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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마린스키에서 공연된 발레 돈키호테의 1막과 3막 동영상 클립. 바질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키트리는 옐레나 옙세예바. 투우사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내가 좋아하는 조합이다. 오늘 너무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를 보냈으니 기분 업을 위해 영상 올려본다.



원래 이날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키트리를 추게 되어 있었는데 런던 공연과 스케줄이 엉켰는지 공연 전날쯤 취소가 되어 옙세예바가 대타로 나왔다. 오시포바가 마린스키 인스타에 나와서 팬들에게 사과도 하고 그랬다. 아무래도 오시포바가 키트리 역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스타 파워가 있고 또 슈클랴로프와도 절친이고 케미도 잘 맞는터라 이 공연을 기대한 팬들이 많았었다. 그러니 대타로 나온 옙세예바가 많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원래 키트리를 잘 추는 무용수인데다 슈클랴로프님도 잘 받쳐줘서 이날 공연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오시포바 키트리보다 옙세예바 키트리를 더 좋아한다. 전자가 더 파워풀하고 재미있지만 후자가 좀더 마린스키 키트리 느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발로쟈님은 뒷머리를 포니테일로 살짝 묶고 나와서 영상과 사진만 보고도 나는 심쿵... (꽁지머리에 쫌 약함 ㅋㅋ)



2막 영상도 있긴 한데 2막엔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춤을 안 추시므로 여기에는 1막, 3막만 올려봄.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를 찾아보세요~ (나는.... 돈키호테에서 요정왕국 씬 안 좋아하는 자....)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원체 좋아하는 발레라 뻬쩨르에 가게 될때 만일 일정이 맞으면 꼭 본다. 옛날부터 정말 여러번 봤는데, 아주 옛날 전성기 시절 뱌체슬라프 사모두로프의 바질이 여전히 최고로 남아 있고, 요즘은 팬심이 가미되어 역시 발로쟈 슈클랴로프의 바질을 제일 좋아한다. 물론 기민님 바질도 좋았다. 지금이야 파워나 체공시간 등은 당연히 젊은 피인 기민님이 좀더 뛰어나다. 하지만 발로쟈에게는 노련함과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연기력이 있다. 이 사람이 추는 바질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모든 발레 무대가 당연히 영상보다는 실제 무대가 훨씬 좋지만 이 사람의 바질은 특히 더 그렇다. 



위의 클립은 1막. 바질 등장부터 시작. 난 돈키호테에서 1막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바질과 키트리의 춤도 좋고(3막의 결혼식 춤은 너무 정형화된 클래식 안무라 오히려 신나는 1막의 춤을 더 좋아한다) 투우사! 투우사 망토춤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 투우사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입니다 :)



맨 위의 사진은 옙세예바의 키트리를 번쩍 들고 있는 슈클랴로프님의 바질. 출처는 슈클랴로프님 인스타.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때 사진과 함께 발로쟈가 남긴 멘트가 귀여웠다. 옛날부터 항상 딱 이 순간 이 포즈의 사진을 원했다고 한다. 어릴때 돈키호테 무대를 보면서 엄마에게 '엄마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어~'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 약속을 지켰다~ 하고 좋아하다가 사실 그 얘기 후 이미 20년 넘게 흘렀지만 그래도 뭐 어때~ 하고 마무리하는 멘트였다. 너무 귀여움. 



 



그리고 3막. 여기서는 선술집 씬을 좋아한다. 바질이랑 키트리가 신나게 추는 씬도 좋고 투우사의 으쓱대는 춤도, 그리고 바질의 자살쇼도 정말 좋아한다. 아무리 봐도 키트리 아빠 이해 안됨! 저렇게 이쁘고 귀여운 바질에게 왜 딸을 안 주려 한단 말이오!!!! 



