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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크'에 해당되는 글 889

  1. 2018.03.27 Rock Pub (4)
  2. 2018.03.24 가을 오후의 이삭 광장 (2)
  3. 2018.03.22 김릿, 겨울
  4. 2018.03.12 한겨울 해질 무렵의 페테르부르크 (4)
  5. 2018.02.22 본치 카페
  6. 2018.02.12 RED / 빨강
  7. 2017.12.07 꿈속의 새들, 그래서 날아가는 갈매기 한 장 (6)
  8. 2017.11.20 부셰의 창가 (4)
  9. 2017.11.19 사자, 아틀라스의 발, 빗물 그림자, 운하
  10. 2017.11.06 사랑하는 도시, 사랑하는 장소들
  11. 2017.11.05 10월의 흐린 페테르부르크를 따라 걸으며 (2)
  12. 2017.11.03 카잔 성당 열주, 돔 끄니기, 고인 물
  13. 2017.11.01 그들은 이런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2)
  14. 2017.10.30 북방도시에서 살아 돌아온 그 패딩 (6)
  15. 2017.10.26 카잔 성당 돔과 푸른 하늘 (4)
  16. 2017.10.25 페테르부르크 (3)
  17. 2017.10.21 흰 비둘기, 청회색 비둘기, 까마귀 깃털 (6)
  18. 2017.10.16 싸늘한 가을, 페테르부르크 산책 (8)
  19. 2017.10.15 흐린 가을 오후, 네바 강변을 따라 걸으며 (6)
  20. 2017.10.12 그리보예도프 운하의 가로등 램프들 (4)
  21. 2017.10.10 10월 초의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4)
  22. 2017.10.10 10.10 화요일 밤 : 돌아옴, 피곤, 아부지, 아이고 회사 가기 싫어 (6)
  23. 2017.10.09 뻬쩨르 마지막 날은 이렇게 보냄 (4)
  24. 2017.10.09 10.8 일요일 밤 : 마지막 날, 불새, 마린스키 추억, 글, 논리력 증강 레냐, 다샤, 마음은 산란 (2)
  25. 2017.10.08 10.7 토요일 밤 : 사계(일리야 쥐보이 안무) 짧은 메모, 드디어 산책, 수프 비노, 많이 큰 레냐 (2)
2018.03.27 21:36

Rock Pub 2016 petersburg2018.03.27 21:36





2016년 12월, 페테르부르크. 눈보라치고 아주 음습하던 날 오후. 



네프스키 대로 근처 어딘가를 걷다가 발견한 반지하 펍의 간판 불빛 한 컷. 이탈리얀스카야 거리였던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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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03.24 22:33

가을 오후의 이삭 광장 2017 petersburg2018.03.24 22:33

 

 

작년 10월초. 페테르부르크. 이삭 광장.

 

 

아스토리야 호텔 빨간 차양.

 

 

그리고 여기 카페 창가에 앉아 바라본 풍경 몇 장.

 

 

 

 

 

 

 

 

어스름에 잠긴 이삭 성당.

 

 

 

 

다시, 아스토리야 호텔 빨간 차양.

 

 

Posted by liontamer
2018.03.22 22:11

김릿, 겨울 2016 petersburg2018.03.22 22:11





2016년 12월. 겨울. 저녁. 아스토리아 호텔 카페 로툰다.



나는 김릿을 마셨다. 필립 말로와 테리 레녹스의 칵테일. 눈이 찔끔거리도록 시큼하면서도 톡 쏘는 맛. 차갑고 인정사정 없는 맛. 



작년 가을에 갔을 때도 여기서 다시 김릿을 주문해 마셨는데 이때 마셨던 맛은 나지 않았다. 아마도 겨울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때 너무나 황폐하고 힘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 순간의 김릿과 같은 맛은 아마 결코 다시 느끼지 못할 것이다.




..




김릿과 레이먼드 챈들러, 그리고 저때의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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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석양 무렵, 한겨울의 페테르부르크. 오후 3~4시 즈음이다.



2016년 12월. 료샤와 함께 석양 보려고 네바 강가로 걸어면서 찍은 사진 몇 장. 이삭 성당. 천사. 나무들. 해군성. 청동기사상. 가로등 램프. 네바 강.














Posted by liontamer
2018.02.22 21:49

본치 카페 2017 petersburg2018.02.22 21:49





작년 10월. 페테르부르크.



날씨가 원체 안 좋은 시즌에 가서 맨날 비오고 춥고 고생고생했지만 본치 카페 발굴한 건 즐거웠다. 글쓰기 좋은 카페였다. 조명도 예쁘고 창가 자리는 밝아서 좋았다. 케익도 음료도 맛있었다. 그리고 홀 가운데에는 빨간 테이블이 있고.






