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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은 2017년 5월 29일, 프라하. 이 당시 숙소가 요세포프 근방이었다. 전날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타고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에 다녀왔던 터라 이날은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들 위주로 산책하며 돌아다녔던 모양이다. 프라하 구시가지 중 요세포프 구역 사진들이 대부분. 이 사진은 옛날부터 자주 들르곤 했던 유명한 베이크숍 프라하. 티라미수나 조각케익 뭐 그런 걸 사러 들어갔었던 것 같다. 



사진은 모두 아이폰 6s

 
 
 

 
 
 
 

 
 
 
여기는 엄밀히 말하면 요세포프 쪽은 아니고, 레테조바 골목의 카페 에벨 야외테이블. 지금은 문을 닫고 없다만. 
 
 
 

 
 
 
 

 
 
 
올망졸망 귀여워서 찍어뒀던 것 같다. 
 
 
 

 
 
 
 

 
 
 
 

 
 
 
5월말이었지만 이 당시 너무너무 더웠다. 전날 드레스덴에 갔을 때도 엄청 더웠는데... 이때 묵었던 숙소 바로 옆에 여행사 건물이 있었는데 그 창가에 이렇게 날씨가 나오는 스크린이 있었다. 이때 나는 너무 더워서 헉헉거리며 숙소로 들어오다가 저것을 보고는 '으앙 이게 뭐야. 그러니까 이렇게 힘들지' 하며 더욱 헉헉거리며 숙소로 내달았다. 
 
 
 

 
 
 
그리하여 시원한 방 창가에 앉아 어딘가에서 산 체리를 씻어서 먹으며 쉬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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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5. 17:06

11월의 프라하 2022-23 praha2024. 2. 25. 17:06

 

 

 

11월 프라하 구시가지 풍경 세 장. 22년 11월 하순. 구시가지 광장. 블타바 강변의 마네수프 교각. 그리고 광장과 마네수프 교를 잇는 카를로바 거리. 마지막의 카를로바 거리 사진 왼편에는 카페 에벨이 보인다. 사진은 아이폰 xs. 앞 두 장은 가루눈이 내릴 때 찍어서 흐릿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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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21. 08:34

겨울 저녁의 프라하, 예전의 에벨 2017-18 praha2024. 2. 21. 08:34

 

 

2018년 12월의 어느날 저녁. 프라하 구시가지. 사진은 아이폰 6S.

 

 

 

 

 

여기는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좋아했던 카페이다. 레테조바 거리에 있던 카페 에벨. 13년에 이 근처 아파트에 두어달 머무르면서 자주 드나들었고 그 이후에도 프라하에 갈 때면 언제나 여러번 들렀다. 나에게는 특별한 카페였다. 안타깝게도 이 지점은 코로나 시기에 문을 닫았고 카프로바 거리의 조그만 본점만 남았다. 창가 자리는 저 두 여자분이 앉아 있는 딱 저 테이블 하나였기 때문에 어쩌다 저 자리가 비어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사진 하단에 나와 있는 벽 쪽 테이블도 참 좋았다. 등을 기대고 글을 쓰기도 좋았고 작고 아늑한 카페에 들어온 손님들 구경하기도 좋았다. 그리운 곳이다. 이제 마음과 사진 속에만 남아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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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 30. 11:32

말라 스트라나, 겨울 2017-18 praha2024. 1. 30. 11:32

 

 

 

2018년 12월,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사진 세 장. 이 날 진눈깨비가 날렸던 것 같다. 

 

 

 

 

 

 

 

 

 

 

 

여기는 말라 스트라나의 우예즈드 동네에 있는 우 크노플리치쿠 카페. 내가 좋아했던 곳으로 자주 가곤 했다. 여기는 관광객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많이 오는 곳으로 케익이 저렴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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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2. 17:36

말라 스트라나, 2016년 가을 2016 praha2023. 9. 2. 17:36

 

 

 

얼마전에 마친 코스챠와 알리사의 단편 '프티치예 말라코'를 쓰면서 예전에 찍었던 프라하 사진들을 종종 뒤적여 보았다. 그러다 좀처럼 다시 들춰보지 않는 2016년 9월의 폰 사진들을 열어보았다. 이때는 휴직 중이었고 프라하에 3주 가량 머물렀는데 전반부에는 말라 스트라나, 후반부에는 구시가지의 하벨 시장 근처에 묵었다. 그래서 은근히 말라 스트라나 사진들이 많은데 dslr로 찍은 사진들은 그래도 쨍하고 밝은 편이지만 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상당히 색감이 어둡다. 

