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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마린스키에서 공연된 발레 돈키호테의 1막과 3막 동영상 클립. 바질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키트리는 옐레나 옙세예바. 투우사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내가 좋아하는 조합이다. 오늘 너무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를 보냈으니 기분 업을 위해 영상 올려본다.



원래 이날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키트리를 추게 되어 있었는데 런던 공연과 스케줄이 엉켰는지 공연 전날쯤 취소가 되어 옙세예바가 대타로 나왔다. 오시포바가 마린스키 인스타에 나와서 팬들에게 사과도 하고 그랬다. 아무래도 오시포바가 키트리 역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스타 파워가 있고 또 슈클랴로프와도 절친이고 케미도 잘 맞는터라 이 공연을 기대한 팬들이 많았었다. 그러니 대타로 나온 옙세예바가 많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원래 키트리를 잘 추는 무용수인데다 슈클랴로프님도 잘 받쳐줘서 이날 공연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오시포바 키트리보다 옙세예바 키트리를 더 좋아한다. 전자가 더 파워풀하고 재미있지만 후자가 좀더 마린스키 키트리 느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발로쟈님은 뒷머리를 포니테일로 살짝 묶고 나와서 영상과 사진만 보고도 나는 심쿵... (꽁지머리에 쫌 약함 ㅋㅋ)



2막 영상도 있긴 한데 2막엔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춤을 안 추시므로 여기에는 1막, 3막만 올려봄.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를 찾아보세요~ (나는.... 돈키호테에서 요정왕국 씬 안 좋아하는 자....)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원체 좋아하는 발레라 뻬쩨르에 가게 될때 만일 일정이 맞으면 꼭 본다. 옛날부터 정말 여러번 봤는데, 아주 옛날 전성기 시절 뱌체슬라프 사모두로프의 바질이 여전히 최고로 남아 있고, 요즘은 팬심이 가미되어 역시 발로쟈 슈클랴로프의 바질을 제일 좋아한다. 물론 기민님 바질도 좋았다. 지금이야 파워나 체공시간 등은 당연히 젊은 피인 기민님이 좀더 뛰어나다. 하지만 발로쟈에게는 노련함과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연기력이 있다. 이 사람이 추는 바질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모든 발레 무대가 당연히 영상보다는 실제 무대가 훨씬 좋지만 이 사람의 바질은 특히 더 그렇다. 



위의 클립은 1막. 바질 등장부터 시작. 난 돈키호테에서 1막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바질과 키트리의 춤도 좋고(3막의 결혼식 춤은 너무 정형화된 클래식 안무라 오히려 신나는 1막의 춤을 더 좋아한다) 투우사! 투우사 망토춤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 투우사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입니다 :)



맨 위의 사진은 옙세예바의 키트리를 번쩍 들고 있는 슈클랴로프님의 바질. 출처는 슈클랴로프님 인스타.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때 사진과 함께 발로쟈가 남긴 멘트가 귀여웠다. 옛날부터 항상 딱 이 순간 이 포즈의 사진을 원했다고 한다. 어릴때 돈키호테 무대를 보면서 엄마에게 '엄마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어~'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 약속을 지켰다~ 하고 좋아하다가 사실 그 얘기 후 이미 20년 넘게 흘렀지만 그래도 뭐 어때~ 하고 마무리하는 멘트였다. 너무 귀여움. 



 



그리고 3막. 여기서는 선술집 씬을 좋아한다. 바질이랑 키트리가 신나게 추는 씬도 좋고 투우사의 으쓱대는 춤도, 그리고 바질의 자살쇼도 정말 좋아한다. 아무리 봐도 키트리 아빠 이해 안됨! 저렇게 이쁘고 귀여운 바질에게 왜 딸을 안 주려 한단 말이오!!!! 