처음 갔던 날은 아침 안 먹은 상태라 스메타나 곁들인 블린이랑 생강차 주문했었다. 생강차는 맛있었고 블린도 맛있긴 했는데 좀 식어 있어서 감점...







창가에 앉아 글쓰기 좋은 곳이었다.










그립구나. 다시 가고프다.




Posted by liontamer
2018.02.12 23:41

RED / 빨강 2017 vladivostok2018.02.12 23:41





역시 가장 좋아하는 색 :)



블라디보스톡, 페테르부르크, 여기 시골 동네랑 서울에서 이것저것 빨강들 모음





여기저기 다 걸쳐져 있긴 한데 블라디보스톡 사진이 3장으로 젤 많으니 블라디보스톡 폴더에 넣는다





맨아래 빨간 목도리는 금손 쥬인이 짜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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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간밤 꿈에 나는 바닷가를 따라 걸었다. 꿈속에서 그곳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아마도 화정 쪽)였는데 묘하게 바닷가가 있었고 건너편에 보이는 삼각형 붉은 지붕들은 프라하의 지붕들처럼 보였다. 바다는 네바 강과 닮아 있었다. 그리고 바닷가와 얕은 수면 위로는 아주 커다란 새들이 모여 날개치고 있었다. 백로와 갈매기와 백조, 그리고 청둥오리가 묘하게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들이었는데 크고 어딘가 살짝 위협적이고 동시에 근사했다. 새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이 바닷가에 새들이 있었다니 전혀 몰랐어' 라고 말했다.



꿈을 잊지 않기 위해 지난 10월에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네바 강 따라 걷다가 찍은 갈매기 사진 한 장 올린다. 원체 높이 날고 있던 터라 줌 당겨 찍어서 엄청 작게 나왔음.



Posted by liontamer
2017.11.20 22:17

부셰의 창가 2017 petersburg2017.11.20 22:17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유명한 빵집 부셰. 소박하고 맛있는 곳. 지역 주민들로 붐비는 곳. 흑빵과 연어 오믈렛, 케익과 파이가 맛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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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 페테르부르크 거닐며 찍은 사진 몇 장.



네바 강의 청동사자.






에르미타주 곁의 아틀라스 동상들. 동상들보다 더 유명해진 그들의 발들. 아틀라스 발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다들 열심히 만져서 맨들맨들... (이것도 몇번째 아틀라스 발이 특히 효험있다고 함. 분명 외웠는데 건망증 대왕인 나는 갈때마다 몇번째 녀석인지 헷갈려서 그냥 무조건 전부 다 만지고 감 ㅠㅠ)





이번에도 이렇게 발가락 하나하나 만지며... (뭐지... 써놓고 나니 뭔가 좀 이상해...) 소원을 빌고...

(그 패딩 장착하고 있음 ㅋㅋ)






가 있는 내내 비가 오고 아주 추운 날씨였다. 그나마 이 날은 비가 오락가락하며 중간중간 개어서 무작정 좀 걸었다.


잘 안 보이지만... 빗물 웅덩이에 비친 그림자는 에르미타주 건물 일부.






그리고는 료샤랑 레냐랑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네프스키 대로 쪽으로 걸어 나왔다.



Posted by liontamer




상트 페테르부르크. 페테르부르크. 뻬쩨르부르그. 뻬쩨르. 삐쩨르. 사랑하는 도시.


그리고 그 사랑하는 도시에서 특히 사랑하는 장소 몇 군데.



청동기사상.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이삭 성당과 아스토리야 호텔의 붉은 차양들.

Posted by liontamer

 

 

 

10월초.

 

다녀온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네 ㅠㅠ 또 가고 싶다...

 

 

비가 오락가락했던 날. 그리보예도프 운하랑 모이카 운하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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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성당 사진 두장 더.


이건 성당 열주와 그 너머로 보이는 돔 끄니기의 유명한 아르누보식 돔.





그리고 빗물 웅덩이에 비친 카잔 성당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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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보예도프 운하.



전에 발췌한 트로이와 알리사의 대화 일부가 바로 이런 운하변의 낮은 계단에서 이루어진다. 하나하나 쓰진 않았지만 트로이 뿐만 아니라 그 글에 나오는 인물들 대부분이 이런 곳들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운하를 바라보거나 새에게 먹이를 주거나 몰래 술을 마셨을 것이다.



트로이와 알리사가 저런 곳에서 나눈 이야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5016

​​​​​

알리사는 기계벌레와 도스토예프스키, 불가코프에 대해 무슨 말을 했나, 항의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불멸입니다!



Posted by liontamer




바로 이 녀석.


몇년전 아울렛에서 싸게 샀는데 얇고 편하긴 했지만 얇기도 하고 깃털이 균일하지 않아서 자꾸 엉덩이 위까지 말려 올라가고 그 아래는 깃털 없이 자꾸 천만 남았다. 한마디로 없어보였다!!