 

 

이때 폰은 아이폰 6s였는데 폰 때문이라기보다는 이 당시 내가 기분이 우울했고 여러가지로 어렵고 힘들었기 때문에 사진도 빛을 좀 어둡게 해놓고 찍었던 게 아닌가 싶다(사실 그때의 기분이나 느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실제로도 심적으로도 안개 속에 잠겨 있었던 상황이었을테니까) 그래서 이때 찍은 폰 사진들을 보면 다른 때 프라하에서 찍었던 사진들(프라하에는 상당히 여러번 갔었다)과는 확연히 느낌이 다르다.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들 중 따로 빼놓고 보더라도 아 이건 2016년 9월에 찍은 거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다. 아마도 프티치예 말라코 단편에서 알리사의 눈에 비친 프라하도 이런 색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동안은 이때 폰 사진들을 열어보면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의도적으로 피하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인지 지금은 한결 낫다. 그리고 '이런 느낌으로 많이 찍었구나' 하며 사진들을 좀 새롭게 보게 된다. 나는 빛이 많은 사진과 밝은 색감을 좋아하는 터라 그런 것 같다. 

 

 

2016년 9월 17일. 말라 스트라나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그냥 이것저것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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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7. 8. 17:05

프라하에서 처음으로 해봤던 것 2022-23 praha2023. 7. 8. 17:05

 

 

 

 

6월 초 엄마와의 프라하 여행을 다녀온지 한달도 되지 않아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여행을 찬찬히 복기할 시간이 없었다. 이번 여행에선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는데(내 dslr과 엄마의 폰으로 엄마 사진만 찍어드림), 핸드폰 액정이 망가져서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다 날아가버려서 결국 엄마와 카톡으로 주고받은 사진 외엔 남은 것이 없게 되었다. 이 영상도 엄마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렸던 것이라 간신히 건졌다. 

 

 

떠나기 이틀 전날 밤. 이날은 엄마도 여행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 힘들어하셨고 나에게도 틱틱거리셨다. 나도 지쳤었다. 하지만 저녁에 둘이 산책을 나갔고, 그러다 배를 탔다. 한시간짜리 코스라 딱 카를 교까지만 오가는 아주 짧은 거리였고 너무너무 느려서 나는 툴툴댔지만 엄마는 은근히 좋으셨던 것 같다. 배에서는 6개국어로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마지막은 노어로 나왔다. 나는 영어보다 노어 방송이 더 듣기 편했다. 중간중간 폴란드어 방송도 어느 정도 알아먹을만했다. 영상에도 안내방송이 들린다. 잽싸게 엄마 손 잡고 맨앞자리에 앉았었다. 

 

 

프라하에 아주 여러번 갔었고 두어달 살기도 했지만 배를 탄 건 처음이었다. 어떤 여행이든 처음 해보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엄마와의 해외여행도, 엄마와 단둘이 이렇게 시간을 많이 보낸 것도, 그리고 프라하에서 배를 탄 것도 처음이었다. 

 

 

사진 딱 두 장 더. 이때는 배 타러 갈 줄 모르고 그냥 산책나갔던 거라서 카메라도 안 가져갔고 폰으로 대충 찍어서 엄마에게 카톡으로 보내드린 건데 이 두 장과 저 엄청 짧은 영상만 남았다. 우리가 탔던 건 아마 8시 타임이었던 것 같다. 해는 9시 좀 넘어서 졌기 때문에 그 다음 배를 탔으면 석양을 구경했을텐데 조금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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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3. 21:30

꿀, 설탕, 레몬 2022-23 praha2023. 4. 13. 21:30

 
 


 
나는 보통 차에 아무 것도 넣지 않는다. 향이 너무 센 배합차나 가향 티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다즐링, 실론, 아삼 같은 차를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예외는 여행을 갔을 때로, 몸이 아주 좋지 않을 때는 조식 테이블의 홍차에 꿀과 레몬을 넣는다. 너무 추울 때는 설탕을 넣는다. 이것은 맨처음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 오랜 옛날 러시아에서였고 그 동네는 항상 차에 설탕을 넣기 때문이다. 확실히 추울 땐 차에 설탕을 넣는 것이 직빵이다. 추울 때는 꿀보다 설탕이다. 경험으로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프라하 여행 때. 두번째 숙소였던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의 조식 테이블. 이미 기억은 가물가물하다만 홍차는 부탁하면 세팅해주었던 것 같고, 꿀과 레몬은 내가 음료 테이블에서 따로 챙겨온 것 같다. 조식이야 뭐 내가 가져다먹는 게 당연하니까 그렇다치고, 카페에 가서 홍차를 시켰을 때 별 말도 없이 우유와 레몬과 꿀을 내주면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설탕은 보통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으니까.
 
