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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지미르 슈끌랴로프'에 해당되는 글 254

  1. 2017.10.22 열받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샤 + 춤과 담배와 알콜 (18)
  2. 2017.10.15 미샤의 안무 데뷔 - 루슬란과 류드밀라 (22)
  3. 2017.09.24 2집의 일요일 오후 + 오전의 별다방 (4)
  4. 2017.09.22 9.22 금요일 밤 : 진료,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 지나간 토요일, 새로 만든 달력 (6)
  5. 2017.09.17 9.17 일요일 저녁 : 가버린 일요일, 꿈, 좀 울적해짐, 달력 만들었음, 로르샤흐 테스트, 노동노예 이 바보 (4)
  6. 2017.09.10 일요일 오후 차 마시며, 부활절 찻잔, 노어바보ㅠㅠ (20)
  7. 2017.09.04 9.4 월요일 밤 : 오전엔 일하고 오후엔 내려오고, 피나는 거 너무 싫다, 지치고 피곤 (2)
  8. 2017.09.01 9.1 금요일 밤 : 달력 넘김, 오늘은 스케치로 대신함
  9. 2017.08.27 여름 블라디보스톡 시내 + 마린스키 분관 사진 몇 장 (8)
  10. 2017.08.06 블라디보스톡 공연 떠올리며, 슈클랴로프 화보와 사인으로 2집 장식 + 티타임 (6)
  11. 2017.08.05 면회 - 발광 페인트 토마토 수프 (26)
  12. 2017.08.05 8.5 토요일 밤 : 더워 죽겠네, 토요일 금방 가버림, 헥헥 (4)
  13. 2017.08.01 8.1 화요일 밤 : 피곤한 꿈, 황당했지만 화내기도 어렵고, 아침의 작은 기쁨, 8월 (6)
  14. 2017.07.31 슈클랴로프 커튼 콜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 아주 짧은 메모 + 좀 아쉬운 오시포바 + 꽃 (2)
  15. 2017.07.30 극장과 꽃의 기억 (4)
  16. 2017.07.25 슈클랴로프 블라디보스톡 인터뷰(+ 영상클립 조금) : "저의 가장 중요한 스승은 바로 인생이죠" (6)
  17. 2017.07.24 슈클랴로프 Ne me quitte pas 커튼콜 사진 몇 장 (4)
  18. 2017.07.23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사진 몇 장 (2)
  19. 2017.07.23 슈클랴로프 '고팍' 커튼 콜 + 발레101 화보 (2)
  20. 2017.07.22 슈클랴로프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사진 몇장 더(+ 샤키로바에게 꽃 바침) (4)
  21. 2017.07.21 슈클랴로프 블라디보스톡 공연 커튼콜 사진 몇 장 (4)
  22. 2017.07.19 슈클랴로프 화보 + 사인회 사진 두장 (8)
  23. 2017.07.09 슈클랴로프 : 블라디보스톡 프로모, 바이에른 리허설, 다이아몬드, 잠자는 미녀 (2)
  24. 2017.07.08 옥사나 본다레바의 근사한 화보들 + 슈클랴로프, 비슈뇨바 (2)
  25. 2017.07.05 7.5 수요일 밤 : 날벌레 어택, 왜 이렇게 빨리 온 거니, 끙끙 (6)


 

 

오늘 발췌하는 글은 a4 3장 정도로 꽤 짧은 장면이다. 에피소드 전체가 아니라 일부이고 실질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트로이와 미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전에 이 장면 다음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따로 올렸던 적이 있다. 그 링크는 글 아래에 달아보겠다.

 

 

배경은 1976년 초. 소련 레닌그라드. 지금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트로이의 작은 아파트 안이다. 예전에 여러번 등장했던 볼쇼이 안무가 스타니슬라프 일린이 키로프 극장 게스트 안무가로 초빙된 직후이다. 일린은 문화국과 윗분들이 키로프로 밀어넣은 '모스크바' 안무가이므로 키로프 윗선에서는 당연히 그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사실 일린이 온 것은 미샤와 지나이다를 위한 작품을 안무하라는 미션을 받았기 때문인데 소설에서는 자세히 묘사하진 않았다. (..사실은 미샤를 모스크바로 낚아가려는 그쪽 윗분들과 볼쇼이 측의 밑밥깔기....)

 

 

하여튼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던 미샤는 일린과 그의 작품, 그가 무용수를 대하는 태도 등에 감명을 받는다.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게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다.

 

 

미샤에게는 극장 내부 적들도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울리얀 세레브랴코프 라는 남자 무용수이다. 정통 소련 무용수, 고전적이면서도 늘씬하고 근육질이고 강건한 왕자님/혁명영웅 스타일의 미남자이다. 미샤보다는 10여년 이상 선배이고 공훈예술가인데 미샤가 입단했을 때부터 그를 눈엣가시처럼 미워해 많이 괴롭혔다. (저수지에도 빠뜨리고...) 열받은 지나가 그의 여자친구인 옥사나의 허리를 비틀어 쥐어짠 적도 있음.

 

 

발췌된 부분은, 일린이 새로 안무해주는 작품인 '백야' 연습을 하다가 트로이의 집에 들른 미샤가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

 

 

위의 화보는 아르춈 옵차렌코. 볼쇼이 무용수.

 

 

..

 

스탄카는 미샤가 일린을 부르는 애칭이다.

 

 

나타샤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소설의 여주인공이다. 여기서 일린이 안무하는 춤은 유명한 나타샤의 첫 무도회 장면이다.

 

 

고리키는 그 '막심 고리키'이다.

 

 

프로파간다 발레는 말 그대로 프로파간다 목적을 띤 발레이다. 소설도 그림도 발레도 연극도 영화도 이런 거 많았다. 소련 시절 유명한 발레들 중에도 많다.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미샤는 고개를 젖히며 어깨를 한쪽으로 돌렸다. 작년에 다쳤던 곳이 계속 아픈 것이 분명했다. 얼굴을 찡그리며 몇 차례 어깨를 돌리더니 손가락으로 아픈 부위를 꾹꾹 눌렀다. 트로이는 끓는 물을 채운 보온병을 스팀 타월로 둘둘 말아 그에게 건네주었다. 미샤는 티셔츠를 벗더니 어깨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수증기 때문에 흰 살갗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랐다.

 

 

 트로이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 붉게 달아오른 어깨와 팔 위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미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 오늘 스탄카가 세레브랴코프를 자기 세션에 출입 금지시켰어. ”

 

 


 “ 무슨 세션? 백야에 그 작자도 나와? 그 나스첸카 첫사랑 역이야? ”

 

 “ 아니, 백야가 메인이긴 한데 45분 정도 밖에 안돼. 하루 공연 무대로는 모자라지. 짧은 거 두 개가 더 있어. 하나는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지. 그건 나타샤의 독무야. 나머지 하나는 고리키의 인생을 모자이크한 프로파간다 발레고. 어쨌든 당국의 비위를 맞춰주긴 해야 하니까 스탄카가 끼워넣은 거야. 오늘 그 두 개 오디션을 봤거든. 연차와 급수에 관계없이. ”

 

 “ 백야는 너와 지나이다로 정해진 거야? ”

 

 “ 응. 오디션 없이. ”

 

 “ 세레브랴코프는 왜? ”

 

 “ 그 고리키를 추고 싶어 했으니까. 그자는 스탄카를 싫어하지만 어쨌든 포노마레바가 밀어주고 있으니까 같이 작업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겠지. 게다가 고리키 역이라면 구미가 당겼을 거고. 얘기했잖아, 프로파간다 발레로 뜬 놈이라고. ”

 

 “ 그럼 일린에게 건방지게 굴 리가 없잖아. 왜 출입 금지당한 거야? ”

 

 “ 백야 때문에 나도 그 방에 같이 있었거든. 오디션 보러 온 세레브랴코프는 그것 때문에 꼭지가 돌았지. 난 이미 역을 받았으니까. 그 작자는 해석도 괜찮았고 춤도 꽤 잘 췄어. 아마 곱게 나갔으면 스탄카가 고리키를 줬을 거야. 근데 그 얼간이가 나가면서 내 쪽으로 왔지. ”

 

 “ 그리고? ”

 

 “ 백야 하나로는 성이 안 차느냐, 나타샤 역 때문에 온 것 같은데 굳이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역을 받을 거라고 비아냥댔지. 무도회 드레스를 입고 토슈즈를 신을 수 있을 테니 좋겠다고 하던데. 넌 그런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다고 했지만 그자는 아주 상상이 잘되는 모양이었어. ”

 

 

 미샤가 휘파람을 불었다.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 재수 없게 스탄카가 그 말을 들었거든. 그래서 정색을 하면서 세레브랴코프를 내쫓았어. 앞으로 자기 세션에는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했지. 고리키는 레냐에게 줬고. ”

 

 “ 나타샤는? ”

 

 “ 니넬한테 줬어, 아마 넌 걜 모를 거야. 작년에 들어온 애라서. 설마 스탄카가 정말 그걸 나한테 줬을 거라고 생각했어? ”

 

 “ 추고 싶지는 않았어? ”

 

 “ 글쎄, 백야 하나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고 드레스는 더 싫지만. 솔직히 말하면 추고 싶긴 하지. 그 작품 모스크바에서 봤었거든, 아주 재미있는 역이야. 하지만 세레브랴코프는 그런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니었으니까. 스탄카가 아니었다면 난 그때 화를 내야 했을지도 몰라. 그래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

 

 “ 그럼 화가 나지 않았단 말야? 그렇게 비열하게 구는 놈한테? ”

 

 “ 좀 열받긴 했지. 근데 어차피 난 그놈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나니까 크게 다를 것도 없었어. 내가 열받는 것과 대놓고 화를 내는 건 좀 다른 거야.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으면 입장이 아주 이상해져. ”

 

 “ 일린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싸웠겠네. ”

 

 “ 한 대 갈겨야 했겠지. 포노마레바와 놀아나서 역을 따냈다는 것과 계집애 역을 추려고 안달이 났다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니까. ”

 

 

 타월로 싼 보온병을 어깨 위로 굴리면서 미샤가 바닥에 벗어놓았던 코트 주머니를 한 손으로 뒤져 담배를 꺼냈다.

 

 

 “ 끊었던 거 아냐? ”

 

 “ 어차피 세 개비 이상 피우지도 못하는데 끊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알콜이랑 똑같아. ”

 

 “ 몸에서 안 받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해. 건강에 좋지 않을 테니까. 춤에도 방해가 될 거야. ”

 

 


 “ 춤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몸을 학대하는 거야. 발끝으로 서고 근육을 비정상적으로 잡아 늘이고 뼈가 부러질 만큼 휘어대는 거라구. 그깟 술 몇 잔, 담배 몇 개비 따위 더한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어. ”

 

 


 “ 춤 때문에 머리가 아프거나 필름이 끊기지는 않잖아. ”

 

 


 “ 춤도 가끔 그래. ”

 

 

 

 미샤가 보온병을 내려놓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며 눈을 감았다. 광대뼈 아래로 뺨이 살짝 패이며 콧대가 두드러지게 솟아올랐다. 트로이는 라이터와 보온병을 한쪽으로 밀어버렸다. 그의 곁으로 다가가 미간과 콧등에 입술을 가져갔다. 미샤는 잠시 호흡을 멈췄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연기를 훅 뿜어버렸다.

 

 

 “ 미안, 간접 흡연시켜서 ”

 

 


 “ 전혀 미안한 것 같지 않은 표정인데. ”

 

 


 “ 어차피 넌 나보다 열 배쯤 더 마시잖아. ”

 

 

 트로이는 그의 손에서 담배를 빼앗았다. 카펫에 구멍이 나든 말든 개의치 않고 한 모금 밖에 피우지 않은 담배를 비벼 꺼버렸다.

 

 

 

...

 

 

 

이 다음 이야기를 전에 발췌한 적이 있다. 사실은 바로 다음은 아니고... 위의 분위기대로... 트로이와 미샤의 19금 장면이 조금 있는데 그부분 지나간 후.... 세레브랴코프와의 언쟁이 생각보다 깊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던 미샤가 평소에 잘 드러내지 않았던 속내를 토로하고 자신의 춤과 교조주의, 강령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다. 그 링크는 아래 :

 

http://tveye.tistory.com/4720 : 교조주의, 강령으로서의 예술, 세 개의 메모 :

 

 

..

 

 

울리얀 세레브랴코프와 미샤의 악연에 대해서는 전에 몇번 발췌한 적이 있다. 사실 세레브랴코프 쪽에서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편이긴 했다만... 하여튼 페름에서의 싸움과 저수지 사건에 대한 두가지 이야기 링크를 각각 아래. 하나는 트로이와의 대화, 나머지 하나는 미샤의 후원자인 드미트리 마로조프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었던 단편에서 가져왔다. 둘다 같은 페름 투어에서 일어났던 일인데 미샤는 트로이에게는 저수지 사건만 얘기하고 마로조프에게는 치고받고 싸운 얘기만 한다.

 

http://tveye.tistory.com/3594 미샤의 첫 번째 시즌, 돈키호테, 축구팀과 군대처럼

 

http://tveye.tistory.com/5469 미샤의 신입 시절, 싸움의 이유

 

 

맨날 당하는 미샤가 답답해서... 세레브랴코프의 여자친구이자 역시 미샤의 적인 옥사나가 패악을 부리자 발끈해 그녀를 혼내주는 정의의 여자사람 친구 지나이다의 이야기도 있었음. 그건 아래

 

http://tveye.tistory.com/6176 의리 넘치는 파트너 지나이다

 

 

...

 

 

 

중력을 무시하는 듯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한 장으로 마무리.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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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예전에 이 폴더에 미샤와 그의 극장 동기 레냐(내 약혼자 아님), 그리고 궁전광장과 백야,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단편 Illuminated wall 전문과 배경 사진들을 올린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3385)



그 단편은 아주 오래 전,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향수를 담아서 썼던 글인데 초창기에 내가 구상했던 미샤가 등장했다. 거기 등장하는 미샤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미샤와는 많이 닮은 동시에 약간은 다른 면도 있다.



그 단편은 1975년 여름, 소련 레닌그라드(지금의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권력자의 별장에 춤추러 오라는 명령을 받은 미샤는 그것을 어기고 백야의 레닌그라드 거리를 쏘다니고 궁전광장에서 춤을 춘다. 그때 그는 동료인 레냐에게 자신이 푸쉬킨의 원작을 바탕으로 안무를 할 거라고 얘기하고 광장에서 그 춤의 일부를 보여준다. 그 작품은 푸쉬킨의 '루슬란과 류드밀라'였다. 나의 옛 단편에서 미샤는 루슬란의 적수인 악당 로그다이의 춤을 보여준다.