그래서 이번 러시아 갈때 비상용으로 가져갔다. 10월초니 보험용으로 가져간거고 한두번 입다 버려야지 했으나 매일 비오고 바람부는 10월 뻬쩨르에서 이놈은 큰 능력을 발휘! 거의 매일 입었고 결국 고맙고 아까워서 도로 가져옴. 오늘 갑자기 추워져서 심지어 이거 입고 본사 내려옴 ㅋㅋ


사진은 뻬쩨르 떠나던 날 오전. 본치 카페. 벽의 옷걸이에 걸어놓은 패딩. 카페가 이쁘고 조명이 근사하니 덩달아 패딩마저 괜찮아보임 ㅋㅋ






본치 카페 그립다!

Posted by liontamer
2017.10.26 23:05

카잔 성당 돔과 푸른 하늘 2017 petersburg2017.10.26 23:05







10월. 페테르부르크.



일주일 내내 비가 왔다. 이날 잠시 하늘이 좀 보여서 열심히 걸었다. 이때도 중간중간 비가 오긴 했다.

Posted by liontamer
2017.10.25 23:48

페테르부르크 2017 petersburg2017.10.25 23:48




부셰.





카잔스카야 거리.








Posted by liontamer

 

 

 

10월 초순. 네바 강변 따라 걷다가 발견한 흰 비둘기, 청회색 비둘기, 그리고 까마귀 깃털. 순서대로 :0

 

 

 

 

 

 

저 깃털 사실 주워오고 싶었는데 박테리아 걱정에 못 주워왔음 ㅠㅠ

 

 

Posted by liontamer




숙소 근처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를 비롯해 10월초의 페테르부르크 거리 사진 몇 장. 많이 쌀쌀한데다 날씨가 안 좋고 비도 자주 와서 카메라는 극장 갈 때랑 두어번 빼고는 안 들고 다녔다. 그래서 이번 여행 사진 대부분은 폰으로 찍어서 화질은 그냥 그렇다. 그래도 아이폰 사진이 갖는 특유의 느낌이란 게 있긴 있다.



싸늘한 가을의 페테르부르크 사진 몇 장. 아이폰 6s.












이 사진은 흔들렸는데 색채가 맘에 들어서 살려두었다.












갈매기 훨훨!!!



Posted by liontamer





이번에 갔을 때 유일하게 네바 강변 따라 산책했던 날. 흐렸고 중간중간 가랑비가 내렸다. 료샤와 레냐랑 함께 산책했다. 이 날 많이 걸었다.





Posted by liontamer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가로지르는 교각 양쪽에 자리잡고 있는 근사한 가로등 램프. 이 다리에서 사진을 찍으면 '전형적인 페테르부르크 관광엽서' 구도로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을 찍을 수 있다. 나는 이 램프 가로등들을 좋아한다.





Posted by liontamer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맞은편에 있는 공원. 루스끼 무제이(러시아 박물관)와 연결되어 있다. 정원의 아름다운 대문 너머로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일부가 보이고 있다.

 

 

유일하게 제대로 산책했던 날. 사실 이 날도 이 공원 걷는 도중 또 가랑비 내렸었음,

 

 

 

 

 

 

 

 

 

 

 

 

 

기둥과 울타리가 매우 아름답다. 관광객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겨울이면 관광객이 사라지고 이 풍경이 매우 운치있어진다. 추워서 걷기는 좀 힘들지만. 페테르부르크의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이다.

Posted by liontamer

 

 

 

 

매우 피곤한 여정이었다. 모스크바에서 뻬쩨르 가는 국내선 비행기는 원래 1시간 10분이면 도착하는데 비가 많이 온데다 모스크바 공항은 항상 비행기들로 북적여서 하늘길이 밀렸는지 공항 다와서 하늘에서 한참 선회하고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멀미...

 

 

모스크바 공항은 뻬쩨르 공항보다 불친절하다, 그건 확실하다. 그리고 경유 절차도 좀 복잡하다. 하여튼 고생고생해서 환승을 했고 밤 비행기를 탔다. 연휴 끝물이라 아에로플롯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인 여행객들이 대다수였다.

 

 

비행기에서 30분 정도밖에 눈을 붙이지 못했다. 다리도 아프고 온몸이 무척 쑤셨다. 몸살 직전.

 

 

인천공항에는 제시간에 도착했다. 버스 타고 가려 했는데 아버지가 나와주셔서 너무 미안했다. 연휴 전에 부모님 뵙긴 했지만 그래도 명절 때 놀러나갔다 왔는데 그래도 딸이라고 데리러 나와주시니 미안한 마음이 뭉클... ㅠㅠ 차로 화정까지 데려다주심.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새로 발령받은 부서와 업무, 전반적으로 회사에 너무 지치고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그래도 어쩌겠느냐고 하신다. 나이도 들었는데 이제 어디를 가겠느냐고 하심. 현실적인 말씀이긴 하지.

