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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22. 08:38

에벨 카프로바 본점 2022-23 praha2023. 2. 22. 08:38






카프로바 거리의 카페 에벨. 여기가 본점이고 내가 좋아하던 곳은 레테조바 거리에 있었다. 후자가 더 크고 앉아 있기 좋은 곳이었고 이 본점은 테이블이 두개뿐이라 거의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많다. 이 자리에 앉기 위해선 줄도 서야 하고 타이밍도 잘 맞춰야 한다. 레테조바 에벨이 코로나 때 문을 닫아서 여기밖에 안 남았는데, 최근 프라하 외곽에 새 에벨 지점 하나를 오픈했다고 해서 가볼까 했지만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여기만 두어차례 들렀다. 이번에 갔을 땐 주인인 마르골라타를 만나지 못했다.




카페 라떼 한번, 카푸치노 한번 주문. 나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드문 곳.




오늘도 바쁜 노동의 와중 잠깐 머리 식히려고 올려보는 에벨 사진 세 장. 이제 다시 노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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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2. 11. 23. 00:27

카페 에벨, 드디어 다시 2022-23 praha2022. 11. 23. 00:27





실패를 거듭하다 드디어 이른 오후에 자리가 있어 들어가 앉았다. 감동의 물결... 코로나 때문에 19년에 레테조바 에벨이 닫아서 카프로바의 이 조그만 본점에 와야 했는데 첫날에도 자리가 없고 줄 서 있고, 오늘 오전에도 마찬가지라 실패. 우예즈드의 우 크노플리치쿠에 갔다가 너무 추워서 구시가지로 돌아와 점심 먹은 후 들렀더니 자리가 있었다.



오늘은 주인인 마르골라타가 없었다. 점원에게 코기 얘길 했더니 코기는 요즘 여기로 안 온단다. 카페 라떼 시킴. 나에게 유일하게 커피 마시게 하는 카페... (여기랑 블라디보스톡 카페마) 라떼는 너무 부드러웠고 전혀 쓰지 않았다.



1인 테이블이 두개로 늘어 있었다. 어떤 체코 남자가 에스프레소를 시켰기에 내 테이블에 합석해도 된다고 해주었다. 에스프레소라 그는 나보다 금방 마시고 일어났다. 나는 찻잔과 찻잎을 사서 나왔다.





카프로바 에벨은 확실히 내 추억의 레테조바 에벨처럼 편하게 오래 앉아 글을 쓸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있어줘서 너무 고맙고 다시 찾아오게 되어 행복했다. 돌아가기 전에 또 가야지. 저 자리가 또 나야 할텐데... 하여튼 이렇게 하여 나의 프라하 페이버릿 트로이카(맘대로 이렇게 부름), 에벨과 카피치코, 도브라 차요브나를 하루에 한곳씩 다시 찾아서 많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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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12. 17. 22:47

카페 에벨 2017-18 praha2019. 12. 17. 22:47

 

 

 

일년 전 이맘때. 프라하. 카페 에벨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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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9. 28. 00:01

에벨 2017-18 praha2019. 9. 28. 00:01




아주 힘든 일주일을 보냈으니 자기 전에 마음의 위안을 위해. 카페 에벨. 작년 12월. 가당 좋아하는 카페, 가장 좋아하는 자리. 딱 하나 있는 창가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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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5. 2. 21:46

에벨 2017-18 praha2019. 5. 2. 21:46





카페 에벨. 작년 12월.







나에게 커피 마셔보게 하는 드문 카페.







터키 블루, 빨강. 내가 이 카페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이런 색채를 지닌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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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2. 12. 22:31

커피 마셨던 날 2017-18 praha2019. 2. 12. 22:31



커피 카페인이 몸에 받지 않아서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유명한 카페에 가더라도 항상 차를 마신다. 이런 나에게 한두번쯤은 커피를 마시게 하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카페 에벨임. 프라하에 가면 거의 매일같이 에벨에 드나드는데 하루쯤은 커피를 마셔보곤 한다. 그래봤자 카푸치노이지만...