 


 

 
 


 
어쨌든 테이블 위에 설탕이 차곡차곡 들어차 있는 도자기 그릇이나 컵이 놓여 있으면 그것에도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접시는 딱히 감흥이 없다. 차에 설탕을 넣는 건 거의 일이년에 한번 뿐이건만 그래도 테이블 위에 설탕이 놓여 있어야 기분이 좋고 뭔가 모자람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레몬까지 내주는 경우가 가장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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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하순.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프라하에는 자주 갔었고 몇달 살았던 적도 있었다. 대체로 관광지가 아름다운 도시에서는 첫 여행 때는 이런 유명한 곳에 가면 즐겁고 눈요기가 되지만 그게 반복되면 가능한 한 랜드마크를 피해다니게 되기 마련이다. 프라하에서는 그런 곳이 이 구시가지 광장과 카를 교였다. 그러나 프라하에 며칠 머무르며 도보로 이동하다 보면 결국은 이 광장을 지나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때가 많아서 결국은 몇 차례 이상은 다시 찾게 된다. 

 

 

사진은 도착 다음날 오전. 이날은 눈발이 계속 흩날렸고 상당히 음습하고 싸늘한 날이었다. 왼편으로 유명한 오를로이 천문 시계탑이 보인다. 이 시계탑이야말로 가장 피하고 싶은 곳이지만 그래도 맨 처음 갔을 때는 감탄하며 바라보고 즐거워했었다. 

 

 

광장 사진을 올려보는 이유는 지금 쓰고 있는 단편이 바로 이 광장의 저 시계탑 아래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소품이라 금방 휙휙 쓸 것 같았지만 요즘 심신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잘 되지 않는다. 아마 너무 가벼운 소품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인물을 내세워 제대로 된 플롯이 있는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나와는 많이 다른 인물, 한없이 단순하고 해맑은 인물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제 주인공이 광장에서 나와서 이십년 동안 짝사랑했던 여자랑 같이 강변으로 걸어가려는 중이다. 

 

 

이 여행 때는 dslr을 한번도 안 꺼내고 내내 폰으로만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사진들의 퀄리티는 딱히 좋지 않지만, 프라하에 너무 자주 왔기 때문에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망이 모두 탈색되었는지 별로 아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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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8. 08:03

프라하 2022-23 praha2023. 3. 8. 08:03

 

 

 

요즘은 7시 10분 즈음이면 사무실에 도착하고 이것저것 정비를 한 후 일을 하기 시작한다. 졸리고 피곤하니 조금만 숨을 고르고 시작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pc를 켜면 할 게 너무 많으니 숨돌릴 겨를이 생기지 않는다. 

 

 

반쯤은 고의적으로, 약간이라도 숨을 돌려야 하루를 버틸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잠깐 폰을 뒤져 프라하 사진 한 장 올리고 시작. 구시가지 광장. 마차. 그리고 버거 가게. '관광지' 프라하의 모습이 한꺼번에 응축되어 있는 느낌. 이런 풍경은 맨처음 놀러왔을 때는 마냥 아름답고 이국적으로 느껴지지만 여행이 거듭될수록 지루해져서 결국은 뒷골목들과 카페들을 쏘다니게 된다. 마차를 보면 나는 프라하보다는 백야의 페테르부르크가 더 생각난다. 백야, 암막커튼을 쳐놓고 잠자리에 들 때쯤 호텔 창문 너머로 이삭 광장을 뚜닥뚜닥 지나쳐가는 말발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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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4. 08:15

비오는 날 카피치코 2022-23 praha2023. 2. 24. 08:15

 

 

 

오늘도 매우 일찍 출근해 일하다가, 잠깐 마음의 위안 사진 몇 장. 내가 프라하에 가면 꼭 들르는 카페 중 한 곳인 카피치코. 여기는 신기하게 비오는 날 지친 몸을 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오후보다는 정오 전후의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때 가곤 했다. 십년 전 이맘때 프라하에서 지낼 무렵 처음으로 가게 되어 자주 들르던 곳인데, 지금 말테세 광장 쪽으로 옮겨온 이곳도 좋지만 사실 나는 미셴스카 거리에 있었던 처음 장소가 더 좋다. 인테리어는 대동소이하지만. 몇년 전에 들렀을 때 '없어진 줄 알고 슬펐는데 여기로 옮겨온 걸 알고 기뻤어요. 왜 이사하셨어요?' 라고 묻자 여러 문제로 이쪽으로 옮겨왔다고 주인인 로만이 얘기했었다. 이번에 갔을 때는 로만을 보지 못했다. 어쨌든 여기는 로만 외에도 모든 점원이 친절하다. 

 

 

2018년 겨울에 왔었으니 4년 만에 다시 들렀다. 그 사이 워머와 티포트 대신 차거름망이 든 거대한 컵으로 바뀐 것이 좀 아쉽긴 했다. 내 손목엔 너무 무거웠다. 