결혼식 춤도 당연히 좋고... 이 3막 클립의 즐거움은 커튼 콜의 꽃 전달 장면이다.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언제나처럼 기사도를 발휘해 자기가 받은 꽃들을 몽땅 파트너 발레리나에게 바치는데... 꽃다발이 워낙 크고 무거운 관계로 옙세예바가 휘청거리다 꽃다발들을 바닥에 다 내려놓고 활짝 웃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 :) 파트너에게 자기 꽃을 바치는 슈클랴로프님의 기사도는 역시나 항상 멋있고 귀엽고~



그냥 이렇게 끝내기 아쉬우니 역시 Alex Gouliaev가 찍어준 슈클랴로프님의 바질 화보 두 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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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언제나처럼 이른 아침 기차 타고 2집 내려왔다. 몇시간 못 잤는데 기차 안에서 한시간 반 정도 완전히 정신잃고 졸아서 그런지 2집 와서는 오늘 낮잠을 안 잤다. 이렇게 잘 버텨서 밤에 빨리 잘 잤으면 좋겠는데...



러시아 정교 부활절이다. 그래서 화정 집에서 부활절 찻잔 하나 더 가지고 내려왔음. 








지난번 블라디보스톡 가면서 인터넷 면세로 샀던 포숑 홍차. 원래 항상 마시는 포숑 느와르 다즐링만 주문하려다 이게 포장이 너무 예뻐서 속는셈 치고 같이 샀었다. 그런데 막상 개봉해서 향을 맡아보니 내 취향엔 너무 달콤하고 자욱해서 '으윽...' 하며 안 마시고 있었는데 오늘은 분홍 장미도 사오고 조금이라도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우려 보았음.







8월 이름 달고 있는 차이다. 마셔보면 좀 그런 느낌이다. 






내 취향엔 좀 달고 꽃향기가 강한 편이라 스트레이트 다즐링을 좀 섞어서 우렸더니 나름대로 마실만 했다. 








오늘은 계란 색칠을 못해서... 그냥 비슷한 애들로 모아두었음 :) 맨 앞 폴란드 토끼 빼고는 다 러시아 애들.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개신교 세례를 받았으나... 쥬인이 준 카톨릭 묵주도 가지고 있고... 러시아 갈때마다 정교 사원에 가서 초 켜고... 짬뽕... 하여튼 하나두개 모은 정교 물품들 :)








부활절 빨간 달걀 찻잔.










그냥 기분 내려고 곁들인 빨간 수탉 티포트 :)






어제 먹고 남았던 몽슈슈 치즈케익 오늘 들고 내려와 남은 거 다 퍼먹음. 신묘하게도 어제보다 덜 달고 더 맛있게 느껴짐... 무엇인가... ㅋㅋ














내일부터는 지옥행군이 기다리고 있고 업무 스트레스가 장난아닐 것이다. 그래서 기분 전환하려고 오늘 꽃도 사고 이것저것 사진도 많이 찍고... 슈클랴로프님의 흑백 사진을 끼워두었던 액자도 칼라풀하고 즐거운 돈키호테 사진으로 바꾸었다.








이게 원본 사진. 마린스키에서 예전에 올린 사진. 이리나 콜파코바 기념공연이었던 돈키호테 1막에서 반짝거리는 케미를 보여주었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내가 최근 몇년 간 본 마린스키 돈키호테에서 테료쉬키나를 능가하는 키트리는 없었음.








들어오면서 샀던 분홍장미. 잘 보면 분홍 미니장미 여러 송이 달린 거 한 대랑, 커다란 연분홍 장미가 섞여 있다. 품종이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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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는 공연 보고 늦게 들어와 뻗어서 메모를 정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간단히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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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낮엔 도시 좀 외곽의 오부호브스코이 오보로느이에 있는 로모노소프 도자기 박물관에 다녀왔다.


좀 고생하며 갔지만 간 보람이 있었으니 도자기들의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 앞에서 나는 넋을 잃고...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어 진열장을 깨고 싶었고.. 역시 돈과 노동력을 마구 부리고 착취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도자기가 아름답고 화려할수밖에 없구나, 소련 시절 나온 디자인들은 괴롭구나(그래도 소련 것들도 또 보다보니 은근 매력 있음. 하긴 코발트넷도 소련 시절 디자인임)








샵에서 파산할뻔 했지만 꾹꾹 참고 찻잔 두개와 꽃병 하나만 샀다. 싹쓸이해오고팠다. 게다가 이미 전시실의 고색창연하고 어마어마한 황실 사용 도자기들을 보자 이제 샵에 있는 찻잔도 눈에 안 들어올 지경!!