이번에 갔을 때는 카푸치노 대신 카페 라떼를 시켜보았다. 역시나 마시기에는 이쪽이 더 용이했다. 더 부드러우니까. 카페 에벨은 카푸치노도 라떼도 무척 향긋하고 부드럽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커피 카페인만 문제가 아니고 유당분해도 잘 못 시키는 체질이라 우유 든 거 마시면 배가 아파질 때가 많고... 아플 거 알면서도 에벨에 오면 그래도 한번은 커피를 시키게 되니 그게 바로 좋아하는 카페의 마법인 것 같기도 하다. 여기에는 홍차나 허브차, 주스나 핫초콜릿 등 다른 음료도 많지만 그래도 커피가 메인이니...



이 날은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서 좋아하며 그 자리에 앉았었다. 에벨에는 창가 자리가 딱 하나 뿐이기 때문에 여기가 비어 있는 걸 보면 항상 수지맞은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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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0. 01:15

어둠 속 틴 광장에서 카페 에벨까지 2017-18 praha2019. 2. 10. 01:15






지난 12월. 프라하.



이때 여행은 막판에 너무 아팠던 나머지 좋았던 기억은 많이 퇴색되었다. 아프기 전에도 프라하를 쏘다니다 문득 ‘예전같은 기분은 아니야. 내가 변하고 있는 거겠지’ 란 생각을 종종 했고.



하지만 이 순간은 좋았다. 이날 나는 말라 스트라나에서 구시가지 쪽 숙소로 옮겨왔다. 구시가지 광장 뒷골목으로 빠지면 내가 좋아하는 아늑한 틴 광장이 있다. 어둠과 크리스마스 전구 불빛들이 아름다웠다. 밤 산책이 즐거웠다. 예전에 두어달 머물 때도 자주 산책하러 왔던 곳이다.






간판을 보는 순간 자동연상되는 건 역시 조이스... 아이리쉬 펍인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료샤가 있었음 같이 들어가봤을텐데.











예전에 종종 들르던 도자기 장식품 가게. 도자기 달걀과 종, 새와 종지를 사곤 했었다.





이 하얀 도자기 달걀은 쫌 메추리알 처럼 나옴 :)







그리고 다시 광장과 뒷길을 지나, 천천히 카페 에벨로 갔다. 어둠 속의 에벨은 더욱 아늑하고 어딘가 사랑스럽다.






여기 오면 한번쯤은 꼭 마시는 런던 포그. 밀크티는 딱히 안 좋아한다만 에벨의 런던 포그는 맛있다.







이번에 너무 고생해서 프라하는 이제 예전만큼 끌리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에벨은 여전히 그립다. 이런 카페는 만나기 쉽지 않다. 온전하게 나와 잘 맞는 카페. 뭔가를 계속해서 쓰고 싶어지는 곳.


..



사진들은 모두 아이폰 6s. 폰 바꿀 때가 됐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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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6. 17:47

토요일 오후 티타임, 아이반호 등 tasty and happy2019. 1. 26. 17:47

 

간만에 집에서 쉬면서 보내는 토요일 오후.

 

그렇다고 완전히 집에만 있었던 건 아니고, 일어나서 잠깐 동네 기어나가 먹거리와 약 따위 사옴.

 

 

12월에 프라하 갔을 때 카페 에벨에서 사온 찻잔. 같은 디자인으로 아주 작은 에스프레소 잔을 그전에 사와서 쓰고 있는데, 이번에는 한 사이즈 더 큰 커피잔을 샀음. 에벨은 커피 전문이라서 잔들의 사이즈가 커피에 최적화되어 있긴 하지만 난 에스프레소 잔이고 카푸치노 잔이고 라떼 잔이고 뭐고 그냥 다 차 우려서 따라 마신다...

 

그래도 사실 홍차에 최적화된 찻잔과 커피잔은 모양이나 크기 자체가 다르긴 해서 에벨에서 사온 잔을 쓸 떈 '아, 커피도 좀 마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 란 생각이 들긴 한다. (커피 카페인에 취약해서 커피 안 마시는 자)

 

 

 

 

 

 

어린 시절 닳도록 읽곤 했던 기사 이야기인 아이반호가 얼마전 완역되어 나와서 옛 추억을 되살릴겸 주문. 간밤에 도입부 좀 읽다 잤다. 역시 재미있음.

