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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16. 20:51

아스토리야, 비오던 날 2017-19 petersburg2019. 5. 16. 20:51





비오는 날, 창 밖으로 보이는 이삭 성당의 황금 쿠폴. 작년 가을, 아스토리야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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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3. 27. 23:08

열려 있는 창문 2017-19 petersburg2019. 3. 27. 23:08





가을. 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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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3. 20. 22:15

모스크바 요양소, 재판 about writing2017. 3. 20. 22:15

 

 

아래 발췌한 글은 이전에 가끔 올렸던 미샤의 수용소 이야기 일부이다. 소설은 레닌그라드 수용소의 1부, 모스크바 요양소의 2,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수용소 간수 흘레브니코프, 2부는 미샤의 후원자인 정치가 게오르기 벨스키가 심리적 화자로 등장하고 3부는 미샤의 친구인 스타니슬라프 일린이 1인칭 화자로 등장한다. 1~3부 모두 토막토막 발췌해 올린 적이 있다.

 

아래 글은 2부의 거의 도입부이다. '거의'라는 말을 쓴 이유는 이 앞에 벨스키와 요양소장이 나누는 대화가 몇장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정치가이자 미샤의 예술적 후원자 중 하나인 게오르기 벨스키가 미샤의 병실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내가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들이다.

 

게오르기 이바노비치는 벨스키의 이름과 부칭이다.

 

게르만 알렉세예비치는 스비제르스키의 이름과 부칭이다. 이 사람에 대해서는 전에 여러번 발췌한 적이 있다. 역시 정치가로 미샤의 후원자이며 벨스키와는 달리 미샤와 끈끈하고 격렬한 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 이름과 부칭을 함께 부르면 존칭의 의미가 된다.

 

 

..

 

 

내가 그를 수용소에 보내고 어둠 속으로 밀어넣고 고통을 겪게 한 것은 그때 그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가 그때 써야 했던 것이 그런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접근방법은 무수하게 달라질 수 있다. 문체도, 시점도, 심지어 사건이나 플롯, 슈젯조차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아직은.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햇살이 밝고 뜨거운 여름 오후였지만 병실은 서늘했고 어둑어둑했다. 창문은 커튼으로 완전히 가려져 있었고 불도 꺼져 있었다. 모이세예프는 스위치를 올려 천정의 등을 켰다. 밝은 빛이 몰려들어오자 담당 의사인 올가 파나예바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지만 벨스키 쪽을 힐끗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이세예프는 곧 나갔지만 파나예바는 병실에 남아 있고 싶어 했다. 벨스키가 단독 면담이 필요하다고 얘기하자 그녀의 표정이 조금 더 일그러졌다.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파나예바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 10분. 더는 안 됩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앉거나 피부 접촉을 하지 마세요. 심문이 아니라 순수한 면담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허가해 드리는 겁니다. 다그치거나 소리를 지르셔도 안 됩니다. 아직 정상이 아니에요. 저는 문 밖에 있을 테니 조금이라도 이상한 징후가 보이면 부르세요. ”

 

 

 게오르기 벨스키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파나예바를 응시했다. 그녀는 일반적인 의사처럼 이야기하지 않았다, 마치 아픈 자기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처럼 굴었다. 하긴 이전에도 미샤는 많은 여자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았으므로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심지어 벨스키의 아내도 미샤를 좋아했다. 미샤가 볼쇼이에서 춤췄던 77년에는 한 달에 두 번 가량은 그를 집으로 불렀고 직접 저녁을 만들어 먹이기까지 했다. 정작 친아들 두 명에게는 그렇게 살갑게 대한 적이 없었으므로 벨스키는 그녀가 뒤늦게 젊은 무용수를 향한 사랑에 빠졌다고 놀리곤 했었다.

 

 

 “ 당신은 이해 못해요. 걔에게는 엄마처럼 보살펴 줄 사람이 필요해요. 제대로 된 가족의 사랑도 못 받고 컸으니 안됐잖아요. ”

 

 “ 레닌그라드에 어머니가 있는데. ”

 

 “ 어릴 때부터 기숙학교에 있었잖아요. 형제도 없고. ”

 

 

 그는 아내가 이번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는 크레믈린이나 정치국, 의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결코 집에서 말을 꺼내지 않았고 아내도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간섭하거나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번 일만큼은 아내가 분명히 한 마디 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심지어 벨스키는 그녀가 낮게 숨을 몰아쉬며 ‘오, 이 가엾은 것. 어쩌면 좋아’ 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얼핏 들었던 것 같았지만 물론 모른 척하고 지나쳤다.

 

 

 파나예바는 거의 연극적 제스처에 가까울 정도로 두드러지게 손목을 들어 올려 시계를 보더니 병실을 나갔다. 그녀는 문을 닫지도 않았다. 아마도 고의적이었을 테지만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이세예프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문을 밀어 닫았다.

 

 

 미샤는 몸을 반쯤 일으킨 채 고개를 창 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벨스키가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문가 쪽으로는 눈 한 번 돌리지 않았다. 침대 등받이가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는데다 가슴에 띠가 채워져 있는 것을 보니 스스로 몸을 일으킨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마비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자세를 바꿔주고 있는 것 같았다. 다리는 모포에 덮여 보이지 않았지만 윤곽을 보니 왼쪽 무릎을 세우고 있는 듯 했다.