아 나 이 박물관에 취직하고프다!! (그리고는 밤마다 몰래 찻잔 꺼내 차 우려 마시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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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선 옷 갈아입고 료샤와 마린스키 근처의 The Repa에 저녁 먹으러 갔다. 이곳 빵과 양배추 수프가 은근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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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나서 돈키호테 보러 갔다. 어제 배역은 바질-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키트리-옐레나 옙세예바, 투우사- 콘스탄틴 즈베레프 등이었다. 원래 키트리 역이 옥사나 스코릭이었는데 아픈 건지 옙세예바로 교체됨. 나는 키트리라면 스코릭보다 옙세예바가 더 마음에 드는 타입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






예르마코프 바질은 반은 좋고 반은 아쉬움. 나는 예르마코프와 즈베레프를 둘다 무용수로서 꽤 좋아한다만, 예르마코프는 의외로 희극 연기도 괜찮고 파트너링이야 원래 좋았지만..



아무래도 바질이란 역 자체가 좀더 민첩하고 새처럼 날아다니는 무용수가 더 어울리다보니 키큰 예르마코프는 어딘가 자꾸 투우사였음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솔로에서도 점프나 주테가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예르마코프가 추는거 봐서 좋긴 했다.



즈베레프 투우사는 매우 멋졌으나 옥의 티는 의외로 망토 간지나게 돌리는게 좀 약했다!!!! 이 사람 스메칼로프 발레들에서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툭하면 망토 늘어뜨리고 나오는데 어째서인거냐 ㅠㅠ 차라리 3막 선술집에서 망토 없이 추는게 더 어울렸다. 어깻짓을 좀더 하며 좀더 거들먹거려도 좋았을텐데 :)



옙세예바 키트리는 이따금 피루엣이나 테크닉에서 삐끗할 땐 있어도 타고난 키트리 연기를 잘해서 보기 좋았다. 딱 키트리 느낌이란 게 있는데 다소 과장돼 보이지만 그게 정말 잘 어울려서 최근 무대에서 본 키트리들 중 가장 맘에 들었다. 슬며시 옛날 타치야나 체레호바 생각이 좀 났다, 테크닉보단 외모적으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다른 무용수들과 공연 리뷰는 나중에 따로.. (언제 ㅠㅠ)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극장 레퍼토리 중 하나라 보고 나면 행복해진다. 이것으로 이번 페테르부르크의 짧은 일정에 포함된 공연 끝.. 발레 두개랑 연주회 하나 뿐이라 무척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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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돌아와 완전히 뻗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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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의 주된 사건


1.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가 주역을 춘 돈키호테를 보았고 (그의 아름다움에 다시금 감탄하고 치유받음)


사진은 마린스키 좌석 앉아서 기다릴때, 프로그램과. 슈클랴로프 이름 찍어놓음. 이제 곧 떠날 사람이니 ㅠ

급하게 나가느라 내 오페라글라스 챙긴다는 걸 잊고 트렁크에 두고 왔다. 그래서 그냥 150루블 주고 빌림... 꽥 ㅠㅠ

근데 난 세월의 흔적 역력한 여기 오페라글라스 빌리면 옛 생각들 나서 또 좋다.. (메이드 인 소련 제품임!)

2. 그전 오후 늦게는 bravebird님과 아스토리야 호텔 앞에서 조우해 고스찌에서 저녁 먹고 시간이 모자라 정신없이 뛰듯 걸어 극장에 갔었다.


그런데!! bravebird님은 하나도 안 독수리같고! 수프 비노의 알렉세이 얘기처럼 아차로바쩰나야한 이쁜 분이었다 :) 난 별명대로 토끼의 화신인데!! 뭔가 이거 아니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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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힘들어서 끙끙대며 앓고 잤는데 역시 세시간만에 깼다. 시차 때문이 아니고 요즘 계속 수면부족에 중간 깸 현상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한시간마다깼는데 그럴때마다 회사꿈을 꿨고 그간 맺혔던 부분들과 화났던 부분들을 여과없이 분출하기도 했다.


그러다 아침 언제는 꿈속에서 너무 큰 전화벨을 들었는데 그때 진짜로 문이 덜컥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 옆방 문 닫히는 소리였을 거다. 근데 이 호텔은 급하게 잡아서 그냥 비즈니스호텔 같고 방음이 너무 안되다보니 잠결에 난 내 방문을 누가 확 열고 들어오는 거라 착각, 너무 놀라 얼어붙는 듯한 비명으로 '크또!!'하고 소리쳤고 헉헉거리며 깼다. 잠결에도 노어로 누구냐고 소리친 걸 보니 깊은 잠을 못 자고 있는 것이다..