 

 

화정 집에 도착하니 한시 쯤 되어 있었다. 샤워하고 머리 감은 후 드라이어로 두피만 대충 말리고 베개에 수건 깔고 쓰러져 잠들었다. 두어시간만 자야 한다고 다짐했지만(시차 적응도 해야 하고 내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기차 타야 하니까) 역시 너무 피곤했는지 두어시간 후 깼다가 도로 자고 또 도로 자고 ㅠㅠ 6시에나 일어났다.

 

 

일어나서 대충 햇반과 인스턴트국에 김치볶음을 만들어서 저녁을 먹고, 가방을 풀었다. 이때가 너무 피곤하다... 그리고 내일 새벽 2집으로 들고 내려가야 할 짐들이 또 있으니 그것들을 분류해 기내 캐리어에 다시 쑤셔넣었다. 그 정리를 다 마치고 빨래를 돌려 널고 나니 어느새 10시가 다 되었다. 이제 자야 하는데 사실 잠이 안 오네...

 

 

불행인지 다행인지 회사 메일이 러시아에서는 해외아이피 차단으로 아예 접속이 안됐었다. 돌아와서 보니 메일 산더미. 새로 발령받은 부서는 내일부터 출근인데 이미 자료요청 메일들이 한가득 와 있었다. 그리고 낮에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새 상사가 내일 점심은 부서 전체 회식이니 약속 잡지 말라고 문자를 보내셨다. 내 환영식을 빙자한 점심회식임. 잠결이라 '네'하고 보냈다. 그런데 사실 저녁에 깨고 나니 몸이 너무 쑤시고 아파서 내일 하루 휴가 내고픈 마음이 굴뚝이었다 ㅋㅋ

 

 

스트레스가 가라앉지 않네.... 돌아오는데 기분 많이 가라앉았었다. 료샤는 어제 나를 바래다 주던 차 안에서 '그 *같은 회사 그만하면 정말 네 피까지 다 빨아먹었으니 뻥 차버려라' 라고 말했다. 나 연말까지 벌어서 이번 여행 경비 메꿔야 해 ㅜㅜ

 

 

이번주 금요일 출장만 안 걸렸음 좋겠는데 아무래도 서울 출장 와야 할 듯. 최악은 목요일이나 다음주 중에 세종시 출장까지 같이 잡히는 것이다 -_-

 

 

왼쪽 발바닥 바로 위쪽이 부어서 물집이 잡혔다. 보통 물집 잡히지 않는 자리인데 이번에 좀 많이 걸었던 건지 신발을 잘못 신었던 건지 모르겠다. 후시딘 바르고 자야겠음.

 

 

하여튼 그래도 잘 다녀왔다.

 

 

으아아앙.... 돌아오다니 엉엉어엉엉

 

Posted by liontamer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료샤와 본치 카페에 가서 쉬었다. 맘에 드는 카페 하나 더 발굴해서 좋다.



.. 오늘도 비가 주룩주룩.. 심지어 많이 내림!






그리하여 나는 이 패딩을 버리지 않고 입고 왔다. 지금 뻬쩨르 공항 카페에 앉아 모스크바행 뱅기 기다리고 있다.



Posted by liontamer





일주일이 금세 지나갔다. 이제 내일 돌아가는 비행기를 탄다. 모스크바에서 경유해서 화요일에 도착하고 수요일 새벽 기차로 본사에 내려간다. 그런데 금요일에 다시 서울 출장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이면 사실 수목금 서울에서 근무하는 게 좋겠지만... 현실은 나는 이제 새로 발령받은 부서로 출근해야 하므로 그럴 수가 없다. 아마 수요일에 새벽 기차 타고 비몽사몽 출근하자마자 새로운 일들 때문에 정신이 쏙 빠질 것 같다.



오늘도 낮 12시 공연이 있었다. 오늘 공연은 스트라빈스키 음악, 포킨 오리지널 안무를 안드리스 리에파가 재연한 '불새'였다. 이 발레에 대해서는 예전에 여러번 쓴 적이 있고, 또 내가 미샤라는 인물을 만들어낸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했으므로 자세히 쓰지는 않겠다. 전에도 무대에서 여러번 본 작품이다. 오늘은 낮공연이라 저녁에 비해서는 캐스트가 좀 가벼웠지만 사실 이 발레는 춤 자체보다는 무대미술과 음악이 더 강력한 작품이라 큰 영향은 없었다. 다시 보니 반가웠다.



