걸어가서 한시간 정도 걸렸다. 빠른 길로 가면 2~30분이면 갈 것 같다.



정오 좀 안되어 도착했는데 딱 한 테이블 있던 손님들이 곧 일어섰기에 나 혼자였다. 토요일 정오에 에벨에 나 혼자라니!!! 이런 놀라운 일이!!!!



고적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정오가 되자 근처 사원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척 행복했다.







에벨은 여전했다.


하지만 메뉴판이 바뀌었고 전에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주문하면 하니 앤 손즈 티를 주었는데 이제 브랜드가 바뀌어 있었다. 바뀐 쪽이 더 좋다.






이곳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채들을 그리워했었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색깔들이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 좋아했으나 예약되어 있어 이 자리 못 앉음. 근데 왼편 저 좌석에 항상 깔려있던 터키블루 방석이 없어졌다 ㅠㅠ 때타서 버렸나? 나 그 방석 좋아했는데... 점원에게 그 터키블루 방석 어디 갔냐고 물어봤는데 새로 온 점원이라 잘 모른다고 하는 걸 보니 방석 이제 없나봐 앙앙... 다음주에는 주인이 온다고 했으니 주인 아주머니 오시면 방석 어디갔냐고 물어봐야지.



...



날씨는 하늘 파랗고 햇볕 쨍쨍. 27도라고 하는데 되게 뜨겁다. 좀 걷다가 카디건 벗어버리고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나다녔다. 에벨에서 나와 플로렌스 터미널에 가서 표를 끊은 후 잠깐 숙소로 돌아왔다. 조금만 쉬다 나가서 산책하고 이른 저녁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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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9. 22:05

에벨 2016 praha2017. 1. 9. 22:05





내가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딱 한곳만 고르라면 이곳, 카페 에벨이다.


아마도 여태 가본 곳들 중 통틀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고르라고 해도 에벨은 아마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산과 바다, 아름다운 자연보다는 카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


프라하에 다시 가서 딱 하루만 머무르라고 한다면, 아니면 딱 한곳만 들렀다 오라고 한다면 그래도 아마 나는 에벨에 갈 것이다. 한군데 더 갈수 있다고 하면 로레타 성당에 가서 종소리를 들을 것이다.


지난 9월. 2년 반만에 다시 프라하에 갔다. 숙소는 구시가지 쪽이 아니라 말라 스트라나 쪽이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 도시를 걸어다닌 첫날 나는 에벨로 갔다.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 오랫동안 멈춰 있었던 손을 움직여 수첩에 메모를 남겼고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 글은 지금 멈춰 있다. 프라하에서 조금 썼고 돌아와서도 조금밖에 쓰지 않았다. 사실 지금 좀 쓰고 싶은데 아직 복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심신의 여유가 없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아마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이럴때는 에벨이 떠오른다. 집 근처에 에벨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순간, 그리워하는 순간, 뭔가를 쓰고 싶은 순간 에벨에 앉아 있었으면 좋겠다.


이 사진 세장은 그날 찍은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에벨. 하지만 언제나 바로 어제 들렀던 곳 같은 아늑하고 편안하고 따스한 곳. 적당한 소음과 적당한 익명성, 그리고 적당한 몰이해를 불러오는 무수한 외국어들.








..



에벨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고 가끔 글도 주고받는다. 그러고 있자면 참 다시 가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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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늦은 새벽인데 잠이 오지 않아 깨어 있다. 기차에서 너무 곤하게 자서 그런가. 아니면 여기가 집2라서 그럴지도. 이 방에서는 잠들기가 항상 더 어려웠다.


사진은 프라하 루지네 공항. 돌아오던 날.


먹은게 좀 적은 하루여서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오는 것 같기도 한데 몽창 짐싸고 버린 탓에 지금 이 집에는 물과 약밖에 없음 잉..