 

옛날에 어린이용 축약본을 읽고 또 읽을때마다 어린 마음에도 주인공인 아이반호에 대해선 '뭐야 하는 일도 별로 없고 맨날 부상당해 쓰러져 있어...'라고 생각했었고 로웨나 공주보다는 불쌍한 레베카를 훨씬 좋아했다. 그리고 어릴 때야 나쁜놈을 싫어하므로 성전기사 길베르를 최악의 나쁜 놈으로 죽어마땅하다 생각했었지만 그러면서도 그가 레베카를 갈망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이입되어 '레베카... 그냥 저넘 마음을 받아주고 둘이 잘 살면 안되니.. 저깟 아이반호 따위 걍 공주한테 넘기고...' 란 생각도 들었었음. 지금 다시 좀 훑어보니 그 생각이 더더욱 강해지면서... 주인공보다 길베르가 더 멋있다! 하는 마음이 든다!

 

 

 

 

 

 

 

프라하 티숍에서 사온 찻잎 몇봉지. 세심한 시향 끝에 대여섯 종류만 골랐었다. 절반은 2집에 가져다 놓았고 이건 화정 집에 남겨둔 것. 오늘은 왼쪽의 히말라야 다즐링 우려 마심.

 

 

딸기 케익이니까 빨간 영양 그림 그려진 로모노소프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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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1. 23:12

작고 붉은 말 2017-18 praha2019. 1. 21. 23:12



카페 에벨. 안쪽 벽의 오목한 구석에 작은 말이 한 마리 있었다. 벽은 바랜 황금빛과 검정색과 붉은색이다. 작은 말도 붉은색이었고 흐릿한 램프 불빛을 받아 따스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카페에 수십번 드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 저 말이 들어온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어쩌면 예전에는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저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지난 12월,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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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곳! (비록 카페 라떼지만 ㅋㅋ)


눈 펄펄 온다... 에벨 창가에 앉아 라떼랑 모짜렐라 루꼴라 흑빵 샌드위치로 아점 먹는 중. 아흑 맨날맨날 여기서 아침 먹고파...


그건 그렇고 눈이 계속 오네ㅠㅠ 방에 가서 우산 가지고 나와야 하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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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20. 01:29

오늘 하루 한장으로 요약~ 2017-18 praha2018. 12. 20. 01:29




스케치로 다 그려놔서 오늘 메모 쓰기 귀찮아짐 ㅋㅋ



프라하 성이랑 비투스 성당 별로 안 좋아해서 엄청 성의없게 그림(글고 색깔도 우중충해서 더 어려워 ㅜㅜ) 젤 정성들여 그린 건 카페 에벨의 모짜렐라 페스토 루꼴라 베이글임ㅋㅋ(애정도에 따라 그림의 정성이 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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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05:57

어둠에 잠긴 카페 에벨 2017-18 praha2018. 12. 19. 05:57





건너편 멀리서 폰으로 찍어서 화질은 별로지만 부드러운 그림 같은 느낌이 있어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어둠도 스며 있고 빛이 있다. 저녁에 생수랑 절인 올리브 등을 사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살짝 소심하게 찍음(왜 소심하게 찍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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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00:10

미니 에벨 2017-18 praha2018. 12. 19. 00:10




여기는 카프로바 거리의 카페 에벨. 여기는 앉아서 마시기는 어렵고(아주 작다) 주로 원두나 초콜릿을 판매한다 :) 작년까진 창가 테이블이 하나 있어서 거기 앉아 코코아 마셨는데 이번에 가니 없어짐 ㅠ 여기선 선물용 원두 한봉지랑 내가 쓸 찻잔 사서 나옴


​​




요렇게 조그맣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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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7. 05:13

카페 에벨에 앉아서 2017-18 praha2018. 12. 17. 05:13




나는 지금 카페 에벨의 제일 안쪽 구석 테이블에 앉아 있다. 창가 테이블은 아니다. 대신 테이블의 높이나 의자는 타이핑하기에 훨씬 편하다.