 

 

 벨스키는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이름을 불렀을 때에도 미샤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목소리를 조금 높여 이름과 성을 함께 부르자 미샤가 어깨를 희미하게 움찔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벨스키는 굳이 모이세예프나 파나예바의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미샤가 어떤 모습일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전에도 약물 쇼크를 일으켜 며칠 동안 사경을 헤맸던 환자를 본 적이 있었다. 게다가 사진. 그 문제의 사진이 있었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 그는 눈을 감고 있었고 전혀 의식이 없었다. 벨스키는 차라리 사진이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완전히 텅 비고 초점이 없는 눈을 마주하자 잠깐 욕지기가 일었다.

 

 

 “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군. 날 알아보겠나? ”

 

 “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

 

 

 미샤가 그의 이름을 천천히 발음했다. 말을 한다기보다는 음절을 조약돌처럼 내뱉었지만 그렇게 끔찍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여전히 나직하고 부드러운 저음으로 말했다. 다만 훨씬 작고 약하게 속삭였을 뿐이었다. 스카프를 입에 대고 말하는 것 같았다.

 

 

 “ 그래도 눈이 보이긴 하는 것 같군. 다행인데. ”

 

 

 “ 목소리를 아니까요. ”

 

 

 미샤가 벨스키 쪽으로 몸을 좀 더 돌렸다. 느리게 감기 버튼을 눌러놓은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그리고는 허리를 세워 똑바로 앉으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벨스키는 어깨를 잡아주려다 파나예바의 경고를 떠올리고 한 발짝 물러나 의자에 앉았다.

 

 

 “ 아니, 그냥 기대 있는 게 좋겠는데. 의사가 억지로 움직이면 안 된다고 하더군. ”

 

 

 미샤는 그 말을 무시하고 결국 똑바로 일어나 앉았다. 무리한 움직임 때문에 창백했던 얼굴에 희미한 핏기가 돌았지만 곧 사라졌다. 벨스키는 침대에 고정된 띠가 가슴을 팽팽하게 압박할 것을 우려해 고리를 풀어주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이 너무 야위어서 마음만 먹는다면 띠에서 그대로 빠져나와 바닥에 내려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왜 오신 거죠? ”

 

 

 심지어 그런 상황에서도 미샤 야스민은 여전히 단도직입적이었다. 벨스키는 총살대나 전기의자에 끌려가도 그런 식으로 굴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최근 그가 받았던 약물 교화를 생각하며 말을 바꿨다.

 

 

 “ 모이세예프가 아무 말 안 해주던가? ”

 

 “ 그게 누구죠? ”

 

 “ 여기 소장. ”

 

 “ 소장 이름은 글루크인데. ”

 

 

 벨스키는 잠시 그 젊은이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 여긴 레닌그라드가 아니야. 일주일 전에 모스크바로 옮겨왔잖아. 수용소가 아니라 요양소야. 기억 안 나나? 조금 전까지 같이 있었던 여자는 자네 담당 의사고. ”

 

 “ 올가예요. ”

 

 

 미샤가 잘못된 문법을 정정해 주듯 참을성 있고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 그래, 올가. 글루크의 수용소에 여의사가 있을 리가 없잖아. ”

 

 “ 왜 모스크바에 와 있지? ”

 

 

 미샤는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오른손을 이마에 갖다 댔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는 무대 위에서 발레리나를 상대로 마임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벨스키는 그의 왼팔이 아무런 힘도 없이 베개 위에 늘어져 있는 것을 보면서 모이세예프가 마비 증세에 대해 꽤 교묘하게 설명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른팔은 제대로 쓸 수 있다고 했지만 왼쪽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다리를 움직일 수는 있지만 일어서거나 걷지는 못한다고 했다. 아마 혼자서 몸을 완전히 뒤집을 수도 없는 상태인 것 같았다.

 

 

 “ 자네 아주 아팠었어. 며칠 의식이 없었지. 스비제르스키 의원이 센터에 들렀다가 그걸 보고 이쪽으로 옮긴 거고. 그 얘기는 못 들었나? ”

 

 

 그 이름을 듣자 미샤가 눈에 띄게 몸을 움츠렸다. 멍하게 눈을 깜박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 꿈이었던 것 같은데. ”

 

 “ 혼수상태였으니까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 ”

 

 “ 함께 오셨어요? ”

 

 “ 아니. 게르만 알렉세예비치가 오는 편이 더 좋았을까? ”

 

 

 미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팽팽하게 당겨졌던 입술이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보니 안도한 것 같았다. 벨스키는 그 건방진 젊은이가 누군가를 두려워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그런 기색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는.

 

 

 “ 왜 오셨어요,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

 

 “ 파리 때문에. 그 외 다른 문제도. ”

 

 “ 파리? 모스크바라고 하셨잖아요. ”

 

 

 벨스키는 언제까지 미샤와 이런 식으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엉망으로 뒤엉켜 있는 머릿속에 간단하게 정보들을 밀어 넣기로 했다.