(커튼콜 사진 한장. 사이드에서 줌 당겨 찍어서 이게 최선, 그래도 의상이 화려하니 이번에 본 공연들 중 그나마 사람 얼굴들 조금 나옴 ㅠㅠ)



공연 보는 내내 음악과 리브레토를 따라가며 내 마음속에서 오래전에 미샤를 통해 재안무한 작품을 박자와 장면에 맞게 대입해보았다. 사실 이 공연 보러올 때면 자주 그렇게 한다. 본편에서 미샤가 이 발레를 자신의 표현양태로 재안무했고 그로 인해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하고 당에서도 더 이상 봐주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샤라는 인물을 만들어내기 전부터 불새 민화와 이 발레는 나에게 여러가지 글의 소재가 되었었다.



공연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글에 대해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무대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또 한편으로는 돌아가는 것, 회사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니 제대로 공연을 즐긴 것이 아닌 것 같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계속해서 회사 생각이 났다. 새로 발령받은 부서, 거기서 해야 할 일에 대해, 그리고 그보다도 '회사' 자체에 대해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었다. 난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인 것 같다. 아니, 분노 자체는 이제 잦아들었는데 여전히 지쳐 있고 '정말 이제 너무 지겹고 역겹다' 상태가 되어 있는 것 같다.



료샤랑 레냐도 같이 공연을 보았다. 둘 다 이 발레는 처음이었다. 아이들이 많이 보러 오는 발레이기도 하고, 또 무대 미술이 화려한데다 불사의 마법사 카쉐이와 악당괴물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조명도 번쩍번쩍 빛나기 때문에 료샤도 안 졸았다. 레냐는 내 손을 꼭 쥐고 엄청 재밌게 봤다. 베누아르 칸막이 좌석이었는데 좀 사이드였기 때문에 레냐의 눈에 오페라 글라스를 대어 주자 엄청 좋아했다.










마린스키 구관이었다. 나의 추억의 극장이다. 여기 오면 오랜 옛날 쥬인과 함께 두 손 꼭 잡고 추위에 종종거리며 극장 와서 공연보던 추억이 떠오른다... 여기 들어서면 옛날의 추억과 함께, 극장 안의 동선과 무대 여기저기를 살펴보게 된다. 나는 이 극장과 공연,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사랑, 그외 몇가지 때문에 오래 전에 미샤를 만들어냈다. 실재하지 않지만 나의 마음과 꿈 속에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존재하는 그 아이는 오랜 옛날, 이 극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을 것이다. 그리고 저 무대에 올라갔을 것이다.



..



공연을 보고 나오니 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늘 날씨는 아주 궂었다. 비는 오다 안 오다 했지만 하여튼 어제 산책을 한 것이 참 다행이었다.



나는 판탄카 근처의 이즈다니야 서점에서 책을 좀 사고 싶었다. 료샤가 차로 데리고 가 주었다. 근처 쩨레목에서 셋이 블린을 먹었다. 우리 모두 블린을 좋아한다. 블린을 먹은 후 옆의 홍차 가게에서 다즐링 새로운 품종을 시향하고 100그램 사보았다. 쥬인 주려고 커피를 사볼까 했으나 작년에 여기서 '제 친구는 견과류 향을 좋아해요' 라고 했다가 헤이즐넛 커피를 추천받아 사갔던 쓰디쓴 기억이 있어서 관두었다.





이즈다니야 서점에 가서 책을 두어권 샀다. 여기는 작년에 슈클랴로프님 화보집 사러 와서 알게 된 곳인데 아늑하고 참 예쁘다.  그리고는 돔 끄니기 서점에도 가서 책을 두어권 더 샀다.


..



하루가 금방 흘러갔다. 레냐는 저녁에 엄마에게 돌아가야 하고 내일은 등교해야 하므로 나와 헤어져야 했다. 레냐는 결국 울음보를 터뜨렸다. 많이 컸지만 그래도 여전히 울보다. 오늘따라 나에게 '쥬쥬, 안 가면 좋겠어. 회사 싫어. 한국 싫어. 그냥 나랑 있어' 하면서 열심히 설득을 했다. 전에는 그냥 '으앙 가지 마' 했는데 지금은 나름대로 논리를 펼친다.



1. 한국은 북한 때문에 위험하다. 2. 회사 때문에 쥬쥬가 자꾸 아프고 힘들다. 3. 쥬쥬는 회사보다 여기를 더 좋아한다. 4. 그러니까 여기서 나랑 있어야 한다. 5. 여기서 회사 다니면 된다!



흐흑. 5번이 불가능하단다 얘야 ㅜㅜ



레냐는 서러워했다. 내가 왔는데 비만 왔다면서 같이 분수도 보러 못 갔고 배도 못 탔다고 엉엉 울었다. 어흑... 그러더니 심지어 '엉엉 쥬쥬는 슈클랴로프 좋아하는데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슈클랴로프도 안 나왔어, 독일에서 공연했대. 쥬쥬 불쌍해. 마린스키 갔는데 쥬쥬가 좋아하는 슈클랴로프가 안 나왔어' 라고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어주기까지 한다!! 너 슈클랴로프 밉다며 ㅋㅋㅋ 그러고는 날씨가 춥고 비가 와서 쥬쥬가 좋아하는 마로제노예(아이스크림)도 못 먹었다며 또 서러워한다...



