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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주문해놓았던 로메인과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가 자칫하면 유통기한을 넘길 것 같아 오늘은 오랜만에 제대로 브런치 만들어서 먹음. 예전에는 주말엔 보통 이런 식으로 아점을 만들어먹었고 특히 샐러드는 놓치지 않았는데 요 몇년 동안 너무 바빴고 또 심신이 어렵고 힘들다 보니 인스턴트 등에 의존하게 되어 직접 음식 만드는 일이 드물어졌다. 사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흐흑... 하여튼 만드는 김에 수프랑 오믈렛, 샐러드 다 준비해서 간만에 제대로 된 아점.

 

 

 

 

그러나 이것은... 레토르트의 힘을 좀 빌렸음 ㅋㅋ 시판용 닭곰탕에 토마토 등을 추가해 내가 좋아하는 약간 산미 도는 치킨수프 대용으로 둔갑시켰다 :) 그래서 잘 보면 치킨 수프에는 없는 무랑 파가 들어 있음. 그러나 맛은 치킨 수프랑 비슷하다. 토마토 들어간 치킨 수프.

 

 

 

원래는 여기에 견과를 넣고 드레싱도 레몬즙을 뿌리곤 했는데 재료가 원체 없어서... 그냥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로메인에 올리브유+발사믹 섞은 드레싱 한 스푼으로 간단하게 만들었다. 견과의 유무에 따라 맛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좀 아쉬움.

 

 

 

 

오믈렛은 너무 조그만 팬으로 만들었더니 찌그러졌음 ㅠㅠ 모짜렐라 치즈 3분의 2는 샐러드에 넣고 나머지는 오믈렛에 넣었다. 치즈 오믈렛~ 이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맛은 좋았다. 곁들인 포카치아는 한달 동안 냉동실에 처박혀 있었던 거 해동해서 4분의 1토막만 :)

 

 

 

칼라풀~

 

 

 

 

낮에 차를 마셔야 하므로 아점에는 홍차 대신 도라지차 곁들임. 양식 브런치처럼 보이는데 도라지차 곁들여 먹음 ㅋㅋ(뭐 사실 치킨 수프로 위장한 닭곰탕도 있으니까~) 전에 푸른난초님께서 생일선물로 보내주신 도라지차. 구수하고 맛있다.

 

 

지난달에 뻬쩨르에서 발굴한 기념품샵에서 득템해 온 러시아 작가 머그컵 중 하나 오늘 추가로 개봉. 니콜라이 고골~ 아아아 고골 이 캐리커처 너무너무 귀엽다. 나는 원래 러시아 문학으로만 따지면 고골보다는 푸쉬킨이나 마야코프스키를 더 좋아하는데... 캐리커처들 중에선 이게 제일 귀여워서 도저히 저버릴 수가 없어 두 시인을 다 배반하고 그림이 귀여운 고골님을 택했음 ㅋㅋ

 

 

 

 

수프 접시를 내려다보며 '맛있겠군~' 하고 있는 듯한 이 표정 ㅋㅋ

 

 

(고골은 소러시아 출신이고 음식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서 이 사람 문학에 나타난 음식에 대한 의미를 다룬 논문들도 많다.)

 

 

 

진지한 옆모습~

 

(이 캐리커처 넘 맘에 들어서 요리조리 사진도 많이 올려봄 ㅋㅋ)

 

 

 

 

도스토예프스키 컵과 마찬가지로 이 컵에도 고골 소설에서 발췌한 문장이 하나 적혀 있다. 이게 내용은 쉽지만 매끄럽게 번역하기 좀 애매한 문장인데... 완전히 직역하면 '너의 것은 너로부터 떠나가지 않는다' 이다. 이 작가의 '초상화'라는 단편에 나오는 문장임. 애당초 네 것이라면 그건 영영 사라지지 않고 너에게 남아 있을 거다라는 뜻인데, 여기서 파생되어 보통 네 거라면 잃지 않을 것이고 잃어버린다면 애시당초 네 것이 아니었을 거다 란 뜻으로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경구처럼 쓰인다. 특히 남녀관계 뭐 그런데서. 그런데 작품을 읽어보면 그 밈과는 살짝 다른 뜻으로 느껴지긴 한다.

 

 

 




아점을 먹은 후 오후의 차를 우려 마셨다. 아점을 이미 1시에나 먹었으므로(ㅜㅜ) 먹고 나서 곧장 차 마시는 위엄... 날씨가 하도 우중충해서 오늘은 가벼운 에세이 읽으며 쉬는 중.

 

 

 

 

 

문양과 색채가 화려해서 좋아하는 찻잔 꺼냄.

 

 

 

 

 

 

 

 

으앙 오후도 다 가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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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느지막하게 일어났고 간만에 제대로 브런치 만들어서 먹었다.