몇년 전에도 이 자리에 자주 앉곤 했다. 그때 나는 이 카페에서 3분 거리에 있는 바로 옆골목인 릴리오바의 어느 아파트에 두달 동안 머무르고 있었다. 노트북을 들고 에벨에 드나들었고 차를 마시며 글을 쓰곤 했다. 당시 나는 여기 앉아서 약 200페이지 가량의 경장편 중 1부와 2부를 썼다. 수용소와 보안위원회 요양소에서 미샤가 겪는 이야기에 대한 소설이었다. 이따금 블라지미르 마야코프스키의 시집을 들고 와 읽기도 했다.



지금은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와 태블릿용 키보드를 치고 있고, 소설 대신 블로그의 오늘 메모를 적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나도 평온하고 또 친밀하다. 집에 돌아온 기분이다.



에벨은 글을 쓰기 좋은 곳이다. 수많은 카페들을 다녀보았지만 이곳만큼 글을 쓰기 좋았던 카페는 없었다. 이곳의 어떤 공기가 나와 공명한다. 붉은색과 검은색, 아주 조금만 쓴 터키 블루 색깔 때문인지도 모른다. 단 하나 뿐인 창가 테이블의 특별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카페 에벨에 돌아와서 기쁘다.



..



프라하에 이번이 몇번째인지 기억이 안나서 순서대로 헤아려본다. 처음엔 2006년 11월말에 왔었다. 모든 것이 생소했다.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처음 나와본 외국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곳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와서 열흘 동안 혼자 머물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에벨이 있는지도 몰랐다. 내게 프라하의 첫 인상은 차가운 도시였다. 겨울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여행과 출장의 경험치가 쌓이기 전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2010년 11월, 출장 때문에 3일 정도 머물렀다. 이때는 주로 일을 하러 다녀서 별다른 추억이 없다. 가기 싫은 출장이었다. 당시 수술을 받은지 한두달 밖에 안 된 상태였고 출장 목적이나 내용도 그다지 영양가 있는 게 아니었다(터키 앙카라에 갔다가 프라하와 카를로비 바리에 가는 일정이었는데 하여튼 출장이라 힘들었다)



12년 여름에 쥬인과 함께 휴가를 왔었다. 그때가 젤 재밌었던 것 같다. 둘이 엄청 쏘다니고 즐거웠다.돌이켜보니 그게 쥬인과 갔던 마지막 여행이었다. 이듬해 봄에 쥬인이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13년 2월에 다시 와서 릴리오바 골목에 숙소를 잡고 두어달 동안 머물렀다. 그때 나는 휴직 중이었다. 몸과 마음이 아팠다. 글을 다시 쓰고 있었다. 카페 에벨은 이때 알게 되었고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들렀다.



그리고 16년 가을. 그때도 무척 힘들었다. 사실, 13년 당시보다 훨씬 어렵고 고통스러웠다. 빛으로 가득한 프라하가 위안이 되어 주었다.



작년, 17년 봄. 날씨가 무척 좋았다. 중간에 드레스덴에 가서 영원한 휴가님을 만나 즐거웠다.



지금, 18년 12월. 그러면 몇번째인가, 7번째네. 정말로 뻬쩨르 다음으로 많이 왔다. 몇몇 골목들은 구석구석 알고 있다.



물리적인 숫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숫자를 헤아려본 것은 이번에 말라 스트라나부터 시작해 도시 몇몇 장소를 돌아다니고 예전에 좋아했던 음식들을 맛보면서 느꼈던 감각 때문이었다. 익숙함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나이를 먹고 기쁨의 감각이 퇴색했기 때문인지, 다시 걷고 느끼는 프라하는 전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답지 않았다. 골목도, 음식도, 좋아했던 카페들도. 아마도 겨울에 말라 스트라나에 묵어서인지도 모른다. 어제 첫 숙소에서 가방을 꾸리면서, 오늘 말라 스트라나와 캄파를 걸어다니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프라하는 이제 한동안 안 와도 될 것 같아’



그 느낌은 오늘 오후에 숙소를 옮겨온 후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와 불빛들, 첨탑의 휘황한 풍경에 매료되었을 때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새로 옮겨온 숙소는 에벨과 같은 건물에 있는데 작은 레지던스 아파트 호텔이다. 첫 숙소에 비하면 궁전 같긴 한데 내 방이 1인용 스튜디오라 그런지 1층에 있고 리셉션에 면하고 있어서 어딘지 좀 무방비 상태인 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짐을 풀다가 너무 피곤해져서 ‘에벨은 그냥 내일 갈까, 바로 옆인데 뭐’ 하고 푸념하다 그래도 편한 짚업과 진으로 갈아입고(바로 옆이니까 두꺼운 옷 안 입어도 됨!) 카페에 왔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맴돌고 있던 무감각과 씁쓸함과 퇴색된 듯한 느낌을 잊는다. 카페 에벨은 익숙하고 또 친밀한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 익숙함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것은 일종의 집과 같은 느낌이다.