 

 

 

 

 

 

곰인형은 십년 전 미셴스카 골목에 있던 당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노란 색지에 손으로 쓴 메뉴판도 여전했다. 그러나 가격은 올랐다. 뭐 몇년 만에 온 프라하는 물가가 상당히 올라 있었으므로(더 이상 '저렴한 여행' 범주에 들어가지 않게 됨)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다른 카페들에 비해 상당히 양호하다. 

 

 

다시 저기 가서 앉아 있고 싶지만, 이제 또 노동의 소용돌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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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샷 커피 1호점 2022-23 praha2023. 2. 23. 08:06

 

 

 

 

지난 프라하 여행의 새로운 발견 두 개만 꼽으라면 멀리 외곽까지 트램 갈아타고 갔던 맛있는 러시아 음식점(매점), 그리고 헤드 샷 커피였다. 융만노바 거리의 2호점, 그리고 융만노바 광장 쪽으로 가서 프란티슈스카 정원(이름이 좀 헷갈리는데 아마 이런 이름이었던 듯. 이 정원은 옛날에도 여러번 오갔는데 이름을 외우기 힘들었음)을 면하고 있는 작은 상가 건물 안에 있는 이 1호점이다. 1호점은 한번밖에 못갔는데, 상가들이 채 입점을 하지 않아 텅 빈 건물 안에 뜬금없이 이렇게 귀여운 카페가 하나 딱 자리잡고 있어 신기했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옆에는 무슨 택배회사나 물류 오피스 같은 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2호점은 테이블이 세개 정도 뿐인데 이 1호점은 테이블도 몇 개 더 있고 매장도 조금 더 넓었다. 한번 더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는 문을 닫아서 실패했다. 

 

 

 

 



 

 

 

여기서는 차를 마셨다. 얼그레이였던 것 같은데 긴가민가... 쟁반도 이뻤음. 

 

 

 

 

 

 

 

 

이때 배가 불러서 거한 케익을 먹기가 힘들었고 어쩐지 에클레어나 슈크림 느낌이라 주문했던 크림 롤. 이것은, 딱딱한 껍질이 마구 부스러지고 크림도 본래 생각했던 슈크림 맛이 아니어서 아주 소련 느낌의 맛이었다. 영원한 휴가님께 들으니 바르샤바에서도 이거랑 똑같은 롤을 드셨다고 한다! 

 

 

 

 

 

 

 

 

 

 

 

 

 

 

 

 

 

 

여기 앉아 편지도 한 통 쓰고 :) 잘 보면 접시 위에 그 딱딱한 크림 롤 부스러기들이 보인다. 깨끗하게 먹을 수 없는 종류의 과자였음. 

 

 

 

 

 

 

 

 

여기도 정원을 면하는 창가 자리가 이거 딱 하나라 많은 분들이 저 자리를 노릴 것 같다. 나는 상가 복도 쪽 창가에 면한 구석에 딱 하나 있던 자리에 앉았기에 저 자리를 부러워하며 힐끔힐끔... (내가 앉았던 자리는 그야말로 썰렁한 상가 통로만 보였음 ㅜㅜ)

 

 

 

 

 

 

 

 

돌아와서 이 카페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이 그림은 가끔 바뀌는 것 같다.

 

 

 

... 아아 이제 다시 노동의 소용돌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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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2. 08:38

에벨 카프로바 본점 2022-23 praha2023. 2. 22. 08:38






카프로바 거리의 카페 에벨. 여기가 본점이고 내가 좋아하던 곳은 레테조바 거리에 있었다. 후자가 더 크고 앉아 있기 좋은 곳이었고 이 본점은 테이블이 두개뿐이라 거의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많다.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선 줄도 서야 하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한다. 레테조바 에벨이 코로나 때 문을 닫아서 여기밖에 안 남았는데, 최근 프라하 외곽에 새 에벨 지점 하나를 오픈했다고 해서 가볼까 했지만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여기만 두어차례 들렀다. 이번에 갔을 땐 주인인 마르골라타를 만나지 못했다.




카페 라떼 한번, 카푸치노 한번 주문. 나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드문 곳.