썬드라이드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넣은 오믈렛에 바질 페스토를 곁들였고, 오렌지와 견과, 체리와 모짜렐라 치즈 넣은 샐러드를 만들었다. 드레싱은 발사믹 아주 약간. 레몬이 없어서... (보통은 레몬즙만 끼얹어 먹는 편이다)



그리고 크랜베리 주스에 체리와 오렌지를 잘라 넣어 과일 주스 만들어 마셨다.





얼마 전 혹해 주문했던 예쁜 유리컵. 별과 행성 등등 우주 무늬가 있다. 지기 스타더스트 유리컵이라고 내 맘대로 부르고 있음. 그런데 막상 차가운 음료를 잘 마시지 않다 보니 유리컵 쓸 일이 별로 없어 오늘에야 개장. 이거 말고 다른 디자인 컵이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나중에 :)



빨간 크랜베리 주스 부어놓으니 예쁘다~








시판 크랜베리 주스에 오렌지랑 체리 잘라서 넣었다. 스타벅스 그 레드티 샹그리아인가 뭔가보다 내가 제조한 이게 더 맛있음. 달지도 않고....




너무 작은 프라이팬을 샀더니(이 동네는 하여튼 다 비싸서ㅠㅠ) 속을 넣은 오믈렛을 예쁘게 부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납작 오믈렛으로 선회함 ㅠㅠ



시판용 바질 페스토를 샀는데 개중 약간 비싼 걸 샀더니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냥 토마토보다 확실히 썬드라이드 토마토를 넣으니 풍미가 배가된다. 하긴 올리브유가 들어가니 당연히 더 맛있겠지(칼로리 업 ㅠㅠ + 모짜렐라 생치즈도 넣었음)





오늘은 방울토마토가 없어서 오렌지로 대체. 주말에 큰맘먹고 스페인 오렌지 여러개 들어 있는 거 한봉지 샀었다. 내 위장으로는 오렌지 두어개씩만 사서 먹으면 일주일 동안 먹는데 여기는 낱개로 파는 곳도 없고 비싸다... 요즘 비타민 c 부족인지 또 입안에 염증이 나서 그냥 샀다. 오렌지를 귤보다 더 좋아하는 입맛이다.











피자 아니고 오믈렛입니다 흐흑...











오후에는 내내 제5도살장 다시 읽으며 차 우려 마셨다. 금요일에 퇴근하면서 사왔던 타르트 중 남은 체리 타르트.





나는 이 찻잔을 꺼낼때마다 춥고 습하고 칼같은 바람이 불던 12월의 어두컴컴한 페테르부르크가 떠오른다. 복직 며칠 전이었고 나는 충동적으로 짐을 꾸려 다시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었다. 나는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회사에도, 그리고 한국에도.



이 찻잔은 그때 로모노소프 도자기 박물관에 갔을 때 거기 숍에서 산 것이다. 복직 이틀 전 나는 한국에 돌아왔다. 녹초가 되어 화정에 도착했고, 가방을 풀었고 3분의 1쯤의 짐은 그대로 좀더 작은 여행가방으로 밀어넣었다. 그 안에 이 잔도 있었다. 에어캡에 싸인 채. 나는 짐가방을 끌며 2집으로 내려왔다. 가방보다 더 무거운 마음으로. 앞날이 어떻게 될지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았다. 매우 불행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회사 동료가 쓰다가 이사가면서 나에게 넘기고 간 2집에 와서 청소를 했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복직 전날 이 잔을 꺼내 차를 우려 마셨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되뇌면서 차를 마셨지.



뭐 어떻게든 되긴 되고 있다. 버티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 잔을 꺼낼 때마다 그때가 생각난다. 겨우 반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 잔을 무척 좋아한다. 정말 내 타입이라서 :)



이 찻잔의 이름은 비류자. 터키석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오늘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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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점은 느지막하게 집에서 먹었다. 간단한 오믈렛과 샐러드와 체리 몇알. 크랜베리 주스.


빵은 혹시나 해서 곁들였지만 먹지는 않았다. (맛없어서)














작약은 아직 활짝 피진 않았다. 그래도 어제보단 많이 벌어지고 있다.








아점 먹은 후 계속 졸려서 정신 차리려고 차를 좀 진하게 우려 마심













몇년 전 샀던 자작나무 쟁반인데(새가 예뻐서) 막상 화정 집에서는 잘 쓰지 않고 그냥 장식용으로만 세워두곤 했다. 2집에는 작은 쟁반이 필요해서 이번에 가지고 내려옴.





쿠야~~




쿠나~~




쿠야 쿠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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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견과가 없어서 생략. 대신 파인애플을 조금 넣었음.




오늘 아점은 오믈렛 대신 치즈감자빵. 그리고 샐러드.


테이블의 프리지아는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페리에 병으로 교체.




어제의 천사 대신 오늘은 마트료슈카 타마라.




타마라 : 내 친구 마샤랑 로조치카 보고프다...


(마샤와 로조치카는 화정 집에 ㅠㅠ)







양죽이는 그대로 :)









마냥 온순하고 게으른 쿠나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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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