뜬새벽에 이런거 먹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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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 01:16

카페 에벨 2016 praha2016. 12. 1. 01:16



마음의 위안을 위한 카페 에벨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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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에벨 창가에서 바라본 바깥 건물)



간밤에 피곤해서 자정 되기 전에 누웠지만 잠이 안오고 잡생각이 많이 들어서 뒤척이다 늦게 잤다. 한시쯤 약을 안먹었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약먹고 잤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그래도 다섯시간 연속으로 중간에 안깨고 잤다. 아침에 깨서 다시 자고 또 다시 잤다.


그냥 계속 자고 싶었지만 몸이 너무 힘들고 추워서 조식을 꼭 먹어야 할것 같아 억지로 일어나 머리를 감고 좀비의 몰골로 10시쯤 조식 먹으러 내려갔다. 먹을게 별로 없고 이 호텔 조식엔 이상하게 커피만 있고 차는 없다. 한국에서 가져온 레몬생강차 티백을 들고 내려가서 꿀을 타서 먹었다. 스크램블드 에그와 토마토, 빵과 버터와 잼, 양상추와 오이피클을 꾸역꾸역 먹고 올라왔다.


..



방에서는 여전히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다. 졸리고 머리가 멍해서 그냥 잠만 자고 싶었다 오늘 날씨가 좀 흐리긴 하다. 에벨에 차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카페 에벨에 갔다. 정오 즈음이라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11시 반에서 1시 반 사이가 제일 많다. 다들 브런치와 런치를 먹으러 오는 것이다. 그러고는 2시쯤 되면 놀랍게도 사람들이 싹 빠진다. 들어갔을땐 창가 자리뿐이었다. 원래 오늘은 글을 쓰려고 아래 테이블에 앉으려 했는데 자리 자체가 없어서 '그래, 글은 다른데서도 쓸수 있지만 이 창가 자리는 있을때마다 앉아야지' 하고 앉았다. 메도브닉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주문했다. 여기 메도브닉 3년 전이랑 달라졌다. 그땐 건조했는데 이번엔 훨씬 끈적하고 묵직하고 더 맛있어졌다! 에벨이 옛날보다 케익이 전반적으로 더 맛있어짐!







창가에 앉아 그냥 차 마시고 진한 메도브닉 먹었고 바깥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카페,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카페, 빨간색과 파란색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 살았을 때는 편하게 글을 쓰러 왔고, 지금은 그렇게 글을 쓰기보다는 창가에 앉아 그냥 차를 마시고 케익을 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소중한 곳이다. 이곳과 카피치코가 그렇다. 이곳에 몇달 머무른다면 나는 다시, 오후에 편한 옷을 입고 와서 안쪽 사각테이블 앞에 앉아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며 글을 쓰겠지...



..



(그래서 갈아입고 다시 나옴 ㅠㅠ)



에벨에서 나왔는데 너무 추웠다. 얇은 야상 짧은 점퍼가 추운 것 같아(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스카프를 둘러도 소용없을 정도였음) 방으로 돌아가 트렌치코트로 갈아입었다. 안에 입었던 꽃무늬 블라우스도 벗고 티셔츠와 카디건으로 바꿔입었다.






그리고 반대방향으로 걸어나와 나로드니 트르지다 테스코의 그 코스타 커피에 왔다. 와이파이 거지로 헤매고 떠돌며 내린 결론은 여기가 제일 와이파이 잘 잡힌다 티스토리 접속도 잘되고 노트북으로 티스토리 로그인도 된다(웬만한 다른데는 와이파이는 잡혀도 티스토리 노트북 로그인이 안됨 ㅠㅠ) 그래서 여기 앉아 잠깐 밀린 포스팅과 댓글도 달고, 자료도 좀 찾고 앉아 있다가 5시 전에 이른 저녁 먹고 찍어둔 카페에 가서 글을 좀 쓰고 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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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대로 또 스펙터클 스릴러 + 팬심 가득한 꿈을 꾸고 비몽사몽 괴로워하다 억지로 일어나 간신히 10시 다되어 내려가 조식을 먹었다. 거의 맨 마지막에 나온 사람이 되었음.