결혼식 춤도 당연히 좋고... 이 3막 클립의 즐거움은 커튼 콜의 꽃 전달 장면이다.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언제나처럼 기사도를 발휘해 자기가 받은 꽃들을 몽땅 파트너 발레리나에게 바치는데... 꽃다발이 워낙 크고 무거운 관계로 옙세예바가 휘청거리다 꽃다발들을 바닥에 다 내려놓고 활짝 웃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 :) 파트너에게 자기 꽃을 바치는 슈클랴로프님의 기사도는 역시나 항상 멋있고 귀엽고~



그냥 이렇게 끝내기 아쉬우니 역시 Alex Gouliaev가 찍어준 슈클랴로프님의 바질 화보 두 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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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일욜 마린스키 돈키호테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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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인터넷 연결 사정이 안 좋아서... 선명도 보정은 안된다만 오늘 마린스키 석화 커튼콜 사진 찍은 거 몇장 먼저.

(엽님~ 사진이라도 먼저 보세요~)


이건 1막 끝나고 잠깐 인사할때. 내 자리가 파르테르 제일 끝열 구석이라 줌 당겨도 이게 전부..



그래도 다 끝나고 커튼콜할 땐 또 열심히 앞으로 나갔습니다(ㅋㅋ)


카테리나 역의 옐레나 옙세예바.



귀여운 알렉세이 티모페예프. 살짝 슈클랴로프 닮아서 귀여운 동안이긴 한데.. 슈클랴로프의 우아한 왕자다움과 프린시펄다운 기품은 아직 없다 ㅠㅠ 그래선지 내가 젤 좋아했던 이 사람 배역은 해적의 란켄뎀이었어 ㅠㅠ


그래도 저 의상 잘 어울리고 귀여웠음.



산의 여왕 역 예카테리나 체브이키나. 이 역이 사실 사랑의 전설에서 메흐메네 바누 역과 좀 비슷한데... 요즘 이 아가씨를 많이 밀어주는데(키크고 체격 조건이 좋아서 그런가) 난 별로 안 좋아한다... 아직 몸이 덜 유연하고 딱딱하고 좀 무거워뵌다... 접때 지젤에서 미르타 출때도 별로 맘에 안 들었음... 이 역은 딱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맞춤이었음(어제 초연에서 췄던 듯. 이 사람이야 메흐메네 바누가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니 이 역도 잘 어울렸겠지)


꽃 받고서.

근데 티모페예프는 파트너에게 꽃을 바치지 않았어...


세베리얀 역의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저 분장 때문에 세르게예프 맞나 하고 한참 오페라 글라스로 살펴봤었음.. 흑, 내가 좋아하는 무용수인데 분장 때매 얼굴도 거의 못 알아볼지경에... 춤도 재미없고.. 내 개인적 느낌으론 이 좋은 무용수인 세르게예프가 낭비되었음 흑흑... (뭐 이 사람이야 나름 잘 췄는데 그냥 난 이 발레랑 이 캐릭터가 맘에 안 들었던 거야. 어제 춘 스메칼로프 버전 봤어도 그랬을거야ㅠㅠ)



손등 뽀뽀 중인 티모페예프, 옙세예바.


리뷰는 조만간 따로,,, 엄청 짧은 메모는 앞 포스팅(http://tveye.tistory.com/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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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였다.

 

료샤는 내가 어제 묵은 호텔 조식 자체는 그냥 그래도 9층에 있기 때문에 전망이 좋으니 조식을 추가해서 먹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추가요금을 내고 조식을 먹어보았는데 빵이 의외로 맛있었고 과연 전망이 훌륭했다. 아마 조식 시간이 끝나갈 때 가서 얼마 없는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레냐는 오늘 외할머니 생일이라고 해서 거기 갔다. 료샤는 오전에 들러 나와 함께 그 전망 좋은 창가에서 같이 조식을 먹었다. (레냐도 무지하게 같이 먹고 싶어했지만 다음주에 꼭 같이 먹자고 달래놓음. 어른들이 하는 건 다 좋아보이는 것이다 ㅋㅋ)

 

 

밥먹으러 올라갈때 카메라를 안 가지고 가서 그냥 폰으로 찍은 사진 한장만. 며칠 후 다시 가서 묵으면 카메라 가지고 올라가봐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트로이츠키 사원(이즈마일로프 사원)도 보여서 이 사진으로..