나는 그 이야기를 잊지 않았다. 내 마음속에서 언제나 미샤가 처음으로 안무하게 되는 발레는 그 '루슬란과 류드밀라'였다. 루슬란과 로그다이, 파를라프, 라트미르 4인의 기사들만 등장하는 40분짜리 단막 발레.



몇년 전 다시 글을 쓰고 미샤를 불러낸 후, 나는 장편 하나를 썼다. 미샤의 친구이자 애인인 트로이가 심리적 화자로 나오는 꽤 긴 소설이었는데 거기서 나는 미샤가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안무하게 했다. 아래 발췌한 부분은 미샤가 그 작품을 안무하는 과정 일부와 작품을 실제로 무대에 올리는 장면이다. 이 소설은 발레계 인물이 아닌 트로이의 시점에서 전개되므로 안무 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여기 나온 정도만 적었다.



...




루슬란과 류드밀라는 푸쉬킨이 불과 스무살때 썼던 근사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 러시아 동화로 읽은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도 잘 읽어보면 그냥 동화는 아니다. 꽤나 멋지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아주 간단한 줄거리(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웅 루슬란이 아름다운 왕녀 류드밀라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결혼식장에서 수염 기른 마법사 체르노모르가 나타나 류드밀라를 납치한다. 류드밀라의 아버지는 비탄에 빠져 루슬란을 탓하고, 류드밀라를 구해오는 남자에게 그녀와 결혼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4명의 기사가 길을 떠난다. 주인공인 루슬란. 음침하고 파괴적인 로그다이. 좀 비겁한 파를라프. 세속적이고 선량한 라트미르. 이야기는 이 네명의 모험을 번갈아 보여주고, 동시에 마법사의 성에 갇혀버린 류드밀라의 모험도 같이 그려낸다(사실 류드밀라 얘기가 제일 재미있고 생기넘친다. 푸쉬킨은 생기 넘치는 씩씩한 아가씨 묘사를 참 잘한다) 이러저러하여 루슬란은 결국 마법사를 물리치고 류드밀라를 구해낸다. 그 와중에 루슬란을 죽이려고 달려들던 로그다이는 결투에 패해서 죽고(물귀신에게 영혼 끌려감 ㅠㅠ), 라트미르는 온갖 여색과 사치를 즐긴 끝에 도를 깨쳐서 소박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고, 비겁한 파를라프는 마녀의 도움으로 막판에 루슬란을 궁지에 몰아넣고 류드밀라를 탈취하려다 결국 실패하게 된다.



미샤는 이 재미나는 이야기 전체를 어린이 발레처럼 안무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가 어떻게 안무했는지는 아래 발췌본에 나와 있다.



...



에피소드 도입부에 언급되는 알렉산더 트로치는 영국 현대 작가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레딩 감옥의 발라드'는 전에 올린 적이 있다.



보리스 아사예프는 키로프 발레단 예술감독, 이반 노비코프는 볼쇼이 발레단 행정감독이다. 물론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내가 만들어냈음.



...



맨 위 화보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은 David Paitschadse.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미샤는 런던에 가기 전에 딱 한번 트로이의 집에 찾아왔다. 알렉산더 트로치의 소설과 오스카 와일드의 ‘레딩 감옥의 발라드’ 때문이었다. 트로치 소설에 대해서는 30분 정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맨 처음 함께 읽었던 책이었기 때문에 얘기가 잘 통했다. 미샤는 레딩 감옥의 발라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트로이에게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달라고 청했다. 그는 와일드 작품을 가져왔을 때는 항상 그랬다.



 “ 낭송 테이프 구해다줄까? ”




 “ 난 네가 읽어주는 게 더 좋아. ”



 미샤는 잠시 소파에 앉아 트로이가 시를 읽어주는 것을 듣다가 창가로 가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 적이 없는 동작이었지만 아마 백야 안무의 일부일 거라고 생각하며 트로이는 계속해서 시를 읽었다.



 한참 읽다가 트로이는 입을 다물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큰 소리로 물었다.



 “ 그게 뭐야? 그게 춤이야? ”



 미샤는 그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듯 계속해서 움직였다. 전신을 너무 지독하게 경련하며 바닥에 몸을 굴리고 있어서 트로이는 순간 그가 간질 발작이라도 일으킨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에 질렸다.



 “ 어디 아파? ”



 무릎으로 바닥을 찧어대면서 미샤가 말했다.



 “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읽어. ”


 “ 그게 백야야? ”


 “ 아니, 루슬란과 류드밀라야. 그냥 읽어. ”


 “ 왜 와일드를 들으면서 푸시킨 시를 춰? ”


 “ 도움이 돼. 제발 읽어. ” 
 




 그래서 트로이는 떨리는 음성으로 계속 읽었다. 나중에는 아예 등을 돌리고 읽었다. 낭송을 끝내고 뒤를 돌아보니 미샤가 소파에 거꾸로 누워 머리를 바닥에 댄 채 손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 일린의 새 작품이야? ”




 “ 내가 만드는 거야. 좀 됐어. ”




 “ 안무를 한다고? ”




 “ 응, 5월에 올릴 거야. ”




 “ 전혀 몰랐다, 그쪽에도 관심 있는 줄은. 일린 때문에 자극받았어? ”




 “ 아니, 작년 여름에 골자는 잡았는데 계속 정신이 없어서 손 놓고 있었어. ”




 “ 지금이 제일 바쁜 거 아냐? ”




 “ 바쁘지. ”




 미샤는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와 다리를 길게 뻗고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셔츠가 말려 올라가며 등이 반쯤 노출되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근육 사이로 척추 마디들이 가지런하게 튀어 올랐다. 트로이는 얼굴을 찌푸렸다.




 “ 뼈가 다 불거지네,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냐? 잘 챙겨먹고 다녀. ”




 “ 바빠서 그래. 백야 올리고 나면 나아질 거야. ”




 “ 백야에 런던도 모자라서 그 오싹한 춤까지. ”




 “ 별로 오싹하지 않아, 아까 그 부분만 좀 그래. ”




 “ 무슨 장면이었는데? ” 




 “ 비겁한 짓이 일어나는 장면. 그래서 기분 나쁘게 느껴지는 거야. ”




 “ 루슬란과 류드밀라라며? ”




 “ 아, 근데 류드밀라는 안 나올 거야. 아까 그건 파를라프의 춤이야. ”




 “ 뭐, 자고 있는 사람 칼로 찌르고 여자 뺏는 그 놈? ”




 “ 응, 기분 나쁘게 출 만하지? ”
 




 트로이는 창가로 가서 전날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사왔던 치킨 샌드위치와 며칠 동안 굴러다니고 있던 오렌지를 가져왔다.



 “ 좀 먹어라, 맛은 별로 없을 테지만. ”




 
 미샤가 샌드위치를 집어 들었다. 포장지를 벗기고 반으로 쪼갰지만 입에 가져가지는 않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 왜, 변했어? 차가운데 놔둬서 괜찮을 텐데. ”




 “ 있다가 먹을게. ”




 “ 그럼 오렌지라도 먹어. ”




 미샤가 오렌지 껍질을 까서 먹기 시작했다.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기계적으로 먹는 게 분명했지만 어쨌든 뭔가를 입에 넣고 있었으므로 트로이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얼굴이 더 갸름해져서 얼핏 돌아보면 우물처럼 깊은 눈만 보일 지경이었다. 한동안 가위질도 하지 않았는지 길게 자라난 머리칼이 귀를 덮고 목덜미까지 흘러 내려와 있었다. 구겨진 셔츠와 낡은 청바지를 입고 바닥에 앉아 오렌지를 먹고 있는 그 야윈 모습을 보니 근육질의 클래식 무용수라기보다는 미국 음악 잡지에나 나오는 깡마른 락 가수에나 어울릴 것 같았다. 저질스럽고 별 뜻도 없는 가사로 노래하고 기타를 치고 가죽옷을 입고 그루피들과 난잡하게 뒤엉키고 타락한 자본주의 제국의 소산인 마약이나 찔러 넣는 인간들. 그러나 미샤 뿐만 아니라 그와 갈랴와 이고리, 다른 친구들도, 심지어 알리사까지도 그자들의 음반을 모았다.



 “ 일린과는 그래도 잘 맞는 것 같네. 이제 집에도 잘 들어가고. ”



 트로이는 자신이 왜 그 이름을 입에 올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스타니슬라프 일린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비이성적인 질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미샤를 볼 때마다 그 조그맣고 사근사근한 남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스탄카는 좋아. 얘기가 잘 통해. ”




 “ 지나가 불편해 하지 않아? ”




 “ 지나는 남자들과 잘 지내. 나하고도 사는데 뭐. ”




 “ 그 사람은 혼자 온 거야? 가족은 없어? ”



 그는 차마 ‘그 자식하고도 같이 자고 있어?’ 라고 묻지 못했다.



 미샤는 그의 소리 없는 질문을 눈치 채지 못한 듯 했다. 하긴 알아차렸어도 내색하지 않을 게 뻔했다.



 “ 혼자 왔어. 공연 날 모스크바에서 애들이 올지도 모르지만. ”




 “ 애들? 결혼했어? ”




 “ 했었지, 두 번. 애들은 첫 부인한테서 난 거고. 큰 애가 벌써 열 살인가 그럴 걸. ” 




 “ 별로 애 아버지처럼 안 보이던데. ”




 “ 뭐 자기가 키우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바가노바에서 특강해주는 거 보니까 어린애들 잘 다루던데. ”




 
 그래서 미샤가 고집을 부려도 잘 받아넘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일린이 이성애자라는 사실에 희미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확신은 서지 않았다.



 “ 지금 안무하는 그 춤도 일린이 도와줘? ”




 
 미샤가 반쯤 먹은 오렌지를 남은 껍질에 싼 채 샌드위치 옆에 내려놓았다. 손바닥에 씨앗을 두어 개 뱉더니 바닥에 놓고 무심하게 굴렸다.



 “ 아니. 스탄카와 나는 많이 달라. ”




 “ 잘 맞는 줄 알았는데? ”




 “ 스탄카가 잘 맞춰주는 거지. 춤에 접근하는 방식은 달라. ”




 “ 일린이 감상적이라는 거야? ”



 미샤가 조금 놀란 듯 고개를 들어 그를 응시했다.



 “ 아, 예리한데. 어떤 사람은 솜사탕처럼 부드럽다고 했지. ”



 물론 트로이는 마로조프와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백야 자체가 감상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소설이잖아. ”




 “ 음, 스탄카가 그런 쪽을 좋아하긴 하지. 착하고 밝아, 사람을 잘 믿고 포용력도 있고. ”




 “ 그럼 왜 페트루슈카는 그렇게 만든 거야? ”




 “ 나한테 맞춰준 거지. 페트루슈카는 그 사람 원래 작업과는 색깔이 많이 달라. ”




 “ 난 네가 그렇게 우울한 걸 추는 게 싫어. ”




 미샤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창백하고 야윈 얼굴이 낯설고 쓸쓸하게 보였다. 종종 그 얼굴에는 따뜻한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라기보다는 정교하게 세공된 짐승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표정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그는 갓 스무 살이 된 청년이 아니라 세월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래된 사원의 유물처럼 보였다. 트로이는 그런 순간을 목격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건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막 트로이가 오한으로 몸을 움츠렸을 때 미샤가 다가와 그의 이마 위에 입을 맞췄다. 부드럽게 머리를 쓸면서 뺨을 비볐다. 
 


 “ 런던 갔다 와서 봐. ”



 미샤가 외투를 껴입고 혹한의 거리로 나간 후 트로이는 천천히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거실 바닥에는 반쯤 먹은 오렌지, 두 개의 매끄러운 씨앗, 그리고 반으로 쪼갠 채 입도 대지 않은 샌드위치가 놓여 있었다. 소파 팔걸이에는 미샤가 잊고 간 흰색 울 스카프가 걸쳐져 있었다. 그는 차나 커피도 없이 샌드위치를 모두 먹어치우고 남은 오렌지 반쪽도 먹었다. 그리고 두 개의 오렌지 씨앗도 알약처럼 털어 넣은 후 씹지 않고 삼켰다.



 그날 밤 그는 그 울 스카프를 두르고 잤다. 무겁게 밀려드는 야생 꿀 냄새를 맡으면서. 꿈속에서 그는 암청색 단추가 세 개 달린 흰 스웨터 위로 짙은 녹색 목도리를 느슨하게 늘어뜨린 채 눈보라와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미샤 야스민을 보았다.




 ...




 5월에 미샤는 안무가로 데뷔했다. 일린이 총연출을 맡아 세 개의 모던 발레 작품을 소개한 ‘새로운 발레의 밤’에서 마지막 순서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올렸다. 막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강력한 후원자들이나 팬들조차도 미샤가 안무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품고 있었다. 뛰어난 무용수와 뛰어난 안무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안전한 데뷔 방법은 유명한 원작을 간단하게 손봐 재안무한다거나 짧고 서정적인 음악을 써서 무용수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가벼운 소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샤 야스민은 4명의 젊은 무용수를 기용해 팽팽한 플롯의 40분짜리 드라마를 만들었다. 가벼운 음악 대신 보로딘과 무소르그스키를 사용했고 순수한 움직임 자체를 위한 동작은 전혀 쓰지 않았다. 무용수들의 모든 움직임은 철저하게 주제와 플롯에 따라 흘러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샤의 첫 안무작이 일린의 스타일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보았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온 작품은 완급 조절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는 듯 40분 내내 격정적으로 내달렸다. 그 작품은 잘 짜인 연극처럼 시종일관 관객들의 감정을 철사처럼 죄어대며 흥분 상태로 몰아갔다. 그 무대에서 부드러운 로맨스나 우아한 감상주의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미샤는 젊은 안무가가 빠지기 쉬운 무모하고 비논리적인 실험주의도 피해갔다. 독설가인 루바노프스카야조차 ‘매우 성공적인 데뷔작’이라는 표제와 함께 미샤가 소위 ‘새로운 춤’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의미한 연출가의 자기 독백에 매몰되지 않고 제대로 된 이야기를 알맞은 형식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미샤는 푸시킨의 그 유명한 서사시 전체를 다루지 않았다. 수염 기른 마법사 체르노모르도, 동굴의 은자와 황야의 거대한 머리도, 마녀 나이나도 등장하지 않았다. 가장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제목과는 달리 미샤의 작품에 류드밀라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미샤는 오직 네 명의 기사들만을 골랐다. 루슬란, 로그다이, 라트미르, 파를라프. 납치된 류드밀라를 찾아 떠난 경쟁자들. 주인공은 여전히 루슬란이었고 그의 존재는 작품 전체의 축을 이루고 있었지만 미샤는 4명의 인물들에게 동등한 무게를 부여했다. 격정적인 2인무와 4인무, 독무를 통해 발레는 그 인물들에게 내재된 감정의 본질을 그렸다. 전형적인 영웅 주인공인 루슬란의 용기와 고결함, 파멸로 치닫게 될 로그다이의 증오와 분노, 환락에서 벗어나 소박한 삶을 택하는 라트미르의 중용과 우정, 그리고 언제나 도망치면서 기회를 노리는 파를라프의 비겁함과 공포.



