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

« 2024/4 »

  • 28
  • 29
  • 30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워낙 넓어서 창문도 많다. 전시 보다가 지치면 창가의 벨벳 의자에 앉아 잠깐 쉬기도 하고 창 너머로 바깥 풍경 구경하는 것도 좋다.


어제 전시 보다 중간중간 창문 보며 찍은 사진들 몇장. 에르미타주는 궁전광장, 밀리온나야 거리, 겨울운하, 네바 강 등을 면하고 있어 전시실을 따라다니면 여러 방향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추워서 창문이 이렇게...



:
Posted by liontamer

어제 너무너무 피곤해서 자정 전에 뻗었고 새벽에 몇번 깨긴 했지만 그래도 8시간 넘게 잤다. 꿈이 좀 정신사납긴 했다. 동생, 쥬인도 나오고, 회사사람들도 나오고... 나중엔 초현실적인 귀신 같은 것도 나왔다(숄을 두른 아주머니의 몸이지만 목이 없고 그 몸 위로 머리 대신 기도하는 모양의 손이 떠 있었음!) 오늘 에르미타주에서 달리 특별전을 보려는 계시였나?


..




아침에 기어내려가 조식을 먹었다. 아아... 바깥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고 매우 흐렸다... 날씨는 아주 별로였다. 고로 이런 날씨에는 박물관에 가야 한다 ㅠㅠ


언제나처럼 러시아 박물관(루스끼 무제이) 갈까 하다가 호텔에서 그래도 가까워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에르미타주에 간만에 가자 싶었다. 최근 2~3년 동안은 안 갔었다.


싸락눈 맞으며 얼어붙은 눈과 진창을 밟으며 뒤뚱뒤뚱(많이 껴입고 양말도 두개 신어서ㅠㅠ) 걸어서 에르미타주에 갔는데~ 행운이었다. 오늘이 에르미타주 설립기념일인 듯!!! 첨엔 러시아인만 공짜인가 했으나 모두가 공짜! 티켓 사면서 돈 냈더니 공짜라는 거였다. 아니 이게 웬 떡이냐! 원래 외국인 요금은 더 비싼데~!!! 살다 보니 이런 일이!!!!


그래서 신나게 들어갔고 무거운 코트와 목도리, 장갑, 우산, 카메라, 화장품 파우치 따위를 모두 코트 보관소에 맡기고 전시 보러 올라갔다. 내가 항상 보러가는 3층 전시(인상주의, 마티스, 루오, 피카소 등등... 인상주의는 별로 안 좋아한다만 같이 있음)는 잠시 제너럴 스태프 빌딩으로 옮겨갔다고 했는데 피곤해서 오늘 그리로는 안갔다.


대신 그 3층에서 살바도르 달리와 초현실주의 특별전시를 하고 있어 매우 좋아하며 안내원 여럿에게 길을 물어 그 전시실에 갔다(에르미타주가 원래 미로 같아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 찾기가 참 힘들다) 그런데 아쉽게도 달리 그림은 대여섯점, 조각 두어점 뿐이고 나머지는 초현실파 다른 화가들 그림이었음... 뭔가 사기당한 기분... 달리는 사춘기 때 좋아했던 화가인데 아직 마음이 남아 있긴 했으나... 그림 넘 조금 왔음 흑... 뭐야!


그래도 공짜니까...


오늘은 특별전시가 여럿 있었다. 각국 동전의 역사 전시도 있었는데 이것도 재밌었고, 러시아 왕궁 인테리어 특별전도 있었다. 물론 나는 이게 재밌었다.. 샹들리에, 가구, 램프, 의상 등등(ㅜㅜ)


에르미타주는 자주 왔던 곳이라서 2층의 서양미술 메인 전시들은 대충 지나갔다. 루벤스, 푸생 등 좋아하던 화가 그림 좀 다시 보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전시실인 렘브란트 방에 갔다... 오랜만이에요, 렘브란트. 오랜만이에요, 하만, 다나에, 이삭,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예수님, 그리고 돌아온 탕자 안아주는 아버지.


