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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0. 23:19

23번 트램 2017-18 praha2019. 1. 20. 23:19




일반적 프라하 관광객들 중 대부분은 한번 이상 트램을 탄다. 신시가지나 구시가지는 평지에 있지만 필수 관광코스인 프라하 성은 꼭대기에 있어서 걸어올라가는 게 좀 힘들기 때문이다. 오래전 맨 처음 갔을 땐 원체 정보 없이 무작정 갔던 터라 트램도 안 타고 프라하 성이랑 스트라호프 수도원, 로레타까지 다 걸어서 오르내렸던 무지한 나 같은 사람이나, 오르막길 걷는 걸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필수 관광지라 불리는 곳들 클리어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들이야 좀 예외겠지만. 



하여튼 관광객들이 타는 트램은 22번이다. 신시가지에서 레기 교를 건너 말라 스트라나를 지나고 흐라드차니로 올라가서 프라하 성과 로레타를 지나가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여행서에도 '22번 트램을 탄다' 라는 정보가 빠짐없이 실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22번은 자주 오기도 하지만 항상 바글바글... 



그런데 22번 말고도 거의 비슷한 코스로 가는 트램이 하나 더 있다. 23번이다. 나는 22번보다 23번을 선호하는 편이다. 22번은 삐까한 새 차량인 경우도 많지만 여태 내가 타본 23번은 하나같이 이렇게 낡았다. 멀미가 심해서 오래된 차 타는 거 싫어하는데 트램은 차 특유의 냄새가 없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고... 어쩐지 내겐 낡은 23번이 더 정감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사람도 더 적음(중요!)



23번을 타면 페테르부르크의 오래된 뜨람바이(비슷한 발음대로, 트램이다. 러시아어로는 뜨람바이라고 한다) 생각이 난다. 아마 그래서 23번이 더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지난 12월에 23번 탔을 때 안에서 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 버스 노선표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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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페트르진 공원.



공원은 언덕길로 이어진다. 언덕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페트르진 언덕과 전망대에 갈 수 있는데 나는 게을러서 맨날 이 공원까지만 올라가곤 했다. 



작년 5월말인가 6월초. 프라하. 료샤가 와줘서 이 근처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젤라또를 사서 나눠먹으며 벤치에 앉아 석양이 다가올 무렵의 마지막 햇살을 쬐면서 그간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비둘기에게 빵부스러기를 던져주고 공원 아래로 지나가는 빨간 트램들을 보았다.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장소이다. 햇살. 꽃. 녹색. 쉬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빨간 트램들. 빛들. 책 읽기도 좋은 곳.










모르는 분인데 너무 얼굴이 적나라하게 나온 것 같아 블러 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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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우예즈드, 페트르진 공원.




이날 말라 스트라나로 숙소를 옮겨왔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인 '안젤라또'에 갔다. 나는 올리브 바질 젤라또, 료샤는 초콜릿 젤라또를 먹었었다. 그 젤라또 맛있었는데...



우리는 이 공원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꽃과 새를 구경하고, 또 계단 아래로 지나가는 빨간 트램과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구경했다. 작년 9월에 나는 이곳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곤 했었다.







까마귀 한 마리가 어정거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마치 경치 구경이라도 하는 양 유유히 아래를 응시...





프라하의 빨간 트램은 참 아름답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트램 타봤고 러시아에도 있긴 하지만 프라하 트램이 뭔가 제일 예쁘고 정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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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맥주 한잔은 역시 나에게는 독이었으니... 마실 때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고 의외로 취기도 별로 오르지 않았지만 밤에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본시 맥주 마시면 잠을 잘 못 잔다. 첨엔 졸리다가 술이 딱 깨는 순간이 오고 나면 그때부터는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다. 그나마 몸을 데워주는 독주 같은 경우는 뒤끝이 적고 저렇게 잠 못 자는 경우가 드문데 차가운 맥주가 뒤끝이 안 좋다.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마셨던 맥주도 작년 9월에 프라하 왔을때 어제의 그 콜코브나에서 마셨던 마스터 세미다크 맥주였다. 그때는 오전에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밤에 엄청 열나고 아프고 고생했었지...