 

 

 “ 여기 오기 전에. 글루크가 있는 수용소에 가기 전에. 파리에 갔었잖아. 그 니진스키 트리뷰트 때문에. 그 전에는 뉴욕에 갔었고. 자네 그 파리에서 도망쳤었잖아. 그래서 문제가 생겼지. 돌아와서 재판 받았잖아, 그래서 그 수용소로 보낸 거고. ”

 

 

 미샤가 오른손을 뻗어 허공을 두어 차례 휘저었다. 눈에는 여전히 초점이 없었다.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가볍게 흔들자 거무스름한 멍들로 뒤덮인 목덜미가 드러났다. 맞아서 생긴 상처 같지는 않았다. 그곳을 맞았다면 쇄골이 부러졌을 터였다.

 

 

 “ 도망치지 않았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러 갔었을 뿐이에요. ”

 

 

 갑작스럽게 미샤가 아주 또렷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 비공개 재판에서도 아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무도 그를 변호하려고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미샤는 직접 변론을 했다. 극장 동료들 몇몇이 유리한 증언을 해주려고 자원했지만 모두 자격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참석을 금지 당했다. 벨스키는 그 재판의 일지와 보고서를 훑어보았지만 중간 쯤 읽다가 그만두었다. 미샤의 변론 대부분에는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나마 끝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 재판관이 그의 발언을 중단시킨 후 휴정을 선언했고 30분 만에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벨스키는 그런 종류의 재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 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정말 도망친 거였다면 지금 여기 있지도 않았겠지. 그래도 기억이 되살아난 것 같군. 자네 소환됐을 때 파리에서 시끌시끌했던 건 생각나나? 호텔 앞부터 공항까지 피켓 시위자들이 몰렸었지. 기자들도. 자네 가고 나서 그 시위가 좀 커졌거든. 게다가 이상한 오해가 생겼지. 헛소문이 퍼져서 상황이 좋지 않았어. ”

 

 “ 무슨 소문이요? ”

 

 “ 뻔하잖아. 자넬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 처박았다는 얘기. 벌써 루뱐카에서 총살했다는 얘기. 제국주의자들 입맛에 맞는 얘기들. ”

 

 “ 그게 제국주의자들 입맛에 맞는 얘기예요? ”

 

 

 미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몸을 가누기가 힘든 듯 점점 어깨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지고 있었다. 볼품없이 들쭉날쭉 잘린 검은 머리칼이 한 움큼 이마 위로 흘러내려왔다.

 

 

..

 

 

 

 

 

 

이 면회 후반부의 대화를 약간 발췌한 적이 있다. 그건 여기 :

http://tveye.tistory.com/5589 (체제의 이름, 비행사, 천사 이름 붙은 도시)

 

 

..

 

 

맨 위 사진은 프라하 성 이르지 성당. (성 게오르기)

아래 사진은 프라하 아녜슈카 성당 사진. 둘다 작년에 내가 찍은 것.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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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1. 3. 13:18

창가의 작은 눈사람 2016 praha2017. 1. 3. 13:18

 

프라하. 9월. 요세포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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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2. 20. 22:40

위안의 푸른 어스름과 금빛 창문 2016 petersburg2016. 12. 20. 22:40

페테르부르크. 궁전광장 주변 어느 건물의 창문,

이날은 흐렸고 눈발이 날렸다. 그래서 여느때보다도 더 어스름이 일찍 찾아왔다. 오후 세시 즈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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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1. 19. 22:51

수용소 면회실에서, 얼룩들, 왜냐하면 about writing2016. 11. 19. 22:51

 

 

 

 

아래 글은 3년 전 프라하에서 쓰기 시작해서 서울에서 마무리한 중편이다.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2부는 프라하에서 썼고 3부는 서울에 돌아와서 썼다. 여기서 나는 나의 주인공 미샤가 체포된 후 레닌그라드 정신교화 수용소와 모스크바 비밀 클리닉, 그리고 면회실에서 겪는 일들을 다뤘다.

 

사실 이 이야기는 원래 쓰고자 했던 가브릴로프 본편에서 간단한 회상 정도로만 처리하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나는 프라하에서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그것은 나에게 옳았다. 그때는 2013년이었다. 지금의 정부가 들어선 해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고민과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민으로 괴로워하고 있었고 지금처럼 잠시 회사를 쉬고 있었다.

 

그때도 나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지는 않았었다. 나는 글을 썼고 수면으로 올라왔고 회사로 돌아갔다.

 

그때 이 글을 썼던 것이 나에게 필요했듯, 지금도 아마 어떤 다른 종류의 글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종류가 됐든 결심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발췌한 내용은 소설의 3부이다. 주인공 미샤의 절친한 친구인 스타니슬라프 일린이 모스크바 KGB 비밀병원의 면회실에서 미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일어나는 일이다. 일린은 전에 발췌한 글들에서 여러번 등장한 적이 있다. 모스크바 토박이, 볼쇼이 극장 무용수 출신의 유능한 안무가이며 미샤의 얼마 안되는 진짜 친구이다. 이전에 일린과 그의 어린 딸 라라, 미샤가 등장하는 부활절 단편을 전문 게재한 적이 있다. 이 면회실에서의 일린과의 대화 역시 토막토막 발췌한 적이 있다.