오늘도 바쁜 노동의 와중 잠깐 머리 식히려고 올려보는 에벨 사진 세 장. 이제 다시 노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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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1. 08:13

도브라 차요브나 2022-23 praha2023. 2. 21. 08:13

 

 

 

이른 아침 출근해 이것저것 일하다가, 잠깐 머리 식히려고. 작년 11월 프라하 여행 사진을 뒤적이다 도브라 차요브나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여기는 16년에 갔을 때 발견한 곳으로 그 이후 내가 무척 좋아하는 찻집이 되었다. 진입로 안뜰의 불상과 각종 향 등을 비롯해 항상 좀 오리엔탈리즘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꽉꽉 쌓아놓은 물건들과 수많은 종류의 차들, 제대로 우려 내오는 차를 보면 '뭐 오리엔탈리즘이라 쳐도 나보다 훨씬 많이 아는구만' 싶어서 별로 기분 나쁘지 않고 여기서 차 마시는 것이 즐겁다. 그래서 프라하에 갈때마다 두번 이상 들른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몇년 전에 비해 점점 인기폭발 힙한 곳이 되고 있는지 이제 항상 사람이 엄청 많고(휴일엔 더욱 그렇고 평일 오후에 가도 바글바글) 시끄러워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전처럼 좀 여유있게 앉아 차 마시며 쉬기는 어려워짐. 그래도 여기는 차를 잘 우려줘서 좋다. 이번에 갔을 땐 처음 시켰던 차의 향과 맛이 좋아서 100그램 사오기까지 했다(그런데 내가 우린 것보다 여기서 우려준 게 더 맛있다! 내가 차를 그래도 잘 우리는 편인데... 아마 여기서는 찻잎을 더 많이 쓰는 것 같고, 또 당시 내가 너무 지치고 먹은 게 없었던 터라 온몸으로 차가 쫙 스며드는 느낌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함)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프라하에 기존에 못봤던 중국찻집이 상당히 여럿 생겨 있었다. 유행인가 싶기도 함. 버블티가 유행이었던 것처럼. 

 

 

 

사진 몇 장. 이제 다시 노동의 수레바퀴로!

 

 

 

 

 

 

 

여기 오면 항상 바클라바 아니면 할바를 먹는다. 여기는 차 종류가 무척 많아 좋은데 디저트는 거의 없음. 이것들 아니면 생강젤리, 아니면 그냥 샌드위치로 끝이다. 제대로 차만 마셔야 하는 곳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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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21. 23:21

사람들 2022-23 praha2023. 1. 21. 23:21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정류장. 지난 11월.



도착 다음날, 밖에 나와서 거의 제일 처음 찍은 사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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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19. 08:48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2022-23 praha2023. 1. 19. 08:48

 

 

 

지난 프라하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기억을 되살려보니 그건 여행 중반, 새롭게 발견한 카페에서 한적한 평일 오전에, 가랑비가 내리는 것을 창 너머로 바라보며 키 높은 민트블루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던 때였다. 평소 마시지 않는 커피를 이곳에서 두번이나 마셨다.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했던 세 곳의 카페가 있었는데 코로나를 지나며 그 중 레테조바의 카페 에벨이 문을 닫았다. 다시 돌아와서 카프로바의 에벨 본점에 들렀고 나머지 두 곳인 도브라 차요브나와 카피치코에도 갔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오래된 마음의 카페들보다는 새롭게 발견한 이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뭐랄까, 에벨과 도브라 차요브나, 카피치코는 마음 속에서 이제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고 기억이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이번 여행에서는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경험들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저 너무 여러번 왔기 때문에 예전의 그곳들이 이제는 일종의 관성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헤드 샷 커피. 여기는 조금 더 작은 2호점. 1호점은 프란티슈스카 정원 쪽에 있다. 그곳도 좋았지만 내게는 여기가 가장 마음 깊게 남았다. 

 

 

 

 

 

 

 

 

 

 

 

 

 

 

 

 

 

아마 생각지 않았던 작은 평화와 즐거움들이 가득한 순간이었기에 여행 중 가장 좋았던 때로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생각지 않게, 구글맵에서 이것저것 보다 발견한 카페. 도심이지만 한적한 거리에 자리잡은, 아주 조그만 카페. 조용한 목소리의 남자 바리스타. 온통 민트블루 색상들. 아주 조용한 앰비언트 음악.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내리는 비.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무라카미 류의 쇼핑 에세이(색깔마저도 똑같았다) 

 

 

돌아오고 나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바빴고, 지금은 몸과 마음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다 고갈되고 지치고 아무런 힘이 없는 상태라 저 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꼭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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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15. 20:53

비오는 날의 캄파 2022-23 praha2023. 1. 15. 20:53

 

 

 

 

마음이 산란하고 안정되지 않은 주말을 보낸 터라 기분 좋았던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진을 한 장 올려보려고 11월 프라하 여행 사진들을 넘기고 있었는데 막상 손에 걸린 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스산했던 오전의 캄파 공원이라 아 뭐 무의식의 발현인가 하며 올려본다. 