그런데 어제 나는 유혹에 굴복해 마셔버렸고... 술을 마셨으니 어제 저녁이랑 오늘 아침 약은 안 먹었고... 하여튼 잠을 잘 못 잤다. 새벽이 되었는데도 잠이 안 오고 몸이 너무 쑤시고 기침이 자꾸 나왔다. 이 방이 에어컨 시설이 없고 카펫이 깔려 있어서 먼지가 좀 많은 편이긴 하다.




알고 보니 간밤부터 비가 왔었다. 어쩐지 몸이 쑤시고 무거우면서도 괴롭더라니...




하여튼 그래서 잠 설치고, 아침에 깜박 잠들어 꾼 꿈에서는 회사의 다른 부서 사람들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예전예전 상사와 업무 때문에 부딪치고 설전을 벌였다. 내용마저 너무나 자세하고 현실적이었다. 다른 부서들과 얽힌 일들에 대해 감사가 나왔는데 분명 우리 부서는 총괄부서도 아니고 그 업무의 극히 일부만 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예전예전 상사(꿈속에서는 지금의 상급상사로 탈바꿈해 있었음)가 우리 부서의 업무분장표에 그 모든 일들을 집어넣으라고 하고 자료도 다 만들어내라는 거였다. 심지어 그 업무들은 전부 현실에서 우리가 실제로 맡아서 수행하고 있는 골치아픈 기획사업들이었음. 꿈도 어쩜 이렇게 현실적으로 꾸누...



꿈속에서 나는 이것은 불공정하며 비효율적이라는 점, 왜 다른 부서의 책임을 우리가 떠맡아야 하느냐, 우리보고 징계까지 받으라는 거냐 등등 엄청나게 항의를 하였는데 그게 너무 심했는지 잠결에도 내가 조목조목 소리내어 따지는 소리를 들었다! 잠꼬대도 완전 리얼하게 업무 항의!!!



으윽, 돌아갈 때가 다 되긴 한 거야... 수요일부터 다시 업무 복귀를 해야 하니 이렇게 적나라한 꿈을 꾸지...



그 꿈 때문에 너무너무 피곤하게 깨어났다. 꿈속에서 왕창 일하고 왕창 싸운 느낌이었다. 커튼을 젖히고 창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맥주 뒤끝 때문에 조식이고 뭐고 다 귀찮았다. 계속 누워 있고 싶었지만 오전에 료샤와 레냐가 돌아가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슬퍼하며 그들의 방으로 갔다.


료샤와 레냐는 이미 돌아갈 준비를 다 마친 후였다. 나와 함께 아침 먹은 후 가려는 참이었는데 내가 아침은 못먹겠지만 옆에 같이 있어주겠다고 하자 료샤가 뭐라고 비웃기도 전에 레냐가 선수를 쳤다.


레냐 : 알아! 쥬쥬는 게을러!! 아침 원래 잘 안 먹어!!! 작년에 프라하 왔을 때도 그랬고 뻬쩨르에서도 그랬어! 쥬쥬는 열두시에 아침 먹어!!!


으흑... 료샤는 신나게 웃고... 나는 슬픈 눈으로 레냐를 쳐다보았다. 차마 숙취 때문에 암것도 먹기 싫다는 말을 어린애 앞에서 할 수는 없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나 : 으응... 그래도 오늘은 일찍 일어났잖아. 아침은 좀 있다가 먹을 테지만 네가 밥먹고 가는 거 옆에서 봐줄게.


레냐 : 여기 흑빵 맛없어서 안 먹는 거지? 아, 나는 미역국이 먹고 싶다~


뜬금없이 갑자기 미역국 타령을 하는 레냐 때문에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료샤네 집에 갔을때 미역국, 카레, 찜닭 따위를 해준 적이 있는데 레냐가 미역국을 엄청 좋아했다. 서양인들은 그 미끈미끈한 식감 별로 안 좋아하는데 레냐는 미역국도 좋아했고 양갱도 무지 좋아한다... 아빠 료샤는 맥심 좋아하는 아재 입맛이고 아들 레냐는 양갱 좋아하는 할배 입맛이다!!!


료샤랑 레냐가 조식을 먹는 동안 나는 생수와 오렌지를 약간 먹었다. 어제 맥주랑 맛없는 비프 버거 콤보 때문에 밤새 너무너무 목마르고 괴로웠다. 그나마 아침이 되자 갈증이 좀 가셨다. 이제 맥주 안 마셔 크흑...