 

..

 

오늘 숙소를 다시 옮겨야 했다. 료샤가 태워다주겠다고 했으나 나는 짐을 좀 챙겨야 했고 너무 빨리 가면 체크인 시간과 맞지도 않았다. 료샤는 오늘 무슨 물건을 가지러 파블로프스크에 갔다와야 했기 때문에(나한테 같이 가자고 꼬셨으나 나는 오늘 공연이 있었음) 오전에 가고 나는 정오에 체크아웃을 한 후 짐을 맡겨놓고 2시에 택시를 예약해둔 후 일단 거리로 나왔다.

 

근데 너무 추웠고 비가 왔다. 며칠 후 다시 이 호텔로 돌아와야 하니 주변 지리도 좀 알아볼겸 걸었는데 사도바야 거리와 센나야 광장이 금방 나오는 걸로 봐서 지리는 금세 깨쳤다. 문제는 추웠다는 것. 그리고 내내 안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조식을 먹으면서 빈속에 차를 좀 마셨고 그 이후 약을 먹었더니 카페인 때문인지 너무너무 가슴이 북받치고 답답하고 괴로웠다. 너무 북받치고 뻐근해져서 잠시 심장발작인가 하고 겁에 질리기까지 했다. 식도염 악화 증상이긴 한데... 아마 카페인 과다 섭취 후 약을 먹어서 그런것 같다. 지난번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비바람 속에서 괴로워하며 목과 가슴을 누르고 헤맸다. 카페도 안 보이고 그나마 보이는 카페는 전부 식당 겸용이었는데 비가 오니 음식 냄새 배는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추위와 뻐근함으로 괴로워하며 좀 헤매다 호텔 근처 모퉁이에서 어느 베이커리 카페 발견. 그냥 빵 구워 파는 곳이었는데 의외로 여기가 오아시스였다. 손님도 없고 빵과 케익을 팔고 홀은 좁았지만 창가 자리가 좀 호젓했다!

 

 

구석 귀퉁이의 창가 자리가 무척 호젓해서 가만히 앉아 책 읽고 글쓰기 좋은 자리였다. 며칠 후 저 호텔로 돌아가면 이 카페에 아침 먹으러 와야겠다.

 

 

카페인 없는 열매 티 한잔(약간 히비스커스 블렌드 맛이 남)과 메도빅 주문. 여기 메도빅은 맛있었다. 이 카페 이름이 프라하 카페였는데 그래선가 ㅋㅋ

 

 

어제 서점에서 산 세르게이 도블라토프의 단문집을 좀 읽었다. 무척 재미있었다.

 

메도빅을 먹고 좀 앉아 있었더니 가슴 통증이 좀 가셨다. 아아 조심해야겠다. 다시는 빈속에 차 마신 후 약먹지 말아야지... 한국 돌아가면 의사에게 좀 물어봐야겠다.

 

 

지지난주 토요일, 여기로 날아오기 전에 친구인 쥬인과 홍대에서 만나 놀다가 샀던 팔찌 중 하나. 오늘 파랑하양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었기에 맞춰서 하고 나왔다. 팔찌를 보니 쥬인 보고 싶네.

 

..

 

2시가 되어 택시를 타고 이삭 성당 앞으로 이동. 세번째 호텔에 체크인했다. 여기서는 다섯밤을 자고 다시 아까 호텔로 돌아간다. 이렇게 중간중간 일정을 연장할줄 알았다면 이러지 않았겠지 ㅠㅠ

 

방에 와서는 너무 피곤해서 잠시 침대 위에 드러누워 있었다. 오늘은 5시 공연이었다. 가방을 좀 풀었고 너무 추워서 결국 원피스 포기. 진과 긴소매 티셔츠, 카디건에 트렌치코트 도로 꺼내 입었다 ㅠㅠ 아아 정말 너무해...