다 보고 뮤지엄 샵에 들렀다가 카페에서 까르또슈까 한개와 그린필드 티백 담가주는 홍차 한잔으로 에너지 보충하고 나왔다. 이미 오후였고 해가 지고 있었다. 그런데!!! 정문까지 줄이 늘어서 있었다. 무료입장이라 그런거였다! 낮에 일찍 가서 줄 안섰던 거였음. 오오 다행...


..



진창을 밟으며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 마린스키 공연까지는 시간이 약간 있어서 좀 쉬고 컵우동으로 대충 저녁 먹었다.


추워서 기모스타킹 두개 껴신고 울스커트와 니트 스웨터, 패딩 차림으로 버스 타고 마린스키에 갔다.







마린스키에서는 어제 유리 그리고로비치 90주년 + 프로코피예프 120주년 기념으로 석화(돌로 만든 꽃, 까멘느이 쯔베똑)를 오랜만에 다시 올렸다. 그리고로비치도 어제는 나왔던 모양... 어제가 프리미어였고 오늘은 둘쨰날이었는데 난 갑자기 오게 돼서 첫날 공연은 아니고 둘째날 표 있는 걸 득템했다. 사실 며칠 후의 라 실피드 볼까 하다가 무대에서 본 적 없는 석화를 택했는데...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석화 리뷰는 내일이나 모레쯤 따로 올려보겠다. 그냥 간단한 인상은...


음, 역시 난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는 취향에 맞지 않아. 어쩐지 내겐 공허하고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동작들은 격렬하고 아크로바틱한 경우에도 그냥 도식적으로 느껴지고... 시대적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나는 그리고로비치 취향이 아니다. 예외는 백조의 호수 정도인데 그것도 무대 미술과 로트바르트(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역할 확장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백조의 호수는 유일무이한 차이코프스키 음악이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지)


그리고 사랑의 전설과 석화는 여러 모로 비슷한 느낌이었다. 좀 성격 다른 형제나 자매 같았음.


그래도 주인공인 석공 다닐라를 내가 귀여워하는 알렉세이 티모페예프가 춰서 반가웠다. 연인 카테리나는 옐레나 옙세에바, 산의 여왕은 예카테리나 체브이키나, 악당 세베리얀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그러나.. 슬프게도 이 발레는 내용 자체가 단조롭고 인물들도 너무 전형적이라... 인물들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 아쉬웠음. 뭐 그래도 하얀 루바슈카에 파란 바지로 러시아식 의상 입고 팔짝거리는 티모페예프는 귀여웠다...(슬프지만 우아한 맛은 없음...)


** 커튼콜 사진 몇장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39


..


(정류장 걸어가며 폰으로 찍은 마린스키 구관과 신관 야경)



..


만원버스 타고 돌아왔다. 해가 빨리 지니 캄캄한데다 기온이 좀 오르자 눈이 막 녹으면서 진창과 얼음밭으로 변해서 밤중에 운하 따라 걸어오기는 위험해서.


씻고 정리했더니 어느덧 자정이 다 되었다. 박물관과 극장에 다녀왔더니 꽤 피곤하다... 이 메모만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일도 눈이 온다고 예보가 나왔는데... 눈아 오지 마라 흐흑... 길이 너무 진창이야 엉엉


:
Posted by liontamer

 

 

수요일의 '타인의 페테르부르크' 사진.

찍사는 모르겠는데 이 사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가슴에 남았다. 아름다운 사진이다.

 

:
Posted by liontamer
2016. 3. 23. 12:48

겨울 궁전의 홀 russia2016. 3. 23. 12:48




2014년 4월, 에르미타주 박물관.


겨울 궁전이었고 지금은 에르미타주. 그림 보는 것도 좋지만 홀을 천천히 걸어가며 구경하는 것도 좋은 곳이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점심도 옆 회사 구내식당에서 대충 해치우고(제일 싫어하는 식판 밥 ㅠ) 들어와 점심시간에도 일하는 중.

나도 저 궁전에 살고 싶다 일 안 하고... 엉엉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양 무렵 청동기사상 사진 몇 장  (0) 2016.04.01
블린과 귀여운 아기  (2) 2016.03.30
눈과 얼음, 사원과 그림자  (0) 2016.03.17
집에 가고 싶은데...  (2) 2016.03.07
황제도 금빛 돔도 그립다  (2) 2016.03.05
:
Posted by liontamer

 

 

이건 2014년 7월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의 일이다.