너무 힘들어서 조식도 거르고 잤다.


나중에 나갔는데 아무것도 안먹어서 엄청 어지러웠다. 그리고.. 너무 추웠다. 오후 늦게부터는 10도~13도 정도였는데 차고 습한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10월 을씨년스런 날씨같았고 체감온도도 낮았다.. 얇은 블라우스에 트렌치코트 걸치고 나왔다가 얼어죽을 뻔 했다. 체면불구 스카프로 머리 싸고 걸어감. 좀 웃기지만 어차피 러시안데 뭐 어때. 그리고 아줌마 할머니들 머리 많이 스카프로 싸고 다니심.


bravebird님 만나서 엄청 반가웠는데 고스찌에서 수프랑 메인 시켰다가 시간이 모자라서 음식도 남기고 둘이 엄청 빠르게 걸음.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가며ㅠ


bravebird님과 나는 서로 다른 공연이라 극장 앞에서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고대하던 슈클랴로프의 바질을 보러 마린스키 구관에 갔다. 딱 한장 남은 표를 득템해서..



그의 바질은 표현력이 풍부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점프로 유명한 무용수이지만 사실 내가 보기에 결혼식 코다의 반응은 전에 김기민씨 췄을때가 좀더 열광적이었는데 아무래도 30대로 접어든 슈클랴로프는 (얼굴이야 그렇게 안보이지만) 이제 원숙미가 더 두드러지고 점프나 피루엣의 파워는 기민씨가 더 화려해뵌다(키가 더 커서 그럴지도 몰라)


그러나 슈클랴로프에겐 뛰어난 연기력과 사랑스러움이 있었으니.. 사실 요즘 제일 핫한 기민씨랑 비교해서 화려함이 좀 덜했다는 거고 이 남자의 연기력과 표현력은 역시 마린스키 톱이고 테크닉과 동작의 깨끗한 우아함도 톱에 든다. 아, 저런 아리땁고 귀여운 바질에게 딸을 안주려 하다니 키트리 아빠 돌았소?


결혼식 코다는 첫번째 솔로가 제일 좋았고 역시 이사람의 점프, 특히 스플릿 점프는 명불허전임을 다시금 증명.


근데 코다 전 아다지오에서 삐끗한건지 인사할때 왼쪽 늑골 부위를 자꾸 누르고 있어 엄청 걱정됐다. 코다는 잘췄지만 제일 화려하고 박수 많이 나오는 두번째 솔로애선 그랑주테가 전보다 좀 약했고 나중에 인사할때도 자꾸 늑골을 누르는 거였다.. 아아, 도쿄에서도 사랑의 전설 때 다치는 걸 봐서 트라우마 생기겠다. 꽃돌아 아프지 마


아무래도 좀 삐끗했나 싶은데 프로답게 끝까지 잘췄고 커튼콜에도 계속 나와서 눈웃음과 미소와 우아한 인사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역시 그는 아름다움의 결정체..


키트리는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주테가 뛰어나고 좀 운동선수 같은데 항상 그녀의 무대를 볼때마다 우아함이 모자라고 점프 외엔 다리 동작이 좀 어색하다 생각했다. 굉장한 미인이지만 의외로 근육질이라 난 이 사람이 슈클랴로프 파트너가 되면 조마조마하다.


작년에 본 슈클랴로프 주역 라 바야데르에서 니키야로 나왔는데 그때도 그렇고 돈키호테도 남자가 한손으로 드는 동작도 여러번에 달려오는거 확 잡아안는 리프팅도 두번이나 있어 둘다 까다로운 리프팅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바야데르고 돈키호테고 이둘 무대 볼때마다 근육질의 마트비옌코 들어주다 슈클랴로프 허리 나가겠다고 걱정이 막 됨. 애가 무용수치고 별로 큰 키도 아니고 우람하자도 않으니 ㅠㅠ 하여튼 키트리의 간드러지는 느낌이 부족했고 엄청 열심히 추지만 음악과 동작을 하나하나 수행한다는 느낌이 강해 좀 아쉬웠다. 다른 무대도 거의 그랬었다. 여러 모로 테료쉬키나가 그리웠다.