 

...

 

추워서 버스 타고 극장에 갔다. 오늘 공연은 마린스키 신관이었다. 오늘은 스트라빈스키의 두 곡을 각기 다른 안무가가 안무한 작품이었는데 사실 이게 아주 보고 싶어서 끊었다기보다는 그래도 두번째 작품이 봄의 제전이라 끊은 것이다. 어쨌든 나의 첫번째 발레라서 애착이 있다. 오늘의 봄의 제전은 사샤 발츠 버전인데 마린스키에서 발츠 버전으로는 본 적이 없어 좀 궁금하기도 했다.

 

 

 

 

오늘 공연은 둘다 신관인데다 별다른 무대 배경 없이 조명이 강해서 사진은 다 번짐. 그나마 여기 올린게 건진 것임 ㅠㅠ 꽤 앞줄이었음에도 별 소용이 없었다. 하긴 슈클랴로프가 안나오니 굳이 열심히 찍고자 하진 않았기에... 정성이 없어서 더 번졌나보다 ㅠㅠ

 

첫번째 작품은 스트라빈스키의 '3악장 심포니'였다. 지난 봄에 '라두 포클리타루'를 초빙하여 안무해 초연했었는데 음악은 몇번 들어봤지만 공연은 영상도 본적이 없었다. 스베틀라나 이바노바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가 주역으로 나왔고 예카테리나 치브이키나, 타치야나 트카첸코, 알렉산드라 이오시피디가 운명의 3여신으로 나왔다. 내용은... 아무 것도 아니었던 생명의 집단적 원형질에서 남자와 여자가 각각 1명씩 세상에 나와 스스로의 개인적 정체성을 획득하고 사랑에 빠지고 인생을 살아가지만 결국 이들은 운명의 3여신의 붉은 실에 매여 있으며 결국은 전쟁으로 상징되는 3악장에서 인생의 끝에 다다르고 실이 끊겨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인데 이런 스타일의 발레가 그렇듯 플롯보다는 움직임과 무대미술, 음악이 더 강렬했다.

 

글쎄... 내 마음에는 아주 안 들었다. 일단 안무가 너무 작위적이었고 지루했다. 운명의 3여신도, 비둘기에서 독수리로 옮아가는 영상 배경과 개성 없이 단체로 떼지어 춤추는 군무, 아크로바틱한 리프팅과 회전이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춤... 모두 그다지 참신하지 않았다. 뭔가 열심히 했지만 남는 건 없었다. 하나 남는다면 음악인가... ㅠㅠ

 

세르게예프와 이바노바는 둘다 좋은 무용수고 잘 췄지만.... 그리고 세르게예프가 여태 본 무대 중 제일 섹시해보였지만... 보는 내내 작품에 비해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발레 안무가들이 너무나 잘 빠지는 함정이 있는데 포클리타루 역시 그걸 피해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진도 한 장만. 어차피 다 번졌음 ㅠㅠ

 

 

 

두번째가 내가 보러 간 목적인 봄의 제전.

 

난 사실 사샤 발츠 안무의 제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가 제물로 등장하는 제전이라 궁금했고 발츠 안무 제전을 무대에서 직접 본 적은 없으니 실제로 보면 또 다르리라는 기대를 했다.

 

흠...