 그건 자칫하면 매우 작위적이고 추상적인 묘사로 끝나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무대를 보면서 트로이는 왜 미샤가 자신은 일린에게 의지하지 않는다고 그토록 단호하게 얘기했는지 알 것 같았다. 미샤에게는 추상적인 개념과 감정을 매우 구체적으로 형상화해내는 능력이 있었다. 오랫동안 트로이는 미샤의 그 능력이 자신의 육체와 움직임에 한정된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날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보면서 트로이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샤는 인간 내부로부터 실질적인 움직임을 끄집어내고 형식을 부여할 줄 알았다. 그건 창작자의 능력이었다. 관객들은 리브레토가 적힌 팸플릿을 읽지 않고도 루슬란과 로그다이, 라트미르와 파를라프가 왜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지, 그들이 표출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했다. 그건 논리적이고 계산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날아오는 메시지들이었다.



 미샤는 루슬란을 추지 않았다. 고전적이며 우아한 레오니드 핀스키에게 그 역을 주었다. 2년 선배이자 성격 연기에 능한 안톤 볼로호프에게 까다로운 파를라프 역을 맡겼고 약간 수도사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잘생긴 이오시프 본다렌코에게 라트미르를 추게 했다. 미샤 자신은 로그다이를 췄다. 트로이는 그 어둡고 파괴적인 배역이 미샤에게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무대 위에서 죽거나 고통을 당하는 역을 출 때마다 관객들이 그토록 강력한 열광에 빠져드는 것이 싫었다. 루슬란과의 격투에서 살해당하는 그 검은 기사의 최후가 너무나 냉혹하고 처참해서 트로이는 가슴 깊이 공포를 느꼈다. 그 두려움이 지나치게 실질적이고 불쾌하게 와 닿았기 때문에 며칠 후 미샤를 만났을 때 왜 너는 항상 무대에서 죽는 역을 고르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 그런 역은 몇 개 없는데... 고전 레퍼토리는 아사예프가 맡기는 거고. ”




 “ 네가 안무한 것도 그랬잖아. 로그다이를 췄잖아. ”




 “ 음, 난 사실 파를라프를 출까 했어. 근데 아사예프가 루슬란을 추든가 로그다이를 추지 않으면 무대에 올려주지 않겠다고 협박했어. 루슬란은 레냐에게 주기로 약속했었거든. ”




 “ 넌 파를라프를 추기엔 너무 눈에 띄어, 어울리지도 않고. 관객들도 이입이 잘 안됐을 걸, 등 뒤에서 칼을 꽂는 겁쟁이 야스민은. ”




 “ 언제나 비겁한 자가 끝까지 살아남아. ”



 미샤는 예의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하얀 알약을 꺼내 삼킨 후 덧붙였다.



 “ 하긴 로그다이를 제일 먼저 안무하긴 했어. 가장 쉬웠고. 제일 어려웠던 건 라트미르였어. 이오시프가 아니었으면 스탄카에게 춰달라고 했을지도 몰라. 이젠 나무토막처럼 뻣뻣해져서 어려웠겠지만. ”




 발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호소력 있게 표출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흘러갔다. 종반부에서 로그다이는 살해당해 어두운 강물 속으로 사라지고 라트미르는 우정의 키스와 함께 루슬란과 작별했다. 주인공 루슬란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류드밀라에 대한 사랑으로 무장한 채 환희에 차 퇴장하고 어둠이 가득한 무대 위에는 슬금슬금 기어나와 주변을 배회하는 파를라프만이 남았다.



 미샤가 류드밀라를 등장시키지 않은 것은 일린이 나스첸카의 첫사랑을 생략했을 때와는 달리 매우 영리한 선택이라는 평을 받았다. 루바노프스카야는 예의 그 평론에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류드밀라의 존재야말로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썼다. 그녀는 보통 미샤에게 적대적인 입장이었으므로 공연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세레브랴코프는 믿었던 루바노프스카야의 호의적 평에 당황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지적한 것은 미샤가 데뷔작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구에 사로잡혀 가끔 과격한 연출을 선보였다는 것뿐이었다.



 관객들은 그 작품에 매료되었다. 젊은 무용수의 첫 안무작에는 과분할 정도로 열정적인 호응이 쏟아졌다. 꽤 많은 사람들이 보리스 아사예프에게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계속해서 키로프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썼다. 아사예프는 그 반응에 흡족해하며 6월말 백야 축제에 그 작품을 다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반 노비코프는 그리고로비치와 함께 오직 그 공연을 보기 위해 5월에 다시 레닌그라드에 들렀는데, 아사예프를 구슬려 크레믈린 축제와 볼쇼이 무대에서 각각 한 번씩 루슬란을 올리기로 했다. 볼쇼이에서 밀어 넣은 일린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던 보리스 아사예프로서는 ‘우리 골칫거리’가 ‘우리 자랑거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미샤에게 괜찮은 작품을 하나 더 안무한다면 다음 시즌 무대에 올려주겠다고 제안했다.



 

...




위의 발췌본은 사실 두가지 장에서 각각 가져왔다. 앞부분의 트로이와 미샤의 대화, 그리고 뒷부분의 미샤의 데뷔 이야기 사이에는 미샤의 런던 공연과 알리사의 이야기, 그리고 일린이 미샤와 지나를 위해 안무해준 백야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여기서는 루슬란과 류드밀라에 대한 이야기만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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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안무에 대해서는 전에 세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3385 : 빛나는 벽(illuminated wall) 전문.



http://tveye.tistory.com/5589 : 벨스키와의 면회
(여기서 미샤가 '그 순진하고 무해한 루슬란'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http://tveye.tistory.com/6138  : 별장의 스비제르스키와 미샤.
(게르만 스비제르스키가 미샤의 수첩을 훔쳐본 후 그의 춤연습을 보면서 루슬란과 류드밀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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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와 미샤의 대화에 등장하는 '페트루슈카'는 일린이 미샤의 영국 무대를 위해 안무해준 솔로이다. 포킨의 원작을 각색해 꼭두각시 인형 페트루슈카의 독백 장면만 재안무한 작품인데 물론 이것도 내가 만든 버전임. 미샤가 일린과 함께 이 작품을 연습하는 장면과, 영국에서 이 공연을 보고 알리사가 소회를 밝히는 장면을 각각 발췌한 적이 있다. 링크는 아래.


http://tveye.tistory.com/6544 페트루슈카를 연습하는 미샤와 일린


http://tveye.tistory.com/5178 알리사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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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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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2집에 내려왔다. 오후의 차 한 잔.







지난주에 내 기분이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이 깜짝선물했던 빨간 장미꽃다발이 나를 맞이하여 주었다. 2집에 들어가면 장미가 있다는 사실 덕에 들어올 때 덜 우울했다.



장미꽃다발이 꽤 컸기 때문에 줄기 아래를 잘라내고 시든 잎사귀들도 쳐낸 후 3등분 해서 각각 꽃병과 페리에 병과 아주 조그만 푸딩 유리병에 나누어 꽂았다. 2집은 원룸이지만 책상 위에도, 침대 곁 테이블 위에도, 텔레비전 옆에도 붉은 장미가 자리잡고 있게 되었다. 붉은 장미는 신이 내린 완벽한 선물 같은 존재이다.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초여름에 프라하 갔을 때 에벨에서 사왔던 조그만 잔 꺼냈음. 원래는 에스프레소 잔이지만 난 그냥 찻잔으로도 쓴다. 조금씩 조금씩 부어서 마신다.


















장미꽃과 꽃돌이 슈클랴로프님은 항상 잘 어울림 :)





이건 오전에 별다방 들렀을 때. 무료 음료 쿠폰 기한이 오늘까지라 들렀다.





집에서 싸온 빵 약간과 바나나, 그리고 차이 티로 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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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를 하루 내고 진료를 받으러 다녀왔다. 다음주말에 여행을 가야 하므로 일주일 정도 당겨서 예약을 잡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사이에 인사발령 빅엿으로 많이 심란해져 있었으므로 차라리 잘했던 것 같기도 하다.

 

 

발령과 그로 인한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결국 감정을 참지 못하고 임원에게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일 등을 이야기했다. 상사가 나에게 분노가 너무 많으니 그것을 누그러뜨리고 가서 조직문화를 바꾸라 했을때 더욱 화가 났던 이야기도 했다. 의사는 내가 지금 화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는 자신이 미성숙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임원이 전화를 걸어왔을때, 그의 말을 일단 들은 후 조곤조곤 얘기를 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너무 화가 나고 작년의 상처가 도로 터지는 듯해서 그렇게 할수가 없었다. 자신이 미성숙하게 행동했다는 건 알지만 다시 그 순간이 오면 나는 똑같이 말할 거라고 했다. 오히려 더 솔직하게 화를 내지 못한 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도 말했다. 의사는 이미 지나간 일이니 한번으로 족하고 다음에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다.

 

 

어쩌면 나는 의사에게서 '임원에게 그렇게 쏘아붙인 건 네가 잘한 일이다'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미성숙하다고 인정했을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오죽하면 네가 그랬겠니, 네가 그렇게 행동한 건 잘한 거다'라는 반응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걸 보면 역시 나이를 먹어도 아직 어린애 같다니까.

 

 

자신이 계속 화가 나 있고 속상하고 억울한 느낌이 든다는 것, 그리고 그건 발령의 부당한 절차와 더불어 격무 자리에 또다시 땜빵처럼 던져졌다는 사실, 소모품처럼 느껴진다는 사실, 작년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아 더욱 화가 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의사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차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나를 '쟤 이제 괜찮으니 굴리자'라고 판단하고 다시 격무부서로 보낸 회사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일하다 너무 힘들어지거나 필요하다면 진단서를 다시 써줄테니 매주나 2주마다 병원에 오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다음 진료는 한달 후로 잡았음. 여행도 가야 하고, 인수인계도 받고 새 업무도 시작해야 하고 국정감사도 겹쳐서 ㅜㅜ)

 

 

2주마다 와도 된다고 하는 의사의 말이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심란하기도 했다. 지난번 진료때 나는 나아진 것 같으니 약을 줄이고 싶다고 했고 의사는 당분간 줄이지 말자고 했었지...

 

 

이 썩을놈의 회사... 날 좀먹고 있어!!

 

 

..

 

 

오전 진료라서 빈속으로 지하철 타고 멀리 시내까지 나갔었다. 끝나고 근방에서 뭔가를 먹을까 하다 귀찮아서 그냥 다시 지하철 타고 화정으로 돌아왔다. 티푸드를 사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한시 즈음이었다. 반나절 동안 화정에서 강남까지 횡단하고 다녀온 것이다. 배가 고팠지만 입맛은 없었다. 그래서 라면을 끓여먹었고(저녁보단 점심때 먹는게 낫겠지 싶어서) 차를 우려 마셨다. 책을 읽고 누워서 좀 쉬었다.

 

 

연휴 여행용 가방을 약간 꾸렸다.

 

 

내일은 쥬인 만나기로 했다.

 

 

..

 

 

지난주말에 만들었던 10월~ 내년 9월 달력이 도착했다. 슈클랴로프님 사진으로 편집해 만들었다.

 

 

 

 

 

이건 맨 뒷장. 여기엔 디아나 비슈뇨바 사진을 넣었음.

 

그리고 서비스로 끼워주는 엽서달력 한장이 있어서 거기에는 루돌프 누레예프 사진을 넣어서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화보이다.

 

 

이건 달력 표지. 지젤의 알브레히트를 추는 슈클랴로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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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이다. 언제나처럼 일요일은 토요일보다 좀 늦게 일어나게 되고, 또 토요일보다 금방 날려버리게 되는 날이다.

 

자다깨다 엄청 뒤척였다. 꿈을 복잡하게 꾸었다. 쫓기기도 하고 날아올라가기도 했다. 도망치기도 하고 오직 개념으로 상상해 내가 쥐고 있다고 구현해내는 총을 든 채 실재하지도 않고 물질적으로 장전되어 있지도 않은 총알을 발사했다. 총을 쏘면서 '총알이 나갈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것이다' 라고 되뇌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그게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날아서 도망갔다.

 

..

 

 

어제는 바깥에 나가 햇볕 쬐고 걷고 자질구레한 것들 지르면서 마음을 많이 진정시켰다. 그러자 오늘은 분노는 거의 가라앉고 그 다음 단계인 울적함이 찾아왔다. 그렇다고 전처럼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정도는 아니다. 그냥 좀 우울하고 기분 나쁜 정도이다.

 

아마 이번주에 가서 부서 사람들 만나고 새로 가게 될 부서 사람들과도 이야기 나누면 좀 나아질 것이다. 새로 가게 될 곳의 부서장과도 잘 아는 사이이고 좋은 분이기도 하다. 그저 임원이나 인사 쪽 간부들을 마주하면 다시 분노가 치밀어서 확 터뜨려버릴 것 같아 그게 좀 걸릴 뿐이다.

 

갑작스런 인사발령 소식에 부서 동료들과 후배들이 많이 슬퍼하고 또 같이 화를 내고 어쩔줄 몰라 해주었다. 진심어린 톡과 문자와 전화들이 왔다. 고마웠다.

 

...

 

 

오늘은 늦게 일어나서 점심에 가까운 아점을 먹은 후 차를 마시면서 옛날 비정상회담을 다시보기로 좀 보고 쉬었다. 그리고 화정 집의 달력이 올해 9월로 끝났기 때문에 포토사이트에 들어가서 10월부터 1년치 달력을 좀전까지 편집해 만들었다. (언제나처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님 스페셜) 아마 주중에 받아볼 수 있을 듯.

 

 

예전에 만들었을땐 보너스로 몇장을 더 넣어줬기 때문에 12월로 끝나지 않고 점점 3월, 7월, 9월 등으로 늘어났는데 요즘은 이 보너스를 안 준다 -_- 전에는 엄청 열심히 레이아웃도 잡고 사진들도 잘 편집해서 넣었는데 갈수록 귀찮아져서 그냥 한달에 사진 한장으로 때워넣었다. 한장이든 두장이든 네장이든 슈클랴로프님은 미의 화신이니 뭐 어때!

