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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사라파노프가 바질, 보론초바가 키트리로 나오는 돈키호테를 보고 왔었다. 보고 온 날 리뷰를 썼지만 티스토리가 먹통이 되면서 글을 다 날리는 바람에... 그날도 대충 몇줄만 남겼다(http://tveye.tistory.com/4802) 다시 못 쓸것 같아 ㅠㅠ

 

그래서 그냥 사라파노프 바질에 대한 메모만 다시...

 

원래 6월 9일에 그것도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의 돈키호테를 봤는데 연달아 미하일로프스키 돈키호테를 볼 이유는 없었다. 작년에 바실리예프가 춘 돈키호테를 여기서 봤었고... 그때도 느꼈지만 바실리예프 하나 덕에 볼만했고 원래 미하일로프스키야 고전발레 쪽은 마린스키보다 딸리니까.. (특히 군무...)

 

그러니까 내가 연달아 이걸 끊은 유일한 이유는 사라파노프 때문이었다!!!! 여기 라 바야데르를 전에 끊어서 본 것도 첫번째는 사라파노프, 두번째 봤을땐 레베제프 때문이었지(이때 레베제프의 발연기에 너무 열받아서 니키야 차라리 해독제 먹고 브라만에게 가라! 하고 소리쳤음)

 

라 바야데르의 사라파노프는 괜찮았었다. 그리고 워낙 이 사람이 옛날부터 바질을 잘 추던 사람이니 난 당연히! '사라파노프=바질=최고'로 생각하고 간 것이다. 그나마도 슈클랴로프만큼 좋아하는 무용수가 아니라서 이건 1야루스(3층) 앞줄을 끊었는데 이 극장은 작으니 나름 잘 보이는 편이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나마 3층 끊어 다행. 1층 앞줄 끊었음 돈아까웠을뻔...

 

이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아니면 나이 때문인지(그렇다고 별로 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슈클랴로프랑 두어살 차이밖에 안남) 별로여서 나를 충격에 빠뜨림 ㅜㅜ 원래 보론초바야 기대를 안하니 '얼굴 예쁜 키트리'로 그냥 넘어간다지만..

 

앗, 사라파노프! 너 어찌 이럴수가!! 어떻게 키트리를 한손 번쩍 드는 데서 약한 모습을 보인단 말이냐... 저 가냘픈 보론초바를 한손으로 들자마자 급하게 내려놓다니... 슈클랴로프조차도 근육질 마트비옌코를 한손으로 번쩍번쩍 들고 흔들어줬건만... 바질의 그 여유는 어디로!!!

 

게다가 선술집에서 키트리가 달려오는 걸 확 잡아채 안아주는 리프팅 때도.. 원래 능청스런 바질은 딴 여자들이랑 수작부리는 척 하다가 키트리가 달려오면 순간 홱 돌아서서 잡아주는 것이 백미이거늘... 사라파노프 옛날에 안 그랬는데, 보론초바가 달려오는 걸 매의 눈으로 계속 관찰하다 확 잡고 그나마도 금방 놔줌...

 

파트너 리프팅부터 시작해 이것저것 좀 '으잉? 내가 아는 사라파노프 맞아?' 였다. 심지어 솔로들조차 그냥 그랬다... 이 사람이야 워낙 피루엣이 깔끔하니 그건 여전했지만 그 나머지는...

 

팬심 다 떠나서 난 솔직히 사라파노프를 슈클랴로프보다 무용 테크닉이나 파트너쉽으로는 더 윗급으로 치고 있었는데(발로쟈 미안해 ㅠㅠ) 이날 바질 보고 너무 실망했다... 이틀 전 본 슈클랴로프 바질이 어느 모로 보나 훨씬 나았다.

 

아직도 안 믿어짐... 분명 저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일 거야... 라고 믿고 싶음 ㅠㅠ

 

... 그리고 저 바질은 역시 안 귀여워... 내가 키트리 아빠라도 저 바질 대신 가마쉬한테 딸 시집보낼라 할 거 같아...

안 귀엽지만 춤을 너무 잘 추니까 보러 간 건데... 사라파노프 이러기야 엉엉...

 

오히려 투우사가 생각보다 괜찮았음 -_-

 

안젤리나 보론초바는... 으음... 파워가 딸린다. 이틀 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의 키트리 보면서 좀 아쉬웠는데 보론초바 키트리를 보니 갑자기 마트비옌코 키트리가 엄청 괜찮았다는 후광효과마저...

 

사진은..

 

내가 이날 3층 앞줄에 앉았기에 줌 당긴 최대가 이 정도..

 

그리고 슈클랴로프가 아니라서...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뛰쳐나가 사진 찍는 정성은 들이지 않았습니다 ㅠㅠ 춤이라도 잘 췄으면 그래도 사라파노프니까 커튼콜 할때 1층으로 내려가 찍어볼까 했다만... 빈정 상했음... 너 이러기냐... 돈키호테의 백미는 투우사 망토돌리기 & 바질의 키트리 한손 번쩍들기 이거늘..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 취향에서 나온 겁니다...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백미를 지그프리드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와 로트바르트 날개 멋있게 뜯기로 우기는 것처럼... ㅎㅎ)

 

그냥 그런 화려한 기술을 차치하고라도... 이날 사라파노프는 전반적으로 별로였다. 그냥 이날만 그런 거였다면 좋겠다 ㅠㅠ 옛날에 본 사라파노프 바질 무대 좋았었는데... 세월무상인 거니ㅠㅠ

 

하여튼 그래서.. 별 성의 없는 커튼 콜 사진 몇 장 투척. 위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거라 감안하시길...