하지만 돈키호텐 바질과 투우사만 잘추면 되니까! 투우사 춤 역시나 다시 봐도 두근두근.. 망토춤 최고~


바질 자살쇼의 슈클랴로프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코믹해서 전에 기민씨 바질에서 아쉬웠던 딱 그 부분을 채워주었다. 그러니까.. 난 기민씨 춤이 너무 좋은데 무대 위에서 아직 '진짜 연인'처럼 보이진 않는 거랑 좀 비슷한 얘기다. 슈클랴로프는 '진짜 왕자', '진짜 연인'이 되는데. 하지만 기민씨도 연기력 일취월장 중이니 더 멋져지겠지.






일년만에 온 마린스키..

다음 공연들은 다 신관이다..










지난 봄 발레축제 프로그램북, 돈키호테 프로그램(게르기예프 얼굴 박힌 것), 그리고 루지마토프 엽서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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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버스 기다리는데 한대는 사람 많아 놓침. 엄청 추워서 덜덜 떨며 돌아와 업무관련 정리 조금 하고 이제 누우려는 중.


내일은 조식을 먹어야겠다. 너무 뭘 안먹어서 그런가 어지럽고, 부대낄까봐 약도 못먹겠다. 오늘은 고스찌에서 딱 한끼 먹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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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클랴로프 커튼콜 사진은 나중에 따로.. 그건 dslr로 찍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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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 서무의 슬픔 20편 '베르닌, 무대에 데뷔하다'(http://tveye.tistory.com/3708)와 관련해..

발레 돈키호테에서 바질이 보여주는 화려한 춤들 영상 몇 개 더 소개.

 

 1. 1막의 바질과 꽃파는 처녀들 3인무 클립

 

: 6명의 러시아 무용수들 춤 모음~ 이건 전에 한번 소개한 적 있는 영상이다.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이 6명 중에서 내 개인적인 취향은 사라파노프 바질이 제일 깔끔하고 맘에 든다.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의 바질은 내 취향보다는 너무 서커스 같아서... 슈클랴로프는 몇년 전 클립이라 지금보다 훨씬 소년 같은데, 이 사람은 테크닉보다는 번져나오는 생기와 해맑은 기운이 좋다.

 

 

 

2. 3막. 바질의 자살 쇼~ 바질 역 무용수의 통통 튀면서도 능글맞은 연기력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올레샤 노비코바 버전.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의 돈키호테 연기를 잘 보세요~ 단추청년 베르닌, 하를람피 푸고비체프는 이렇게 연기를 해야 함 :)

 

 

 

 

 

3. 바질의 자살 쇼 하나 더. 옛날 영상이라 화질이 안 좋다만.. 아마 89년인지 90년대 초반일 것이다. 바질은 바로 파루흐 루지마토프. 키트리는 타치야나 체레호바. 말이 필요없는 톱이다!  여기 돈키호테도 위의 2006년과 마찬가지로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

 

 

 

 

4. 그리고 결혼식 2인무 중 바질과 키트리의 화려한 솔로와 파이널.

먼저 사라파노프와 노비코바. 사라파노프는 정말 깔끔한 테크닉을 보여준다!!! 좀 얄미운 밤톨같이 생기긴 했지만 춤을 너무너무 잘 추니 다 용서되는 바질이다!!

 

 

 

 

 

5. 결혼식 2인무 하나 더. 마지막이니 역시 사심을 담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이건 팬이 찍은 거라서 구도가 좀 나쁘다... 나야 슈클랴로프의 팬이고 그를 무척이나 예뻐하지만 확실히 테크닉으로 보면 4번의 사라파노프가 한 수 위이다. 슈클랴로프는 turner보다는 jumper 쪽이라 그런지 가끔 피루엣이나 푸에테가 좀 불안정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의 도약과 쾌활한 에너지는 영상으로는 다 전달이 되지 않는다. 무대에서 그가 뛰어오르고 춤추고 웃기 시작하면 같이 즐거워진다.

테료쉬키나는 아주 훌륭한 키트리이다. 난 노비코바가 김기민씨와 춘 키트리를 무대에서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키트리 쪽은 테료쉬키나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노비코바는 키트리 치고는 너무 청순하고 파워가 좀 떨어지는 편이고 테료쉬키나는 키트리처럼 화려하거나 메흐베네 바누처럼 강렬한 역이 어울린다.