그래서 나는 레냐 손을 잡고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마침 내가 옛날부터 좋아하던 다샤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내가 하겐다즈보다 더 좋아하는 땅콩 박힌 초콜릿 코팅 아이스크림... 다시 먹어도 하겐다즈보다 맛있다. 레냐랑 같이 다샤를 먹으면서 금방 또 올 거니까 울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레냐는 내가 아이스크림을 먹자 좋아했다. '옛날옛날에 레냐가 태어나기 전에 내가 여기 학교에 연수왔을때, 쥬인이랑 나랑 수퍼에서 이거 사서 먹었단다' 라고 하면 막 좋아한다. 쥬인과 토끼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고 한다.





(쥬인과 내가 좋아했던 아이스크림, 다샤)




나와 레냐가 다샤를 먹는 동안 료샤는 길거리 미용실 간판에 붙어 있는 머리 기르고 수염난 남자 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기가 저런 스타일을 원한 건데 왜 몰라주었느냐고 슬퍼하기에 내가 '저 남자도 지저분해 보여! 안 어울려! 저 남자보다야 수염깎은 네가 훨 낫다!' 하고 말해주니 갑자기 '역시 그렇지? 하긴 나는 멋있지' 하며 기분을 풀었다 ㅋㅋ



(바로 이 광고판의 저 남자 사진! 료샤 수염도 저렇게 지저분했다! 이 남자보단 수염 깎은 료샤가 낫다! 이건 립서비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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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냐와 뽀뽀를 하고 꼬옥 안아주고 헤어졌다. 료샤는 내일 체크아웃할때 들르겠다고 했다.



나는 방에 돌아와서 가방을 대충 꾸렸다. 좀 남았지만 나머지는 내일 아침에 쑤셔넣으려고 한다. 그리고 배가 고파져서 로비 카페에 내려가 생선수프 우하를 먹었다. 여기 우하가 생각보다 무척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전혀 짜지 않아서 좋았다. 몸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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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10시 쯤 체크아웃하고 밖에서 좀 시간을 보내다 1시에 공항으로 출발, 4시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날아가 저녁 8시 즈음에 인천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마음이 산란하다. 뭐 돌아갈 때 되면 이럴 거라는 거야 알고 있었지. 그래도 작년 겨울보단 덜 심란하잖아 ㅠㅠ



이번에는 정말 간 곳도 별로 없고 생각보다 산 것도 별로 없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아무 곳에도 안 들렀다. 브루벨과 금발의 가브리엘이 그립긴 하지만... 다음에 와서 다시 봐야지. 이번엔 날씨가 너무 안 좋았다. 하지만 도시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고, 오히려 더욱 두터워진 느낌이다.



아이고 남은 가방 싸기 귀찮아라...

Posted by liontamer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내일 하루만 더 지내고 나면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생각하니 괴롭구나.



낮 열두시 마린스키 신관 발레 공연 티켓을 끊어두었었다. 료샤와 레냐도 갈까 했었는데 이것도 현대 발레이고 또 레냐가 보기에는 너무 플롯이 없어서(사실 레냐보다 료샤가 걱정 ㅋ) 그냥 나 혼자 보러 가기로 했다. 대신 내일 낮 공연은 불새니까 레냐도 볼만해서 같이 가기로 함.



아침에 보니 파란 하늘이 손톱만큼 보였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



극장에 갔는데 하늘이 보이기 시작해서 부디부디 공연 끝나고 나와서도 날씨가 개어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 제바아아알... 네바 강변 한번이라도 걷게 해주세요오오... 아직 청동기사상도 보러 못 갔다고요...



오늘 공연은 마린스키 무용수이자 젊은 안무가인 일리야 쥐보이가 안무한 현대발레 '사계'(THE FOUR SEOSONS)였다. 작년 여름에 젊은 안무가 워크숍 공연에서 쥐보이가 Seasons란 제목으로 이 발레의 초안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는 2~30분 정도였던 것 같다. 당시에도 막스 리히터의 음악과 쥐보이의 안무가 잘 어우러져서 느낌이 괜찮았었다. 극장에서도 그렇게 여겼는지 2막짜리 발레로 전곡을 써서 안무하게 해주었고 몇달 전 초연을 했었다.




내가 리히터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쥐보이의 안무도 우아하고 감성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와서 본 세가지 공연 중 오늘 공연이 제일 맘에 들었다. 그러니까, 프렐조카주의 Le Parc보다는 쥐보이의 이 작품이 좀더 내 취향이었다. 물론 주역을 춘 무용수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이기도 했지만. 하여튼 오늘 공연은 꽤 좋았다.