떠나기 이틀 전 밤에 공연을 보고 나서 백야의 네바 강을 따라 실컷 산책을 하고 석양을 봤다. 그리고는 이미 자정이 다 되어가고 있던 시각이라 해가 졌고 나는 에르미타주를 돌아 궁전광장을 건너서 이삭 성당 앞에 있는 숙소를 향해 돌아가려는 길이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쪽으로 접어들었을 때 드럼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묵직하고 살짝 긁는 듯한 남자의 저음이 들려왔다. 별건 아니고 '라즈 드바 뜨리', 즉 러시아어로 '하나 둘 셋'이었다. 락 밴드가 연주를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조율을 하면서 하나둘셋 하나둘셋 하고 맞춰보고 있는 거였다. 야외 카페 테이블 앞에는 관광객들과 산책하던 시민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언제나 락 음악과 무거운 베이스, 일렉트릭 사운드와 저음의 남자 보컬에 끌리곤 하는 나 역시 잠깐 멈춰섰다. 모르는 사람들 옆 테이블에 앉기가 머쓱해서 그냥 서서 연주를 들었다. 그때 나는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나왔기 때문에 얄팍하고 바람에 펄럭이는 오렌지 쉬폰 민소매 원피스와 구두 차림에 화려한 스카프 한 장을 두르고 있었다. 거리에서 락 밴드의 연주를 듣기에는 조금 안 어울리는 복장이었지만 덕분에 눈에 띄었는지 밴드가 노래 한곡을 마쳤을 때 박수를 치고 있는데 보컬이 윙크를 하며 '스카프가 멋져요, 끄라사비짜'라고 해서 뜬금없이 잠깐 설렐 뻔 했다 :) (끄라사비짜는 미인이란 뜻인데... 나는 토끼이므로 문자 그대로의 뜻은 아니었... ㅋㅋ)

 

그들은 내가 전혀 모르는 러시아 노래를 불렀다. 자신들의 노래인가 싶었다. 아주 저음의 락 보컬이라 듣기 좋았다. 오랜만에 드럼과 일렉트릭 사운드 들으니 좋았고.. 에르미타주 궁전과 네바 강, 다리, 석양과 일렉트릭 사운드 밴드 음악이 어우러지자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경험이었다. 꿈 같기도 했다. 매우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아 있다.

 

 

 

 

 

 

 

 

 

 

 

 

 

 

:
Posted by liontamer
2015. 10. 9. 22:31

아틀라스 발 아래에서, 행운을 빌며 russia2015. 10. 9. 22:31

 

 

전에 한두번 사진 올린 적이 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건물에 장식되어 있는 아틀라스 조각상들.

 

이 조각상의 발을 만지면(정확히 말하면 발가락들)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아틀라스의 힘과 마법의 정기를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신랑신부가 조각상의 발가락을 만지면 행복하고 오래오래 살고 그들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은 미남미녀가 된다나.

 

결혼하려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쨌든 아틀라스의 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나도 전부터 여기 지나갈때마다 발가락을 만져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하고 어쩐지 부끄러워서 못해보다가 지난 여름에 갔을때 조각상 발을 전부 만져봤다. 발가락 하나하나 전부. 조각상이 10개였던 것 같은데 그럼 발가락이 100개인가.. 하여튼 생각보다 많았다. 이미 발가락 만지고 있는 사람들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돌아가면서 천천히 해봤다. 저 10명 중에서도 특히 마법이 센 거인이 하나 있는데 바깥쪽에서 두번째 있는 애라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다 만져보자 하고 다 만져봄.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 이때를 생각하며.. 아틀라스들아, 거인들아, 내게 힘을 주렴. 행운 좀 줘요 ㅠㅠ

 

 

 

 

 

 

 

내가 이렇게 만지고 있는 조각상들은 전부 다른 조각상들이다.

 

단단하고 차갑고 매끄러웠다. 더운 날이라 그런지 조각상 발을 문지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꽃도 놓여 있었다. 아마 신랑신부가 놓고 간 꽃인 듯.