 

 

내가 왜 지금 이 부분을 발췌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 그건 얼마 전 내가 소년 시절의 미샤와 심문관 그라도프의 이야기(http://tveye.tistory.com/5348 : 사제 없는 고해. 심문관의 독백, 혼자 다니는 사람, 집단주의) 를 올렸던 이유와 많이 겹치겠지. 그리고 지금이 바로, 여기가 바로 저곳이며 저때나 다름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중간에 언급되는 라라와 아냐는 일린의 두 딸이다.

 

벨스키는 미샤를 후원하는 공산당 고위 간부 중 하나이다. 전체 이름은 게오르기 벨스키. 정치적으로 온건파이며 미샤를 이후 수용소에서 빼내 소도시 가브릴로프로 유배시키도록 힘쓰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전에 등장했던 게르만 스비제르스키나 드미트리 마로조프와는 달리 미샤와 사적인 관계로 얽혀 있지는 않다. 이 소설의 3부에서 일린을 클리닉에 보내 미샤를 면회할수 있도록 해준 것도 벨스키이다.

 

지나는 미샤의 키로프 발레단 시절 파트너 발레리나인 '지나이다'이다. 전에 지나에 대한 얘기도 두어번 발췌한 적이 있다.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이제 미샤는 왼쪽 어깨를 천천히 여러 번 돌리면서 깊고 불규칙한 호흡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아프다고 하지는 않았다. 내 앞에서조차 그는 아픈 것을 제대로 인정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내 곁에 앉아 있는 그 야윈 몸으로부터 점점 열기가 퍼져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창백한 얼굴에는 사람을 홀리던 아름다움이 여전히 반쯤은 남아 있었는데 어쩐지 그건 인위적이고 비정상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아마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눈 때문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뺨과 이마 위로 물감을 끼얹은 듯 번지는 홍조 때문일지도.

 

 나는 그의 오른쪽 손등을 감싸 쥐었고 그 타는 듯한 열기에 놀랐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얼음장처럼 차갑던 손이었다.

 

 

 “ 너 괜찮아? ”

 

 “ 그럼. ”

 

 

 그는 내 앞에서 제대로 된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짧은 단어를 내뱉는데도 숨을 헐떡였다. 나는 그의 목을 칭칭 감고 있는 스카프를 풀어 주었다. 열이 올라 답답한 것 같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그 조잡한 색깔의 천 조각을 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스카프를 풀어서 소파 한켠에 내던져버렸을 때 미샤는 두어 번 기침을 하더니 한결 깊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진작 풀어버릴 걸 그랬다고 말해주려다 나는 잠시 그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 애의 턱 아래와 목덜미 전체에 멍이 가득했다. 짓밟힌 듯, 뭉개진 듯, 끔찍한 색깔과 이상한 모양의 일그러진 얼룩들이 눈 위의 발자국처럼 찍혀 있었다. 그건 심지어 붉은색도, 보라색도 아니었다. 엉망으로 더럽혀진 진흙탕 같았고 토사물 같았고 빛바랜 잉크, 지저분하게 번진 커피 얼룩 같았다. 두드러지게 튀어나온 쇄골 전체가 라라의 첫 유화 수업 팔레트처럼 우중충하게 뒤섞인 어둡고 음산한 얼룩들로 띠를 두른 것처럼 보였다.

 

 

 미샤는 숨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어서 한동안 내가 자신을 그렇게 보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마침내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도 아직 초점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 시선을 본다기보다는 느낀 것 같았다.

 

 

 “ 왜? ”

 

 “ 다른 데도 그래? ”

 

 

 그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 명민하던 애가, 내 표정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금세 눈치 채던 애가 이제는 순진한 어린애처럼 입술을 반쯤 벌린 채 내 질문이 무슨 뜻인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오른쪽 소매를 걷어보았다. 그것들이 팔에도 있었다. 목덜미보다 더 많아서 얼룩이 사슬처럼 서로 겹쳐져 있었다.

 

 

 “ 멍들었잖아. 다른 데도 다 이래? ”

 

 

 팔목을 그렇게 세게 쥔 것도 아니었는데 미샤가 낮게 소리를 질렀다. 아주 짧고 작은 비명이었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것 같았다. 아픔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미샤가 왼손으로 내 손등을 잡아당겼다. 그건 라라보다도, 아니 이제 열 살 밖에 안된 내 조그만 아냐보다도 더 미약해서 소름이 끼쳤다.

 

 

 나는 미샤의 팔목을 놔주었다. 이마로 열기가 치솟았다. 가능한 한 차분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며 그 애를 향해 똑바로 물었다.