(커튼콜 사진은 다 번져서 안 올린다... ㅠㅠ 3층 앞줄에 앉아서 너무 멀기도 했고 조명이 너무 밝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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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나왔는데... 빗방울이 약간씩 떨어지고 있었다. 흐흑... 료샤랑 레냐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를 타고 호텔 앞으로 왔는데 그때 다시 개면서 하늘이 보였다. 나는 '아아... 하늘이 보여, 제발 네바 강변을 산책하자' 라고 징징거렸다.



우리는 해군성 공원을 지나 청동기사상 쪽으로 갔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지만 저 멀리에는 파란하늘도 좀 보였다. 표트르에게 인사한 후 길을 건너 네바 강변을 따라 거닐었다. 아아... 그래도 네바 강변 걷긴 하는구나 엉엉... 석양 보는 거라면 더 좋겠지만 엉엉 이게 어디야...










네바 강변을 쭉 따라 걷다가 에르미타주 쪽으로 틀었다. 궁전광장으로 가니 오늘이 바이커 축제일이었다. 그래서 광장에 수많은 오토바이들 집결. 가죽점퍼의 라이더들 우글우글. 내가 또 이런 걸 좋아해서(ㅋㅋ) 넋놓고 그 해골과 가죽 패션과 멋있는 오토바이들을 보고 있는데 료샤가 '야!' 하면서 날 확 잡아끌었다. 사람 많은데 들어가면 밟힌다고 ㅋㅋ 레냐는 '쥬쥬가 좋아하는 해골 옷이 많아!' 하고 소리를 쳤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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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틀라스 발을 만지며 소원을 빌고 막 내려오는 순간부터 빗방울이... 아니야 아니야... 나는 이 사실을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싶었지만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와서 카메라 집어넣고 폰으로 찍음. 우중충해진 거리 ㅜㅜ)




료샤의 차는 호텔 앞에 세워두었으므로 그리로 가야 했다. 그러나 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금방 그치지 않을까? 우리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조금만 걸으면 안될까?' 하고 불쌍하게 부탁했다. 료샤는 툴툴댔지만 레냐는 '그래그래!' 하고 내 손을 잡아끌었다.




우산 쓰고 그리보예도프 운하 쪽을 따라 걸어가는데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앞에서 비가 또 그쳤음. 그래서 우리는 미하일로프스키 정원을 좀 산책했고 다시 운하를 따라 나왔다. 나온 김에 좀더 걸어서 카잔 성당 쪽을 지나서 수프 비노에 갔다. 여기는 전에 bravebird님이 소개해주셔서 알게 된 곳인데 목소리가 다정하고 매력적인 알렉세이가 있는 곳이다. 료샤랑은 안 갔었다. (알렉세이 얘기하면 또 쿠사리 줄 게 뻔해서 ㅋ) 하지만 레냐랑 료샤도 배가 고프다 했고 나는 극장에서 먹은 빵 한조각 파인애플 몇조각이 전부라 정말 배가 고팠다. 수프 비노는 음식이 맛있고...



알렉세이가 있을까 궁금해하며 쭉 걸어서 수프 비노에 갔다. 그런데 슬프게도 알렉세이가 없었고 모르는 남자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전에도 알렉세이는 주말에는 근무를 안했던 것 같음 ㅠㅠ 알렉세이 말고도 안면 있는 점원이 두엇 있긴 한데 오늘 가게 보던 남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는 얼굴이었음 알렉세이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하고팠는데 ㅠㅠ





하여튼 배고프고 너무 지쳐서 생강 레모네이드랑 치킨 수프랑 해산물파스타를 주문했다. 료샤는 핀란드식 우하(크림이 들어가는 생선수프. bravebird님이 여기 핀란드 우하를 좋아하심. 내 입맛엔 조금 짠 편이라 나는 치킨수프가 더 좋았다), 탕수치킨 비슷한게 곁들여진 볶음밥을 시켰고 레냐는 버섯파스타를 시켰다. 수프는 나랑 나눠먹었다. 이곳의 치킨 수프는 긴 쌀이 가득 들어 있고 무척 따뜻해서 꼭 닭곰탕에 밥 말아먹는 기분이라 몸이 따뜻해진다. 작년 여름에 너무 힘들때 여기서 그 수프 먹고 감동받은 기억이 있다.... 그때 음식을 별로 못 먹던 때였는데...