 

 

 

 

 

사족으로 서무 시리즈에서 왕재수, 즉 본편의 미샤가 추는 바질은 기본적인 테크닉이나 스타일은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레닌그라드 바가노바 아카데미 출신에 정통 키로프 무용수였기 때문인데, 아마도 그의 바질은 사라파노프의 깔끔한 테크닉에 루지마토프의 양성적이고 표범같은 움직임이 결합된 스타일이었을 것이다. 사모두로프처럼 가볍게 뛰어올랐을테고.

 

본편의 미샤는 진지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 인물이지만 의외로 무대에서는 희극적인 역할도 잘 소화해서 바질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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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매우 피곤한 한 주를 보내고. 위안을 위해 언제나 날 즐겁게 만들어주는 발레 돈키호테 영상 몇 개.

 

 

지난 5월 10일. 마린스키 발레. 돈키호테.

 

키트리 :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바질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팬이 캠으로 찍은 버전인 것 같은데, 1막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좋다. 테료쉬키나 팬이 찍었는지 투우사와 거리의 무희도 없고 1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3막에서 바질이 자살 쇼 하는 것도 빠지긴 했다. 그래도 꽤 볼만하다.

 

테료쉬키나는 예전보다 훨씬 키트리에 어울린다.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 역시 기 센 언니 스타일이라 그런가. 근데 이 키트리는 아빠가 아무리 결혼 반대해도 나몰라라, 사랑하는 귀여운 바질을 옆구리에 끼고 도망쳐 결혼할 것처럼 보인다 :)

 

슈클랴로프도 바질 추는 게 이전에 췄던 것보다 여기서 훨씬 더 좋다. 머리를 너무 빗어넘겨서 아쉽긴 하다만... 예전에 슈클랴로프가 췄던 바질은 귀여운 소년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제 나이도 좀 먹고 원숙해져서 그런지 소년이라기보다는 성숙한 남자처럼 보인다 :)

 

마지막  결혼식 그랑 파 드 두에서 바질 솔로도 나름대로 좋은데, 스플릿 점프를 비롯한 슈클랴로프의 바질 해석은 원래 내가 좋아하는 버전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원래 마린스키 돈키호테의 바질 솔로들은 전통적으로 남자 무용수의 자유로운 해석을 어느 정도 용인하니까 나름대로 좋게 본다. 얘는 스플릿 점프를 좋아하나보다, 근데 꽤 잘하긴 한다. 예쁘게 포즈 잡는 것도 잘하고. 난 조금 더 공기처럼 날아다니는 바질이 좋긴 하지만.. 얘도 점프와 주테가 강하니 그것도 잘할 것 같은데 ㅠ

 

중간에 돈키호테 꿈 장면에 최근 신성 율리야 스체파노바가 드리아드 역으로 등장한다 :0

 

 

 

이건 며칠 전 마린스키에서 열린 니넬 쿠르가프키나 85주년 기념 갈라 공연에 올라온 돈키호테 1막 공연.

 

쿠르가프키나는 매우 유명한 키로프 시절 발레리나이다. 누레예프와 바리쉬니코프와도 파트너로 췄었다. 그녀의 키트리는 음악에 대한 탁월한 감각, 발랄한 해석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 배역이라 그런지 갈라에서도 돈키호테 1막을 그녀의 옛 필름과 교묘하게 뒤섞어 오마쥬를 바쳤다.

 

이것도 캠으로 찍은 거라 화질은 안 좋지만.. 맨 처음에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등장 씬이 스크린으로 상영되다가 후배 발레리나인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키트리가 등장,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바질과 흥겨운 춤을 보여주고 종반에는 다시 쿠르가프키나의 키트리 퇴장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가 추는 거라 처음 영상이랑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미묘하게 다르고 여긴 드디어 바질의 파 드 트루아도 들어 있다 :0 귀여운 슈클랴로프의 파 드 트루아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쿠르가프키나에 대한 경의가 느껴져서 좋다.