 

 

 “ 맞았어? 맞아서 생긴 멍이야? ”

 

 

 나는 수용소에서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나의 지식은 평범한 소련 시민이 솔제니친 류의 소설들, 그리고 각종 수기나 기사 따위를 읽고 주워 모을 수 있는 내용들로 국한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30년대도, 50년대도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다. 육체적 폭력. 그게 죄수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든 심문 과정에 포함된 것이든, 혹은 양쪽 모두이든 상관없다. 그건 비단 수용소뿐만이 아니다. 군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폐쇄된 공간에 남자들을 몰아넣었을 때, 그리고 힘의 논리로 모든 것이 결정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 위해 굳이 보고서와 수기를 읽을 필요는 없었다. 발레학교 기숙사에서도, 그리고 우아하고 고상할 거라는 오해를 받는 극장의 연습실에서도 크고 작은 폭력 사건은 늘 있었다. 다시금 내 눈 앞에 그 사진이 어른거렸다. 하지만 그토록 빽빽한 얼룩들을 만들어놓으려면 대체 몇 명이 얼마나 집요하게 두들겨 패야 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그게 충격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미샤는 거의 달래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 맞아서 그런 거 아냐. 화내지 마. 때리지 않았어. ”

 

 

 그 말을 하면서 그는 잠깐 한 손으로 가슴팍 쪽을 눌렀다. 그것도 무의식적인 행동 같았다.

 

 

 “ 맞은 게 아니면 뭔데... 너 많이 아팠잖아. 지금도 팔 건드리니까 아파했잖아. ”

 

 “ 없어지고 있어. 이제 괜찮아. ”

 

 

 그 순간 나는 이제껏 왜 그 애의 얼굴에서 인위적이고 기묘한 느낌이 배어나오고 있었는지 퍼뜩 깨달았다. 야위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창백하고 가면 같은 안색과 부드러운 핏기가 도는 뺨과 입술. 그 모든 것이 사기였다. 그 애는 분장을 하고 있었다. 무대에 올라갈 때처럼. 의상을 입고 춤췄을 때처럼. 손수건을 꺼내 광대뼈와 뺨을 문지르자 파우더와 화장품이 잔뜩 묻어났다. 입술도 마찬가지였다. 손수건이 지나간 자리에는 석고처럼 하얗고 완전히 핏기가 없는 피부가 새로운 얼룩처럼 드러났다. 입술조차 거의 아무런 색채가 없었다. 나는 그 애가 발레 무대에 올라가던 때에도 그렇게 화장품을 두텁게 겹쳐 바른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미샤는 일반적인 동료 무용수들과는 반대로 피부색보다 짙은 파운데이션과 섀도를 사용한 적이 더 많았지만 결코 무대 메이크업을 많이 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조금만 손을 대도 강렬하게 눈에 띄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그 애가 죽은 사람처럼 새하얀 얼굴을 예순 살 노부인들보다 더 두터운 파운데이션으로 빽빽하고 두텁게 칠한 채, 조금 창백하고 아주 조금 아파 보일 뿐 그저 야윈 것에 지나지 않는 척 하며 내 곁에 앉아 있었다. 아니, 그 애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애는 화장품 팔레트와 붓조차 제대로 들 수 없는 상태였다. 그자들이 공금으로 그 끔찍한 옷을 입혔듯 그 애에게 얼굴을 그려 넣은 것이다. 광대뼈와 콧등에 블러셔와 하이라이터를 문지르고 이마와 턱 가장자리에는 셰이드까지 칠해서 그 애를 무대도 없이 광대로 만들고 자본주의조차 없이 상업화보 모델로 만들었다.

 

 

 그러자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으며 거의 고함을 지르기 직전이었다.

 

 

 

  아니, 괜찮지 않아. 전혀 괜찮지 않아. 그놈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더러운 놈들이 네게 무슨 짓을 한 거냐구!

 

 

 

 미샤가 발을 한 번 굴렀고 내 옷자락을 붙잡더니 아이처럼 흔들어댔다. 고개를 양옆으로 저으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입술을 움직여 단어를 하나 만들어냈다. ‘도청’, 그 단어를 말도 없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했다. 그러더니 오른손을 뻗어 내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내 얼굴 앞에서 두 손을 교차해 잠깐 십자 모양을 만든 후 다시 손가락을 내 관자놀이에 대고 가만히 있었다. 그건 우리가 청년 극장에서 발표했던 짧은 춤을 위해 발레 마임을 토대로 고안했던 동작들이었다. 나는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했다.

 

 

 도청당하고 있어. 아무 말도 하지 마. 널 체포할지도 몰라. 위험해질지도 몰라.

 

 

 상관없어. 들으라고 해. 네가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입을 다물 수 있어. 얘기해봐, 미셴카. 그자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이런 짓 전부 불법이야. 넌 시민권을 박탈당한 것도 추방당한 것도 아냐. 정식 재판을 받은 것도 아니잖아. 네가 지금까지 연방을 위해 해준 일이 얼만데... 어떻게 너한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약이야? 그놈들이 마약으로 이렇게 만든 거야? 약물로 고문한 거냐고! 외국에서 떠드는 얘기가 정말인 거야?