 

 

 

신랑이나 약혼자는 없지만.. 생기게 해줘요. 아니면 행운이라도 줘요.

 

 

 

 

 

그렇게 거인의 발가락들을 다 만져보고 천천히 내려왔다.

 

:
Posted by liontamer
2015. 9. 13. 18:33

여름날 겨울 운하 russia2015. 9. 13. 18:33

 

 

페테르부르크.

이전에 몇번 올린 적 있는 '겨울 운하'. 겨울궁전인 에르미타주 박물관 사이를 잇는 운하라서 겨울 운하라고 불린다. 노어로는 짐냐야 까나브까.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에르미타주 극장 건물을 이어주고 있다. 이 운하는 모이카 운하와 네바 강을 이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3개의 조그만 다리로 이어져 있고 마지막 다리 너머로는 네바 강이 펼쳐져 있다. 맞은편 멀리 보이는 것이 네바 강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운하이다. 특히 겨울에 이곳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페테르부르크의 명소 중 하나이다.

이번 7월에 갔을 때 찍은 사진 몇 장.

 

 

 

 

 

 

 

 

 

 

 

 

 

 

태그의 겨울 운하를 클릭하면 이전에 올린 이곳의 여름, 가을, 겨울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운하가 좀 그립네.

 

:
Posted by liontamer

 

 

작년 4월 초. 네바 강.

 

네바 강은 여름에는 눈이 멀 정도로 찬란하고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어 순백색으로 빛난다. 저녁에는 석양에 잠겨 변화무쌍한 붉은 빛으로 물든다. 모두 아름답다.

 

그리고 이렇게, 아직 춥고 메마른 4월 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지만 강의 얼음은 전부 녹아서 봄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 아침에 네바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기분 좋다. 이 즈음의 네바 강은 훨씬 부드럽고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다.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빛도 더욱 자잘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이날 찍은 네바 강과 맞은편 강변 사진들 몇 장. 맞은편에 보이는 건물로는 이삭 성당, 해군성, 에르미타주 등이 나온다. 맞은편의 우니베르시쩻 강변(대학교 강변)에서 찍었기 때문이다. (이 강변에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가 있어서 우니베르시쩻 강변이라 불림)

 

 

 

 

 

 

 

왼편이 에르미타주

 

 

 

 

 

 

:
Posted by liontamer

 

 

 

지난 2월, 페테르부르크.

추운 겨울이었지만 그래도 정말 추운 한겨울은 지난 후여서 네바 강의 얼음도 군데군데 녹았고 파란 강물이 흐르는 모습도 조금씩 볼 수 있었다. 그때 찍었던 얼어붙은 네바 강과 그 위로 쌓인 눈, 그리고 유빙과 파란 강물 사진들 몇 장. 전에도 이때 풍경 몇번 올린 적 있다. 오늘은 주로 얼음 깨진 모습들 위주~

 

먼저 유빙이 안 보이는 사진부터. 스뜨렐까(활의 호 모양으로 뻗어내린 산책로이다)에서 찍은 네바 강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와 사원.

 

 

 

 

저 배는 일종의 미니 쇄빙선 같았다. 배가 지나가자 그 뒤로 얼음이 깨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지금 생각하니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썰매처럼 지나갔나?? 그때 보면서는 전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부터는 스뜨렐까에 갔다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로 걸어가면서, 혹은 요새 앞 강가에서, 혹은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들.

 

 

 

 

얼어붙은 강 위로 나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그렇게 많이 붙어 있지만 보란듯이 여기저기 발자국들..

 

 

 

 

 

맞은편에 보이는 기다란 건물이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이건 다리 건너가면서 교각 난간 사이로 (무서움을 무릅쓰고) 찍은 것. 이렇게 얼음 깨진 부분도 있고 유빙도 흘러다니고.. 으어 무서워...

 

 

 

꺅..

근데 또 마음 한구석으로는 빙수 생각도 났음...

 

 

 

그러니까 얼어붙은 강 위로 나가면 위험하다고요!

