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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12. 20:32

15년 전의 부셰 russia2022. 9. 12. 20:32






옛날 사진들 뒤적이다가, 2007년 페테르부르크 폴더에서 발견한 사진 세 장. 여기는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부셰의 옛 모습이다. 이때 처음으로 갔었다. 부셰 이 지점은 지금도 이곳에 그대로 있지만 인테리어와 간판 등은 많이 바뀌었다. 옛날 모습은 이랬다. 2007년 9월이었으니까 벌써 15년 전이다, 세월이 놀랍다. 이때 나는 회사 일 때문에 잠깐 출장을 와서 페테르부르크에서 며칠 묵고 있었다. 대학 동기 한명이 휴가 기간에 좀 늦게 합류했다. 나는 이미 이곳을 워낙 잘 알고 있었고 친구는 페테르부르크가 처음이었다. 같은 학과를 나왔지만 친구는 러시아어에 관심이 없었고 다른 나라 언어를 따로 배워서 그쪽으로 취직을 했었다. 돌아가기 전날, 우리는 묵고 있던 민박 근처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나왔고 이 빵집을 발견했다. 디저트도, 빵도 맛있어서 좋아했었다.





이후에도 나는 페테르부르크에 자주 왔고 이곳에 종종 드나들었다. 그 사이에 부셰는 지점도 많이 생기고 훨씬 아기자기하고 이쁘고 세련되고 아늑하게 변했다. 하지만 처음엔 이랬었다. 그때 나는 여기서 곡물과 씨앗이 많이 박힌 묵직한 보로딘스키 흑빵을 사갔던 것 같다. 그리운 부셰.









그때는 이런 것들을 먹었다. 아마 버섯파이 사과파이 체리파이(아니면 나무열매파이), 견과타르트인가보다. 홍차는 내 것, 친구가 시킨 크림이 든 저 음료는 아마 카페라떼나 모카나 뭐 그런 거였겠지(커피 종류 구분 잘 못함)










맞은편에 친구가 조금 보인다. 그 이후 친구는 결혼을 했고, 직장을 그만뒀고,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갔고, 또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다. 얼굴 못 본지 몇년이나 돼서 카톡으로만 안부를 주고받는다. 문득 굉장히 보고 싶다. 대학 친구 중 지금까지 우정을 간직한 '진짜' 친구는 얘 포함 둘뿐이다. 저때도 이미 우리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직도 많이 순진했고 맑았고 심지어 어렸던 것 같다.





** 지난 6월에 빌니우스에 가서 비르주 두오나라는 빵집 겸 카페에 갔을 때 나는 이곳 생각을 많이 했다. 아마 그곳에서도 여기와 비슷한 종류의 빵들을 팔았기 때문에, 베이커리 카페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오래되고 소박하고 맛있는 빵들.




*** 지금 다시 맨 아래 사진을 보니 빨간거 얹힌 디저트는 파이가 아니라 체리나 나무열매나 라즈베리잼 무스를 얹은 케익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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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작년 11월.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부셰. 체인점이 여럿 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역시 이곳이다. 십몇년 전 제일 처음 갔던 곳이기도 하고.

 

지난번에 이때 찍은 사진 한장 올리면서 내가 영화감독이고 이 도시를 담아낸다면 아마 이런 장면을 이런 식으로 찍었을 거라고 쓴 적이 있다. 이 사진도 마찬가지.

 

전에 올린 사진은 여기 : https://tveye.tistory.com/9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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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11월, 페테르부르크. 부셰 말라야 모르스카야 지점.

 

 

이날 여기서 아점 먹으면서 폰으로 찍은 사진들이 개인적 느낌으로는 '내가 이 도시에서 영화를 찍는다면 이렇게 찍을 것 같다..'라는 기분이 드는 스타일이었다. 그 중 한컷. 내가 주문한 라자냐와 크루아상, 홍차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찍은 것이다. 늦게 갔더니 창가 자리가 없어서 가운데의 공용 테이블에 처음 앉아봤는데 여기서 보는 느낌은 또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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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내가 좋아하는 카페 부셰의 복층 창가. 나는 천정이 낮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보통은 복층을 기피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2층 창가는 좋아한다. 운좋게 창가 자리에 앉게 되면 카잔 성당과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내려다볼 수 있다. 그리고 건물의 아치형 구조와 창문 너머로 카잔 성당의 열주들과 운하 난간, 포석들이 기하학적으로 늘어서고 중첩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 빵과 오믈렛과 샐러드 등 먹거리들이 전부 맛있다. 



내가 자주 가는 부셰는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와 여기 그리보예도프 운하 지점 두 군데인데 후자가 더 바글거리고 관광객들도 몰려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 2층 때문에 요즘은 이쪽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도 부셰가 있으면 참 좋겠다. 스타벅스보다 백배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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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알고 보니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리는 거라고 함. 어쩐지 오늘 패딩 입고 나갔다가 덥고 습해서 힘들었다.



목욜 한밤중에 도착해 금토 연속 밤 공연 보느라 피곤했다. 어제는 잠자는 미녀가 4막짜리라 11시 넘어 끝난데다 돌아와서는 마샤랑 잠시 얘기 나누느라 두시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시차 적응이 안되어 일곱시 좀 넘어 깬 후 결국 도로 자는데 실패했다. 포기하고 조식 먹은 후 오전에 기어나갔는데 비가 주룩주룩 왔다. 이런 날은 원래 박물관이다. 아니면 백화점에 갈까 하다 일단 러시아 박물관 근처에 내렸다.