료샤도 레냐도 음식이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고 했다. 료샤는 보통 이렇게 조그만 카페 같은 음식점엔 잘 오지 않는다(여기는 테이블이 5개 뿐이고 아주 작다) 사실 덩치 큰 료샤가 앉기에는 의자도 좀 좁은 편이었지만 음식이 맛있고 음악도 좋다면서 의외로 좋아했다. 다 먹은 후 레냐를 위해 치즈케익을 시켜주었다. 작년에 먹었을때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레냐는 무척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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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걸어나오다 카잔 성당 앞 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 분수를 보면서. 오래전 미샤가 등장하는 illuminated wall 단편은 이 장소를 배경으로 시작되어 궁전광장의 원주 아래에서 끝난다. 레냐는 작년에 내가 이 분수 앞 벤치에 앉아 그 단편 이야기를 해준걸 기억하고 있었다. 벤치에 앉는데 레냐가 '쥬쥬가 쓴 글에서 미샤랑 레냐-자기랑 이름 똑같아서 잘 기억함-가 여기서 만났어 그치. 레냐가 여기서 아이스크림 먹었어 그치?' 하고 갑자기 떠올려서 반갑고 귀여웠다.





(그 단편에서 화자인 레냐는 이 벤치 중 하나- 잘 보면 오른쪽의 분홍색 옷 입은 분 앉아 있는 저 벤치-에 앉아 책 읽고 있는 미샤와 마주친다)





분수를 보고 있는데 아까 궁전광장에 모여 있던 바이커들이 우르르 몰려 지나갔다. 네프스키 대로를 꽉 채웠고 차들이 다 멈췄다.



우리는 엘리세예프스키 상점에 가서 과자들과 케익 구경을 했다. 뭘 사지는 않았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호텔 쪽으로 돌아왔다. 료샤는 항상 차를 가지고 다니므로 버스를 타는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있어 나랑 레냐가 '바보!' 하고 소리쳤다. (버스 요금이 작년 겨울보다 더 올라서 지금은 40루블임)



호텔 로비에서 잠시 쉬었다. 나는 석양을 보고팠지만 흐려서 실패했다. 대신 황혼녘의 모이카 운하를 좀 거닐었다. 중간에 레냐가 다리 아프다고 했다. 나도 다리가 아팠다. 오늘 많이 걸었다. 나 때문에 어린 레냐가 많이 걸어서 미안해졌다. 안아주고 싶었지만 이제 레냐는 내가 안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다. 곧 나만큼 커질 것이다. 료샤는 예전같으면 레냐를 안아주거나 업어주었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이제 다 큰 소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레냐도 이제 '아빠, 다리 아파 업어줘'라고 떼를 쓰지 않는다. 그냥 '다리 아프다, 좀만 쉬었으면' 이라고 말한다. 레냐는 많이 컸다...



내가 '레냐야 미안해. 내가 오랜만에 뻬쩨르 와서 산책하고 싶었는데 너무 많이 걸었나봐. 다리 많이 아프지?' 라고 묻자 레냐는 '나는 금방 안 아파져! 나는 건강해!' 하고 소리치더니 갑자기 '쥬쥬가 집에 안 갔으면 좋겠어. 그러면 맨날 이렇게 같이 걸을 수 있는데. 그러면 하루에 이렇게 많이 안 걸어도 되는데' 라고 한다. 레냐는 빵긋빵긋 웃으며 그렇게 말했는데 나는 갑자기 그 말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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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방에 돌아왔다. 레냐는 많이 걸어서 피곤했는지 침대로 기어올라가 살풋 잠이 들었고 나는 료샤와 소파에 앉아(방 업그레이드해준 거 다시 생각해도 참 좋다 ㅋㅋ) 얘기를 좀 나누었다. 감자칩과 하리보 젤리를 깔아놓고 석류 주스를 마셨다. 료샤는 맥주 마시고 싶어했지만 레냐 태우고 운전해야 하므로 나와 주스 나눠마셨다. 그는 몹시도 맥주를 마시고 싶어했다. 그래서 '에이. 여기 방 하나 잡아서 자고 갈까' 하고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는 정말 방을 잡았다. 아니... 여기는 무려 아스토리야 호텔인데... 운전 안하고 맥주 마시고프다는 이유로 즉석에서 방 잡아서 자고 갈 수 있는 부르주아 녀석이 부럽구나... 나는 여기 묵어보려고 환불도 안되는 가장 저렴한 요금 간신히 찾아서 그나마도 큰맘먹고 예약한 거였는데...



료샤는 나보고 오늘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해보라고 했다. 앱을 보니 8.8킬로나 걸었다. 많이 걸었다. 나는 극장도 갔었기 때문에 료샤랑 레냐보다 더 많이 걸었던 것이다. 료샤는 나에게 몸살날지도 모르니 자라고 했다.



우리는 좀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료샤는 레냐를 살살 깨웠다. 레냐가 집에 가기 싫다고 막 울려는데(이럴땐 아직 아기 같음 ㅋㅋ) 료샤가 아래층에서 자고 갈거라고 하자 '쥬쥬도?' 하고 빵끗 웃는다 ㅋㅋ 아니야 레냐야. 나는 여기서 자고 너는 아빠랑 다른 방에서 자는 거야 ㅋㅋㅋ



료샤랑 레냐는 아래층에 자러 가고 나는 씻고 나와 오늘의 메모를 정리하고 있다.

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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