..



오늘 료샤가 오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오전에는 트램 타고 강 건너가서 카페 에벨에서 글을 쓰다 와서 오후에 이녀석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22번을 타고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렸다. 현금을 좀 찾아야 할 것 같아서 atm 자체 수수료가 제일 싸다는 raiffeisen bank를 찾기로 했다. 신시가지 바츨라프 광장 쪽에 분명 은행들이 모여 있을 거 같아서 2GIS 앱 켜고 찾아갔다. 원래 트램 정거장 바로 옆에도 하나 있었는데 하필 그 atm이 고장나서 500미터 쯤 약간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엄청 더워서 돈 뽑고 나니 이미 지치고 말았다. 걸어가도 15~20분이면 에벨에 갈 수 있었지만 피곤해서 그냥 무스텍 a라인 역에서 전철을 타고 한정거장 가서 스타로메스트카 역에서 내린 후 에벨이 있는 골목으로 갔다. 그나마 예전에 살았던 곳이라 대충 교통수단이나 길이 눈에 그려져서 가능.. 안그랬다면 무작정 걸었겠지.


스타로메스트카 역에서 에벨까지도 좀 걷긴 해야 했다. 하도 계속 더워서 바람 통하는 옷을 입어야겠다 싶어 오늘은 긴 소매이긴 하지만 그래도 원피스를 입고 나왔는데 다리는 시원했지만 위는 더웠다 ㅠㅠ 다리 아프니 원피스를 입어도 신발은 운동화!!! (흑흑, 예쁘게 차려입는 거 다 포기임)



...



정오쯤 에벨에 도착하자 완전 녹초. 웬일로 손님이 별로 없었고 그 창가 자리가 비어 있었다!!! 원래 트램까지 타고 에벨에 온건 어제 본격적으로 구상을 시작한 글을 제대로 써보려고 그런 거였는데... 그러려면 테이블이 좀 높은 자리에 앉아야 하지만... 지금 글이 문제가 아니다. 저 창가 자리가 비어있는데 어떻게 다른데 앉아!!!






앗싸! 3년 반만에 다시 창가 자리 득템... 그리웠어 에벨의 창가... ㅠㅠ


여기서 차 마시려고 조식 먹을땐 무카페인의 애플시나몬 티를 마셨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와 오늘 눈에 띈 레몬치즈케익 주문. (예전엔 애플파이나 메도브닉도 있었는데 지난주랑 오늘은 없다. 지난주에 먹었던 산딸기무스케익 맛있었는데 그것도 오늘 없었음)








차를 마시고 케익을 먹으며 그간 모아두었던 밑자료 파일을 읽고 또 추가로 생각난 내용들을 수첩에 메모했다. 확실히 창가 자리는 테이블이 너무 낮아서 제대로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여기는 집중이 잘 되는 곳이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곳이라 몇가지 떠오른 내용들을 수첩과 컴에 함께 메모했다. 나머지는 좀 더 테이블이 편한 곳으로 옮겨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에벨에서 파는 찻잔을 한 세트 샀다. 차를 시키면 노란 해바라기 그려진 찻잔 아니면 사자와 코끼리가 있는 정글 그림 찻잔에 주는데, 솔직히 둘다 내 취향은 아니어서 예전에도 살까말까 하고 안 샀었지만 돌아오고 나선 에벨이 너무 그리워서 그냥 찻잔 사올걸 했었다. 그래서 오늘 샀다. 돌아간 후에도 여기 생각하려고. 해바라기보단 사자! 그래도 닉네임이 있는데 사자 사야지 ㅋㅋ (위에 있는 저 찻잔이랑 같은 거다)



..




트램을 타고 헬리초바 거리에서 내려 그 julius meinl 브랜드의 u zlateho pstrosa 에 갔다. 출출해서 약간 늦은 점심도 먹어야 했고 편한 테이블이 필요했다. 여기는 와이파이가 안되는데 반면 그 덕분에 집중해 글을 쓸 수도 있다.



