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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블타바 강.

 

구시가지에서 카를교를 건너 캄파 쪽으로 가면 백조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는 곳이 있어 이따금 백조 구경하러 가곤 했다. 백조는 가까이서 보면 엄청 크고 엄청 꾸불텅거리고 생각보다 안 하얗다. (이건 양이랑 좀 비슷하네)

 

이렇게 사진만 보면 우아한 백조의 호수... 백조 보러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사진도 많이 찍는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우리 청둥오리들~~~ (사실 나는 청둥오리를 더 좋아한다. 더 예쁘고 귀엽고 친근해서)

 

오리들 : 백조고 뭐고~ 우린 오리들~~ 우리도 여기 있지롱~~

 

 

우리는 백조고 뭐고 신경 안쓰고 우리끼리 잘 놀고 잘 헤엄치고 잘 먹는다~~~

 

 

 

백조 저것들 모가지만 길고 꾸불텅한게 무슨 매력이야 자고로 우리 청둥오리들처럼 아담하고 귀엽고 머리도 초록색이고 몸도 알록달록해야 제맛이지~~~

 

지나가던 백조 : 오리들아 나도 좀 끼워줘...

 

** 건너편 강변에는 백조는 거의 안 오고 오리들 천지이다. 오리들은 어디에나 모여서 동동 떠다니는데 어느날 보니 길잃은 백조인지 아웃사이더인지 미운 오리새끼인지 백조 한마리가 자꾸 오리들 곁을 맴돌며 따라다녀서 웃은 적이 있었다.

그때 사진이랑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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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0. 5. 22:35

진짜 새 가짜 새 2016 praha2016. 10. 5. 22:35

 

캄파.

블타바 강에서 노닐던 오리. 진짜 새.

 

 

말로스트란스카 지하철역 근처에서 발견한 비둘기. 뭔가 성깔있는 눈빛으로 째려봄. 도망도 안 감.

진짜 새.

 

 

캄파.

노란 펭귄??? 가짜 새들.

하지만 쪽수로 밀어붙인다!!!

 

(근데 난 저러고 있는 거 보면 돌던지거나 손가락으로 밀어서 하나쯤 떨어뜨려 보고싶다... 삐뚤어졌나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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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5. 04:55

황금빛 수면 위의 오리와 백조 2016 praha2016. 9. 25. 04:55




오늘 두번째 나의 취향 저격은 오리들 :)

전에 캄파 쪽에서 오리에게 아이스크림 콘 부숴서 던져줬던 얘기도 썼지만 오리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청둥오리를 좋아한다.


오늘 석양 보러 갔다가 황금빛 수면 위로 동동 떠가는 청둥오리들 보고 기분 좋아졌다.


..





백조도 한 마리...

백조떼는 캄파 쪽에 몰려 있는데 이놈은 웬일인지 이쪽으로 오고 있었음


..






마지막으로... 백조랑 오리 같이 :)



백조 : 오리야 오리들아~ 얘들아 같이 가~

오리들 : 쟤는 지가 우리 종족인줄 아나봐 별꼴이야

오리들 2 : 그래그래 모가지는 길어가지고... 웃겨!

백조 : 나 미운 오리새끼할래 끼워줘~~ (모가지 움츠릴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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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는 옛날부터 자타공인 개들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편이다. 료샤가 키우는 고고하고 까다로운 순종 셰퍼드 네바는 그의 옛 아내에게도 끝까지 매몰차게 대한 것으로 유명했으나 나를 보자마자 발라당 드러누워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 길 가다가 개를 보고 눈을 맞추거나 '개야 이리 와~' 하고 부르면 개가 잘 온다. 심지어 재롱도 잘 부린다. 료샤는 나에게서 개가 좋아하는 맛있는 냄새가 나거나 개를 유혹하는 페로몬이 분비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만... 나한테서 뼈다귀 냄새가 난단 말인가!!! (-_-)



개나 고양이만큼 좋아하는 건 아니고 특히 비둘기는 박테리아 때문에 좀 무섭지만, 하여튼 새들을 보는 것도 좋다. 새들 중에는 청둥오리를 제일 좋아한다. 동동 떠가는 걸 보면 너무 귀엽다.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한겨울의 꽁꽁 언 네바 강 얼음 사이로 청둥오리들이 종종종 모여있는 걸 보고 안스러워한다.



청춘 시절 가슴을 뜨겁게 불태웠던(ㅋㅋ)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홀든 콜필드가 택시기사에게 '겨울에 강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그 소설엔 명장면이 참 많지만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그 장면을 읽을때 난 '홀든, 이 자식... 사랑해!' 라고 외쳤다. 뭐 그때야 나도 주인공 또래의 사춘기였으니 더더욱 이입했을 수밖에. 근데 나중에 이 책 재밌게 읽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의외로 홀든이 오리에 대해 묻는 장면에 대해 나처럼 감명받았거나 이입했거나 공감했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항상 강 위의 오리, 특히 청둥오리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랬나보다 싶기도 했다.



하여튼, 아까 석양 보러 나갔더니 블타바 강 저 멀리 청둥오리들이 동동동 떠오고 있었다. 아아, 가까이 오렴...


하지만 개와 오리는 다르다! 개는 나의 눈빛의 마력 혹은 페로몬(ㅜㅜ)으로 끌어들일 수 있지만 새는 그게 안된다. 나는 토끼라서 조류가 아니기 때문인가. 그래서 청둥오리를 부르기 위해서는 좀 치사한 방법을 쓴다.


..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 콘 귀퉁이를 부숴서 던져줌...



" 오리야, 오리들아~ 콘 먹어~ "

(새우깡으로 갈매기 꼬시는 것도 아니고 ㅋ)





자맥질하던 오리들...





콘 부스러기 발견, 두두두...





순식간에 돌진해와 홀라당 다 주워먹음



그리곤 언제 그랬냐는 듯 도도하게 제 갈 길 가버림


칫... 그래도 개들은 나를 좋아하니까...


오리들 : 너는 서양배 화이트와인 소르베 아이스크림 먹고 우리는 기껏 콘 귀퉁이 찌꺼기 떼어주냐!!!


... 아아 그런 거였는가 ㅠㅠ



..



여튼 오리도 좋아하고 갈매기 날아가는 거 보는 것도 좋아해서 본편 쓸때 미샤가 네바 강변 거닐다가 갈매기에게 흑빵 던져주는 장면을 삽입한 적도 있다. 그때 트로이는 미샤에게 '갈매기는 물고기 먹는다!' 고 면박을 줌. 물론 미샤는 개의치 않음. (그러고보니 이 부분 아주 짧게 전에 발췌한 적 있다. 여기 : http://tveye.tistory.com/1840)



그래서 본편 패러디인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서도 미샤의 패러디 캐릭터인 왕재수는 강변에 가서 오리에게 빵을 준다 :) 24번째 에피소드인 시계탑 이야기였을 거다. 그건 여기 : http://tveye.tistory.com/3785


이렇게 적고 보니 다시 본편이랑 서무가 쓰고 싶네.. 오늘 새 글 윤곽 잡아놓고는... 역시 이거 하면 저게 하고 싶다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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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