 

발츠는 내 취향과는 역시 거리가 있었다. 뭐랄까... 원시적이고 격렬하고 광적으로 보이려고 하지만 어딘가 한계가 있는 느낌이랄까, 육체의 광란과 샤먼의 광기를 표출하고는 있지만 실은 굉장히 계산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상으로 볼때도 그랬는데 무대로 봐도 그랬다. 무용수들은 잘 췄고 연주도 아주 좋았다(게르기예프가 지휘했음) 그러니 아마 이것은 발츠의 안무와 내가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좀더 격렬하고 좀더 원초적인 춤을 원했다. 그런데 사샤 발츠의 제전은 내겐 그렇지 않았다. 영상으로도 무대로도 마찬가지였다. 붉은 머리의 늘씬하고 강렬한 콘다우로바는 아름답고 근사하고 처절했지만 그냥 그게 다였다. 내게 콘다우로바는 '진짜 제물' 로 느껴지지 않았다. 반쯤은 발츠가 제물과 종족들의 관계나 움직임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쉬웠다.

 

제일 좋았던 건 역시 음악이었다. 그래,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한 봄의 제전을 들은 것만으로도 오늘 공연은 본전 찾았다. 역시... 봄의 제전은 러시아 지휘자와 러시아 오케스트라일 때 제일 좋다.

 

생각해보니 난 마린스키 무대에서만 봄의 제전을 세가지 안무 버전으로 봤구나... 물론 다른 무대에선 또 다른 버전을 봤지만... 하여튼 오늘은 음악이 제일 좋았다.

 

사진 엄청나게 번짐 ㅠㅠ 가운데 자주색 의상의 긴머리 여인이 주역이었던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엄청나게 번졌다만.. 발레리 게르기예프 사진도 한 장... ㅠㅠ

 

게르기예프 요즘 백야축제에 아주 자주 나오고 계심.

 

그러고보니 내내 발레 메모까지 전부 러시아 메모에 올리고 있었네... 나중에 각 공연에 대한 메모는 떼어서 발레 폴더로 옮겨놔야겠다. 근데 제대로 리뷰를 쓴건 없어서..

 

..

 

짧은 두개의 작품들이라 끝나니 7시가 좀 넘어 있었다. 비가 멎었기 때문에 운하 따라 걸어서 돌아왔다.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까지 쭉 올라가서 물과 체리를 사고 길을 건너 또 올라가서 말라야 모르스카야 초입에 있는 부셰에서 빵을 한개 사왔다. 이번 호텔도 조식 불포함이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체리랑 차랑 먹으려고... (전기포트 달라고 해서 얻었음)

 

 

운하 따라 걸어오다 찍은 사진 한장. 엄청 줌 당겼지만 이게 한계... 검정회색 갈매기 한 마리.

 

..

 

전기포트를 드디어 얻었기 때문에 오늘은 누룽지 반봉지와 즉석 된장국 약간에 끓는 물을 부어 볶음김치와 참치, 조식 테이블에서 건져온 삶은 달걀로 늦은 저녁 먹음. 살것 같다, 된장국이랑 볶음김치.. 엉엉...

 

 

 

.. 뜬금없이 안 어울리게 저 화려한 잔은 뭐냐고 하신다면..

첫번째 호텔 옆 쇼핑센터에서 우연히 발견해 샀던 찻잔. 아직 이거 하나밖에 안 샀다. 그냥 저런 스타일 찻잔 하나 있으면 좋겠다 해서 샀는데 사고보니 메이드 인 차이나임 -_- 망했어... 에잇... 여기까지 와서 중국 찻잔을 사다니 ㅠㅠ 짐도 무거운데...

 

하여튼 그래서 이놈을 오늘 개봉하여... 누룽지랑 된장국 담아 먹는 용도로 개시함 ㅋㅋ 미안해 중국 찻잔아... 근데 네가 꼭 메이드 인 차이나라서 그런 거는 아니야... 예전에 로모노소프도 그랬어 ㅋㅋ

 

 

찻잔 : 이쁘다고 살땐 언제고 나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무시하냐! 차도 아니고 된장국에 누룽지로 개시하다니 엉엉...

토끼 : 야, 옛날에 로모노소프님들은 심지어 개시할 때 볶음김치랑 컵라면도 담아먹었어! 된장국이랑 누룽지면 양호한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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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오사카 공연 때 포스터인 듯.