 

 

 

(특히 마음에 들어서 집어넣은 화보. 바이에른 오페라극장에서 찍은 사진. 사진사는 david paitschadse. 출처는 슈클랴로프님 공식 홈페이지 shklyarov.com)

 

...

 

 

종종 가는 게시판에 로르샤흐 테스트 링크가 올라왔다. 엄청 옛날에 해보고 안해봤는데 지금은 어떨지 궁금해서 해봄.

 

링크는 여기 : http://rorschach-inkblot-test.com/

 

내 결과는 이렇다. 이게 너무 옛날식 테스트라 귀에 걸리기도 하고 코에 걸리기도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을 보면 좀 맞는 구석이 있기도 하다. mbti 테스트와도 조금 부합하는 부분이 있고.

 

 

(노란 밑줄 그어봄 :  그래서 내가 회사를 확 못 그만두고 돌아와서 이렇게 낑낑대고 있는 것이야!!!!)

* 이게 진짜 심리상담 툴을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니고 온라인으로 하는 거라 재미 성격이 더 강하다. 딴 사람들 결과 보니까 다 비슷비슷함 ㅋㅋ *

..

 

 

내일 출장 끊어놓고 오후 늦게 2집 내려갈 건데... 이 와중에도 내일까지 제출하라는 자료들 생각이 나서 그걸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작성해서 보내야 하나 하고 있음. 으악 ㅠㅠ 이 망할 노동노예... 그렇게 착취당하면서도 왜 이러는 거야 엉엉... 그냥 하지 말란 말이야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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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진하게 차 우려 마셨다. 간밤에 유혹에 빠졌지만 안 먹고 지켜낸 녹차 쉬폰 케익이랑 같이 ㅎㅎ



지난 달력에서 뜯어낸 슈클랴로프님 화보로 액자 장식. 백조의 호수(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그 옆은 Le Parc. 사진은 alex gouliaev.







2집에도 틈날때마다 찻잔을 좀 갖다놓긴 했지만 역시 한계가 있어서 몇개 없음. 오늘은 부활절 찻잔 꺼냄. 이쪽 면에 그려진 게 러시아 정교 부활절 과자인 파스하.






이건 정교 부활절 케익인 쿨리치. 위의 파스하와 쿨리치 모두 예전에 썼던 부활절 단편 Jewels에서 어린 라라와 아냐가 좋아하며 먹었던 것들이다 :)



접시에 그려진 건 알록달록 부활절 달걀들 ㅇㅇㅇㅇㅇ
















오늘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유익한 일을 했음. 얼마전 사놓고 방치해놓고 있던 요즘 러시아어 주요 생활 표현들 50개 정도 열심히 읽어보았음. 모르는 거 많음!!! 역시 흐흑 나는 책상물림... 괜히 료샤가 나보고 '노어바보' 라고 하는게 아니었다... 간만에 소리내서 노어들 읽어보는데 우다례니예(강세)도 다 엉키고 어버버버...



러시아어 공부하는 분들 중 현지 친구들이 있거나 여행갈 일 있으신 분들, 이 책 추천합니다. '네이티브가 가장 많이 쓰는 러시아어 표현 300'. '핸드폰 배터리 다 나갔어' 등등 유용한 표현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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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달력도 9월로 넘겼다.



..



요즘은 거의 매일 스케치로 일상의 주요 내용을 남기다 보니 fragments의 메모는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스케치에도 줄줄이 뭘 쓰고 있으니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귀가해서 스케치를 먼저 하고, 나중에 그날의 메모를 적는 순서라서)



...



서울 사무실 쪽에서 업무 관련 고객을 만나 세부적인 안내를 해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약속이 잡혀 있었다. 덕분에 새벽 기차를 타지 않은 건 장점. 대신 서울까지 나가서(화정에서 가는 게 꽤 시간 걸림) 그분을 만나 열성적으로 면담을 한 후 녹초 상태로 배를 채우고 용산역까지 가고, 기차에 시달리며 2집에 돌아오는 여정이 좀 힘들긴 했다. 뭐 새벽 기차를 탔다면 아침 9시부터 본사 사무실에 앉아 내내 일하고 있었을테니 그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위안을...


...




호르몬 주기가 임박했다. 전신이 부어오르고 쑤시고 아프고 잠도 잘 못 잔다. 몸에서 열이 후끈후끈 난다. 오늘은 멀미와 두통이 너무 심했다. 참다가 결국 좀전에 두통약 한 알을 먹었다.



생리대 파문 때문에 못살겠다. 안그래도 매달 이놈의 통증 때문에 돌아버리겠는데 -_- 사실 그놈이 그놈 저놈이 저놈이란 생각이 들긴 한다. 다들 화학물질 써서 만드는 건데 몸에 나쁠수밖에 없잖아.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어 ㅠㅠ



지난주부터 드럭스토어들 다 돌아다녔는데 하도 난리가 나서 나트라케어도 없고 꾸준히 쓰던 유기농본 시리즈도 없다 ㅜㅜ 오늘 택시 타고 오다가 2집 근처 올리브영에서 내렸더니 시골이라 그런지 나트라케어 중형이 딱 두개 남아 있어 둘다 집어왔다. 그런데 오버나이트, 대형, 소형 다 필요하다고 ㅠㅠㅠ 해외에서 직구라도 해야 하나... 게다가 나트라케어라고 괜찮을 거란 보장도 없고... 여태 나쁜 거 계속 써왔는데 이제와서 바꾼다 한들 몸이 나아지겠나 하는 막가파 생각도 든다 -_-



정말 이것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크나큰 고통... 같은 여자들도 통증과 고통의 편차가 워낙 크고 고통을 느끼는 방식이나 부위, 기간도 가지각색이다. 심지어 평생 생리통이란 걸 모르고 살았다는 사람도 한두번 만나본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여자들은 모두 너무나도 부러워서 눈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이 됨!) 이 고통을 모르는 남성들은 심히 행복하도다 ㅠㅠ 축복이도다 남성들이여.... 이거 하나 때문이라도 반드시 반드시 환생하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




내일 출근하면 일 엄청 쌓여 있음. 몰라, 어떻게 되겠지.



성과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와 거부 이후 뭔가 맘속이 삐뚤어진 느낌이다. 사실 거의 99.999% 안되리라는 걸 알면서 시도했던 거고 행위 자체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거니까 기분나쁠 필요는 없는데 그건 이성적인 판단이고 어찌됐든 인간이므로 기분 자체는 좋지 않은 것이다. 상처를 입긴 입었다. 그리고 요즘 쏟아지는 일들과 여전히 부조리하게 진행되는 상황들 때문인지 많이 지친 상태이기도 하다.



...





2집 들어오면서 찍은 풀꽃 사진 한 장. 시골이라 공터도 많고 잡초도 무성하다. 심지어 오늘은 민들레도 보았다. 민들레는 보통 봄에 피고 지는데 왜 아직도 살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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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9월이 되었다. 달력을 넘겼다. 화정 집의 슈클랴로프님 달력은 이 9월로 끝나기 때문에 다시 달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 이유는 포토사이트에서 달력 만들때 첨에 보너스로 몇장을 더 끼워줘서... 12월에서 끝나지 않고 나머지 몇월을 더 만들기 때문에 이게 점점 중간에 끊어지게 됨) 2집에 내려가면 거기 달력도 넘겨야 한다.

 

 

...

 

 

오늘은 종일 성과워크숍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오전에는 자료를 만들어 보내고 오후엔 개진상 민원전화로 후배가 거의 멘탈붕괴 상태가 되어 손을 후들거리고 심장이 떨려서 엉엉 우는 바람에 내가 바꿔서 한바탕 하고 처리하느라 워크숍은 절반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색하고 거센 태도로 그 폭탄을 처리하고 있는 그 처참한 모습을 목격한 성과부서 워크숍 담당자는 도저히 나에게 교육받으러 들어오라고 말할 수 없었음 ㅋ

 

 

이 이야기는 오늘 스케치에 자세히 그리고 썼으니 여기서는 생략. 그냥 오늘 메모는 이 스케치들로 대신한다. 뭔가 더 쓸 기력 없음. 스케치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manage/post/7009

 

 

 

...

 

 

 

하여튼 저녁에 귀가했고 이제 쉬는 중이다. 내일은 토요일이고 쥬인 만나러 시내 나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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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온지 한달 반 정도가 지났는데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짧은 일정이기도 했고 주로 슈클랴로프 공연 보느라 별로 돌아다닌 데도 없고 사진도 많이 안 찍었다.



폰 사진들 정리하다 그때 찍은 것들 몇장 추려 올려본다. 위의 몇장은 엄청 덥고 뜨거웠던 날 시내 나갔을 때 찍은 거리 구석구석들. 아래 몇장은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프리모르스키 분관.
















이건 슈클랴로프님 곱사등이 망아지 보러 간 날, 극장 카페에서 주문해 먹었던 케익. 슬프게도 맛은 별로였다.







리플렛. 맨위에 진하게 적혀 있는 그분의 이름 :)








봐도봐도 멋있는 그분~








공연 다 보고 나와서, 극장 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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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더워서 2집 tv 곁에 있던 액자의 사진을 바꾸었다. 원래 슈클랴로프와 비슈뇨바의 신데렐라 흑백 화보였는데 더우니까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슈클랴로프의 바보 이반이 깊은 바다로 들어가 반지 찾아오는 씬으로 바꿈.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보면 시원하게 느껴진다.






차 마실 땐 창가 테이블로 잠시 이동 :) 더위 쫓는 중. 이번 블라디보스톡에서 사인받아온 프로그램도 같이.







더우니까 시원한 파란색의 비류자(터키석) 찻잔. 진짜 터키석으로 된 게 아니고 그냥 이름이...




















이건 2년 전에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신관에서 곱사등이 망아지 파이널 막 내릴 때 내가 직접 찍은 사진. 이때는 파트너가 알리나 소모바였음.









아아 일요일이 다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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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 폴더에 글쓰기와 시점에 대한 메모를 올린 적이 있다. 몇년 전 쓴 미샤의 수용소 단편에 대한 글쓰기 메모와 일기였다. 제목은 '1인칭 시점을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 링크는 http://tveye.tistory.com/6836

 

 

그 수용소 단편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었다. 수용소 간수가 심리적 화자로 등장하는 3인칭의 1부, 미샤의 후원자였던 공산당 고위간부 게오르기 벨스키가 심리적 화자로 등장하는 3인칭의 2부, 그리고 미샤의 절친한 벗 스타니슬라프 일린의 1인칭으로 전개된 3부인데 각 파트별로 꽤 여러 토막을 이 폴더에 발췌해 올린 적이 있다.

 

 

오늘 발췌하는 부분은 2부. 게오르기 벨스키가 모스크바 비밀클리닉에 입원한 미샤를 후원하러 가서 나누는 대화의 일부이다. 이 파트 바로 앞부분을 전에 발췌한 적이 있다. 여기 발췌문 맨 앞 미샤와 벨스키가 재판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 몇 문단은 그때 발췌문 맨뒤와 겹치는데, 그걸 잘라버리면 너무 흐름이 끊겨서 그냥 살려두었다.

 

 

 

이 폴더에야 거의 항상 글을 토막토막 잘라 올리고 있으니 이 부분만 독립적으로 읽어도 크게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앞의 상황이 궁금하시다면 http://tveye.tistory.com/6068 (모스크바 요양소, 재판)를 먼저 읽고 이 파트를 읽으면 된다.

 

 

..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벨스키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이 소설의 배경인 1970년대~80년대 초반의 소련 공산당 고위 간부이다.

 

파나예바는 모스크바 비밀클리닉에서 미샤를 담당하고 있는 주치의이다.

 

글루크, 슈스코프는 미샤가 1부에서 갇혀 있었던 수용소의 원장과 정신교화 책임자이다.

 

게르만 알렉세예비치 스비제르스키는 역시 미샤의 오랜 후원자인 공산당 고위 당 간부이자 옛 KGB 고위직 출신이다. 이전에 jewels에서 미샤를 파티에 불러낸 인물이기도 하고 이 본편 우주에서 미샤와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드미트리 알렉산드로비치 마로조프 역시 미샤의 오랜 후원자이자 애인인 당 간부이다. 스비제르스키는 모스크바 의원이고 마로조프는 레닌그라드 의원이다. 그는 이 2부의 심리적 화자인 게오르기 벨스키를 정치적으로 발굴한 대부이기도 하다.

 

 

아사예프는 미샤가 춤췄던 레닌그라드 키로프 극장의 발레단 예술감독, 지나는 미샤의 발레학교 동기이자 발레리나 파트너이다. (지나와 말썽쟁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그 두둥실 지나 ㅋㅋ) 울리얀 세레브랴코프와 옥사나 셰먀코바는 극장 동료 무용수들이다.

 

 

...

 

 

위의 사진은 alex gouliaev가 찍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젊은이와 죽음' 화보.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 왜 오셨어요, 게오르기 이바노비치? ”

 

“ 파리 때문에. 그 외 다른 문제도. ”

 

“ 파리? 모스크바라고 하셨잖아요. ”

 

 

벨스키는 언제까지 미샤와 이런 식으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엉망으로 뒤엉켜 있는 머릿속에 간단하게 정보들을 밀어 넣기로 했다.

 

 

“ 여기 오기 전에. 글루크가 있는 수용소에 가기 전에. 파리에 갔었잖아. 그 니진스키 트리뷰트 때문에. 그 전에는 뉴욕에 갔었고. 자네 그 파리에서 도망쳤었잖아. 그래서 문제가 생겼지. 돌아와서 재판 받았잖아, 그래서 그 수용소로 보낸 거고. ”

 

 

미샤가 오른손을 뻗어 허공을 두어 차례 휘저었다. 눈에는 여전히 초점이 없었다.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고개를 뒤로 젖히며 가볍게 흔들자 거무스름한 멍들로 뒤덮인 목덜미가 드러났다. 맞아서 생긴 상처 같지는 않았다. 그곳을 맞았다면 쇄골이 부러졌을 터였다.

