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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10. 21:11

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022-23 praha2022. 12. 10. 21:11




통틀어 트램을 제일 많이 탔던 날 아침,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정류장에서 발견한 하얀 강아지. 주인과 함께 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뭔가 뚜떼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순간 잽싸게 찍었다. 아무래도 주인이 줄을 너무 팽팽하게 당겨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게 아닌가 싶음. 곧 기다리던 트램이 와서 주인과 강아지는 그것을 타고 떠났다. 나랑 같은 트램 탔으면 더 좋았을텐데.


맨 위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이비스 호텔 간판을 보면 항상 마음과 기억이 옛날로 돌아간다. 오래전, 십몇년 전 처음 프라하에 왔을 때 저기 묵었었다. 그래서 이 정류장과 이 거리 풍경은 잊기 어렵다. 그때는 바로 옆의 거대한 백화점 팔라디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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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의 크리스마스 노점들)


..



나는 다시 카페 에벨에 앉아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글을 조금 썼는데(거의 1년 전에 쓰다 멈추어 있던 단편이고 여름 이야기이다) 맥락 없이 떠오르는 문장들을 몇개 적었다. 더 이어가려면 예전에 쓴 메모와 노트를 좀 봐야 하는데 에벨의 와이파이가 부실해서 클라우드 연결이 잘 안된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서 찾아보기로 하고 오늘의 메모를 좀 이르게 적고 있다.


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세명의 남녀는 러시아인들이다. 귓가에 러시아어가 들려온다. 굳이 듣지 않으려 해도 단편단편 들려오는 것이다. 아마 푸근한 외모의 아저씨 한명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블라지미르 푸틴과 비슷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간명하고 명확한 발음.


..




어제는 자정 즈음 잠들었다. 새벽에 깨어 한시간 가량 뒤척이고 도로 잤다. 꿈에서 쥬인과 쥬인의 이모들(!)을 모시고 블라디보스톡에 갔다. 울 엄마도 같이 갔는데 중간에 다른 여행을 가심. 난 쥬인네 이모 두분을 본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데 뜬금없었다. 하여튼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러시아 음식을 싫어하셔서 괴로워하다 더 뜬금없이 양곰탕(?!) 집에 가서 그것을 시켜놓고 나혼자 괴로워하는 등 참으로 리얼한 꿈을 꾸었다 ㅋㅋ


..



위의 내용까지 쓴 후 에벨을 나왔다. 지금은 방에 돌아와서 이어 쓰는 중이다.



오늘은 카프로바 거리의 작은 에벨 가서 원두랑 컵을 산 후 강변, 루돌피눔, 시로카, 하슈탈슈카, 유대교 시나고그 등등 요세포프 쪽을 천천히 산책했다. 간밤에 비가 와서 땅이 많이 젖어 있었지만 공기가 깨끗해지고 날씨가 따스해서 걷기 좋았다. 다 좋은데 역시 여기는 오래된 도시라 돌길을 걸으면 너무 다리랑 발바닥이 아픔 ㅠㅜ


팔라디움 근처의 중국식당에서 점심메뉴로 사천식 닭튀김 곁들여주는 밥이랑 완탕수프 시켜서 먹었다. 맛은 그냥저냥. 근데 너무 짜서 나중에 무지 목말랐음.


그리곤 어제의 쇼핑쇼핑에 이어... 세포라에 다시 가서 어제 산 그 립틴트 말린장미 버전으로 한개 더 삼. 이름은 로즈우드. 어제 산 새빨간 건 ‘스트로베리 키스드’였는데 ㅋㅋ 분홍색도 이뻤다. 근데 확실히 외국언니들 스타일이라 색이 아주 불투명하고 절대 안 지워짐. 나는 입술이 도톰한 편이라 말린장미 분홍색을 풀립으로 발랐더니 입술만 안젤리나 졸리가 되었음 ㅋㅋ(입술만.. 크흑 ㅋㅋ)


나메스티 레푸블리키(공화국 광장)에도 크리스마스 노점이 잔뜩 서 있었다. 예전에 쥬인이랑 여기 노점들에서 음식 사묵고 잼이랑 폴란드찻잔 등 사며 즐거워했었다(그때 쥬인은 여름 한낮에 구운 햄과 맥주를 먹고는 곧장 숙소로 가서 꿈나라로 ㅋㅋ