 

 

 미샤는 이제 소리 없이 입술을 움직이는 것도, 마임을 시도하는 것도 포기했다. 한 손을 뻗어 그대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화장이 반쯤 지워진 그 창백한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릴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 애는 몸을 떨고 있었다. 왼쪽 팔과 다리에서 시작된 경련이 전신으로 퍼져 나갔는데 꼭 영하 30도의 날씨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얼음 구덩이에 던져진 사람처럼 떨었다. 너무 몸이 떨려서 내게까지 진동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그래도 그는 완강하게 내 입을 꽉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그 애의 손을 떼어내는 대신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자 정수리까지 치솟았던 열기와 분노가 조금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 폭발할 듯한 감정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심장 한가운데 그대로 고여 있었다. 태어나서 지금껏 그런 분노와 증오를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미샤는 내가 잠잠해지자 한숨을 내쉬었고 손을 내려놓았다. 여전히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여름이 아니었다면 벗어줄 재킷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꼴도 보기 싫은 스카프를 다시 주워 그 애의 목과 어깨에 둘러 줘야 했다. 마치 자주색의 죽은 뱀을 둘러주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다. 미샤는 추워서 그런지 스카프를 감아주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초점이 흐릿한 검은 눈만이 불안하게 문 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감시자들이 들어와 나를 끌어내 체포할까봐 두려운 것 같았다. 그 애가, 나의 미셴카가,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그 어떤 권위와 위협 앞에서도 굴복할 줄 모르던 미샤 야스민이 그런 시선으로 문을 바라보다니, 두려움으로 내 입을 막고 몸을 떨다니. 문득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아주 설득력이 있어서 난 거의 넘어갈 뻔 했다. 그 애의 몸에서 발산되는 불처럼 뜨거운 열기와 죽어 넘어진 페트루슈카를 연상시킬 정도로 심한 경련이 아니었다면 분명 난 꿈에서 깨어나려고 몸부림쳤을 것이다.

 

 

 나는 한 팔을 미샤의 팔 아래로 넣어 그의 몸을 부드럽게 감아 안았다. 다른 팔을 뻗어 허리에 둘렀다. 그러자 경련이 조금 잦아들었다.

 

 

 “ 어깨에 기대. 그럼 좀 편해질 거야. ”

 

 “ 네 어깨는 작은데. ”

 

 “ 그래도 너 하나쯤은 기대게 해 줄 수 있어. 전에도 그랬잖아. ”

 

 “ 그랬지. ”

 

 

 미샤가 순순히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짧은 머리칼이 얇은 셔츠를 파고들며 살갗을 찔렀다. 그 애의 이마와 뺨이 닿은 자리가 불로 지지는 것처럼 뜨거웠다.

 

 

 “ 걱정하지 마. 날 체포하지는 않을 테니까. 벨스키가 보냈다고 했잖아. ”

 

 “ 왜 흥분하는 거야? 제일 안전할 줄 알고 네 이름 댔는데. 좀 무서운걸. ”

 

 “ 난 약과야. 지나가 왔으면 더 소리 지르고 화냈을 걸. ”

 

 “ 지나가 그러는 건 무섭지 않아. 걘 조용한 게 무섭지. 넌 반대잖아. 내 앞에서 화낸 적 없었는데. ”

 

 “ 너한테 화내는 게 아냐. ”

 

 “ 음, 나한테 화를 내면 안되지. 그럼 라라에게 이를 거야. ”

 

 “ 지금 농담한 거야? ”

 

 “ 미안, 여전히 재미없어서. ”

 

 

...

 

 


이 소설 1부에 등장하는 심문관들의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다. 여기 :

http://tveye.tistory.com/4748 : 수용소, 심문자들, 유령들, 인체발화, 다시 세 개의 메모

 

역시 이 소설 3부에서 화자인 스타니슬라프 일린과 미샤가 면회하는 장면은 전에 서너번 토막토막 올린 적이 있다. 아래.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을때, 수용소 면회실에서의 조우 : http://tveye.tistory.com/4521

푸에테와 이반 왕자와 불새 : http://tveye.tistory.com/3613

농담에 약한 주인공, 타협, 장식품 애완견 샴페인 캐비아 : http://tveye.tistory.com/4468

견딜 수 있을만한 압력, 눈을 돌리고 넘어갈 수 있을만한 더러움 : http://tveye.tistory.com/4341

 

 

일린과 그의 딸 라라, 미샤의 이야기(부활절 단편) Jewels 전문은 여기


1장 : http://tveye.tistory.com/3390
2장 : http://tveye.tistory.com/3391
3장 : http://tveye.tistory.com/3393 
4장 : http://tveye.tistory.com/3394
5장 : http://tveye.tistory.com/3395

 

 

..

 

 

 

 

 

 

맨 위 사진들과 아래 사진들은 모두 프라하 성 비투스 성당, 아녜슈카 성당, 성 이르지 성당에서 내가 찍은 것들.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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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8. 23:32

프라하 골목, 수도원, 거리의 창문들 2016 praha2016. 11. 18. 23:32

 

취미대로. 오늘도 프라하 창문들 시리즈.

