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3

« 2024/3 »

  • 31
2018. 12. 4. 23:17

겨울, 2년 전 2016 petersburg2018. 12. 4. 23:17




이건 재작년 12월 초에 찍은 것. 이때 복직을 앞두고 너무 심란해서 즉흥적으로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었다. 돌아와 이틀만에 복직을 했다. 당시 너무나도 마음이 힘들었다. 페테르부르크는 몹시 추웠다. 네바 강은 얼어붙어 있었고 중간중간 녹은 얼음 사이로 살을 에는 듯 차가워보이는 코발트색 푸른 물이 넘실거렸다. 날카로운 유빙이 떠다녔다. 나는 네바 강을 따라 혼자 걷기도 하고 료샤와 같이 걷기도 했다. 이 사진들을 찍을 땐 아마 료샤와 같이 있었던 것 같다. 료샤는 나에게 '가지 마. 회사도 나쁘고 다 나빠. 그냥 가지 마' 라고 했었다. 때로 나도 강렬하게, 남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자면 '남고' 싶었다기보다는 '돌아가기 싫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고민이나 괴로움과는 관계없이 유빙과 검푸른 물결과 창백한 석양으로 물든 오후의 이 도시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은 위안을 주는 동시에 마음을 산란하게 했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사실 여름 백야 시즌보다 더 아름답긴 하다. 살기도 힘들고 돌아다니기도 힘들어서 그렇지... (너무 춥고 해 떠 있는 시간도 겨우 4~5시간 밖에 안되니까)



작년과 올해에는 가을에 갔었다. 매년 이 도시에 간다. 겨울에 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 혹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콧속이 얼어붙는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파랗고 붉고 창백한 하늘을 보며 겨울 페테르부르크를 쏘다니고 싶어진다. 






'2016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렁이는 녹색  (2) 2019.02.28
해골소년 고릭이 말을 걸었던 카페  (2) 2019.02.20
한낮  (0) 2018.11.12
얼음과 빛과 어둠, 검은 나무들의 도시  (2) 2018.11.11
한겨울 수도원과 네프스키 거리  (0) 2018.11.11
:
Posted by liontamer

 

 

지난 2월 16일.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

그래도 얼음은 많이 녹아서 중간중간 드러난 수면 위로 오리가 동동동~

왼편에 비친 그림자는 궁전 교각 난간과 가로등.

 

 

 

그리보예도프 운하변 따라 걷다가 찍은 사진.

운하도 꽁꽁..

 

 

 

이건 2월 15일,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
Posted by liontamer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

추운 겨울이었지만 그래도 정말 추운 한겨울은 지난 후여서 네바 강의 얼음도 군데군데 녹았고 파란 강물이 흐르는 모습도 조금씩 볼 수 있었다. 그때 찍었던 얼어붙은 네바 강과 그 위로 쌓인 눈, 그리고 유빙과 파란 강물 사진들 몇 장. 전에도 이때 풍경 몇번 올린 적 있다. 오늘은 주로 얼음 깨진 모습들 위주~

 

먼저 유빙이 안 보이는 사진부터. 스뜨렐까(활의 호 모양으로 뻗어내린 산책로이다)에서 찍은 네바 강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와 사원.

 

 

 

 

저 배는 일종의 미니 쇄빙선 같았다. 배가 지나가자 그 뒤로 얼음이 깨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지금 생각하니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썰매처럼 지나갔나?? 그때 보면서는 전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부터는 스뜨렐까에 갔다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로 걸어가면서, 혹은 요새 앞 강가에서, 혹은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들.

 

 

 

 

얼어붙은 강 위로 나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그렇게 많이 붙어 있지만 보란듯이 여기저기 발자국들..

 

 

 

 

 

맞은편에 보이는 기다란 건물이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이건 다리 건너가면서 교각 난간 사이로 (무서움을 무릅쓰고) 찍은 것. 이렇게 얼음 깨진 부분도 있고 유빙도 흘러다니고.. 으어 무서워...

 

 

 

꺅..

근데 또 마음 한구석으로는 빙수 생각도 났음...

 

 

 

그러니까 얼어붙은 강 위로 나가면 위험하다고요!

전에 올렸던 서무 시리즈 9편 '눈보라와 패딩코트'(http://tveye.tistory.com/3524)에서도 이런 풍경을 생각하며 썼다. 그거 맞다, 베르닌과 왕재수가 얼어붙은 강 건너다가 풍덩 빠졌던 거.. (미안하다 얘들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클로즈업..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얼음 녹은 부분이 꽤 넓게 퍼져 있다. 날이 원체 쨍해서 강물이 더욱 더 시리도록 파래 보였다.

 

 

 

 

 

 

 

얼음 동동동..

잘 보면 얼음 위에는 갈매기도 앉아 있고 오리도 앉아 있음..

 

:
Posted by liontamer

 

앞서 올린 서무의 슬픔 시리즈 9편. 눈보라와 패딩 코트(http://tveye.tistory.com/3524)에 등장하는 배경과 비슷한 꽁꽁 얼어붙은 강과 얼음 깨진 풍경, 그리고 강 위를 건너다니는 사람들 사진 몇 장.

 

전부 이번에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찍은 사진들. 그래도 확실히 점점 겨울이 따뜻해지는지 예전보다 더 빨리 강의 얼음이 녹는 것 같다. 어는 시점도 더 늦었고.

 

 

 

왼편은 강변의 포석. 오른편은 얼어붙은 네바 강. 얼음 위로 눈이 쌓여 있다. 맑은 날은 풍경이 이렇게 근사하다.

 

 

 

등대와 궁전 교각, 그리고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의 사원 첨탑이 보인다.

 

 

 

이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쪽에 산책 갔을 때 찍은 사진들. '얼음 위로 나가는 것 금지!'라고 표지판이 씌어 있으나.. 저 뒤를 보면 사람이 ㅜㅜ

 

 

 

여기는 살얼음 지대. 이미 많이 녹기도 했다. 여기는 손글씨로 '위험지대' 라고 씌어 있고 줄도 쳐져 있다. 딱 봐도 발 딛는 순간 지지직!!

 

 

 

그래도 이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강 위를 걷는다.

 

왼쪽 등대 뒤로 이삭 성당의 실루엣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잘 보면 발자국들 엄청 많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음.

 

 

 

하지만 이미 2월 중순에 접어들었기에 강 가운데 부분은 이렇게 얼음이 녹아 깨지고 있다. 이건 녹아서 깨진 부분도 있고 쇄빙선이 다니면서 깨뜨린 부분도 있다. 쇄빙선 사진은 다음에 따로 올리겠다.

 

 

 

그러니까 위험해요!

 

베르닌과 왕재수도 첨엔 꽝꽝 얼어붙은 강 쪽으로 건너다가.. 베르닌이 그만 킹킹대는 소리에 이끌려 이렇게 위험지대로 발을 딛게 되고.. 그래서 ㅠㅠ

 

 

 

이건 궁전 교각 건너다 찍은 사진.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이다. 여기는 얼음이 꽤 많이 녹아서 새파란 강물이 보인다. 보기만 해도 엄청나게 차가울 것 같다!

 

 

 

이렇게..

 

사실 저런 데 빠지면 살아나오기 힘들 듯 ㅠㅠ

그래도 러시아인들 여럿은 한겨울에 저런 얼음물에 뛰어들어 냉수마찰을 즐기니... ㅠㅠ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