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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페테르부르크.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산책하면서 찍은 네바 강과 강변 사진들, 일광욕하는 사람들 사진 몇 장. 사실 주인공은 이 도시의 빛이다. 백야 시즌 페테르부르크의 찬란하고 눈부신 빛살. 아주 많은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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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에 석양 보러 나왔을 때.

해지기 직전. 이삭 성당과 청동기사상.

 

 

 

구름은 이리도 신비롭고..

 

 

석양 구경 중인 사제들

 

 

 

그리고 바이커들.

백야 시즌이면 궁전광장과 네바 강변에 바이크족들이 많이 나타난다.

 

.. 이때 나는 레냐와 료샤와 함께 강변을 산책하고 있었는데, 이 사진에는 안 나와 있는 가죽 재킷 차림의 바이커 하나가 휘파람을 불며 나에게 아는 체를 했다. (내가 해골 그려진 옷을 입고 있어서 그랬나??)

 

료샤 : (매우 짜증) 야, 그쪽 보지 마! 이쪽으로 와!

나 : 왜? 바이커가 나한테 인사했어. 저 오토바이는 기종이 뭘까?

료샤 : 그쪽 가지 마! 날라리들이란 말이다!

나 : 오토바이만 탔지 착할지도..

료샤 : 폭주족이잖아, 위험하니까 그쪽 보지 마.

나 : 편견을 버려라 친구야

료샤 : 싫어, 편견을 간직한채 친구를 보호할테야.

나 : -_- 편견자!!! (내 맘대로 단어 만듬) 네가 뭔데 날 보호하냐! 너나 잘해.

(강변에 산책 나오기 전에 들렀던 카페 고스찌에서 내가 점원과 웃고 인사하는 것을 본 료샤가 짜증나는 농담을 해서 나는 아직 삐쳐 있던 상황임)

료샤 : 쳇. 그래도 나는 남자니까 이렇게 억울한 상황에서도 기사도를 발휘해 친구를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나 : 뭐가 기사도야! 바이커가 휘파람 불고 손 흔든 거 보고 그쪽 보지 말라고 한 거 가지고!

레냐 : (갑자기 끼어들어서) 아빠, 나도 오토바이 사줘.

료샤 : 오토바이 안돼. 위험해.

레냐 : 오토바이 멋있는데... 아빠는 왜 오토바이 없어? 오토바이 태워줘.

료샤 : 아빠는 오토바이보다 훨씬 좋은 차가 있잖아. 그 차에 너 맨날 태워주잖아.

레냐 : 오토바이가 더 멋있는데.. 그치 쥬쥬?(나에게 역성 들어달라고 함)

나 : 응, 오토바이 멋있어.

 

.. 그리하여 료샤는 상처받은 눈으로 아들과 나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며 세상을 모르는 것들이 어쩌고... 하고 걸어갔다.

 

흥...사실 나도 오토바이 별로 안 좋아한다. 시끄러워서. 하지만 그땐 삐쳐있었으니까 편견자에게 틱틱댔다 ㅋㅋ

(이후 석양 보면서 곧 화해했음 ㅎㅎ 그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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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7. 15:41

보석을 흩뿌려놓은 듯한 네바 강 russia2015. 1. 7. 15:41

 

 

요즘 writing 폴더에 올리고 있는 예전 단편과 관련해.. 4장에서 미샤가 라라에게 모스크바 강과 네바 강, 보석처럼 빛나는 강물과 백야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4장 : http://tveye.tistory.com/3394) 그 부분 쓸 때 이렇게 네바 강변을 산책하던 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7월. 여름. 찬란한 네바 강.

 

길게 뻗어 있는 건물은 바로 에르미타주.

 

 

 

 

 

 

 

 

마지막 사진은 자정 즈음.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은 쿤스트카메라.

 

** 그 단편 링크는 여기.. 마지막 5장은 오늘 저녁 올릴 예정

1장 : http://tveye.tistory.com/3390
2장 : http://tveye.tistory.com/3391
3장 : http://tveye.tistory.com/3393 
4장 : http://tveye.tistory.com/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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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이날 마린스키에서 발레 돈키호테를 보았고, 공연이 끝난 후 마린스키에서부터 운하를 따라 이삭 성당까지, 그리고 다시 네바 강변까지 쭉 산책했다. 이후 에르미타주와 궁전광장을 가로질러 숙소가 있는 이삭 성당 앞까지 다시 돌아왔다.

 

밤 11시에서 12시 즈음. 백야. 석양에 잠긴 네바 강 풍경 몇 장.

 

위는 청동기마상.

 

 

 

 

네바 강 너머로 페테르부르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쿤스트카메라 건물이 보인다.

 

 

 

궁전 다리. 드보르쪼브이 모스뜨.

 

 

 

역시 페테르부르크의 상징적 풍경. 두개의 빨간 등대.

 

 

 

궁전 다리 사진 한 장 더. 저 다리를 건너가면 바실리예프스키 섬이 나온다.

 

추워진데다 너무 바빠서 그런지 언제 저 곳을 거닐었나 싶다.. 다시 가고 싶네.

 

:
Posted by liontamer
2014. 12. 3. 21:14

여름날 백야, 비 온 후 이삭 광장 russia2014. 12. 3. 21:14

 

 

지난 7월 중순.