조식을 먹은 후 료샤와 레냐는 가방을 쌌고 체크아웃을 했다. 나는 너무나도 섭섭했다. 계속 날씨가 좋더니만 오늘은 비온 직후라 하늘이 우중충했다. 료샤와는 그래도 며칠 봤지만 레냐는 금요일에 왔다가 오늘 아침에 가는 거라 너무 조금만 같이 있었기 때문에 더 섭섭했다.



레냐는 밥먹다가 조금 울음보 터뜨리면서 '쥬쥬도 우리랑 지금 비행기 타고 뻬쩨르 가면 좋겠다' 라고 했다. 내가 '다음에 꼭 갈게. 나는 이제 다시 일하러 가야 해' 라고 말했더니 레냐가 훌쩍훌쩍 울면서 '쥬쥬는 왜 맨날 일만 해?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쥬쥬가 제일 바빠, 쥬쥬가 제일 일 많이 해, 그런데 일도 많이 하면서 돈은 많이 못 받나봐. 뻬쩨르까지 오는 비행기 자주 없고 비싸서 프라하 왔댔어' 라고 하소연했다. 헉, 아이 앞에선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되는구나... 어젠가 그저께 내가 '뻬쩨르 오는 비행기 적고 더 비싸서 프라하 왔어'라고 했더니만!!! 그리고 료샤랑 얘기하면서 '일하다 나 죽을 거 같아' 라고 한 것도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따라 많이 섭섭했다. 날씨 때문인 것 같기도 했고 나도 내일 돌아가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레냐와 뽀뽀를 하고 올해 가기 전에 꼭 뻬쩨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레냐는 '그래애애!!' 하고 빽 소리를 지르더니 다시 한번 뽀뽀를 하고 차에 탔다. 료샤는 언제나처럼 한번 세게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돌아가서 어떤 변화가 있든 너무 쫄지 마라.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해 왔으니까' 하고 갑자기 멋있는 척하는 대사를 읊었다. 엥?!!!



그러더니 역시 이놈다운 대사를 덧붙임.



료샤 : 근데 잘하는 건 잘하는 거고, 그깟 일은 그냥 때려치우는 게 제일 나아!!! 개새들!!! 나 같으면 작년에 이미 때려치웠지!!!!



(... 너는 누구에게 개새들이라고 욕을 하고 있는 거니 ㅠㅠ 레냐도 듣고 있는데 ㅠㅠ)



그리고 료샤랑 레냐가 공항으로 떠났다.



나는 매우 섭섭한 채로 방에 올라와 대충 화장을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23번 트램을 타고 카페 에벨에 아점을 먹으러 갔다... 22번과 23번은 노선이 비슷하다. 그런데 23번이 좀더 헌 전차이다. 옛날 생각나고 페테르부르크의 전차도 좀 생각난다.











.. 어쩐지 소련 시절 떠오르는 전차였다. 삐까번쩍한 요즘 트램 타다가 이거 타니 정감 있었다..


..



오늘의 메모가 꽤 길어져서 일단 여기까지 1부. 2부는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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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서 이곳에 있으면서도 이미 향수병에 걸릴 지경이다!!!



오늘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더니 스크램블드 에그 대신 포리지와 노른자 거의 안 익힌 달걀 프라이만 있었다. 흑, 나는 아침마다 스크램블드 에그로 단백질 보충하고 있었는데... 비위가 약해서 안 익은 노른자 무지 싫어하는데... (그래서 반숙 달걀도 안 먹고 순두부찌개 시키면 계란 빼달라 하는 경우가 더 많음)


하는 수 없이 달걀 프라이에서 흰자만 찢어내서 접시에 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료샤가 혀를 찼다.



료샤 : 어휴 그러니까 비실거리지! 건강에 좋은 것 좀 먹으란 말이야!


나 : 웃기시네! 지는 소시지에 햄이랑 베이컨 잔뜩 담아놓고서 건강 타령하고!!!!! 난 소시지 햄 베이컨 안 먹거든요! 짠 것도 안 먹거든요!


료샤 : 너는 불닭볶음면 먹잖아!