 

 

카페 에벨에 자리가 없어 카피치코에 가려고 지하철과 트램을 타고 말라 스트라나에 간 것까진 좋았는데 괜히 한 정거장 빨리 내렸다가 몇년 만이라 그런지 어이없이 길을 잘못 들어서 결국 캄파 공원을 가로질러 완전히 빙 돌아가게 되었던 날. 그렇게 자주 돌아다니던 동네였는데도. 비가 와서 공원의 흙과 잔디가 축축하게 신발을 적셨고 패딩을 입고 있었지만 몸이 떨려왔다. 캄파는 햇살이 가득할 때 와야 하는 곳이다. 어쨌든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또 예뻐 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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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8. 17:21

천사와 나무열매 2022-23 praha2023. 1. 8. 17:21

 

 

 

프라하에 다녀온지 한달 반쯤 흘렀는데 아주 아득한 과거처럼 느껴진다. 어떤 면에서는 빌니우스보다도 더 오래된 느낌마저 든다. 연말연초가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여행의 기억이 꿈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로레타 사원 입구의 오래된 천사상. 그리고 아래 두 장은 사원에서 나와 흐라드차니의 경사로를 따라 걸어내려가면서 찍었던 풍경. 지난 프라하 여행 사진은 모두 폰으로 찍음. 돌아와서 사진들을 보니 트렁크 안에 처박아두고 무겁다고 한번도 안 꺼냈던 DSLR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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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1. 08:47

레기 교 건너며, 블타바 강과 캄파+ 2022-23 praha2022. 12. 21. 08:47




나는 밝은 사진이나 빛이 많은 사진을 좋아한다만, 이 당시 프라하는 맑은 날이 이틀 정도밖에 없었고 내내 눈이나 비가 오는가 하면 매우 흐렸다. 그래서 사진들이 전반적으로 좀 우중충한 감이 있다. 그리고 너무 귀찮고 피곤하고 기운이 없어 DSLR은 한번도 안 꺼내고(뽁뽁이 포장된 채 여행 내내 트렁크 안에 들어 있었음) 매일 폰으로만 대충 찍었더니 막상 돌아와서 사진들을 보자 좀 아쉽다. 건진 게 별로 없고 화질도 그냥 그렇고 등등. 근데 프라하는 워낙 여러번 갔던 곳이라 찍어놓은 사진들이 워낙 많으니 아마 카메라로 찍었어도 완전히 새로운 사진들은 별로 없었을 거라고 위안하고 있다(그래도 새로 발굴한 헤드 샷 커피라든지 하여튼 몇몇 군데는 카메라로 찍어놨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사진들은 레기 교 건너면서 찍은 캄파와 블타바 강변,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 등. 날씨가 맑을 때면 이 다리 따라 산책하는 것이 기분도 좋고 풍경도 이쁜데 워낙 날씨가 안 좋아서 사진은 전반적으로 어둡게 나왔다. 예전에 머무를 때는 여기가 주요 산책로 중 하나였다. 말라 스트라나에 갔다가 이 다리를 건너서 릴리오바 아파트까지 걸어오기도 하고... 카를 교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 다리 양쪽에 있는 이 레기 교나 마네수프 교를 보통 이용했었다.





하여튼 사진 몇 장. 여러분, 10월~11월은 이쪽 동네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닙니다! 하고 다시 한번 강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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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20. 08:46

혹하는 쟁반 + 크림 롤 2022-23 praha2022. 12. 20. 08:46




 

이건 아마 마스나와 리브나 거리 근방의 어느 카페 야외 테이블이었던 것 같다. 이때는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저 손님들은 추운 날씨에도 잘도 야외에 앉아 마셨구나 싶다. 사진을 찍어놓았던 이유는 저 나무 쟁반에 혹해서. 나는 받침접시든 쟁반이든 뭔가 찻잔이나 포트 같은 것이 찰칵 하고 모양이 잘 들어맞게 자리를 파놓은 녀석들에 혹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 헬싱키에서도 알토 카페의 찻잔 접시가 딱 그렇게 철컥~ 하고 잘 맞는 느낌이라 좋았고 지난 여름 빌니우스의 필리에스 케피클렐레 카페에서도 알트하우스 찻잔 접시에 티백 홀더 자리가 떡하니 마련되어 있어 좋았다. 그런데 이 쟁반은 심지어 찻잔, 포트, 잼/꿀 종지 자리까지 정연하게 잘 마련이 되어 있으니 눈이 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식기와 딱 맞는 자리를 음각으로 디자인해놓았다는 세심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단순 칸막이의 식판 같은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것은 프란티슈스카 정원에 면해 있던 헤드 샷 커피 1호점. 여기는 한번밖에 못 가서 무척 아쉽다. 이 쟁반도 이뻤다. 헤드 샷 커피 로고가 들어 있는 것도 이뻤고 포트 자리가 동그랗게 패여 있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내 눈에 이 포트는 저 동그라미보다 좀 커보여서 찰칵 들어맞는 느낌은 좀 아닌 것만 아쉬웠음. 그래도 이 쟁반 갖고 싶었다. 나무 쟁반이면 포인트가 더 올라감 ㅎㅎㅎ

