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

« 2024/4 »

  • 28
  • 29
  • 30



지난 11월에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내한해서 들려줬던 곡. 링크한 유튜브 영상의 오케스트라는 마린스키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게르기예프가 여기저기 지휘를 하고 있어서.. 음, 다시 보니 제목에 마린스키라고 뜨는구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맞나보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차이코프스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그의 교향곡 중 가장 유명한 건 아마도 6번 비창이겠지만 난 이 작품이 더 좋다. 차이코프스키 작품들은 대부분 좋아하는데 비창만은 견디기가 힘들다. 근데 우리 나라에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연주를 하거나 러시아 쪽에서 내한하면 꼭 비창을 들고 온다 ㅠ.ㅠ

:
Posted by liontamer

글 쓰면서 게르기예프 지휘 cd 듣고 있다가 이 음악이 나와서 잠깐 유튜브 링크 올려본다. 좋아하는 곡이다. 어릴 때 제일 처음 샀던 클래식 음반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는 테이프였지만^^)

영화 자체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브이 포 벤데타' 엔딩에서 이 음악 나오면서 불꽃 터지는 장면은 좋아했다. (내가 원래 그런 드라마틱하고 좀 오글거리는 영웅주의 엔딩에 약한 면이 있다. 게다가 차이코프스키 음악이지 않나!)

따지고 보면 나폴레옹 군대를 물리친 러시아식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뭉쳐진 음악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게는 위안을 주는 음악이다. 가끔은 희망도. 요 며칠 절망하고 계신 분들도 힘찬 음악 듣고 힘내시길!

 

 

:
Posted by liontamer


Dmitri Shostakovich (1906-1975)

Symphony No.7 in C major, op.60 "Leningrad"

Valery Gergiev

Mariinsky Theatre Orchestra

Konzerthaus, Vienna, 4 12/2010

 

.. 무척 유명한 작품이라 많이들 아시는 곡이겠지만..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봉쇄를 견뎌낸 레닌그라드란 도시, 옛 이름 페테르부르크에서 혁명 후 페트로그라드로, 그리고 레닌그라드로 바뀐 도시. 지금은 다시 페테르부르크가 된 도시. 이 도시와 그 시민들에게 바쳐진 작품이다. 단순히 2차 대전의 참화를 겪는 도시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 이미 스탈린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내상을 입은 도시의 모습도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면 가슴이 북받치는 뭔가가 있다.

봉쇄의 참상 속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이 곡이 포화와 굶주림을 뚫고 라디오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을 때 레닌그라드 시민들은 자부심과 희망으로 전율했다고 한다. 옛 수도이기도 하고 문화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2차 대전 당시 엄청난 희생자를 내면서도 봉쇄를 견뎌낸 도시이기 때문에 레닌그라드 (..이자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은 자기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귀족적인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다.

뭐 그런 역사적 배경이나 러시아적 애국심, 레닌그라드란 도시의 상징성 등등을 제외하더라도 난 이 곡 자체를 좋아한다. 특히 길게 이어지는 1악장을 좋아한다. 위에 올린 링크에는 전곡이 다 올라와 있다.

이건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연주. 비엔나 라이브 버전이라고 한다. 내가 가진 게르기예프 cd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 어쨌든 좋다 :) 러시아에 다시 가서 실황으로 듣고 싶다.

요즘 많이 듣는 곡이라 올려본다.

** 꽤 시끌시끌하고 강력한 곡이므로 조용한 클래식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맞지 않을 듯. 하지만 쇼스타코비치인 걸요.. **

:
Posted by liontamer

어제 포스팅한 것처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에 다녀왔다. 게르기예프의 지휘를 보는 것이 2006년 마린스키에서 본 이후 6년만이라 무척 반가웠다.

어제 마지막 곡이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인 줄 알고 갔었는데 교향곡 5번이었다! 왜 착각을 하고 갔었지? 어쨌든 5번이라서 너무 좋았다. 쇼스타코비치까지 듣고 나서 휴식 시간에 아, 이제 그 우울한 비창이로구나 하며 들어갔었는데...