 

원래 저 키트리 역을 쿠르가프키나의 제자 중 하나였던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가 와서 추기로 했는데 부상 때문에 불발돼서 테료쉬키나가 췄다고 한다. 오브라초바의 키트리는 너무 귀엽기만 해서 춤 자체는 테료쉬키나가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오브라초바와 슈클랴로프가 재회해 같이 추는 걸 보고팠는데 좀 아쉽다.

 

저 공연에 대한 코메르산트 지의 기사는 여기. 노어로 돼 있긴 하지만. 돈키호테 부분만 발췌.

 

이때 사진도 여기 한 장.

 

 

http://www.kommersant.ru/doc/2474571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состоялся вечер памяти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посвященный 85-летию со дня рождения балерины. Окончание вечера ознаменовалось овацией — публика бешено аплодировала танцующей на экране Кургапкиной. Свою лепту в овацию внесла ОЛЬГА Ъ-ФЕДОРЧЕНКО.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Кургапкина — из легендарной плеяды вагановских учениц. В 1947 году она окончила Ленинградское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е училище по классу Агриппины Яковлевны Вагановой и до 1981 года танцевала на прославленной сцене. Вела женские классы в хореографическом училище и репетировала с балеринами в Кировском /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была признанным авторитетом по поддержанию "в форме" спектаклей классического наследия. Памятный концерт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выстроили по привычным лекалам: вступительные речи, которых было даже три. И. о. заведующего балетной труппой Юрий Фатеев открыл вечер; две других произнесли перед началом второго отделения Жанна Аюпова (ученица Кургапкиной в училище и театре) и Николай Цискаридзе. В первом отделении представили акт из "Дон Кихота" —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блестяще танцевала этот балет; второй акт составили дивертисментные номера. Активное участие в вечере памяти себя приняла Нинель Александровна: организаторы концерта весьма удачно вмонтировали кинохронику в "живой" спектакль. Так, после уличной суматохи на площади Барселоны на сцену выбежала Китри — Кургапкина (благодаря кинопроекции) и исполнила знаменитую "выходную" вариацию бесшабашной испанки, а затем спектакль как ни в чем не бывало продолж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В финале акта, в сцене побега Китри и Базиля, там, где большинство нынешних танцовщиков берегут силы и быстренько бегут кратчайшим путем по диагонали из левой кулисы в правую (конечно, им трудно, так как на вытянутых вверх руках надо нести еще и возлюбленную), руководство труппы обезопасило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и заменило пронос реальный проносом кинематографическим. Во время которого, конечно, раздалась буря аплодисментов: Николай Ковмир искусно лавировал между рядами танцующих, практически повторив траекторию (только в обратном направлении) выхода 32 теней в "Баядерке", между тем как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а, удобно расположившись в руках партнера, задорно потряхивала бубном.

Китри в честь Нинель Кургапкиной исполнила Виктория Терешкина. Она танцевала раскованно и азартно, легко распутывала ногами все ритмические затруднения и выдала в бешеном темпе вариацию с кастаньетами, в которой пронеслась в диагонали вращений маленьким смерчем, оставив только восторженное "ах!" зрительного зала.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который на сцене имеет вид примерного старшеклассника, исполнил партию Базиля в актерских рамках разрешенной трактовки, однако в танцевальной части позволил себя увлечь и даже похулиганил в вариации, дразня публику изгибистыми ранверсе и шкодными турами в воздухе.

 

..

 

마지막으로.

 

이건 위에서 얘기한 바질의 1막 파 드 트루아만 모아놓은 영상. 러시아 남자 무용수 6명의 바질 모음. 내게는 종합선물세트 :)

 

순서대로 이반 바실리예프,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빅토르 레베제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안드레이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세르게이 폴루닌. 다들 바질을 해석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고 동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파 드 트루아라도 전부 느낌이 다르다.

 

 

탄력 넘치는 바실리예프, 정석의 깨끗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사라파노프, 우아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같은 레베제프, 사라파노프와 비슷한 동작을 따라가지만 테크닉보다는 조금 더 소년답고 생기넘치는 슈클랴로프,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터 같은 메르쿠리예프, 그리고 번듯하고 화려한 폴루닌.

 

발레를 보는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버전이 가지각색일 듯.

 

난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을 좀 더 좋아해서 그런지 바실리예프나 메르쿠리예프처럼 빠르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질은 발레라기보다는 스포츠나 곡예를 보는 것 같아 내 취향은 아니고 가운데 세 명이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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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