 

스트라호프 수도원을 비롯해 흐라드차니, 구시가지 등등의 수도원과 카페, 건물들 창문들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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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에 전에 오셨던 분들이야 잘 아시겠지만 나는 걸어가다 만나는 창문, 낙서, 문양, 동물 등에 많이 끌리는 편이다. 특히 창문을 좋아하는데 어디를 가나 바깥에서 창문 보는 것과 안에서 창밖을 보는 것, 열린 창문과 닫힌 창문 보는 것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창문 안쪽에서 번져나오는 불빛을 보는 것이다. 램프 불빛이면 좋고 촛불이면 더할나위 없다. 그리고 창문에 비친 석양의 붉은 황금빛 보는 것도 좋아한다.

 

지난 9월.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의 골목들 따라 걸으면서 찍은 창문 사진들 몇장. 이땐 한낮이었다. 그런데 위의 건물은 안에 불이 휘황하게 켜져 있어 기분이 묘했다. 그냥 형광등이었지만 바깥으로 번져나오는 색채가 아름다워서 찍었다.

 

 

 

잘 보면 창가에 칼이 두개 꽂혀 있음~

 

 

이건 말로스트란스케 광장에 있는 스타벅스의 통창문. 예전에 쥬인이랑 이 길 걷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이 스타벅스로 대피한 적이 있다 :)

 

 

 

 

 

 

 

그리고 이것은 창밖이 아니라 안에서 찍은 사진. 몇번 들렀던 카페 우 즐라테호 프스트로사 카페. 이 창가를 좋아했다. 글 쓰기도 좋았고 창 너머로 빨간 트램 지나가는 거 보는 것도, 사람들 지나가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빨간 커피잔이 놓여 있어서 더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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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12. 21:20

창문 안쪽에서 2016 petersburg2016. 7. 12. 21:20

 

 

이건 6월 19일. 두번째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세번째 숙소로 옮기기 전 시간이 남아서... 비오고 추운 날이었다. 아프고 추워서 헤매다 근처 어느 카페에 들어가 비를 피하고 달콤한 뭔가를 먹어서 가슴 통증을 달랬던 날이다.

 

창 너머로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지나갔다. 비가 많이 왔다.

 

 

 

 

 

 

이건 6월 18일. 두번째 숙소에는 하루만 머물렀었다.

근처 어느 가게 안에서 바라본 창밖 풍경. 횡단보도 건너 공연매표소가 보인다.

 

모든 창문은 각각의 액자이다.

 

 

이건 다시 6월 19일. 세번째 숙소에 들어와서...

 

..

 

한국에 돌아오니 창밖을 볼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일단 너무 더워서 커튼을 젖혀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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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거 없다. 같은 날 점심, 저녁, 밤에 찍은 사진들이라는 것이다.

아점으로 체리랑 견과, 수도원 빵을 먹었던 날인데 저 체리가 너무너무 '체리'처럼 생겨서 찍어놨다.

두번째 사진은 마린스키까지 걸어가다 근처 건물 창문에 비친 것.

마지막 사진은 공연 보고 돌아와서. 극장에서 사온 '청동기사상' 프로그램 책자, 백조 브로치, 슈클랴로프 사진 두장(사랑의 전설과 le parc)

 

이 날 스메칼로프가 안무하고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가 춤춘 '청동기사상'을 보고 온 날이었다. 이번에 가서 본 여덟개의 공연 중 가장 마음에 남았다. 다시 보고 싶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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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14. 21:03

이삭 성당이 보이는 창가에서 차 한 잔 russia2015. 9. 14. 21:03

 

 

이건 몇 년 전 사진이다. 2012년 9월.

페테르부르크.

앙글레테르 호텔 창가.

이때 앙글레테르 호텔에 처음 묵었는데 빨간색 쿠션과 나무 바닥, 그리고 이삭 성당이 보이는 창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무료 와이파이도 안 되고 불편한 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삭 성당이 그대로 보이는 전망만큼은 정말 근사한 곳이다.

그리고 이곳은 예세닌이 자살했던 곳이다. 지금이야 외국계 체인에서 인수해서 싹 리노베이션했지만...

 

찻잔이 눈에 익은 것 같다고 하신다면.. 맞습니다. 집에서 종종 차 마실 때 쓰는 로모노소프 찻잔이다. 이때 네프스키 대로의 가게에 가서 샀던 것이다. 호텔 근처의 맛있는 빵집 부셰에서 사온 삐로즈노예(조각케익)인 '률류 끌류끄벤노예'라는 나무열매 무스 케익 곁들여 차 우려마신다고 이때 처음 개봉... 그래서 받침접시엔 케익이 올라갔기에 찻잔은 방에 있던 종이 컵받침으로 받쳐놓음...

 

 

 

그래서 이삭 성당이 보이는 창가에서 차를 마셨었다.

 

 

 

이렇게... 왼편으로 보이는 것이 이삭 성당이다.

 

.. 나도 이런 집에서 살고 싶구나 ㅠㅠ

 

** 태그의 앙글레테르 호텔을 클릭하면 이 호텔 방과 창문 등에 대한 이전 포스팅과 사진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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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20. 13:03

커튼과 창문 russia2015. 4. 20. 13:03

 

 

비 오고 쌀쌀한 월요일. 잠도 모자라고 할 일은 많고 정신은 없고.