 

마린스키에서 라 바야데르 보고 돌아오는 길. 아마도 밤 11시 즈음. 숙소 앞 이삭 광장. 이삭 성당 앞에 있어서 이삭 광장인데 사진엔 이삭 성당은 빠졌다. 저 조각상은 이삭 성당과 아스토리야 호텔 맞은편에 있는 니콜라이 1세 기마상.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기마상이야 물론 청동기마상이지만, 이 조각상도 상당히 유명한 상징물 중 하나이다.

 

 

공연 보는 동안 비가 쏟아졌다가 이렇게 개고 있었다.

 

이삭 성당 안 나온 줄 알았는데 이 사진 오른편 귀퉁이에 좀 나왔다. 상단을 잘 보면 천사상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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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1. 17. 21:00

유람선 보며 손 흔들기 russia2014. 11. 17. 21:00

 

 

오래 전에 스노우캣의 파리 여행기를 읽다가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세느 강 유람선을 보며 손을 흔들어주는 얘기였다. 유람선 보고 손 흔들어주고 거기 탄 사람들이 마주 손을 흔들어주는 묘미에 대한 얘기였는데 아주 소박하면서도 마음에 남았다. 이전엔 그런 적이 없었지만 그 부분을 보자 '나도 나중에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쉽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거는 것도, 심지어 가게에 가서 물건 사며 주문하는 것도 피곤해 하는 성격이니...

 

그리하여 그 이후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고..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모이카 운하 쪽 거닐다가 마침 저렇게 유람 보트가 미끄러져 오고 있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주 찬란한 여름 아침이었고 배를 타고 운하를 미끄러져 가는 관광객들은 다들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그들은 환하게 웃으며 내게 손을 마주 흔들어 주었다. 그런데 진짜 별 거 아닌 일인데도 기분이 정말 좋았다. 순전한 호의와 기쁨에서 나오는 인사란 정말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료샤와 다른 쪽 운하 산책하다가.. 또 유람선이 오길래 내가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배에 탄 사람 몇몇이 또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뿌듯해하고 있는데 이 자식이 찬물을 끼얹었다.

 

료샤 : 아, 뭐야... 어린애도 아니고.. 창피해!

 

나 : 왜!

 

료샤 : 관광객처럼..

 

나 : 내가 관광객이지 그럼 여기 주민이니?

 

료샤 : 어휴, 이상해.. 하지 마.. 나도 같이 관광객 된 거 같아.

 

나 : -_- 인사해주면 기분 좋단 말이야..

 

료샤 : 손 흔들어서 남자 관광객이라도 꼬실래?

 

나 : 뭐야, 여기선 얼굴도 잘 안 보여!

 

료샤 : 하긴 그럴 생각이었으면 지금보다 두배는 노출 패션이어야 했겠지.

 

... 그래서 그 후부터는 혼자 산책할 때만 유람선에 손 흔들어주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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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1. 10. 21:57

그걸 본 게 아니라고!! 억울하다! russia2014. 11. 10. 21:57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도착한 다음날. 료샤가 호텔 로비로 와서 같이 산책하러 나갔다. 언제나처럼 그리보예도프 운하부터 시작해 궁전광장과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등지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운하를 따라 걸으며 나는 평소처럼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다 내 눈을 사로잡은 저 배들..

 

사진 찍고 있는데 료샤가 옆에서 막 놀렸다.

 

료샤 : 너 딱 걸렸어~

 

나 : 뭐?

 

료샤 : 너 지금 저 남자 찍고 있는 거지?

 

나 : 무슨 남자?

 

료샤 : 저기! 웃통 벗은 남자! 

 

나 : 엥? 아니야, 나 저 보트들 찍고 있었어. 저기 '수다리'라고 이름 적혀 있잖아.

 

료샤 : 변명하지 마랏! 웃통 벗은 남자를 보고 있었어!

 

나 : 아니야! 저 남자는 네가 지금 말해줘서 발견했어! 나 원래 배들 보면 이름 보는 거 좋아한단 말이야!

 

료샤 : 숨길 필요 없어 ㅋㅋ 넌 어차피 타이츠 입은 남자들도 좋아하고

(이 자식은 맨날 그 망할 놈의 타이츠 타령 ㅠㅠ http://tveye.tistory.com/2979

이 자식에겐 발레 = 타이츠로 낙착 ㅠㅠ)

 

나 : 아악, 아니란 말이야!

 

료샤 : 타이츠 입은 슈클랴로프 좋아하잖아!

 

나 : 슈클랴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타이츠를 입은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료샤 : 그럼 벗은 것을...

 

나 : 아아 ㅠ 너는 왜 모든 대화가 이렇게 ㅠㅠ

 

.. 하여튼 억울했다. 나 정말 저 남자 보면서 이 사진 찍은 거 아니라고요..

 

근데 지금 보니 저 남자가 딱 가운데 있네!! '수다리'(러시아어로 '나리님' 정도랄까)라는 이름 간판 붙은 보트는 왼편 하단으로 밀렸고...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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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10. 30. 21:41

궁전 다리 아래에서 그림 그리는 사람들 russia2014. 10. 30. 21:41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과 스뜨렐까에 산책 갔다가 궁전 다리 건너서 다시 네프스키 대로 쪽으로 걸어나가려던 중. 궁전 다리 아래에 옹기종기 앉아 그림 그리는 사람들 발견.

 

무척 찬란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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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