노점들을 구경하다가 설탕과 시나몬을 입혀 구운 아몬드 냄새에 홀리고, 친절한 아저씨가 막 구워낸 따끈한 아몬드 몇알을 먹어보라 주어서 그걸 먹고는 젤 적은 양인 70그램을 샀다. (원래 견과 엄청 좋아한다) 지금 방에 돌아와 화이트와인에 그 아몬드 곁들여 먹고 있는데 식어도 맛있당. 그도 그럴것이 원래부터 맛있는 구운 아몬드에 설탕과 시나몬을 입혔으니...


그리고는 드뎌 나도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샀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장식 쿠키들을 많이 파는데 내 취향엔 넘 크거나 안 이뻐서 안 샀었다. 근데 어떤 노점에서 엄청 조그만 쿠키들을 매달아놓았는데 넘 귀여워서 두개 샀다. 한개에 20코루나(천원) 초록색 트리랑 빨강 장화 쿠키 샀음. 잇힝~ 이제 이걸 안 깨지게 잘 가져가야 하는데ㅠㅠ 일단 뽁뽁이로 싸둠.



숙소에 와서 짐을 좀 내려놓고 카페 에벨에 차 마시러 감. 글을 조금 쓰기도 하고 아늑한 시간 보냄.


그리고는 물 사러 테스코에 다녀옴. 헉헉... 여기는 구시가지라 근처 가게들 물가가 넘 비싸서 결국은 저렴한 테스코 수퍼까지 가게 된단 말이야ㅠㅠ 2리터짜리 물 사와도 하루면 다 마시니... 헥헥...



오늘은 6시 되기 전에 들어왔다. 씻고 저녁 먹고 지금은 테스코에서 사온 미니 와인 마시며 블루베리랑 아까 그 아몬드 곁들여 먹고 있음.



이제 여행도 절반 이상 지나갔다. 토요일에 돌아가는 뱅기를 타니까.., 나름대로 즐겁게 보내고는 있는데 조금 쓸쓸하다. 그리고 프라하 와 있으면서도 뻬쩨르가 좀 그립다.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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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6. 22. 14:31

지하에서 지상으로 2017-18 praha2017. 6. 22. 14:31

 

 

지난 6월 1일. 프라하.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지하철역. 지하철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다가 앞에 계신 분의 스타일이 맘에 들어 찍음. 저 여자분의 머리색, 옷색깔, 에코백, 그리고 새파란 하늘까지 뭔가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단편 소설을 한편 쓸 수 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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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내가 프라하에 처음 갔던 건 10년 전 겨울이었다. 혼자 가서 열흘 정도 머물렀다. 그때 숙소는 시민회관이 있는 구시가지의 나메스티 레푸블리키(공화국 광장) 근처 거리에 있는 작은 이비스 호텔이었다. 여기 머물 땐 플로렌스 고속터미널까지 걸어가기도 했었다(다리 아팠지만)

 

이후엔 다른 쪽에 묵었는데 특히 이번엔 시민회관과 팔라디움(대형 쇼핑몰) 올 일이 아니면 굳이 여기까지 올 일이 없었다. 그래서 돌아오기 3~4일 전에야 구시가지 산책하다 터벅터벅 여기까지 거슬러내려와 봤다. 그러자 10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고 이곳의 조금 달랐던 풍경도 떠올랐다. 그때는 좀더 순진하고, 뭐랄까, 좀더 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아는 것도 훨씬 없었다. 그리고 그때는 아마도, 지금보다 더 쓸쓸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러시아에서 몇달 동안 혼자 지내다가 다시 혼자 여기 왔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도시에 혼자. 러시아 외엔 다른 나라 가본 적도 없이. 그때 많이 추웠다는 것, 그리고 많이 걸었다는 것이 생각난다. 그땐 혼자 예쁜 카페에 가는 것도, 혼자 맛있는 걸 먹으러 가는 것도 어려웠다. 거의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정말로.

 

사진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와 10년 전 숙소가 있는 거리에서 포석 위주로 찍은 것들 몇장. 아직은 해가 지기 전이었지만 서서히 햇살이 금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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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