 

 

 

 

 

 

 

 

홍차도 커피 포트에 담아주는, 커피에 진심인 듯한 헤드 샷 커피 :) 옆의 저 크림 롤은 에클레어 같을 줄 알고 시켰으나 엄청 단단하고 부스러기 많이 떨어지고 먹기 힘든, 쏘련 과자 느낌의 크림 롤. 저 껍데기가 절대로 슈 같은 것이 아님! 그런데 헤드 샷 커피 sns를 팔로우하고서 보니 툭하면 저 크림 롤 사진이 그것도 아주 감성적이고 이쁜 샷으로 찍혀서 종종 등장한다. 아니야 아니야 그런 과자 아니야! 쟁반으로 시작해 갑자기 크림 롤 별로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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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16. 21:33

DVERE 2022-23 praha2022. 12. 16. 21:33







트램에서 내릴 때 이 벨을 누른다. 신형은 요즘 서울에서도 왕왕 볼 수 있는 새 지하철 각 자동문에 달린 것처럼 녹색 야광 불빛 들어오는 동그란 버튼인데 이건 구형 트램이라 옛날 버전 하차 버튼이 달려 있다. 그런데 이게 은근히 예쁘고 또 정취가 있다. 체코는 색채들을 적재적소에 잘 쓴다. 컬러 감각이 있다. 관광도시니 당연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관광도시들 중에서도 안 그런 곳들도 많았다. 어쩌면 그저 이곳의 색채가 내 취향과 딱 들어맞는 것일 뿐일지도 모르겠다만. 이런 느낌을 받았던 곳은 체코와 이탈리아였다. 그런데 정작 체코 사람들의 패션이나 색감은 별로 눈에 들어온 적이 없음. 이것이 이탈리아와 다른 점 :) 하여튼 이 컬러 감각, 디자인 감각에 대해선 아무리 내가 자주 가고 또 애정이 있는 곳이라 해도 도저히 러시아에 대해선 이런 감각이 있다고 말해주기 어렵다.




DVERE는 러시아어로 문을 가리키는 дверь 와 발음이 거의 유사하므로 그냥 슥 봐도 '아 문 열어달라는 버튼이구만' 하고 끄덕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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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를 떠나 돌아오던 날의 조식은 이랬다. 아침 8시에는 체크아웃하고 택시를 탈 예정이었는데 조식 뷔페는 7시 반에 열기 때문에 시간도 빠듯했고 또 정신도 없을 것 같아서(그리고 이 두번째 호텔은 다 좋은데 조식은 그닥 훌륭하지 않았다) 전날 저녁에 방으로 돌아오면서 바츨라프 광장의 프랑스풍 베이커리 폴에 가서 뺑 오 쇼콜라 한 개를 사왔다. 거기에 조식테이블에서 집어왔던 서양배 한 개와 꿀, 홍차 티백을 미리 준비해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이렇게 챙겨 먹었다. 딱 하나 달라진 것은 홍차 티백이다. 원래 준비해놨던 건 내가 집에서 챙겨왔던 다즐링 티백이었지만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 꿀을 타먹으려면 그냥 잉글리시 브렉퍼스트가 나을 것 같아서 방에 구비되어 있던 티백을 하나 뜯었다. 폴의 뺑 오 쇼콜라를 먹으면 언제나 9년 전 프라하의 릴리오바 거리 아파트에 두어달 머무르던 시기가 생각난다. 그때 나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고, 지금 생각하니 꽤 날씬했고!(흑흑), 하지만 마음의 무거움과 고민들은 더 많았다. 당시 나는 이따금 폴에서 뺑 오 쇼콜라(이 가게에서는 쇼콜라도바 룰렛인가 롤까인가 뭐 이런 이름으로 불렀다)를 사와서 널찍하고 좀 썰렁한 아파트 거실의 커다란 이케아 식탁 앞에 앉아 홍차랑 같이 늦은 아점을 먹었다. 밤늦게까지, 보통은 새벽 한두시까지 글을 쓰다가 자고 늦게 일어났다.



프라하에는 폴 지점이 여럿 있다. 당시 자주 가던 곳은 나 프르지코페나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번듯하고 큰 카페 지점이 아니라, 테스코 1층, 지하 수퍼에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있던 조그만 키오스크 지점이었다. 드물게는 팔라디움의 키오스크에도 갔지만 보통은 테스코 수퍼에서 장을 보고 나오면서 폴에서 이 뺑 오 쇼콜라를 한두 개 사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폴에서는 항상 종이 봉지에 빵을 담아주었고 나는 그 봉지를 가져와 부엌의 선선한 창가에 놓아두고 다음날 아점으로 먹었다. 그래서 폴은 나에게 항상 그 릴리오바 아파트의 부엌 창가, 거실과 널찍한 이케아 테이블, 거실 창문 너머로 보이던 헐벗은 나무와 맞은편 아파트 창문들, 이따금 눈 내리던 풍경, 그리고 싸늘한 공기와 열심히 글을 쓰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테스코 수퍼와 그 에스컬레이터도.