 

 

“ 도망치지 않았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러 갔었을 뿐이에요. ”

 

 

갑작스럽게 미샤가 아주 또렷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 비공개 재판에서도 아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무도 그를 변호하려고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미샤는 직접 변론을 했다. 극장 동료들 몇몇이 유리한 증언을 해주려고 자원했지만 모두 자격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참석을 금지 당했다. 벨스키는 그 재판의 일지와 보고서를 훑어보았지만 중간 쯤 읽다가 그만두었다. 미샤의 변론 대부분에는 붉은 줄이 그어져 있었고 그나마 끝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 재판관이 그의 발언을 중단시킨 후 휴정을 선언했고 30분 만에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벨스키는 그런 종류의 재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 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정말 도망친 거였다면 지금 여기 있지도 않았겠지. 그래도 기억이 되살아난 것 같군. 자네 소환됐을 때 파리에서 시끌시끌했던 건 생각나나? 호텔 앞부터 공항까지 피켓 시위자들이 몰렸었지. 기자들도. 자네 가고 나서 그 시위가 좀 커졌거든. 게다가 이상한 오해가 생겼지. 헛소문이 퍼져서 상황이 좋지 않았어. ”

 

 

“ 무슨 소문이요? ”

 

 

“ 뻔하잖아. 자넬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 처박았다는 얘기. 벌써 루뱐카에서 총살했다는 얘기. 제국주의자들 입맛에 맞는 얘기들. ”

 

 

“ 그게 제국주의자들 입맛에 맞는 얘기예요? ”

 

 

 

미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몸을 가누기가 힘든 듯 점점 어깨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지고 있었다. 볼품없이 들쭉날쭉 잘린 검은 머리칼이 한 움큼 이마 위로 흘러내려왔다.

 

 

 

“ 그 얼간이가 이상한 소리를 했는데... 누굴 소환한다고. 하지만 걘 아무 것도 몰라요. 절 좋아한 적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걘 놔주세요. 그 여자 정말 아무 것도 몰라요. ”

 

 

“ 누구 얘길 하는 거지? 그 여자가 누구야? 얼간이는 누구고? ”

 

 

“ 아, 소환 같은 건 없었군요. 어차피 허풍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진짜 역겨운 놈이었어. ”

 

 

벨스키는 그가 글루크나 슈스코프 중 한 명을 언급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파나예바가 정해준 10분은 이미 흘러가버렸고 미샤와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결론부터 말해주기로 했다.

 

 

“ 자네 석방될 수도 있어, 회복되면. ”

 

 

미샤는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거의 무관심한 표정으로 오른손 손가락들을 오므렸다 폈다 하며 왼팔을 들어 올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손목이 3센티미터 쯤 올라갔다가 무겁게 툭 떨어지자 짜증도 내지 않고 계속해서 그 무익한 시도를 반복했다.

 

 

“ 왜, 믿지 않아? 내 말인데도? ”

 

 

“ 믿어요. 의원님이 제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어디 있어요. ”

 

 

“ 그런데 별로 관심이 없나? 수용소가 좋아? 자네 7년형 받았잖아. 다시 돌아가고 싶어? 그 약물 치료 다시 받고 싶을 리가 없잖아. ”

 

 

“ 전 선언문 안 읽을 거예요. 인터뷰도. ”

 

 

미샤가 툭 끊어지듯 거친 음성을 내뱉더니 무겁게 처져 있던 어깨와 허리를 억지로 다시 세웠다. 이마와 목에 파란 핏줄이 돋아 오르며 아랫입술이 덜덜 떨렸다. 벨스키는 파나예바의 경고를 어기고 그의 가슴에 손을 얹어 가볍게 뒤로 밀었다. 미샤는 저항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벨스키가 조금 힘을 실어 누르자 다시 베개에 몸을 완전히 기댔다.

 

 

인터뷰 할 필요 없어. 그리고 선언문 수준도 아냐. 몇 줄만 읽으면 끝나. ”

 

 

“ 당신들 다 똑같아. ”

 

 

미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기침을 했다. 베개에 피가 튀었다. 가슴에서 짐승들이 내는 듯 낮게 끓어오르는 소리가 났다. 이제 기침은 하지 않았지만 오른손으로 목을 감싸 누른 채 다시 한 번 피를 토했다. 베개에 쏟아진 피는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발광 페인트처럼 새빨간 색이라 벨스키는 파나예바를 불러야 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지금 파나예바를 부른다면 그녀는 면담을 완전히 중지시킬 것이 분명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벨스키는 테이블에 놓여 있는 조그만 타월을 미샤에게 건네주었다. 병실에 있는 물품들은 모두 소독을 마쳤을 테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미샤가 타월로 입과 턱에 흘러내린 피를 닦는 동안 그는 아주 부드럽게 말했다.

 

 

“ 어쩔 수 없잖아. 최소한의 명분은 있어야지. 나나 스비제르스키도, 아니, 드미트리 알렉산드로비치라도 마찬가지야. 서기장이라 해도 그건 어쩔 수 없어. ”

 

 

“ 무슨 명분이요. 거짓말해서 풀려나라고요? 아니면 창녀짓해서? 다른 이름들도 얘기하시지 그래요. ”

 

 

미샤가 몸을 떨었다. 벨스키는 그가 그렇게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폭발적 열기와는 달리 사석에서의 미하일 야스민은 아주 침착하고 서늘한 인물이었다. 훨씬 어렸을 때도 그랬다. 하긴 그는 미샤가 자기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도 본 적이 없었다.

 

 

 

“ 자네 지금 아파서 제대로 생각이 안 되고 있어. 그냥 내 제안대로 해. 원한다면 문구도 자네가 써. 싫으면 내가 써서 보여줄 테니 고쳐도 좋아. ”

 

“ 정치국 위원님은 바쁘실 텐데... ”

 

 

벨스키는 온건한 개혁파 의원이었지만 나이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나는 애에게서 그런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미샤가 구겨진 타월 위로 다시 피를 뱉은 후 몸을 심하게 떨면서 완전히 옆으로 누웠기 때문이다. 수척한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지, 많이 아프잖아. 자네 정말 죽을 뻔 했어. 스비제르스키 의원이 들르지 않았다면 아마 죽었을 거야. 난 자네가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이렇게 망가지는 것도. 내가 왜 여기까지 직접 왔겠어. 내가 자네 아꼈던 거 몰라? 3분만 자존심 버려. 그러면 여기서 나갈 수 있어. ”

 

 

“ 지금 보내주실 수 있어요? 리허설에 가야 해요. ”

 

 

 

벨스키는 그를 뚫어지게 내려다보았다. 미샤는 오른쪽으로 몸을 튼 채 창문과 벽 사이의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완전히 달라진 어조로 간청하듯 속삭였다.

 

 

“ 제발 보내주세요. 다시 올 테니까. 이 방으로 다시 오면 되잖아요. 지금은 안돼요. 저한테 약속하셨잖아요, 말 잘 들으면 다시는 그 약 안 먹일 거라고. 주사도 안 놓을 거라고 하셨잖아요. 게르만 알렉세예비치, 제발 놔주세요. 너무 아파요. 내일, 내일 다시 올게요. ”

 

 

“ 정신 좀 차려, 난 그 사람이 아니야. 아무래도 파나예바를 불러야겠군. ”

 

 

미샤가 오른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다. 손이 타들어가는 듯 뜨거웠지만 여섯 살짜리 어린애처럼 미약해서 슬쩍 움직여도 털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 더 이상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이해가 안 가. 난 말을 들었는데. 시키는 건 다 했는데. 당신 말은 다 들었어, 하나 빼고. 내가 그랬잖아. 당 이름으로 창녀 짓 하는 건 못한다고. 이제 상관없어. 그거 계속 놔도, 가둬도, 못 움직이게 해도. 그냥 죽여주면 좋을 텐데 당신 절대 그런 짓은 안 해. 자꾸 날 막아. 이제 그만 가. ”

 

 

게오르기 벨스키는 군 출신이었고 레닌그라드 국립대학 동문 서클과 그 도시의 실권자인 드미트리 마로조프를 통해 정치계에 들어온 인물이었다. 그 냉철한 마로조프가 그를 실질적 후계자로 점찍고 모스크바 권력의 중심지까지 단숨에 밀어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벨스키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데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점진적 개혁파에 속했고 결코 정적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모함과 숙청이라는 자연스러운 무기를 대놓고 쓴 적도 없는 온건한 인물이었지만 그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충격을 가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마로조프는 벨스키를 정치국으로 입성시켰고 놀랍게도 그의 오랜 정적이었던 게르만 스비제르스키조차도 거기에 방해 공작을 펼치지 않았다. 스비제르스키는 사석에서 벨스키에게 ‘당신 뱃속은 쇠망치로 두들겨 패도 충격을 전부 흡수해버릴 쿠션들로 꽉 차 있다니까’ 라고 노골적인 농담을 건네기까지 했다. 그만큼 그를 놀라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게오르기 벨스키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자기 앞에 누워 있는 젊은 죄수, 한때 그가 열렬하게 후원했던 무용수를 한동안 물끄러미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그에게는 드문 일이었다.

 

 

 

미샤가 다시 기침을 했다.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반 숟갈 가량의 피가 밀려나왔다. 괴로운 듯 베개에 이마를 부딪쳐댔다. 벨스키는 그의 머리를 가볍게 감싸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미샤가 오른손을 들어 벨스키의 손목을 쳐냈다.

 

 

“ 만지지 마. 제발 내 몸에 손대지 마. 나 좀 놔둬. ”

 

 

벨스키는 더 이상 면담을 계속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파나예바를 부르자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녀가 곧장 들어왔다. 파나예바는 미샤를 보더니 벨스키에게 책망하는 시선을 던졌다.

 

 

“ 심문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

 

 

“ 잠깐 얘기를 나눴을 뿐이야, 소장이 너무 낙관적으로 얘기했던 것 아닌가 모르겠군. 전혀 회복이 안된 것 같은데. ”

 

 

“ 의원님께서 그 면담을 고집하지 않으셨으면 훨씬 나았을 거예요. 10분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이상은 집중을 못 해요. ”

 

 

파나예바가 미샤의 자세를 바꿔주고 출혈이 멎도록 조치를 취하는 동안 벨스키는 병실에서 나가는 대신 창가에 선 채 생각에 잠겼다. 주로 자신의 스케줄을 한 번 더 비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었지만 미샤가 파나예바의 손길은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대해 화를 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뒤섞였다. 어쨌든 그는 5년 이상 미샤를 알았고 가장 강력한 후원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올가 파나예바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몇 마디 말을 걸었다. 벨스키가 서 있는 자리에서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미샤의 대답은 잘 들렸다. 체포되기 이전처럼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 아니, 그건 부다페스트에서였어요. 아사예프가 저와 지나의 호흡을 점검해보고 싶어서 투어 무대에 먼저 올라가게 했죠. 키로프 첫 무대는 12월이었어요. 74년. 폴랴코바가 테라스 장면에서 배경을 바꿨는데 아사예프가 무대가 죽어 보인다고 화를 냈어요. 그 사람 그때 공연 직전까지 계속 화만 냈죠. 진짜 이유는 저와 지나가 금발로 염색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집시 로맨스를 출 작정이냐고 한 시간 동안 설교를 늘어놓았어요. 지나가 빨간 머리 줄리엣이 뭐가 문제냐고 발끈하더니 저에게 아사예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집시 분장을 하고 추자고 했어요. 걔는 화를 내면 무섭기 때문에 잠깐 집시 의상까지 입어봤는데 그걸 보고 지나가 포기했어요. ”

 

 

 

파나예바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다시 뭐라고 속삭이자 미샤가 대꾸했다.

 

 

 

“ 아, 다른 건 다 됐는데 피부색을 바꿔야 했어요. 집시처럼 보이려면 진한 파우더가 필요했는데 마침 다 떨어졌거든요. 그러고 있는데 아사예프가 들어와서 기겁을 하더니 염색 얘길 더 이상 안 했어요. 그래서 원래대로 췄죠. 이후에도 그거 출 때 금발로 물들인 적 없었어요, 단 한 번도. ”

 

 

‘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얘기하고 있군. ’

 

 

 

벨스키는 잠시 매혹된 채 파나예바와 미샤 쪽에 시선을 던졌다. 자신이 췄던 작품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미샤는 완전히 정상처럼 얘기했다. 파나예바가 백조의 호수에 대해 묻자 미샤는 니나 크류코바와 췄던 첫 무대나 크레믈린, 해외 투어 무대가 아니라 헝가리 춤을 추고 들어간 발레리나가 떨어뜨렸던 머리장식을 밟고 미끄러질 뻔 했던 무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뒤엉킨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최고의 찬사를 받은 무대가 아니라 실수를 할 뻔 했던 무대라는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벨스키는 미샤가 얘기하는 공연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옥사나 셰먀코바가 고의적으로 장식을 떨어뜨렸다는 소문이 무용계에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당시 셰먀코바는 미샤의 오랜 반대파였던 울리얀 세레브랴코프의 연인이었고 그 서클에서는 끊임없이 각종 방법을 동원해 그를 괴롭히고 있었으므로 꽤 신빙성 있는 소문이었다. 실제로 미샤는 이듬해 볼쇼이로 옮겼는데 벨스키는 세레브랴코프 서클이 그를 조금만 더 심하게 볶아댔으면 더 빨리 옮겨오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워하기까지 했다.

 

 

벨스키는 자신도 모르게 파나예바가 지젤이나 라 바야데르에 대해 물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미샤 야스민의 알브레히트나 솔로르를 따라갈 무용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무수한 팬들이 미샤의 무게 없는 도약과 고속 회전, 화려한 테크닉에 푹 빠졌지만 벨스키는 항상 그의 진정한 강점은 드라마 배우로서 타고난 연기력과 음악에 대한 완벽한 감각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 서방 관객들과 전문가들이 그 젊은 무용수 앞에서 넋을 놓았던 것도 당연했다. 그자들이 어디에서 그런 춤을 볼 수 있었겠는가. 볼쇼이나 키로프에서도 그렇게 춤추는 무용수는 없었다. 그런 재능은 유일무이했다.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온전한 재능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재능이, 그 완벽했던 육체가 부서지고 찢어진 채 반쯤 마비되어 있었고 무용수답지 않게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명료한 이성은 으깬 토마토 수프처럼 뒤섞여 있었다.

 

 

 

... 

 

 

 

 

이 면회의 후반부 대화를 일부 발췌한 적이 있다. 링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5589 (체제의 이름, 비행사, 천사 이름 붙은 도시)

 

 

이 링크에 발췌된 이야기에는 이 단편의 다른 파트들에 대한 링크들도 좀 붙어 있다.

 

 

..