샌드위치는 거의가 햄이나 훈제연어가 들어있어서 포기하고 메뉴판을 보니 여기도 팔라친키(크레페)가 있었다. 근데 이 카페는 딴데보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_- 와이파이도 안되는데... 외국 브랜드라 그런가... 좀 비싸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집중이 잘되는 장소이니...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비싼 것도 아니고... 하여튼 버섯과 치즈 팔라친키를 주문했고 레모네이드나 주스는 없다고 해서 화이트 피치 티를 주문했다. 아이스티로도 가능하다고 해서 그렇게 해달랬는데 꽤 정성들여 만들어주어서 만족했다...








팔라친키는 맛있었다. 모짜렐라 치즈가 엄청 많이 들어 있었다. 난 원래 버섯과 양파 들어간 블린을 좋아하고 그게 더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 팔라친키도 나쁘지 않았다. 대신 위에 파프리카 가루를 너무 많이 뿌린 것 같았고 그것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간이 많이 짭짤했다...





점심 대용으로 팔라친키 해치운 후(팬케익 한장! 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의 칼로리는 과연... ㅋㅋ) 시원한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시면서 글을 좀 썼다. 순서와 상관없이 오늘 추가로 떠오른 내용이 포함되는 에피소드를 쓰기 시작했다. 반페이지 정도 쓰다가 료샤에게 연락이 와서 카페를 나섰다.



..



페테르부르크에서 프라하까지는 비행기로 약 두시간 정도 걸린다. 료샤는 가끔 놀러도 오지만(주로 술마시러 ㅠㅠ 맛있는 체코 맥주...) 일 때문에도 종종 드나드는 곳이다. 3년 전에 머물 때도 료샤가 출장 겸 한번 놀러온 적이 있었다. 내가 프라하에 잠시 머물 거라고 하자 '어휴 뻬쩨르에나 오지 왜 프라하야!' 하고 툴툴대더니만 뭔가 출장 일정을 맞추어서 겸사겸사 날아왔다. 착한 친구라니까.


비즈니스맨이자(ㅋㅋ) 부르주아답게 내 친구 료샤님은 차를 렌트하신 후 공항에서 일단 내가 머무는 호텔이 있는 우예즈드로 왔다. 나는 그에게 '야, 이 호텔 보면 너 기함하니까 그냥 딴데서 만나!' 라고 했지만 그는 자기 숙소도 말라 스트라나 쪽이라면서 일단 들렀다 가겠다고 했다. 오후에 무슨 미팅을 하나 잡아놔서 거기 갔다가 저녁에 볼수 있다고. 그전에 얼굴 잠깐 보고 가겠다고. '이노미.. 친구가 멀리서 왔는데 무슨 미팅이야!!! 평소엔 일 안하면서 왜 내가 오니까 일 열심히 해!' 라고 하려다 말음 ㅋㅋ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료샤가 나타났다. 차 댈데 찾기 힘들다고 엄청 툴툴댔다.


나 : 야, 너는 친구를 보면 반갑다고 인사를 해야지 주차 힘들다고 툴툴대니!

료샤 : 에잇, 주차 힘들어! 친구야, 반갑구나!

나 : 차가 친구보다 우선이야 -_-



료샤는 6월말과 비교해 변한 게 없었다.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라 좀 놀랐다.


나 : 오후 미팅 있다며 왜 그렇게 입었어?

료샤 : 방에 들러서 갈아입고 갈 거야. 양복 입고 비행기 타면 불편해!

나 : 너네 숙소 가까워?

료샤 : 너네 방에서 갈아입으려는데?

나 : 헉, 내 방? 안돼!

료샤 : 왜! 난 친군데! 친구가 방에서 옷 좀 갈아입으면 안되냐!!!!

나 : 아니, 그거야 당연히 되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고... 내 방 너 못 들어가..