나 : 나도 그거 안 먹어! 너보단 잘 먹는다는 거지 좋아한다는 건 아니얏!!


레냐 : 아빠, 여기 흘롑(흑빵)은 싱거워...


료샤 : 체코라서 그래! 러시아 흘롑이 최고 맛있어, 여긴 전부 이 맛도 저 맛도 아니야!


ㅠㅠ 근데 최소한 흑빵에 대해선 료샤 말이 맞다... 프라하는 일반 빵은 맛없다. 흑빵도 러시아 흘롑이 훨씬 시큼하고 촉촉하다.






..



(료샤랑 레냐는 친척집 가고 나 혼자 남았을 때 낙서하고 놀았음)



오전에는 같이 에벨에 갔다. 료샤는 카푸치노, 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 레냐는 핫초콜릿. 그리고 메도브닉을 시켰다. 료샤는 카푸치노에 설탕을 두봉지나 투하했다. 저러니 노란 맥심을 좋아하지... 레냐는 에벨의 메도브닉보다는 자기 동네의 메도빅이 더 맛있지만 핫초콜릿은 에벨이 더 맛있다고 매우 객관적인 판단을 했다. 참으로 크게 될 아이로구나~ 무조건 뻬쩨르가 최고라 우기는 지 아빠보다 훨씬 더 공정하구나~~~



카페에서 얘기하고 놀다가 료샤와 레냐는 잠깐 프라하에 있는 친척집에 갔다. 그리고 나서 나 혼자 좀 놀다가 쥬인 주려고 커피를 한봉지 샀다. 지난주에 영원한 휴가님 만나러 갈때 여기서 원두를 추천받아 한봉지 사갔었는데 이제 집에 돌아갈 때가 다 되었으니 쥬인을 위해서도 한봉지...



근데 작년에 뻬쩨르에서 쥬인 주려고 커피 샀을 때 '제 친구는 고소하고 초콜릿 향이 좀 감도는 견과 아로마의 커피 좋아해요' 라고 했다가 값비쌌지만 알고보니 헤이즐넛 커피를 추천받아 사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좀 걱정이 되었다. 구구절절 쥬인의 취향을 설명하자(쥬인은 콜럼비아 수프리모를 제일 좋아하고 블루마운틴 같은 시큼한 커피를 싫어한다) 점원이 안타깝게 콜럼비아 수프리모는 없다면서 다른 것을 추천해주었다. 온두라스 마살라 어쩌고 하는 거였다. 견과와 황설탕, 캐러멜, 밀크초콜릿 느낌의 마일드하면서도 향이 좋은 커피라고 했다.






설명을 듣자 내 느낌에 쥬인 취향보다는 좀 연하고 달거 같긴 했는데 그래도 나보다는 점원이 더 잘 알겠거니 싶어서 그냥 추천받은 대로 샀다. 지난번 영원한 휴가님께 골라드렸던 커피는 원두 향을 맡았을 때 맘에 들었었는데 이번 것은 그것보단 향이 좀 약한 듯 싶기도...


 


..




에벨에서 나와서 테스코에 갔다. 부서 동료들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좀 샀다. 휴가 내서 오면 이런 게 참 하나하나 신경쓰인단 말이야... ㅠㅠ 가격도 그렇지만 짐을 부쳐야 하니까 부피나 무게 덜 나가는 걸 사야 하니 더 피곤하다. 하여튼 립밤 몇개와 초코바 몇개를 샀다. 그리고 내가 마시려고 테스코 옆에 있는 티 숍에 가서 다즐링 세컨드플러쉬와 다즐링 그린을 각각 100그램, 50그램씩 샀다.










추억의 장소인 테스코 코스타 커피에 가서 한시간 즈음 앉아서 낙서도 하고 글도 조금 썼다. 작년에 와이파이 잡으러 여기 자주 왔었는데 그땐 와이파이 천국이라 불렀으나 오늘은 그때만큼 잘 터지지 않았음 ㅠㅠ 그래도 이 코스타 커피는 나에겐 어쩐지 정감 가고 특별한 곳이다. (그런데 여기는 항상 에벨이나 도브라 차요브나 갔다가 다음 코스로 와이파이 잡으러 들르는 곳이라 제대로 된 음료는 시켜본 적 없고 맨날 병에 든 주스 같은 거 시킴... 제일 싼 거 ㅋㅋ)




(이 코스타 커피는 창문 너머로 트램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어서 좋다... 우예즈드에 있는 우 크노플리치쿠도 그렇지만 여기가 특히 통창문이라 트램이 더 잘 보인다. 빨간 트램이라서 좋은 것 같다. 파란 트램이나 녹색 트램, 노란 트램이었으면 그만큼 좋지 않았을듯)



..