 

 

이 발췌문에 붙인 제목은 그냥 충동적으로 여기 나오는 단어들을 조합했음. 원래 이 단편은 1부 1~3장, 2부 1~3장, 3부 1~3장으로만 되어 있어 이런 소제목 같은 건 없기 때문에 여기 발췌해 올릴 때 내 맘대로 대충 붙이고 있다. 주인공이 피 토하고 정신 흐릿해진 상태이니 뭐 어울리는 듯... (미샤 : 뭐 임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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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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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덥다. 올해 여름이 작년보다 훨씬 더운 것 같다. 나는 웬만하면 절대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는 일이 없는데 간밤에는 새벽에 두어시간 꺼 놓은 것을 제외하면 내내 제일 약하게 해놓고 틀어두고 잤다. 그런데도 춥지가 않았다. 그런데 2집 있는 동네와 그 근방은 오늘 거의 38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헉!!!! 그나마 35도였던 여기가 나은 것인가 ㅠㅠ

 

 

자다깨다 정신없이 꿈꾸고, 또 도로 잠들고 등등 늦게 일어났다. 밥도 대충 먹고 차를 우려 마신 후 책을 좀 읽다가... 거실이 너무 더워서 할수없이 침실로 갔다. 거실 에어컨은 원래 이 오피스텔에 붙박이로 달려 있는 작은 벽걸이 휘센인데 가스가 다 된건지 후진 건지 너무 풍력이 약해서 파워냉방으로 해놔도 정말 하나도 안 시원하다. 침실에 달아놓은 벽걸이 에어컨은 근 10년 전 쥬인이랑 같이 살때 샀던 조그만 건데 그게 훨씬 시원하다!

 

 

그래서 결국은 오후 4시쯤 침실로 대피했는데 침실은 말 그대로 침대랑 화장대 밖에 없어서 필연적으로 드러눕게 되고... 침대에서 어제 사온 장 주네 시집을 좀 읽다가 사르르 잠이 들었다. 아흑...

 

거의 7시 다 되어 침대에서 기어나옴. 너무 덥고 피곤해서 그냥 라면 끓여먹고 자폭했다. 그러고 나니 어머나 토요일이 다 갔네 흐흑 여름 싫어라아아아아아!!! 더우니까 아무 것도 못하겠다. 글도 못 쓰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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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집의 달력도 이제 8월로 넘어갔다...

 

8월 달력 위의 사진은 곱사등이 망아지, 아래 사진은 백조의 호수를 추는 슈클랴로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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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너무너무 피곤하고 리얼하게 꿔서 아침에 깨고 나서도 멍했다. 심지어 아침에 30분 간격으로 자다깨다 했는데 이 꿈은 계속 이어서 꿨다. 내용은 블라디보스톡인지 아니면 비슷한 근방인지에 가족끼리 여행을 갔는데 4일 묵으면서 이틀은 여기 나머지 이틀은 저기에 묵어야 하는 거였다. 그런데 인터넷 사이트로 예약을 했더니 실제로 가보자 장소도 완전 외딴 곳이었고 숙소가 있다고 되어 있는 곳엔 무슨 펍 같은 것만 있고 등등등...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심지어 이동수단도 없고 원래 있던 방은 비워줘야 하고 등등, 무슨 스킨헤드 문신족들도 나오고 등등...



이번에 블라디보스톡 갔을때 숙소 때문에 좀 고생하긴 했는데(레지던스 아파트인줄 알았는데 그냥 주거용 아파트 중 하나를 빌려서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거라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어 무작정 현관에서 기다려야 하는 등등) 그 기억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




사무실에 갔는데 어제의 그 전화 진상 고객에게서 메일이 와 있었다. 오늘 오전 11시 전에 방문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오늘 안 올 줄 알았는데 -_-



하여튼 그래서 나는 필요한 서류와 지침들과 양식, 지켜야 할 기준 등등을 모두 프린트했다. 이 사람은 완전 사악하다기보단 말귀를 좀 못 알아듣고 자기 말만 하고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일을 하기 때문에 진상 고객에 가깝게 여겨지는 부류였다. 그래서 아예 하나하나 짚어주며 엄격하고 강력하게 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착했다고 해서 로비에 내려가 보니... 이 사람은 어린 아들을 데려온 것이었다.



나는 너무나 황당했다. 이게 사교모임도 아니고, 그렇다고 본인이 속한 회사나 커뮤니티도 아니고, 엄연히 나와는 업무 때문에 만나는 관계이며 게다가 상당히 포멀한 자리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과자봉지와 장난감을 껴안은 어린 아들(일곱살이라는데 귀엽긴 했다)을 데리고 와 자기 옆에 앉히는 거였다.



'일하는' 여성으로서 비록 미혼자이며 아이는 없지만 육아를 하며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이를 맡기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것도 알기에 가급적 가치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평소에는 그쪽 편을 들어주려고 애쓰기도 한다. 오늘도 두가지 생각이 거의 비슷하게 오갔다.




1. 오죽 아이 맡길 데가 없고 힘들었으면 여기까지 데려왔겠어...


2. 그래도 어떻게 프로페셔널한 회의를 하는 자리에 심지어 사전 양해도 없이 애를 데리고 떡 나타나서 심지어 나와 이야기를 나눌 때도 옆에 앉혀놓을 수가!! 이것은 그냥 경우가 없는 것이다!!!!




당연히 어린 아이에게는 이런 회의가 이해도 안 되거니와 지루하기 그지없으니 곧 찡찡대고 부스럭거리고 엄마한테 음료수 뽑아달라고 하고.... 꿈지럭꿈지럭... 그런데 이분은 이러한 게 너무나 당연한 듯 앉아 있고 심지어 나에게 아이를 데려와서 미안하다거나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부탁한다는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충분히 '아이는 잠시 다른 곳에 맡기고 오시면 좋겠네요' 라든지, '아이가 있으면 업무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우니 다음에 오시지요' 라고 해도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랬다가 또 갑질하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는 직업이라(공무원 아닙니다 -.-)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장난감 달라고 해서 그 손님이 잠시 차에 간 동안 아이와 눈맞추고 놀아주기도 했다. 아흑...



아이가 떡하니 보는 앞에서 그 엄마에게 이건 잘못하신 거니까 이렇게 하면 안되고! 앞으로 이렇게 하시면 안되고 등등 아주 엄격하게 경고를 할 수는 없었다. 모르겠다, 일은 일이니까 그렇게 했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근데 나는 도저히 아이가 옆에서 꼼지락거리며 엄마만 보고 있는 상황에선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애를 봐줄 누군가와 같이 온 것도 아니고... 우리 회사에 생판 모르는 애를 맡겨놓을 데도 당연히 없고...




지금도 두가지 생각이 동시에 든다. 오죽하면... + 그래도 이건 아니지...




... 하여튼 경우 없는 사람인 건 맞는 것 같다. 정 어쩔 수 없었으면 오면서 먼저 애 봐줄 사람이 없어 할수없이 아이를 데려가야 할거 같은데 괜찮으냐고 물어볼 수는 있지 않은가. 근데 사전 통화를 하면서도 그런 얘긴 일언반구 없었음.



일하는 분야 특성상 자신의 세계에 빠져 살고 또 이기적인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이 분야 특성이겠거니 하고 그냥 이해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것 같아 ㅠㅠ



하여튼 필요한 얘기는 다 전달했다. 다만 원래 생각했던 강도보다 훨씬 부드럽게 말했기 때문에 좀 찝찝하다. 향후 또 골치아프게 굴면 그땐 얄짤없이 '안됩니다!' 를 외쳐야지 ㅠㅠ



..




이에 비해 아침 출근길에는 작지만 미소 떠오르는 일도 있었다.


2집 동네 유일한 핫스팟 스타벅스에 대해선 여러 차례 올렸다. 여기 점원들도 첨엔 일을 너무 못했는데 이제는 숙련된 사람들도 꽤 있다. 그리고 항상 웃는 얼굴의 친절한 점원이 하나 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다 들러서 바나나 한개를 사니까 갑자기 점원이 '오늘은 티는 주문 안 하세요?' 하고 물었다. '어머 기억하시는군요' 라고 하자 '그럼요' 라고 하며 생글생글 웃었다. 웃는 모습이 참 예뻤다.



진짜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데서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그래서 나도 일하면서 가급적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작은 것도 기억하고 인사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한데... 윽, 그래도 오늘 아이 데리고 온 분은 좀 심했어 ㅠㅠ



..



8월이 되었다. 어찌나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작년 딱 이맘때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맘때 당시 인사부장이자 선배와 만나 굉장히 많이 울었고 전화로도 많이 울었고 회사로 잠깐 돌아와서 임원과 잊을 수 없는 면담도 했었다. 그 상처는 아직 너무 생생하게 남아 있어서 아마 아물기 힘들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결국 다시 이 자리에 돌아와 일하고 있으니 인간이란 묘하다.


하여튼 달력 넘겼다. 주말에 화정 가면 거기 달력도 넘겨야지.








2집의 슈클랴로프님 달력 8월은 라 바야데르 백스테이지에서 대기 중인 모습.



(... 가끔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 달력들은 내가 편집해서 직접 만든 거라서.. 시판하는 곳은 없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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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린 An evening with Vladimir Shklyarov 공연. '발레 101', '고팍', '날 버리지 마'에 이어 휴식시간 후 프레드릭 애쉬튼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공연. 파트너는 나탈리야 오시포바.



나는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을 2년 전 마린스키에서 보았는데 그때도 무척 좋았지만 이번 공연도 참 좋았다. 춤이 좀 더 원숙해졌고 예전보다 '로미오'보다 '아르망'에 더 가까웠다. 아름답고 정열적이고 격렬했다.



다만 마르그리트 역의 나탈리야 오시포바는... 뭐랄까, 그냥 내가 오시포바가 딱히 취향에 안 맞는 무용수라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아름다워야 할만큼 아름답지가' 않았다. 이게 외모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예전에 슈클랴로프와 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역시 흔히 말하는 '미인' 무용수는 아니지만 처연한 마르그리트였는데 오시포바는 마르그리트 배역의 춤도 꽤 잘 추고 드라마틱한 연기도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마르그리트 역을 연기하는 오시포바'란 느낌이 들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녀는 지젤을 출 때도 '처절한 지젤을 연기하는 오시포바' 느낌이긴 했다.



그리고... 사실 맨처음 마르그리트가 입고 나오는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는 오시포바랑은 좀 안 어울렸다 ㅠㅠ 그 드레스는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이고 화려한,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은 화류계와 사교계의 여왕에게 어울리는 의상인데 오시포바가 입자 '뭔가 우아하지 않다...' 란 느낌이 들어서 살짝 아쉬웠다.



뭐 오시포바가 우아한 스타일의 무용수는 아니니까... 그래도 설정상 마르그리트의 원숙한 아름다움 앞에 모두가 조아려야 하는데 처음 파티 장면을 보면 '안 예쁜데 다들 조아린다...' 란 생각이 들고, 새파란 프록코트 차림 아르망 역의 슈클랴로프가 나타나 공작새처럼 춤을 추기 시작하면 '진짜 예쁜 애는 여기 있네, 얘한테 다들 조아려야겠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니 이것은 팬심도 물론 있었겠지만... 그만큼 오시포바가 좀 눈에 안 찼다. 오시포바 팬들 죄송합니다. 저는 테료쉬키나 마르그리트가 더 나았어요. 그래도 보금자리 장면과 마지막 죽음 장면에선 오시포바도 특유의 파워풀하고 드라마틱한 연기력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여튼 커튼 콜 사진 몇 장. 이때도 맨앞 가운데 앉긴 했는데 플래쉬 안 터뜨렸더니 다 번져서 건진 사진 거의 없음 ㅠㅠ 그래도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는 관객들이 박수치면 나중에 따로 하늘색 커튼 앞으로 나와주기 때문에 그때 사진 많이 건지는데 여기는 그런게 없고 그냥 무대 위의 모습만 찍어야 해서... 솜씨없고 렌즈 나쁜 나는 그냥 망했음.



맨 위 사진은 흔들렸지만... 내가 바친 꽃을 안고 있어서 :) 저 꽃다발 중 새빨간 장미다발이 내가 바친 것이다~~



아래 커튼 콜 사진 몇 장 더. 화질은 기대하지 마세요 ㅠㅠ













와아 꽃다발 드리는 시간~~










꾸벅~~


저 새빨간 장미 꽃다발이 내가 바친 것 :)





하지만... 바가노바와 마린스키에서 트레이닝받은 기사도 넘치는 슈클랴로프님은 언제나처럼...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파트너 발레리나에게 바치고 ㅠㅠ 흐흑..



으앙 오시포바 좋겠당! 뽀뽀도 받고 :)


(실제로 둘이 절친한 사이이다. 사실 오시포바는 한두달 전에 로열발레단에서 처음으로 이 역으로 데뷔했는데 그때 원래 연인인 세르게이 폴루닌과 추기로 했다가 공연 직전에 폴루닌이 갑자기 부상당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연락해 슈클랴로프가 급하게 날아와 아르망을 춰주었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자체가 지금 로열발레단과 마린스키 정도에서만 공연하고 있어 이 배역을 출 수 있는 무용수들이 귀하고 특히 오시포바는 그때가 첫 무대라서 호흡이 맞는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슈클랴로프가 선뜻 가서 춰준 것이다. 그래서 이번 슈클랴로프 무대에 오시포바가 보은으로 와서 춰준 것도 조금 있긴 한듯. 훈훈~~~ 기자간담회할 때랑 사인회할때도 둘이 꽤나 친하게 조잘거리며 얘기 나눴다)





그래도 내 꽃 오시포바에게 준 건 조금살짝 아깝긴 해 ㅎㅎㅎ








빼먹지 않는 손등 키스~~~





오시포바도 웃음 가득 :)))








마지막은 다시... 멋있게 절하시는 슈클랴로프님으로...



아흑... 공연 볼 땐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다시 시골에서 일하고 있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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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0 19:49

극장과 꽃의 기억 2017 vladivostok2017.07.30 19:49

 

 

 

 

어느새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온지 열흘이 넘게 지났다. 원체 짧은 일정이라 그야말로 정말 공연만 본 거나 다름없는 여행이었다. 목표 자체가 그거였으니 만족한다. 좋아하는 무용수가 주역으로 나오는 두시간짜리 발레를 보고, 다음날은 그의 기자간담회에 갔다가 얘기나누고 화보에 사인받고, 그 다음날은 그의 이브닝 특별 무대를 본 후 또 사인을 받고 얘길 나누었으니 복 터진 여행이었음.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극장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시내 구경은 하루밖에 못 나간데다 숙소 있는 동네는 원체 구식이고 또 갈데가 없어서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딱 두개로 요약할 수 있다. 극장과 꽃.