그러나... 이미 습하고 덥고 다리 아프고 졸리고 피곤하고... 도저히 드넓고 기다란 그 박물관을 돌아다닐 상태가 아니었음. 그래서 사랑해마지 않는 금발의 가브리엘 이콘과 브루벨의 악마들을 좀 미뤄놓고(매년 보러 가긴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안 갔었다. 돌아가기 전에 가야지) 근처 예카테리나 카톨릭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좀 했다.








나와서는 길을 건너서 카잔 성당 맞은편의 부셰에 갔다. 2층 가장 좋아하는 창가 자리는 못 잡았지만 그래도 그 옆 테이블을 잡아 차 마시며 잠시 책 읽고 늘어져 있었다.



나오니 비가 거의 안와서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근데 운하 옆 좁은 보도는 여기저기 패여 있어 웅덩이들이 많았고 결국 신발과 발이 좀 젖음. 흑...




그래도 방에 돌아오니 이럭저럭 네시가 다 되어 있었다. 거품목욕을 좀 한 후 멍때리다가 들어오는 길에 사온 도시락 컵라면에 누룽지 말아서 간단히 저녁 먹었다. 나가서 먹기도 귀찮다.



료샤랑 레냐는 오늘 친척집에 가서 못 봤다. 내일 볼 듯하다.



료샤랑은 금욜 저녁에 만나 젊은이와 죽음을 같이 봤었다. 끝나고 내 방에 들렀는데 물론 흑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그의 영원한 사랑 노란 맥심 커피믹스 ㅋㅋ


맥심 백개들이 안겨주니 료샤넘은 좋아하면서도 '야, 넌 그 슈클랴로프넘한텐 꽃도 주고 또 뭔가 훨 좋은 거 주라고 안내원한테 맡기더라, 근데 소중한 친구한텐 기껏 믹스커피...' 하고 꿍얼꿍얼.



'야 임마 질투나면 그분처럼 엄청나게 춤을 잘 추란 말이야!' 라고 했더니 '쳇. 엄청나게 잘생기란 말이겠지. 얼굴밝힘...' 하고 또 꿍얼꿍얼. 그런데 뭔가 곰곰 생각해보니 발로쟈님은 절대미모이기 때문에 또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어려워서 걍 가만히 있었다 ㅋㅋㅋ



원래 오늘은 방에 일찍 돌아왔으니 발로쟈가 춘 젊은이와 죽음 다시 본 후기랑 어제 잠자는 미녀 1890년 버전 후기 를 써보려 했는데 수면부족으로 너무너무 졸려온다.



오늘 후기를 남길지 내일이든 모레일지 모르겠어서 짧게 요약하면 젊은이와 죽음은 몇년만에 다시 슈클랴로프님 무대를 본 거였는데, 훨씬 성숙했고 또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게 되었고 좀더 물흐르듯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후반부로 가서는 불처럼 로켓처럼 폭발하고 또 폭발했다. 관객들이 숨도 못 쉬고 봤다. 아아아 발로쟈, 당신 너무 근사하오... 흐흑...



아 피곤하다. 저녁 먹은 거 소화만 되면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헉헉... 근데 벌써 사흘이나 휙 갔어 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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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11. 20. 22:17

부셰의 창가 2017-19 petersburg2017. 11. 20. 22:17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유명한 빵집 부셰. 소박하고 맛있는 곳. 지역 주민들로 붐비는 곳. 흑빵과 연어 오믈렛, 케익과 파이가 맛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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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10. 25. 23:48

페테르부르크 2017-19 petersburg2017. 10. 25. 23:48




부셰.





카잔스카야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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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내가 좋아하는 빵집 부셰에서 연어 오믈렛이랑 크루아상, 홍차로 아점 먹고 있다. 여기는 모든 것이 맛있다.










안에 연어가 가득.



..



아깐 한적했으나 오분 후, 열두시 넘자마자 몰려드는 사람들의 줄! 빵 사러 오는 사람들에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 여기는 정말 맛있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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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7. 12. 00:05

아주 많은 빛 2016 petersburg2016. 7. 12. 00:05

 

 

지난 6월 24일.

세번째 숙소로 옮긴 날. 저녁에는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의 지젤을 본 날.

빛이 아주 찬란했고 뜨거웠던 날.

 

내 안에도 빛이 아주 많이 들어와서 흘러넘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라 사진들 몇 장 올려봄.

 

 

 

 

새들을 많이 봤던 날.

 

 

 

 

 

빛을 받으며 운하를 따라 걸었다. 온몸에 열기가 차올랐다. 그냥 뜨거워지는 열기였다. 땀이 나는 열기가 아니라.

 

 

 

 

여기는 전에 포스팅했던 '그' 빨간 다리 옆의 피자헛. 그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3958

 

 

 

 

 

나는 언제나 보트나 배 위의 남자들에게 좀 끌리는 편이다. 이거 페티쉬인가, 흰 가운 입은 과학자에게 끌리는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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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