밖으로 나왔을 때 테스코 근처의 서점 창 너머로 보위 포스터를 보았다. 영원한 휴가님이 내게 선물해준 알라딘 세인 보위 타일과 똑같은! 포스터였다. 그래서 일주일 전 드레스덴에서 만나 이야기 나눴던 게 떠올랐다. 아아 꿈만 같구나 ㅠㅠ 흑흑...



..




테스코에서 이것저것 사서 짐이 무거워졌기 때문에 트램을 타고 숙소 쪽으로 돌아왔다. 호텔에 돌아와 짐을 좀 풀어놓고 아픈 다리를 쉬고 있자니 료샤와 레냐가 돌아왔다. 셋다 배고파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멀리 가기도 귀찮아서 카페 사보이 옆에 있는 콜코브나 올림피아 펍에 갔다. 여기는 작년에 료샤가 아침에 해장한다고 날 데려가서 맥주랑 굴라쉬 시켜줬던 곳이다. 그때 난 아침부터 빈속에 맥주 마시고 완전 맛이 갔었지 ㅠㅠ



그런데... 나 결국 굴복하였다. 콜코브나에 와버리고 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고 또 더워서 그만 맥주 0.3리터짜리 조그만 거 시켜버렸다. 원래 흑맥주 좋아하지만 목이 말라서 다크+라이트 믹스라는 게 있어서 그걸 시켜보았다. 신기방기... 부드러운 거품 아래 흑맥주, 그 아래 필스너... 첫모금은 거품 때문에 엄청나게 부드러웠고 그 다음은 씁쓸하고 깊었고 그 다음은 시원했다.






근데 나의 문제는 맥주는 첫 모금에서 한 서너모금까진 무지 맛있는데 그 다음부턴 시원한 맛도 없고 쓴 맛만 난다는 것이 ㅠㅠ 역시 나는 맥주랑 안 맞아... 게다가 내가 시킨 버거는 너무 퍽퍽하고 또 간이 짜서 목이 메지 않기 위해선 맥주를 마셔야 했다. 그래 역시 이 동네 음식은 간이 너무 짜... ㅠㅠ



그냥 료샤가 시킨 맥주 딱 한모금만 뺏아먹을 걸 그랬어... 난 주스나 시킬 걸 크흑...



맥주와 짠 버거 콤보 때문에 지금 계속 목마르다. 아무리 물 마셔도 목마르고 그때 샀던 체리 남은 거 다 까먹었는데도 목마르다. 매실액 한잔 타서 마시면 딱 좋겠네 흑흑...



..





하여튼 먹고 나서 우리는 말라 스트라나 골목길들을 같이 거닐었다. 그리고 셋다 오늘은 좀 피곤해서 이른 저녁에 호텔로 돌아왔다. 이 메모 남긴 후 료샤네 방에 가서 어제의 윷놀이 패배를 설욕해 볼 것이다 ㅠㅠ 흑흑... 내가 못 이기면 혼신의 힘을 다해 레냐라도 우승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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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8. 20:25

그 날의 빨강들 2016 praha2016. 10. 18. 20:25

 

 

9월 11일. 

이날은 몸이 좀 안 좋아서 무거운 카메라를 내려놓고 가방에는 수첩과 물병, 지갑과 파우치. 그리고 주머니에는 폰만 넣고 나갔다. 말라 스트라나의 골목들을 좀 돌아다녔다.

 

이 날은 무수한 빨강들을 보았다. 전에 이날 찍은 빨간색 시리즈도 한번 올린 적 있다. (http://tveye.tistory.com/5186)

그 외에도 이 날 내내 마주쳤던 여러가지 빨간색들.

 

트램.