난 사실 클래식 음악은 막귀로 듣는 편이고 지식도 얕은 편이라 어느어느 지휘자, 어느어느 연주회 버전, 어느어느 오케스트라와 어느어느 음반 등등을 논하는 분들을 매우 부러워한다. 기껏해야 좋아하는 작곡가나 좋아하는 곡 연주가 있으면 들으러 가고 '아, 이 연주 템포와 스타일은 지난번 들은 ㅇㅇ랑 좀 다르네', '아, 이건 아주 멜로딕하게 연주하네', 혹은 '앗, 내가 아는 부분인데 삑사리가 났어, 박자가 빠졌어..' 정도 밖에 안된다. 그래도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면 오케스트라가 좀 후져도 들으러 갈 때가 많다.

클래식 연주회에 가기 시작한 것도,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한 것도 발레와 마찬가지로 옛날 러시아에 갔을 때부터였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홀에 자주 갔는데 당시엔 초심자답게 베토벤을 좋아했으므로 주로 그의 곡들을 들으러 갔다. 발레처럼 연주회 티켓도 쌌기 때문에 편하게 다녔다.

연극보다 발레를 좋아하듯 오페라보다는 교향곡 등 연주 음악을 더 좋아한다. 피아노보다는 관을 좋아하고 관보다는 현을 좋아한다. 현은 바이올린보다는 첼로를 좋아한다. 관은 오보에가 좋다. 피아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어제 손열음 연주는 잘 들었다.

어제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거의 3시간을 꽉 채우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랴보프의 바바 야가, 손열음이 협주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교향곡이 2개였다!!!! 티켓값이 비싸서 툴툴거리고 갔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러시아 작곡가의 곡은 역시 러시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때가 제일 감흥 좋게 들리는 건 나의 편향된 러시아 사랑 때문이겠지...?

연주회 끝나고 집에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돌아와서 쇼스타코비치 음악 듣다 잤다.

..

옛날에 너무 멋있어서 흠모했던 미중년의 게르기예프는 이제 전형적인 러시아 할아버지처럼 머리가 벗겨지고 늙어버렸지만 높은 단이 아니라 연주자들과 같은 높이의 무대 위에서 종횡으로 활보하며 지휘하는 모습에는 역시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고 리플렛이나 사진들을 보니 교묘하게 이마 위를 다 오려내 편집했더라 ㅎㅎ

**

상술에 넘어가 어제 음악당에서 판매하던 게르기예프 음반 중 세헤라자데 구입. 생각해보니 내가 갖고 있는 건 카라얀 버전인데 음질이 너무 별로였다. 세헤라자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발레이자 클래식 음악이다. 맨 처음 이 곡을 들었던 것도 역시 마린스키에 발레 보러 가서였다.

 

**

어제 연주회 가기 전에 룸메이트랑 게르기예프 얘기하다가..

나 : 이제 게르기예프 엄청 늙었어.. 살찌고 배나오고 머리 벗겨져서 슬퍼. 전에는 정말 내 타입이었는데.

룸메이트 : 그럼 이제 게르기예프 같은 사람이 꼬드기면 안 넘어가?

나 : 어... 넘어가... 게르기예프면 늙었어도 넘어갈 것 같아...

.. 난 아마 어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을 흠모하는 경향이 강한가보다. 아니면 게르기예프가 멋있어서 그런가, 벗겨진 머리 부분을 오려내 편집한사진을 보면 여전히 멋있긴 하다 :)

 

** 이제 마린스키 백조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오랜만에 게르기예프 연주를 봤더니 다시 러시아에 가서 일년만 살고 싶어진다.

 

:
Posted by liontamer
2012. 11. 6. 21:43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연주회 왔다 arts2012. 11. 6. 21:43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연주회 와 있다. 지금은 휴식시간. 오랜만에 러시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를 들어서 좋았다. 게르기예프 할배는 전보다 더 늙으셨지만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행복하다



3층이라 이렇게 멀다. 게르기예프 할배 벗겨진 뒤통수만 보여 흐흑

이제 남은 건 차이코프스키 비창인데 오늘은 음악이 잘 스며드는 날이라 비창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