이런 날씨엔 딱 이런 방 안에서 이렇게 커튼을 치고 틀어박혀 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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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11. 15:20

어스름 속의 창문과 신호등 불빛 russia2015. 3. 11. 15:20

 

 

지난 2월 21일. 페테르부르크를 떠나기 전날.

 

이날 저녁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 안무의 안나 카레니나 공연을 보기로 했는데 공연 시작 한시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찍 도착해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주변을 좀 산책했다. 축축한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좀 괴로웠지만 ㅠㅠ

 

걷다가 찍은 극장 근처 거리의 어느 건물 창문. 그리고 그 앞 횡단보도의 신호등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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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5. 13:43

마음의 위안을 위한 창문 사진들 russia2015. 3. 5. 13:43

 

 

바보사업 때문에 계속 너무 힘들어서 심신이 엉망이다. 오늘 오전에도 한참 통화하고 자료 다시 보내고.. 삽질의 반복 중. 우울해 죽겠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창문 사진들 몇 장.

 

여행을 가든 거리를 산책하든 항상 내가 관심을 두는 것들이 몇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창문이다. 그외 간판들, 메뉴, 다리나 울타리 문양 등등도 좋아한다. 특히 창문 보는 걸 좋아한다.

 

지난 2월 15일,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이삭 성당 쪽으로 이어지는 모이카 운하 따라 산책하면서 찍은 창문 사진들 몇 장. 이 날은 춥긴 해도 하늘도 맑고 날씨가 청명했다. 창문들 보기엔 좋은 날씨.. 하긴 뭐든 안 좋겠니.

 

 

 

 

 

 

 

 

 

 

 

** 태그의 '창문'을 클릭하면 그간 올려왔던 창문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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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

햇살이 너무나 찬란해서 운하와 거리와 건물 모두 탈색된 것처럼 보였다. 이 도시는 언제 어느 순간이든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는 그저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뭐 죽어라고 미워했던 사람들도 많이 있긴 하지만..)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피의 구세주 사원)의 황금 쿠폴.

하늘이 정말 저렇게 새파랬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내가 좋아하는 창문들 :)

 

 

 

마지막은 머물렀던 호텔 창 너머로 보이는 맞은편 건물 창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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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1. 21:54

노란 창문의 마카롱 russia2014. 11. 11. 21:54

 

 

지난 7월,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고로호바야 거리와 사도바야 거리 쪽으로 걸어가다가 운하 너머에서 발견한 마카롱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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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26. 22:54

창문들, 판탄카 russia2014. 9. 26. 22:54

 

 

7월의 어느 아침, 페테르부르크.

 

레트니 사드 가려고 판탄카 운하 따라 걷다가 찍은 창문들 사진. 창문은 언제나 좋다.

 

햇살이 워낙 밝고 찬란해서 건물과 창문 모두 빛에 반사되어 탈색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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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음의 위안을 얻는 풍경 중 하나인 창문 사진들. 특히 이렇게 사원의 첨탑이나 돔, 천사가 반사된 창문과...

 

 

 

이렇게 안쪽의 램프 불빛이 반짝이는 창문을 보면 더욱 위안이 된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둘 다 모이카 운하 따라 산책하던 어느 저녁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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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3. 13:50

무수한 창문들 russia2014. 5. 3. 13:50

 

 

지난 3월말~ 4월초 상트 페테르부르크. 운하들과 거리들을 따라 걷다가 찍은 창문 사진들.

 

여전히 창문 보는 게 좋다. 불 켜진 창문을 보면 마음의 위안을 얻고 햇살이 반사되는 창문을 보면 잔잔한 수면을 보는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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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17. 21:09

말라야 코뉴셴나야 거리의 창문들 russia2013. 10. 17. 21:09

 

 

 

 

피로하고 심신이 산란할 때는 창문 사진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저 거리 산책할 때 즐거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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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7. 20:49

천사와 불빛이 비쳐드는 창문 russia2013. 1. 7. 20:49

좀전에 about writing 폴더에서도 얘기했지만, 오늘은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 그래서 기념으로 페테르부르크 도심 호텔의 창문 사진을 올려본다. 잘 보면 기다란 수직의 유리창문들 위로 이삭 성당과 꼭대기의 천사상, 그리고 조그만 불빛들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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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3. 22:43

창문들 russia2012. 12. 3. 22:43

 

 

모이카 운하에서 그리보예도프 운하 쪽으로 걸어가다 발견한 창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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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29. 15:16

이어진 창문들 russia2012. 11. 29. 15:16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의 어느 건물 창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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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11. 13:25

정연함이 주는 위안 russia2012. 11. 11. 13:25

네바 강변 어느 건물의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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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9. 13:09

어서 오세요 russia2012. 11. 9. 13:09

네바 강의 안글리스카야 나베레즈나야 쪽에 있는 어느 레스토랑 건물 창문. 반지하 건물이다. 전에 포스팅했듯 난 반지하 창문을 보면 항상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가슴 뛰는 묘사가 생각난다. (http://tveye.tistory.com/979)

전구 불빛이 반짝이는 저 글자는 '어서 오세요~' 혹은 '환영해요' 라는 뜻. '도브로 빠잘로바찌' 라고 읽는다.

마음의 평온을 위해 창문 사진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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