전에 올렸던 서무 시리즈 9편 '눈보라와 패딩코트'(http://tveye.tistory.com/3524)에서도 이런 풍경을 생각하며 썼다. 그거 맞다, 베르닌과 왕재수가 얼어붙은 강 건너다가 풍덩 빠졌던 거.. (미안하다 얘들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클로즈업..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얼음 녹은 부분이 꽤 넓게 퍼져 있다. 날이 원체 쨍해서 강물이 더욱 더 시리도록 파래 보였다.

 

 

 

 

 

 

 

얼음 동동동..

잘 보면 얼음 위에는 갈매기도 앉아 있고 오리도 앉아 있음..

 

:
Posted by liontamer
2013. 11. 2. 15:21

그리운 에르미타주 russia2013. 11. 2. 15:21

 

 

이번에 갔을 때는 에르미타주를 떠나는 날 오전에 들렀다.

전시실 말고 홀과 창문 사진 몇 장.

원래 겨울 궁전이었기 때문에 내부가 무척 화려하다.

 

 

에르미타주는 워낙 크고 넓기 때문에 전시실과 복도들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창 너머로 네바 강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등 바깥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이 날은 날씨가 흐려서 좀 우중충하게 나오긴 했지만..

박물관 안이라 조그만 똑딱이를 썼더니 더 그럴지도..

 

 

예전에 페테르부르크에서 지낼 때 에르미타주 왔다가 이쪽 창가에 서서 바깥의 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첨탑 구경하고 있는데 누가 말을 건 적이 있다. 멋있는 미중년의 영국 아저씨였는데 내게 도스토예프스키가 저기 갇혀 있었다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아저씨, 도씨는 저의 (문학적) 첫사랑이라니까요! (http://tveye.tistory.com/10)

그래서 페트라셰프스키 사건을 비롯해 죽음의 집의 기록 등 도씨에 대한 몇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을 같이 먹은 적이 있다. 그때 명함도 받았는데 돌아와서는 연락하는 걸 잊고 흐지부지됐다.

다시 저 창가에 서자 그때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아저씬 잘 지내고 있으려나, 이름이 윌리엄이었나 해리였나 가물가물. (분명 영국 왕자 이름 중 하나였다는 것만 기억나고 둘 중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렘브란트 전시실 너머에서 찍은 사진. 내가 에르미타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인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그림이 보인다. 저 그림 볼 때마다 눈물이 핑..

에르미타주 갈 때마다 두근거리는 그림이 두 점 있는데 하나는 저 돌아온 탕자, 나머지 하나는 마티스의 '춤'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내가 변해갈 수록 마티스의 '춤'에 대한 옛 설레임은 조금씩 퇴색되어가는 반면 렘브란트의 저 그림은 볼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마티스의 춤에 대한 글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8)

(돌아온 탕자 이미지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50)

 

 

천정의 아름다운 장식 문양 :)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색이 예뻐서  (0) 2013.11.06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인가요  (2) 2013.11.03
눈 식히려고...  (0) 2013.10.29
배 타고 들어오면 여기서부터 페테르고프  (0) 2013.10.22
루빈슈테인 거리의 메뉴 광고판들  (2) 2013.10.19
:
Posted by liontamer
2013. 10. 6. 13:47

에르미타주의 아틀라스들 russia2013. 10. 6. 13:47

 

 

이것도 페테르부르크에서는 유명한 풍경 중 하나. 밀리온나야 거리에서 궁전 광장과 에르미타주로 접어드는 순간 나타나는 아틀라스 조각상들이다.

 

 

얘들아, 너희가 참 고생이 많다..

이 날은 날씨가 좋아서 근사해 보이는데 눈 오고 어둑어둑한 겨울날 이 거인들 아래를 지나갈 때면 좀 음산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틀라스들 너머로 에르미타주 특유의 창백한 청록빛 건물이 보인다.

 

 

 

 

이 아틀라스의 발을 찍은 사진들이 꽤 유명해서 나도 한번 찍어봄 :)

'russ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프스키 수도원을 생각하며  (0) 2013.10.11
흐린 날, 운하를 따라 걷다가  (0) 2013.10.07
스핑크스 아래에서 만나  (0) 2013.10.04
보드카는 딱 두 가지 경우에만..  (4) 2013.10.03
장난꾸러기 분수  (2) 2013.10.01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