에벨 역시 빛으로 가득한 아침이나 낮이 더 좋다. 하지만 어두컴컴해진 저녁에 안쪽 테이블에 앉아 타이핑을 하다 보니, 역시 겨울 무렵 머물렀던 그 몇년 전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곳은 나의 공간이라는 작은 충만감에 잠기게 된다.



아마도 바로 이곳 때문에, 그리고 이 감각 때문에 나는 다시, 또 다시 프라하에 돌아오곤 하는 것 같다. 뻬쩨르를 프라하보다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긴 하지만 그곳에는 이런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게 유일무이한 곳이다, 카페 에벨.



..




사진은 나가기 직전에 찍은 것. 첨엔 꽉 차 있었으나 저녁늦은 시간이 되자 어느새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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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8. 21:15

5월의 프라하 골목들 2017-18 praha2018. 11. 28. 21:15




작년 5월말. 프라하 구시가지 골목들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몇 장.

















이때만 해도 나의 저 빨간 샌들은 거의 새 것이었음. 올 여름까지 줄창 신고 다녀서 지금은 색이 많이 바랬다.






이건 카페 에벨 야외 탁자 :) 






에벨 맞은편 건물. 창문에 카페 에벨이 비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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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2. 23:36

프라하 카페 창문들 2017-18 praha2018. 5. 2. 23:36









카페 에벨 창 밖 테이블에 앉아 있던 멋진 진저헤어 여인. 작년 6월.








도브라 차요브나. 이것도 작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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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9. 23:33

나의 에벨 2016 praha2018. 4. 9. 23:33





카페 에벨. 프리하. 2016년 가을.



너무 피곤하고 일에 찌들어 있으니 마음의 위안을 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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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2집에 내려왔다. 오후의 차 한 잔.







지난주에 내 기분이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이 깜짝선물했던 빨간 장미꽃다발이 나를 맞이하여 주었다. 2집에 들어가면 장미가 있다는 사실 덕에 들어올 때 덜 우울했다.



장미꽃다발이 꽤 컸기 때문에 줄기 아래를 잘라내고 시든 잎사귀들도 쳐낸 후 3등분 해서 각각 꽃병과 페리에 병과 아주 조그만 푸딩 유리병에 나누어 꽂았다. 2집은 원룸이지만 책상 위에도, 침대 곁 테이블 위에도, 텔레비전 옆에도 붉은 장미가 자리잡고 있게 되었다. 붉은 장미는 신이 내린 완벽한 선물 같은 존재이다.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초여름에 프라하 갔을 때 에벨에서 사왔던 조그만 잔 꺼냈음. 원래는 에스프레소 잔이지만 난 그냥 찻잔으로도 쓴다. 조금씩 조금씩 부어서 마신다.


















장미꽃과 꽃돌이 슈클랴로프님은 항상 잘 어울림 :)





이건 오전에 별다방 들렀을 때. 무료 음료 쿠폰 기한이 오늘까지라 들렀다.





집에서 싸온 빵 약간과 바나나, 그리고 차이 티로 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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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서 쉬었다.

 

 

 

 

 

지난 5월에 프라하 갔을 때 사왔던 할바. 두개 사와서 하나 먹고 하나는 아껴두었었다. 오늘 개봉.

 

 

 

 

마음이 많이 진정되긴 했어도 역시 아직 좀 울적하긴 해서 위안을 위해 카페 에벨 찻잔 꺼냄.

 

 

 

 

 

 

 

 

 

 

 

 

 

 

 

 

오랜만에 등장하신 쿠마님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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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5. 00:01

나의 카페 에벨 2017-18 praha2017. 7. 5. 00:01






잠들기 전. 문득 무척 그리워서 올려보는 카페 에벨 사진. 6월 프라하 떠나기 전날이랑 떠나는 당일에 폰으로 찍은 사진 몇장.