 

 

 

 

 

 

 

 

 

... 다시 생각해도 아쉬워서..

 

슈클랴로프 바질과 마트비옌코 키트리 커튼 콜 사진 마지막으로 보너스 한 컷!!!

 

 

 

아 이뿌다...

 

근육질 키트리 들어주느라 수고했어 발로쟈... ㅠㅠ

 

이것은 진정 콩깍지 때문이 아님... 이때 바질은 얘가 사라파노프보다 나았음 흐헝..

 

(슈클랴로프 돈키호테 본 날 메모 여기 : http://tveye.tistory.com/4798. 이것도 그냥 짧은 메모였음)

 

:
Posted by liontamer

 

나중에 리뷰는 따로 올릴 거고.. 돌아와서 자기 전에 아주 간단한 메모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라 바야데르는 전에 사라파노프와 세미오노바 버전으로 봤을 때도 사라파노프 하나 건졌는데...  마린스키와 비교하면 많이 딸리는 레퍼토리라 아마 빅토르 레베제프 아니었으면 안 봤을 거다. 걔가 궁금해서 환율 떨어졌어도 다른 티켓에 비하면 결코 싸지 않은 티켓 끊어서 4째 줄에서 봤는데...

레베제프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뭐 내가 마린스키 쪽을 많이 보기도 했고 심지어 최근 본 게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였으니 눈이 높아졌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레베제프는... 슬프게도 연기가 전혀 안됐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라틴계 미남처럼 생겼고 키에 비해 비율도 좋긴 했지만, 이 사람은 솔로르를 소화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젊어서 그런 건지... (근데 24살이면 그렇게까지 많이 어린 것도 아니잖아) 테크닉도 편차가 심했다. 피루엣은 좋았고 도약은 지나치게 급했다. 다리 동작은 좀 더 정련해야 할 성 싶다. 특히 카브리올.. 게다가 파트너링이 부족했다... 니키야 역의 안젤리나 보론초바가 데뷔 무대였고 감자티 역의 보르첸코가 키와 체격이 있는 편이라 힘들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아다지오의 책임은 90% 이상 남자 무용수에게 있단 말이다! 이 사람 바가노바 출신이라 잘 알텐데..

 

솔직히 말해서 미하일로프스키니까 수석으로 승급했지 마린스키랑 비교해보면 냉정하게 말해 제2솔리스트 정도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 레베제프야 ㅠㅠ 그래도 뛰어난 외모와 자태, 화려한 피루엣 덕에 브라보는 많이 받았다만... 너 마린스키 무대였으면 브라보 못 받았다...

 

뭐 아직 젊으니까.. 슈클랴로프도 예전엔 파트너링 별로였는데 지금은 노력 끝에 꽤 좋아졌으니...뭐 테크닉은 익히면 되는데.. 레베제프야, 제발 연기 좀 어떻게 해보렴 ㅠㅠ 나 너 보려고 앞줄 끊었는데 솔직히 돈 좀 아까웠어..

 

보론초바는 예쁘고 청순했지만 니키야 소화하기엔 아직 역부족... 3막 아다지오에서 크게 휘청하며 넘어질 뻔 했는데 그때 다친 건지.. 스카프 춤 출 때 갑자기 보론초바 대신 파 드 트루아의 1번 췄던 아나스타시야 소볼레바가 대타로 등장, 끝까지 춤... 부상당한 거 같다... 우짤꼬... 커튼 콜때도 안 나옴... 큰 부상 아니길. 미하일로프스키에서는 아직 아무 말 없다.

 

그리고 군무는 대재앙이었음... 아라베스크 유지 못하고 자빠질 것처럼 계속 휘청거리는 애가 두번째 줄에 둘이나 있었음... ㅠㅠ 계속 틀리고..

 

짧게 쓰고 자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답답해서 많이 썼네. 어제 토스카는 기대 안하고 갔는데 상당히 괜찮았는데... 으윽... 아마 내가 오페라 쪽은 별로 전문적이지 않으니 관대하고 발레는 (꽃돌이가 나오지 않는 한) 자꾸 눈에 흠이 잡혀서 그런가보다 ㅠㅠ

 

참, 사라파노프와는 달리 레베제프는 탑과 하렘 팬츠 입고 나옴! 그 솔로르 의상 :) 그래서 눈호강은 했다. 너 이 녀석 춤이랑 연기가 맘에 안 찼으니 그거라도 해야지 ㅠㅠ

 

 

 

앞에서 4째 열이었음에도 불구.. 라 바야데르는 흰옷 망령들이 많이 나와서 참 사진 찍기 힘들고.. 앞에 큰 머리들도 있고... 이때 너무 피곤해서 사진은 이거 딱 한 장 건짐 ㅠ 파란 탑과 팬츠 입은 솔로르 역 빅토르 레베제프. 커튼 콜 받는 니키야는 보론초바 아니고 소볼레바.

 

... 자야겠다. 피곤하다.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가 아주 훌륭한 솔로르였다는 걸 새삼 깨달은 하루였다. 내일 곱사등이 망아지의 슈클랴로프 보며 오늘의 실망을 풀어야겠다. 근데 내일 영하 17도란다 꾸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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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