 

말라 스트라나에 머물땐 숙소 앞에 트램 정류장이 있어서 매일 트램을 보았다. 카페에 가면 트램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창가에 앉곤 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트램 많이 봤고 여러번 타기도 했지만 어쩐지 내겐 프라하 트램이 제일 예쁘고 정감가는 느낌이다.

 

 

 

 

 

 

프라하에서 제일 맛있는 젤라또 가게라는 평을 듣는(실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안젤라또. 내가 머문 숙소인 로마 호텔 1층과 구시가지의 하벨스카 거리 근처에 각각 1개씩 가게가 있다. (우연의 일치로 둘다 내가 머문 곳에 있었음~) 여기서 이것저것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 먹어보는 게 즐거웠다.

 

이날 먹은 것은 포피 씨드 앤 플럼. 양귀비씨와 자두 아이스크림. 슬며시 보이는 불그스름한 것이 자두. 자두 비율이 적은 상태로 퍼주었다. 그런데 나중에 자두소르베를 먹어보니 너무 달아서 내겐 이정도 비율이 딱 적절했던 것이었다. 양귀비씨 아이스크림 맛있었다.

 

 

 

마지막 빨강은 내 신발 :)

이날 무척 더웠다. 30도까지 올라갔던 듯. 그래서 미니 원피스 꺼내 입고 나갔다가 빨아서 널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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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 스트라나의 우예즈드에 있는 디저트 카페 우 크노플리치쿠. 와이파이도 잡히고 케익도 맛있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종종 갔다. 의외로 이 카페에서 글을 좀 썼다. 에벨이나 우 즐라테호 프스트로사보다 여기서 조금 더 썼다.

 

우예즈드 대로변에 있어서 창 너머로 트램 지나가는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그리고 주민과 관광객들이 섞여서 지나가는 모습도. 말라 스트라나는 그래도 구시가지보다는 관광객 비중이 적고 주민들이 꽤 많이 보인다. 조금 더 가면 주거지역이 몰려 있는 스미호프 같은 지역도 있고... 사람 살기에는 더 좋은 곳이다. 더 따뜻하고 더 소박한 느낌이 든다. 물론 여기도 조금만 가면 관광지와 카를교와 프라하성이 널려 있긴 하다만 그래도 구시가지보다는 더 정감이 간다.

 

 

트램이 지나가지 않을때면 이렇게 한산하다.

말라 스트라나에 머물때는 거의 기온이 30도에 육박했고 내내 해가 났었다.

 

 

 

 

이게 이 카페 갔던 첫날이다. 이때는 몸이 안좋아서 카페인 없는 차를 마셔야 했기에 레드 베리 차를 마셨음... 이때 이후로는 언제나 빨간 입술 그려진 큰 찻잔을 주었음. 그 찻잔이 키치 느낌이라 재밌긴 했는데 한두번 정도 그 찻잔으로 마시고 나니 이 찻잔이 좀 그립기도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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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30. 23:24

프라하, 소실점 2016 praha2016. 9. 30. 23:24

 

어릴때 미술 시간에 맨날 풍경화, 구도, 원근감, 소실점 등에 대해 배웠던 게 생각난다. 항상 예로 나오는 진흙탕 길에 나무들 늘어서 있는 그림이 있었다. 그 그림 엄청 싫어했음(ㅋㅋ)

 

예전에 가끔 블로그에 놀러오시던 이웃님께서 계셨는데 소실점 구도의 사진에 이끌리신다 했다. 프라하에서 골목 사진 찍을 때 드물게 그 생각이 났다. 프라하는 정말 골목이 좁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프라하 골목들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 도시에 평생 살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폐소공포증이 좀 자극돼서. 하여튼 좁은 골목들 덕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소실점 구도 사진들이 많이 생겼음.

 

이건 구시가지 골목. 내가 머물던 숙소에서 에벨 갈때 지나치던 골목.

 

 

 

 

여기는 비테즈나에서 우예즈드와 스미호프로 갈라지는 길목. 소실점 너머에는 레기교와 블타바 강이 있다... 말라 스트라나의 우예즈드에 머물때(그 삼각형 방 ㅋ) 종종 바로 앞 페트르진 공원 아래쪽에 나가 이렇게 트램이랑 차들 오가는 걸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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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