카페 주인이 키우는 귀염둥이 코기. 이름 들었는데 그새 까먹었어ㅠㅠ 사내아이랬는데 이름은 살짝 여자이름 같았는데ㅠㅠ


















내가 가본 모든 카페들 중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나는 여기 와서는 무슨 글이든, 쓰게 된다. 드물고 아름다운 곳이다. 모든 것이 나의 취향에 들어맞는 곳. 에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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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프라하에 갔을 때 카페 에벨에서 에스프레소 잔 하나랑(http://tveye.tistory.com/6629) 커피잔 하나를 사왔다. 에스프레소 잔은 2집으로 가져가고 커피잔은 화정 집에 두었다. 바로 이것. 파란색이 시원해서 좋다.

 

 

작년에 사온 게 카푸치노 잔(http://tveye.tistory.com/6173)이라 이것보다 조금 사이즈가 더 크다. 그러나 사실 셋다 커피잔이라 찻잔이랑은 약간 사이즈가 안 어울리긴 한다. 카푸치노잔보다 더 큰 건 라떼 잔이었는데 그건 정말 국그릇처럼 컸고 손잡이가 없어 포기했다. (손잡이 없는 잔으로 못 마심. 뜨거운 걸 못 잡기도 하거니와 손이 작아서...)

 

 

 

 

 

 

 

작년으로 개점 20주년이 되어서 기념으로 이 문구를 인쇄한 듯하다. 작년에 갔을 때 카페에서 내준 잔에는 이 문구가 없었던 것 같음.

 

 

 

 

 

 

 

 

 

 

 

 

 

 

 

 

 

 

 

오랫동안 방치되어 삐치고 또 삐친 쿠마님을 달래기 위해 딸기 케익 조공

 

 

 

 

쿠마 : 으하하하하!! (반색)

 

 

 

 

쿠마 : 딸기케익 하나로는 모자라!! 내일도 사와!!

 

토끼 : 내, 내일 나는 다시 새벽기차 타고 시골에... 너를 방치해야 하는데.. ㅠㅠ

 

쿠마 : 뭣이!! 아르르르륵!!!

 

 

..

 

 

 

 

 

 

이건 쥬인 만났을 때.

 

나는 보통 더워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데 이때는 너무 후덥지근하고 덥고 버스 멀미를 심하게 해서... 오렌지에이드를 시켰었다. 쥬인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런데... 예뻐보이는 이 사진과는 달리... 저 오렌지에이드는 환타 맛이었다 ㅠㅠ

 

그런데 오렌지 과육이 조금 씹히는 것 같았다.

 

결론 : 델몬트 + 탄산수 ㅠㅠ

 

으흑, 내가 만드는 오렌지에이드가 백배 맛있어 어헝헝

 

 

 

 

그래도 때깔만 보면 시원하고 맛있어 보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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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티 타임은 2집 창가 테이블에서.






이번에 프라하 갔을 때 카페 에벨에서 찻잔을 두개 사왔다. 하나는 에스프레소 잔, 하나는 카푸치노 잔. 둘다 찻잔으로 쓰기에는 조그맣지만 에벨은 원래 커피 전문 카페라서.. 그리고 작은 잔은 또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이 에스프레소 잔은 드레스덴에서 영원한 휴가님 만났을때 선물로 드렸던 잔이랑 똑같은 녀석이다. 쌍둥이~ 그러니까 나의 손이 닿았던 디자인의 이 잔은 지금 여기 2집에도 있고, 프라하의 카페 에벨에도 있고, 빌니우스의 영원한 휴가님 댁에도 있는 것이다 :) 그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건 작년에 프라하 갔을 때 도브라 차요브나에서 사왔던 파란색 세라믹 잔. 이번에 사온 빨간 세라믹 접시나 그 빨간 세라믹 잔이랑 다들 형제들이다. 잔이 조그맣기 때문에 가끔 이렇게 체리 몇알 담아 먹기 좋다. 색깔 대비 보는 것도 좋고.





동네 타르트 가게에서 사온 자몽망고 타르트. 망고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타르트는 맛있음.