 

 

부상으로 못 나온 슈클랴로프가 아쉬워서.. 사진이라도 몇 장.. 디아나 비슈뇨바와 함께.

사진은 gene schiavone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비슈뇨바. 아래 사진들도 비슈뇨바와 함께.

 

 

 

사진은 irina tuminene

 

 

사진은 irina tuminene

 

...

 

 

지난 월요일, 11월 30일에 도쿄문화회관에서 본 마린스키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막간마다 쓴 메모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심란한 상태에서 본 공연이라 제대로 된 리뷰라기보다는 그냥 토막토막 느낌들의 나열이다.

 

이 날 출연진은

줄리엣 : 마리야 쉬린키나

로미오 : 필립 스쵸핀

머큐시오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티볼트 : 유리 스메칼로프

파리스 : 콘스탄틴 즈베레프.

 

사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를 보기 위해 갔던 도쿄였지만.. 인생이 슬프게도 슈클랴로프는 토요일 사랑의 전설 무대에서 부상을 당해 이 공연에 못 나왔다. 마린스키 스케줄을 보니 12월 5일 돈키호테에서도 빠졌다.. 흐흑, 제발 빨리 나으렴.

그래서 슈클랴로프 대신 필립 스쵸핀이 대타로 투입되었다...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거 빼곤 좋은 공연이었다. 스쵸핀도 춤이 나쁘지는 않았고...

 아래부터는 공연장에서 막간마다 쓴 메모이다.

 

..




저팬 아츠 쪽도 꽤나 불친절하다. 슈클랴로프가 부상으로 못나오고 스쵸핀이 나온다는 얘기는 표 보여주고 입장하는 혼잡한 입구에 딱 하나 그나마도 손으로 휘갈긴 종이 한장 붙어 있는게 전부였다.. 흐흑, 마지막 먼지같던 희망도 사라짐. 일어 까막눈인데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가타가나 표기는 그림 생긴거마저 외우게 돼버렸음 엉엉...



막간마다 메모 쓰는 중.




슈클랴로프 안 나오는게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발레이다. 1막은 좀 길고 장면 전환이 많아 번잡하지만 그래도 허세넘치는 기사들의 춤과 붉은 커튼 내려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 둘의 테라스 듀엣이 있다.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보통 로미오에게 많이 집중해 보는편이지만 슈클랴로프가 안 나온 관계로 스쵸핀보단 쉬린키나의 줄리엣에 집중해 보게 되었다. 스쵸핀은 점프나 테크닉은 괜찮은데 확실히 슈클랴로프의 드라마틱함, 사랑에 빠져 활활 타오르는 연인의 느낌이 덜하고 몸짓이나 표정의 디테일이 약하다. 하긴 최고의 로미오와 비교해 뭐하리 ㅠ




쉬린키나는 청순한 외모 탓인지 생각보다 줄리엣에 어울렸다. 3막의 비극을 어떻게 소화할지는 모르겠지만 1막의 사랑에 빠진 줄리엣엔 잘 어울렸다. 아아, 나는 부부의 춤을 보고팠단 말이다..



그래도 티볼트를 스메칼로프가 춰서 매우 멋있다. 이제 2막 시작하려는 중.

 



2막.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항상 내게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 춤이 좀 불만이라.. 그래도 주역들의 춤이 좋고 감정선이 살아 있어 좋다.




2막은 보다가 두번이나 눈물이 났다. 원래 좋아하던 결혼식 씬도 오랜만에 무대로 보니 가슴 아프고 감동적이었고.. 아아, 티볼트 ㅠㅠ



고백하자면 난 이 발레에서 언제나 티볼트를 좋아했다(역시 악역을 좋아해ㅠ). 마린스키 외에도 다양한 버전 로미오..에서도 거의 항상 티볼트는 내 관심의 대상이었다.



우아하고 날렵한 세르게예프의 살짝 퀴어 캠프 느낌 도는 머큐시오에 대비되어 곰처럼 달려드는 활화산 같은 티볼트!! 워낙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티볼트가 독보적이지만 스메칼로프의 티볼트는 게다가 섹시하기 그지없고..