 

 

위의 사진은 7.18 이브닝 무대 후 사인회 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사인해준 프로그램. 이때 사진 두 장에 더 사인을 받았다. 슈클랴로프는 그때 내가 보여준 황금신상 사진에 깜짝 놀라 '이거 어디서 났어요?' 라고 되묻고는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며 진짜 오래전이라고 막 웃었다. 즐거운 기억이다. 그보다 더 근사한 기억은 그의 무대 자체였고. 나는 극장에서 그의 무대를 그래도 꽤 많이 본 편이지만 이번 무대는 손에 꼽힐만큼 좋았다.

 

 

 

 

역시 극장. 블라디보스톡의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분관 한쪽에 진열되어 있던 지젤 1막 의상. 시골 처녀 지젤이 이 옷 입고 종종종 등장해 (사기꾼) 알브레히트와 손잡고 춤을 추고 꽃을 따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꽃점을 치고... 흑흑 생각하니 또 불쌍한 지젤... 울컥!!

 

 

 

 

이건 18일 슈클랴로프 공연 때. 1막에선 소품 세개를 췄고 두번째 막에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췄다. 누레예프와 폰테인을 위해 프레드릭 애쉬튼이 안무해준 이 작품은 리스트의 피아노곡 라이브에 맞춰 펼쳐진다. 그래서 피아니스트가 나와 두다다다당 하고 연주~ 나는 피아노도 리스트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이 작품엔 꽤 잘 어울린다. 누레예프도 과잉의 무용수였고 리스트도 과잉의 화려한 음악가이니.... 어쩐지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슈클랴로프는 두다당거리는 건반 멜로디에 맞춰 격렬한 아르망을 보여주었다.

 

 

 

블라디보스톡 가서 공연만 보러 다녔으니 극장은 알겠는데 꽃은 뭐냐고 하신다면..

 

 

블라디보스톡은 마을 여기저기 들꽃이 많았다. 특히 주거지에 가면 무성하게 들꽃들이 자라나 있었고 종류도 여러가지여서 그거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건 18일에 버스 잘못 타서 내렸을 때 돌아다녔던 동네에서 찍은 들꽃 사진. 아파트 건물 주변에 만발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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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7일,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소극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마린스키 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예술감독,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참석. 나는 그의 화보집 사인회로 알고 갔었는데 그게 아니고 기자간담회여서 블라디보스톡 언론사들에서 많이 참석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은 다 번져서... 마린스키 측에서 찍은 사진 몇장 올림.

 

 

아래 영상클립 두개는 기자간담회 중 내가 핸드폰으로 찍은 건데, 슬프지만 맨앞줄이 아니었던 관계로, 그리고 사실 내가 폰 영상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좀 흔들린다. 처음 클립은 중간에 갑자기 줌을 당겨서 웃기기도 하다 ㅎㅎ 내가 찍은 클립은 그가 이번 18일의 이브닝 갈라 무대에서 고른 네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과 스타 무용수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인터뷰 영상클립 1.

 

 

인터뷰 영상클립 2.

 

 

... 

 

아래 내용은 블라디보스톡 신문사에서 게재한 그날의 인터뷰. 실제 인터뷰는 더 길었고 질의답변도 더 길었지만 요점들만 정리되어 있다. 일단 노어로 된 기사 그대로 발췌한다. 러시아어 아시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재밌어요. 나중에 시간나면 번역해보겠다. 기자간담회 재미있었다. 이 사람은 말을 참 잘한다. 유머도 넘치고 :)

 

 

(이 기자간담회 끝나고 그분에게 가서 화보집 사인 받고 얘기나눴음~~)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Жизнь — мой самый главный учитель»

Премьер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 о балете, Владивостоке и семейной жизни

 

17 июля 2017 

 

 

 

 

 

 

Накануне творческого вечера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который пройдет на Приморской сцене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в рамках II Международного дальневосточного фестиваля «Мариинский» 18 июля, корреспондент PRIMPRESS поговорил с премьером театра.

 

Звезда балета мирового уровня рассказала о своих любимых партиях, графике работы, семейной жизни и фестивале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 Большинство хореографов прошлого и настоящего ставили балеты на женщин, то есть в центре внимания, как правило, женские партии, мужскому же танцу отводится второстепенное значение. Какая роль ваша любимая и почему? И, конечно, какой балет вы любите более всего?

 

- Балет — это искусство для балерины, безусловно, я с этим соглашаюсь. Что касается любимого спектакля, мне очень важно, кто мои партнеры по сцене, будь то женщина или мужчина (например, в балете Григоровича «Спартак» партнерство заключается в противостоянии Спартака и Краса), от партнеров зависит «любимость» спектакля. Если я чувствую отдачу, импульс, вижу глаза, которые зажигаются и зажигают меня, то, безусловно, от этого поднимается градус спектакля и ты вдруг начинаешь быть способен на такие вещи, которых даже близко никто не видел на репетициях в зале.

 

– По какому критерию выбираете репертуар? Есть ли четкий план, расписанный по годам? Или беретесь за роли спонтанно, в зависимости от предложений хореографов?

 

– Если говорить про текущий сезон, который мы вместе с моей женой (Мария Ширинкина— солистка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провели как бы между Санкт-Петербургом и Мюнхеном — Валерий Абисалович Гергиев дал такую возможность, — я могу сказать, что, конечно, это было здорово — потанцевать новый репертуар, поработать с новыми хореографами. Могу сказать, что в этом сезоне я уже станцевал 10 премьер: абсолютно новых спектаклей и новых редакций — это очень много для артиста балета, огромная работа и колоссальный труд. Прекрасно, когда известно расписание на год вперед, но не всегда так получается, есть и спонтанные решения.

 

На сегодняшний день осталось не так много спектаклей, которые я хотел бы станцевать. Конечно, мечты есть! Мне бы очень хотелось познакомиться со спектаклями Кеннета Макмиллана «Манон», «Майрленг», конечно, «Ромео и Джульетта» в его хореографии. Также Джон Крэнко, в этом сезоне нам выпала возможность станцевать его балет «Ромео и Джульетта», конечно, хочется дальше станцевать и «Онегина», и «Укрощение строптивой». Также очень надеюсь, что все сложится и мы станцуем «Анну Каренину» Кристиана Шпука, поработаем с Уэйном Макгрегором. Следующий год – 15-летие моей творческой деятельности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планов много, пока раскрывать не буду. Надеюсь сделать новую интересную программу и показать ее не только в Санкт-Петербурге, а, возможно, привезти и во Владивосток.

 

 

– Кто ваши учителя? Имеется в виду Учителя с большой буквы.

 

–Жизнь – это самый главный учитель

 

– Вас называют баловнем судьбы, почему? Согласны ли вы с этим утверждением?

 

– Мне сложно с этим согласиться, поскольку за всей этой легкостью стоит огромная работа в зале, просто так ничего не бывает. Это задача артистов — выходить на сцену и давать зрителю ощущение легкости, вызывать восхищение.

 

– Опишите кратко ваш обычный рабочий день. Наверное, большая часть каждого дня отводится занятиям и репетициям?

 

– Бывают разные периоды, бывает много спектаклей, бывают более спокойные периоды. Вообще не люблю рано просыпаться, потому что я – «сова». Дни строю по-разному: либо иду на репетицию, либо к массажисту, либо к доктору, либо бегу покупать любимой жене цветы и подарки для сына Лешки. Очень люблю делать приятные сюрпризы своим любимым, своей семье.

 

– Есть довольно известные танцовщики, которые говорят, что репетировать и заниматься нужно минимально, есть и другие, они говорят, что нужно заниматься 8-10 часов ежедневно. Сколько часов и как часто нужно заниматься, чтобы достичь вершин в профессии балетного танцовщика, исходя из вашего успешного опыта?

 

– Я отношусь к той категории танцовщиков, которые ленятся. (Смеется.) Конечно, хотелось бы работать еще более усердно, но порой занимаюсь в зале не так активно, как хотелось бы педагогам, моим балеринам. Однако я всегда отвечаю за свои танцы, все люди разные, кому-то нужно десять репетиций, кому-то две. Самое важное – это результат на сцене. Ну, ленюсь, ленюсь, что тут говорить – ленивый! (Смеется.)

 

 

 

– Каких выступлений вы ждете больше всего, на каких площадках вам нравится выступать самому? Есть ли разница в публике, в том, как и где вас принимают, в чем она?

 

– Не имеет никакого значения, на каких площадках выступать, я считаю, что нужно об этом поменьше думать, а больше заниматься своей работой и стараться быть честным перед зрителями. Выходя на сцену, нужно показывать то, на что ты способен, не объяснять, что у тебя что-то болит, что ты не выспался и вообще прилетел накануне и прочее. Важно быть в форме и быть честным перед самим собой, зритель в любом уголке земли это чувствует.

 

– Вы являетесь премьером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и Баварской оперы. Это положение подразумевает сложнейший график, множество перелетов. Как удается сохранить гармонию в семье, силы на спектакли и ваш совершенно солнечный позитивный настрой?

 

– Действительно, у меня сложный график работы, но я могу сказать однозначно, что у меня золотая жена и у нас прекрасный ребенок, моя семья дает мне силы и энергию, чтобы двигаться дальше. Я стараюсь максимально, насколько возможно, проводить время с семьей. Моя жена – балерина, весь сезон мы танцуем вместе, уже сложился устойчивый дуэт. Мне грех жаловаться! Могу сказать, что это здорово. В таком ритме мне жить гораздо проще. Сложно, когда этого нет. (Смеется.)

 

– Ваша программа, которая заявлена на ll Международном дальневосточном фестивале «Мариинский»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довольно разнообразна. Что вы хотите рассказать приморской публике в свой первый приезд на Приморскую сцену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 Мне очень хочется привлечь как можно больше людей в театр и популяризировать балет как самостоятельный вид искусства. Я станцую три соло в дивертисменте и выйду в премьерном спектакле «Маргарита и Арман», в котором мы с Наташей (прима-балерина Лондонского королевского балета Наталия Осипова) буквально месяц назад станцевали в RoyalOperaHouse в Лондоне, была очень хорошая критика. Спасибо огромное Наташе за то, что она откликнулась и поддержала меня и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

 

– Да, на фестивале вы представите дальневосточную премьеру балета «Маргарита и Арман» в рамках творческого вечера 18 июля, и вашей Маргаритой будет прима-балерина Лондонского королевского балета, мировая звезда балета Наталия Осипова. Расскажите немного о предстоящем событии, о вашем партнерстве в этом спектакле и в целом о творческом вечере.

 

– Что касается соло – это наиболее яркие номера, которые я исполняю: это балет «101» Эрика Готье – очень веселый номер, который всегда публика принимает на ура, «Гопак» - это шлягер уже многие годы! И композиция под музыку очень известного французского барда Жака Бреля, которую будет исполнять оперная певица Приморской сцены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я пока не знаю, кто это. Номер очень глубокий, непростой, и сам синтез оперного голоса и балетного танца – это интересно, плюс Юра Смекалов (артист и хореограф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поставил очень талантливо! Надеюсь, что этот номер позволит зрителям посмотреть на балет другими глазами. Собственно, это неклассические номера в исполнении классического танцовщика. Ну а спектакль «Маргарита и Арман» Аштона, который был поставлен для Марго Фонтейн, балерины, которой было уже довольно много лет по балетным меркам, и молодого эмоционального и яркого танцовщика Рудольфа Нуреева. Конечно, прикоснуться к этому шедевру мечтает каждый артист, и я не исключение. Я безумно счастлив, что удастся показать этот спектакль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 Что для вас участие в фестивале «Мариинский»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 Мне это безумно интересно. Когда Валерий Абисалович предложил мне участие в фестивале «Мариинский»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то я не раздумывал и даже отменил два концерта в Мексике, чтобы прилететь и станцевать в спектакле «Конек-Горбунок», затем возникла идея творческого вечера – это очень здорово. Для меня счастье привлекать небалетную публику и быть полезным для театра и Дальнего Востока в целом.

 

Отдельное спасибо хочу сказать Александру Злотникову, который очень помог состояться этой поездке во Владивосто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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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클랴로프 이브닝 공연. 7월 18일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


세번째 레퍼토리였던 Ne me quitte pas (날 버리지 마). 유리 스메칼로프가 작년에 이 사람을 위해 안무해준 작품이다. 커튼 콜.



이날 이 공연 특히 아주 좋았음. 작년 이맘때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에서 봤을 때보다 이번 무대가 더욱 절절하고 심금을 울렸다.



하얀 의상 때문에 빛이 너무 번져서 내가 찍은 커튼 콜 사진은 건지고 건진게 이것들 뿐이다 흐흐흑.....





















이 작품까지 보여준 후 1막이 끝났다. 막간 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공연했기 때문에 1막 마친 후 앞에 나왔던 다른 무용수들도 같이 나와서 인사를 했다 :)



..



내가 찍은 사진 화질이 너무 안 좋으니...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측에서 찍어서 올린 사진 세 장 추가.











왼편 여인이 노래를 부른 소프라노 성악가. (이 작품은 여성 소프라노가 무대 왼편에서 ne me quitte pas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슈클랴로프가 무대를 가로지르며 춤을 춘다) 오른편 좀 잘렸지만... 이 작품의 안무가이자 슈클랴로프의 절친한 친구인 유리 스메칼로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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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관한 블라디보스톡의 마린스키 분관.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극장이라고 부른다. 프리모르스키는 바닷가의 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전체적 구조는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신관이랑 좀 비슷하다. 현대적 극장이다. 그리고 유리창과 파이프 구조로 되어 있어 바다와 졸로또이 모스뜨(골든 브릿지)가 보인다. 석양 보면 근사하다.







7.15부터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이 개최되었고 슈클랴로프의 공연도 그 일환이었다. 게르기예프 사진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떡 버티고 있다. 나는 뭐... 게르기예프를 지휘나 음악 쪽으로야 좋아하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마린스키에 있어 오페라에는 플러스이지만 발레 쪽은 이 사람 이후 많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좀 아깝긴 하고.... 게르기예프가 너무 스타 지휘자이다 보니 이 사람 명성을 너무 울궈먹는다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마린스키에 가서 발레 공연 볼 때는 게르기예프 말고 다른 지휘자가 지휘할 때가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기도 하다.







한중일 러 극동 페스티벌이라 한국어 중국어 일어가 다 적혀 있었다.



프로그램 팔던 저 데스크. 7.18에는 공연 끝나고 슈클랴로프랑 오시포바가 저기 앉아서 사인회 했었다.












첨엔 극장이 아담하다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꽤 규모가 있었다. 3야루스(5층)까지 있으니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설비도 괜찮았고 음향도 의외로 괜찮아서 곱사등이 망아지 연주는 심지어 마린스키 신관에서 들었을 때보다 여기서 들었을 때가 더 신났다.






슈클랴로프님의 미모가 빛나는 LED 모니터 :) 18일의 이브닝 공연 홍보.