열두시 반 즈음이라 꽤 이른 티타임이었다. 차 우려마시고 타르트와 체리를 먹으며 책을 읽었다.





실은 오늘 아침 일찍 깨버렸다. 그래서 오전 9시에 동네 별다방에 가서 아침 먹었다.








일찍 가니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있어서 주문해봤는데 맛이 나쁘진 않았지만 가격 대비 너무 부실하다. 내가 만드는 샐러드가 백배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치즈 과일 샐러드랑 차이 티만 먹으면 빈속에 속 쓰릴 것 같아서 데운 크루아상도 한조각 시켜서 먹었다. 브런치 할인이 되긴 했는데 솔직히 이거 좀 돈 아깝고 부실... 스타벅스는 크루아상이나 빵류 중 맛있는 거 별로 없음. 비싸기만 하다. 요 몇주 동안은 사이렌 오더로 주말에 음료랑 푸드 같이 주문하면 무료 아메리카노 쿠폰을 준다. 나는 커피를 안 마시지만 그래도 쿠폰을 받으면 커피 좋아하는 쥬인에게 쾌척할 수 있으니 그냥 사이렌 오더로 주문했음. 나는나는 쥬인에게 잘해주는 착한 토끼~~







원래 아침 일찍 가서 좀 한적한 별다방에서 글도 쓰고 책도 읽으려 했는데... 아침이라 머리가 안 돌아가서 집중이 잘 안됐다. 그래서 글은 한줄도 못 썼고 책만 좀 읽다 나왔음.



그리고는 집에 와서 맨 위처럼 좀 이른 오후 티 타임을 한 후... 낮잠 잤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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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8. 22:13

타는 듯한 색채들 2017-18 praha2017. 6. 18. 22:13







나는 불타는 듯한 색채들, 쏟아지는 듯한 색채들, 선명하고 대조적으로 모여들고 확장하는 다색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변화하는 색채들을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정말 끌리는 것은 완벽한 열대의 색채들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채들에게는 저마다의 이름이 있고 어울리는 장소와 시간이 있는 것 같다.



5월말에서 6월초.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던 프라하 거리들에서 발견한 색채들 사진 몇장.































그리고 카페 에벨은 내가 좋아하는 색채들로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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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7. 22:21

드래곤 라떼 2017-18 praha2017. 6. 17. 22:21

 

 

이번에 프라하에서 료샤랑 레냐 만났을 때 에벨에 같이 갔다. 전에도 같이 간 적이 있었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에벨에 자주 갔기 때문에 점원 몇명이랑도 안면 트고 친해졌다. 그래서 어느날 생글생글 잘 웃는 친절한 점원이 나에게 이렇게 멋있는 라떼아트를 보여주었다.

 

 

 

레냐랑 나랑 완전 흥분~

 

말 그리려다 용이 됐다는데 그래선지 말도 닮았고 용도 닮았다. 그래서 내가 호스-드래곤, 아니면 유니콘이라고 농담을했더니 점원도 막 웃었다.

 

그리고...

 

 

 

 

 

 

 

 

 

 

 

 

 

 

 

흑흑... 야만적인 놈... 용 살인마 료샤...

 

 

..

 

 

근데 잘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성 게오르기는 용을 무찌른 성자인데!!! 아, 아니야... 료샤는 성 게오르기랑 하나도 안 닮았어 흐흑... 그 용은 서양 전설의 악마 용이고 저 라떼의 용은 우리나라 용 닮았단 말이야 어헝헝...

 

 

멋있는 용이 한순간에 아빠 입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에 충격받은 레냐는 10여분 동안 삐쳐서 아빠랑 말도 안 했음 ㅋㅋ 그래서 내가 (양갱으로) 달래 주었음.

 

 

료샤는 여전히 나랑 레냐가 왜 그거 가지고 그렇게 짜증냈는지 이해 못하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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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4. 09:24

떠나는 날의 산책 2017-18 praha2017. 6. 14. 09:24




지난주 월요일. 체크아웃 후 택시시간까지 너댓시간이 남았었다. 나는 트램을 탔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좀 걷고, 도브라 차요브나와 에벨에서 남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때 폰으로 찍은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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