머큐시오 죽은 후 머뭇거리며 로미오에게 다가가는 티볼트답지 않은 섬세한 디테일마저 잠깐 보여준 스메칼로프의 티볼트가 쿵 하고 쓰러지는데 내 가슴이 미어지고... 캐풀렛 부인이 머리 풀고 울부짖으며 복수 다짐하는 장면에서 나도 울고 ㅠㅠ(나 로미오 팬 맞니ㅠ)




역시 칼싸움과 분노와 피비린내, 죽음과 사랑이 난무하는데 가슴이 들끓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ㅠㅠ 슈클랴로프의 로미오였다면 정말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2막이 1막보다 더 좋아서 이제 3막 기다리는 중이다. 요즘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프로코피예프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나온다 ㅠㅠ 티볼트 엉엉.. 3막 보기가 두렵다 ㅠㅠ 생각만 해도 슬프다..




2막 끝나고 커튼 앞으로 스메칼로프와 세르게예프가 나란히 나와 인사해서 귀여웠다 :)

 




3막.



3막은 보는 내내 가슴이 북받쳤고 눈물이 났다. 침실과 이별 장면, 로미오의 절망과 두 연인의 죽음 모두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슬펐다.



무엇보다 이번에 볼때는 내 심적인 문제 때문인지 줄리엣의 고뇌와 부모님과의 충돌, 약을 먹고 가사 상태에 빠지는 장면에 너무 이입해서 눈물이 많이 났다. 그러니까... 어제 내겐 이런 느낌이었다. 로미오는 이상과 꿈, 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파리스는 현실. 그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줄리엣은 괴로워하고 결국 이상을 따라가려하지만 패배하고 죽는..




물론 내가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전엔 이런 느낌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줄리엣이 신부에게 가서 약을 받을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지금 성당으로 가고 있어... 아직 약을 받아 마실지말지 결정을 못하고 있을 뿐이야.



어쨌든 내 개인적 마음은 그랬고..





전반적으로 좋은 공연이었다. 도쿄문화회관 무대가 작아서 발레의 규모가 그대로 구현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기사들의 춤도 무용수가 적었다) 그래도 좋았다. 프로코피예프 음악과 셰익스피어, 마린스키. 무엇이 아쉬우랴. (딱 하나.. 최고의 로미오 슈클랴로프 ㅠㅠ)



쉬린키나를 재평가하게 되었다. 쇼피니아나, 오로라나 지젤 등은 아쉬웠지만 사랑의 전설의 쉬린, 줄리엣처럼 청순하고 공기 같은 역할은 몸에 맞는 옷 같았다.



팔동작은 여전히 좀 아쉬웠고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 하느작대기만 하고 절제와 우아함, 간결함과 강약 조절이 부족하지만(테료쉬키나나 로파트키나가 고전을 출때 그 움직임은 이 강약이 살아 있다) 줄리엣처럼 드라마틱하고 사랑스럽고 청순한 소녀 역은 잘 소화했다. 게다가 '줄리엣답게' 예뻤다. 그녀가 슈클랴로프와 추는 사랑의 듀엣을 봤어야 하는데.. 사랑의 전설에서도 둘의 춤은 좋았다.




스쵸핀은 점프나 테크닉 등은 좋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호감가는 로미오였다. 목과 어깨, 팔을 쓰는 동작이 좀더 우아했으면 좋았을테지만 자꾸 슈클랴로프와 비교하지 말자ㅠㅠ




슈클랴로프에게는 타고난 기품이나 우아함이 있는데 그게 일반적 왕자역에도 물론 필수지만 로미오나 페르하드 같은 역에는 마지막 붓질을 해주는 느낌이라.. 흑, 기승전 아쉬운 슈클랴로프의 부상...




다 보고 나니 그래도 잘 와서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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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