호텔 방에서도 창가에 이렇게 봉지째 빵을 놔뒀다가 다음날 아침에 먹었다. 그런데 기분 탓인지, 아니면 너무 이른 아침이었고 잠도 모자랐고 이제 여행이 끝나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예전의 맛은 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 이후 우리 나라에도 여기저기 뺑 오 쇼콜라 파는 곳이 많아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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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말 2022-23 praha2022. 12. 14. 21:28






이 조각은 거대한 기마상도, 기괴한 현대미술 조각도 아니어서, 금방이라도 골목과 거리로 함께 걸어나가 일상으로 스며들 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좋다. 살며시 동적이다. 아마 내가 너무 압도적이고 권위적이고 내리누르는 듯하거나 과시적인 조각과 설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저 이 사진이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돌아와서 사진들 옮기면서야 ‘아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었구나’ 했다.




융만노바-나로드니 트르지다 방향 거리였을 것이다. 급속도로 까먹는 중. 원래 지리에 약함. 

 

 

+ 추가 : 확인해보니 융만노바 광장이었다. 그래도 거의 기억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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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여기에... 2022-23 praha2022. 12. 13. 21:13





 

운겔트와 틴광장에서 나와 시민회관 뒷길 쪽으로 걸어가다가 발견한 신발 한 켤레. 아니 가죽에 좀 흠집 잡힌 것 외엔 멀쩡해보이고 심지어 털도 들어서 따뜻해보이는데 왜 버렸을까. 버린 것까진 그렇다치는데 왜 뜬금없이 여기다 버렸는가... 술병, 컵, 담배꽁초 같은 건 많이 봤어도... 혹시 여행객이 헌신발 신고 왔다가 돌아갈 때가 되어 머뭇머뭇 여기저기 물색하다 아무도 없을 때 슬며시 여기다 버리고 간 건가 온갖 상상의 나래... (나도 여행갈 때 낡은 바지나 옷 같은 거 가져와서 입다가 마지막에 버리고 간 적이 좀 있어서 공연히 자기 경우를 대입해봄. 그렇지만 신발은 안 버렸는데...)

 

 

이런 데다 신발 버린 건 처음 본다고 쓰려다가 곰곰 기억을 더듬어보니 오래전 프라하에 머무를 때 하벨스카 거리 근방 어딘가 광장 한가운데 원주인가 가로등인가 하여튼 눈에 잘 띄는 곳에 신발이 버려져 있던 게 떠올라서 '아, 프라하는 그런 스타일인가보다' 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선회함 ㅎㅎ

 

 

 

 

 

 

그러니까 이런 건 자주 보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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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서도 잘못읽기 계속 2022-23 praha2022. 12. 11. 22:40







여기는 아마 구시가지의 코즈나와 젤레즈나 거리 근방 어딘가였을 것이다. 원래는 트리를 찍으려 했는데, 구도가 좀 반토막나긴 했다만 사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저 트래디셔널 체코 요리 간판이다. 나의 잘못읽기 주특기가 또다시 발현되어 버젓이 traditional 이라 적혀 있는데 international 이라고 읽고는 인터내셔널 체코 요리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혔다. 심지어 돌아와서 이 사진을 볼때마다 무의식적으로 1차로는 인터내셔널로 읽는다. 내가 그 단어를 좋아하나? 아니면 그저 트래디션 단어 자체에 무의식적 거부 반응이 있나? 꼭 그런 건 아닌데... 아마 단순히 ~tional 로 끝나는 단어 중 인터내셔널이 제일 익숙하게 각인되어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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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기다리는 강아지 + 이비스 2022-23 praha2022. 12. 10. 21:11




통틀어 트램을 제일 많이 탔던 날 아침,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정류장에서 발견한 하얀 강아지. 주인과 함께 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뭔가 뚜떼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순간 잽싸게 찍었다. 아무래도 주인이 줄을 너무 팽팽하게 당겨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게 아닌가 싶음. 곧 기다리던 트램이 와서 주인과 강아지는 그것을 타고 떠났다. 나랑 같은 트램 탔으면 더 좋았을텐데.


맨 위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이비스 호텔 간판을 보면 항상 마음과 기억이 옛날로 돌아간다. 오래전, 십몇년 전 처음 프라하에 왔을 때 저기 묵었었다. 그래서 이 정류장과 이 거리 풍경은 잊기 어렵다. 그때는 바로 옆의 거대한 백화점 팔라디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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