료샤 : 왜 못 들어가? 남자라도 숨겨놨냐!

나 : 그게 아니고 ㅠ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나는 그를 데리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료샤 기절초풍!!!


료샤 : 으악! 이게 방이야?

나 : 흑흑... 이제 왜 안되는지 알았겠지?

료샤 : 야! 왜 이런 방을 구했어! 멍충아!!!!!! 이게 뭐야 궁상맞게!!!

나 : 홈페이지엔 이렇게 안 나와있었어! 더블룸들은 괜찮았는데 싱글룸이 이모양이란 건 악착같이 숨겼단 말야!

료샤 : 사기당했구먼 -_- 이런 방에서 일주일이나 있었단 말이야? 방이 반쪽은 아예 내려앉았네!

나 : 다락방처럼 돼 있어서 그래... 옷 갈아입으려면 화장실 들어가서 갈아입어. 거긴 그래도 천정 높아.



료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방에서 옷갈아입다가 자기 머리 박살나겠다고 했다. 내 방에 머무른 15분 동안 그는 도합 다섯번 머리를 박았다 ㅋㅋㅋ 나는 이제 좀 익숙해지고 있긴 했지만... 확실히 방에 두명이 들어오니, 그것도 키크고 덩치큰 남자가 들어오니 이 방은 그야말로 미니어처였다!!! 183센티에(본인은 185라고 우기지만 내가 보기엔 아님) 80킬로는 너끈히 나가는 료샤는 이 방에서 걸리버가 되었다 ㅠㅠ 아니면 호빗네 집에 들어온 간달프인가 ㅠㅠ



료샤 : 야! 너 지금 빨랑 짐싸!

나 : 왜!!

료샤 : 방 옮겨! 나 방 두개야!

나 : 너 왜 방 두개야?

료샤 : 금요일에 레냐도 올거란 말이야!

나 : 그럼 그 방은 금요일에 하나 더 생기는 거잖아!

료샤 : 두개짜리 방이란 말이야!

나 : 웅와, 역시 부르주아... 그래도 싫어! 나는 내가 벌어서 내가 지불한 다락방에 있을 거야 -_-

료샤 : 너 내가 덮칠까봐 그러냐!!

나 : 뭐라고 대답해야 되니 ㅠㅠ '응' 그러면 '친구를 뭘로 보냐' 그럴거고 '아니!' 그러면 '네 눈에 난 남자도 아니냐!' 그럴 거면서!

료샤 : 독심술사!!!



(이쯤에서 다시 보고 가는 나의 후진 -의자도 없는- 삼각형 방... ㅠㅠ 그래도 료샤 왔을떈 이렇게 지저분하진 않고 치워놨었음)



(저 삼각형 경사진 창문 아래 벽에 나 있는 금 확대 사진... 분명 투숙객들마다 여기 머리를 박아서 생긴 금이다! 나도 여기 몇번 박았고.. 료샤도 15분 동안 딱 이 자리에 다섯번 박음... 결국 나는 너 때문에 내 방 무너진다고 그를 내쫓았음 ㅋㅋ)




하여튼 나는 후진 방에 남기로 했고 료샤는 계속 툴툴댔지만 미팅 시간이 다 돼서 나가야 했다. 그래서 나는 이 호텔의 유일한 장점이자 비장의 무기인 젤라또 집으로 그를 인도.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그러자 역시나 조삼모사인 내 친구는 얼굴이 금세 펴지며 '우오, 맛있다! 레냐도 좋아하겠다!' 하고 신나 했다. 아빠와 아들 둘다 아이스크림이라면 맥을 못 춘다니까.


료샤는 미팅을 하러 갔고 돌아와서 함께 근처에서 저녁 먹기로 했다. 그래서 그동안 나는 언제나처럼 호텔 야외 테라스에 나와서 오늘의 사진과 메모를 정리하는 중이다. 조금 있으면 올 것 같다. 얘는 벌써부터 맥주 마실 생각에 들떠 있음.



친구야 와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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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