이것도 슈클랴로프님. 이건 곱사등이 망아지.






극장 밖에도 이렇게 플래카드 펄럭펄럭.... 뉘집 아들내미인지 참으로 잘생겼구나!!!














지휘대에 놓여 있는 곱사등이 망아지 악보. 막간에 찍음.







창 밖으로 이렇게 바다랑 대교 풍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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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화요일, An evening with Vladimir Shklyarov 공연. 이 사람은 여기서 발레 101, 고팍, 날 버리지 마,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추었고 중간중간에 마린스키 동료들의 잠자는 미녀 그랑 파, 돈키호테 그랑 파, 러시안 댄스 갈라가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서 연속으로 네개의 넘버를 쭈루룩 소화하는 건 육체적으로 너무 어렵기도 하고, 의상도 갈아입어야 하고 집중도 해야 하니까.



발레 101은 흰 셔츠에 검은 숏팬츠 차림이라 빛이 너무 번져서 커튼 콜 사진 한장도 못 건지고, 고팍도 건진 거 이거 한장이다. 그나마도 흐리게 나옴 ㅠㅠ 흐흑.....



고팍 정말 끝내줬다. 이거야말로 도약이 훌륭한 남자 무용수를 위한 테크닉 뽐내기용이기 때문이다. 사람들 환호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흰 루바슈카에 펄럭이는 빨간 바지의 슈클랴로프는 정말이지 근사하게 공중을 훨훨 날아다녔다. 전에 찍은 고팍 화보를 보면 굉장히 소년 같았는데 이때 무대에서는 제대로 된 성숙하고 강인한 남자의 춤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하나 더 건진 것. 이건 더 흔들렸어 흐흑...







그래서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측에서 제공한 화보 한장 추가. 저렇게 계속 폴짝폴짝 뛰고 날아오르시는데 어찌 환호하지 않으리오.






아쉬우니까 역시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쪽에서 제공한 발레 101 무대 사진 한 장 더. 영상으로 볼때도 즐거웠지만 정말이지 무대는 더 끝내줬다. 이 사람의 유머가 얼마나 빛을 발하는지 :) 발레 101은 테크닉 위주의 소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용수로서의 자신감과 무대 장악력과 여유가 필요한 작품이다. 다른 무용수들의 무대를 몇번 보았는데 그런 여유와 유머와 자신감을 드러내는 게 사실 그리 쉽지 않다. 스텝 하나하나를 클리어하기에 바쁜 것이다. 이 사람은 그런 면에서는 도가 텄다!!!! 그리고 댄서의 육체 하나와 스피커, 마네킹(이건 스포일러인가)만 있으면 되니 무대 준비하기도 쉽고 이 사람의 매력이 팡팡 터지는 작품이라 해외 투어 때 종종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발로쟈, 당신은 최고에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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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흔들리고 번져서...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사진들 중 그나마 슈클랴로프님의 얼굴을 좀 알아볼만하게 나온 사진들은 이제 이게 전부... 크흑...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 찍지 말고 그분의 미모나 그냥 집중해서 보며 박수나 더 쳐주고 브라보나 더 외쳐줄 것을 ㅠ




미녀 여왕 역의 레나타 샤키로바랑 손 잡고 인사 중. 샤키로바는 마냥 신났음 :))











자리에 앉아서 줌 당겨 찍었더니 구도가 기울어짐.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파트너인 샤키로바에게 바치려는 발로쟈.






몽땅 다 샤키로바에게 바침...



너 근데 작년인가 재작년에 라 바야데르 췄을 땐 파트너인 마트비옌코 말고 망령 중 하나로 나온 아내 쉬린키나한테 꽃다발 다 바쳤지!!!!! (파트너의 기사도보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우선하는 사랑꾼 ㅋㅋㅋ)










슈클랴로프 옆에서 빙긋 웃고 있는 스메칼로프 표정이 너무 우습다.



시종장 역의 스메칼로프는 엄청나게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이 시종장 배역을 추는 건 이고르 콜브,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무대도 전부 직접 봤지만 역시 나는 스메칼로프 시종장이 딱 취향이다. 특히 슈클랴로프 이바누슈카랑 스메칼로프 시종장의 케미가 좋다.





아아. 볼때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발레야... 근데 맨첨에 막심 쥬진이 이바누슈카 춘 무대로 봤을 땐 이만큼 임팩트가 없었던 걸 떠올려본다면 역시 이것은 슈클랴로프의 매력 때문일지도... 이바누슈카 역에 너무 잘 어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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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분명히 맨앞줄 앉아서 찍었는데 ㅠㅠ 이번 사진 다 망했다 흐흑.... 조명이 오케스트라 핏 바로 아래에서 올라오면서 다 번져버렸음. 그래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너무 아깝다. 이번 곱사등이 망아지랑 이브닝 특별무대의 슈클랴로프님은 정말 미의 결정체였거늘...




하여튼.. 흔들렸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건진 사진 몇 장 올려봄.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절친인 유리 스메칼로프랑 같이 :)






아름다운 여왕님 역은 레나타 샤키로바. 나는 이미 알리나 소모바의 여왕을 보아 버렸기에 솔직히 좀 비교가 많이 되긴 했다. 샤키로바는 아직 연륜이 부족하고 상체가 좀 구부정하고 뻣뻣한 편이라 생기발랄하긴 한데 아무리 봐도 여왕님이라기보단 그냥 말괄량이 아가씨 같은 느낌이었음.






꽃 받으신 발로쟈... 그러나 저 꽃다발도 역시 파트너인 샤키로바에게 넙죽 다 바쳤음 :)







이건 화요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브닝 공연. 세번째 레퍼토리였던 '날 버리지 마' 커튼 콜. 스메칼로프 안무의 소품인데 이 작품 꽤 좋다. 개인적으론 작년에 무대로 봤을 때보다 이번 무대가 더 좋았다. 훨씬 우아하고 원숙하고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작품 출때 이 사람의 육체의 유연함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정말 극에 달한다.






이건 이날의 하이라이트 공연인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끝나고. 파트너는 나탈리야 오시포바. 오시포바의 마르그리트는후반부가 더 좋았다. 그리고 임팩트 있긴 했지만 나에겐 작년에 본 테료쉬키나 버전 마르그리트가 더 처연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나에게 오시포바는 너무 힘차고 과잉의 무용수로 느껴지나보다. 볼때마다 그런 느낌이 드니.... 어쩐지 허리가 끊어져라 기침을 하며 나뒹굴어도 맘만 먹으면 슈클랴로프든 누구든 한주먹으로 해치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돈다발 뿌리는 슈클랴로프의 박력은 장난 아니었음) 아니면 오시포바가 모스크바 스타일 무용수라 그럴지도 모르겠음. 아무래도 나는 모스크바보단 페테르부르크 스타일 무용수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하얀 타이츠와 검은 프록코트 의상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미의 결정체 중 결정체!!!






사인회할 때. 잘 보면 슈클랴로프가 펜을 쥔 손 아래에 황금신상 사진이 있다. 저 사진 보여주자 슈클랴로프가 '우와 이거 어디서 났어요?' 하고 물었었다.



저 록시땅 쇼핑백은 내 앞에 있던 일본 여성 팬이 주고 간 선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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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이 좀 더 있긴 한데 다들 화질이 별로임. 흐흑... 주말에 좀더 뒤져보고 건질만한 거 있음 더 올려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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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9 22:32

슈클랴로프 화보 + 사인회 사진 두장 dance2017.07.19 22:32

 

 

 

 

슬프지만 이번에 내가 찍은 사진들은 거의 다 망했다. 앞줄 앉아 커튼콜때 열심히 찍었지만 플래쉬 안 터뜨렸더니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보다 훨씬 더 조명이 번져버렸다. 집에 와서 사진들 확인해보니 다 망했음

 

 

그럼 위의 저 아름답고 화질 좋은 사진은 뭐냐고 하신다면. 이건 프로페셔널 사진가가 찍은 화보랍니다^^; 이번 블라디보스톡 극동페스티벌 프로그램북에 실린 슈클랴로프의 사진. 곱사등이 망아지의 바보 이반 역. 정말 이 역 너무 잘 어울린다. (1막에서 셔츠 안 입고 나와서 더 좋다고... 차마 말할 수 없지만 말하고 있어어어...)

 

 

 

 

 

이건 스메칼로프가 안무해준 '날 버리지 마'. 일년 전 페테르부르크에서 봤을때보다 이번에 봤을 때가 훨씬 더 절절했다. 그리고 몸의 움직임 자체가 더욱 유연해져서 마치 빛과 물이 육체로 변해 흐르는 것 같았다. 드라마틱한 연기력이야 타의추종을 불허하니...

 

 

사진은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측에서 이번 공연 때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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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제 공연 끝나고 사인회 때. 줄서서 기다리다 사람들 사이로 찍은 사진. 나 이거 분명 dsrl로 찍은 건데 다 망했음 흐흑... 엉엉... 사인받는 관객들 잘라내니 더욱 구도는 이상해지고... 그저 그의 완벽한 옆얼굴을 보소서...

 

 

바로 앞에서 마주 대하고 느꼈다. 아니 이럴수가, 무대 위에서도 그렇고 영상으로도 그렇고 완벽하게 무대용, 영상용 미모, 타고난 배우로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물이 훨씬 더 아름답다니!!!! 실물에 비해 사진발이 덜 받는 거였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을 받음 ㅋㅋ

 

 

 

 

 

 

이건... 나한테 사인해주면서 얘기나눌때 직원이 찍어준 것이다. 이때 프로그램이랑 사진 내밀면서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한국 넘버원 팬이요' 라고 하지 막 웃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 귀여워 :))

 

 

왼편에 조금 나온 건 내 손이랑 프로그램임.... 블러 처리했습니다 ㅎㅎ 그의 미모에 오점을 남길 수는 없어요!!!

 

옆은 나탈리야 오시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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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에서 슈클랴로프가 곱사등이 망아지 무대 주역을 추고, 그 이틀 후에는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비롯한 4개의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특별 무대를 준비한다. 이 사람이 바이에른으로 떠난 후 무대를 직접 보지 못해서 근 일년 만이다. 일년 동안 얼마나 더 원숙해졌을지 기대가 많이 된다.

 

그래서 오랜만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프로모와 무대 영상 몇개 올려봄.

 

위의 사진은 발레 101. 이번 블라디보스토크 레퍼토리에도 들어 있다.

 

 

먼저 이번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 공연 소개 프로모. 흑백 영상은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신관 옥상에서 찍은 것.

 

 

이 사람이 빵끗 웃으며 러시아어로 하는 말은 :

 

"친구들 안녕하세요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에서 16일에는 곱사등이 망아지, 18일에는 저의 특별공연이 있답니다. 꼭 보러 오세요~"

 

 

흑.. 낚였어 ㅠㅠ 너 때문에 그래 간다...

 

 

심장폭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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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바이에른에서 리허설할 때 찍은 영상. 상대역은 예카테리나 본다렌코. 독일에 가버린 후에는 그쪽 영상은 거의 볼 수가 없어 무척 아쉬웠는데 이걸로나마 약간 갈증을 달램. 두 무용수의 워밍업과 리허설 장면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초반부는 예카테리나 본다렌코 옷차림 때문에 좀 아디다스 광고 같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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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지 발란신의 jewels 중 다이아몬드 일부. 상대역은 옥사나 스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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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잠자는 미녀 그랑 파 드 두.  상대역은 알리나 소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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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아름다운 발레리나 화보들로 심신의 정화.

 

 

마린스키 발레리나 옥사나 본다레바 화보들 몇 장.

 

 

본다레바는 원래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주역을 추다가 몇년 전 마린스키로 옮겨왔다. 세컨드 솔리스트인데 미하일로프스키에서는 꽤나 인기가 많았던 무용수였다. 미모가 뛰어나고 열정적인 스타일이라 화보들이 아름답다.

 

 

다만 내 기준으로 볼 때는 고전 발레에는 확실히 덜 어울린다. 일단 체격 조건이 맞지 않는다. 무척 아름다운 여인이긴 한데 좀 영화배우나 모던 댄서처럼 아름답고 체형은 클래식 발레리나에는 어울리지 않는 편이다. 목선이나 상체 조건 때문에 날씬한 무용수임에도 불구하고 길쭉하고 늘씬해보이지는 않는다. 근육질의 강건하고 자그마한 무용수 느낌이라서... 나탈리야 오시포바도 내겐 좀 그런 느낌인데, 본다레바가 좀 더 그런 편이다. 그래서 본다레바의 무대는 실제로 몇번 보았을때도 그다지 인상에 남지는 않았다. 마린스키 타입 발레리나는 확실히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화보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좀 고양이 같은 외모이고 광대뼈가 넓고 눈이 큰 러시아 미녀 특징도 잘 살아 있다. 그래선지 무대 화보보다는 패션 화보가 더 잘 어울리고 아름답다.

 

사진 출처는 옥사나 본다레바의 instagram : bondareva.oksana.f

 

 

야외 화보는 페테르부르크의 네바 강가와 에르미타주 쪽에서 찍은 것들인데 분위기가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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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안 나오면 섭섭하니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두 장 :))

 

얼마 전 마린스키 신관 옥상에서 찍은 화보 두 장.

 

너는 어쩌면 야자나무 앞머리를 해도 멋있는 거니...

 

 

 

 

 

 

마지막은 아름답고 우아한 디아나 비슈뇨바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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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날씨가 습해서 그런지 동네에 모기와 날벌레들이 판을 친다. 2집은 문을 잘 닫아둬서 모기는 안 들어왔지만 방충망 틈을 타고 아주 작은 까만 날벌레가 들어왔다. 날파리 종류인 것 같다. 간밤에 그런 날벌레 한마리가 계속 거슬리게 날아다녔는데 원체 작아서 잡을 수도 없었고 뿌리는 살충제가 없어 못 잡았다. 홈매트 훈증기를 켰으나 그게 모기에겐 좀 효과가 있어도 이런 자잘한 날파리들에겐 별로 효력이 없다.



오른팔 안쪽을 살짝 물린 듯 가려워서 조금 긁다가 버물리가 없어 대충 후시딘을 바르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 부위가 어마어마하게 부어 있었다. 새빨개진데다 너무 부어올라 있어서 육안으로도 팔 안쪽 그 부분만 눈에 띄게 부풀어오른 게 보였다. 이게 벌레 물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두드러기인지 좀 분간이 안 갔다(돼지고기 두드러기도 첨에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기에) 서랍을 뒤져보니 버물리는 없고 그래도 두드러기 났을 때 바르는 피부연고가 있어 일단 그것을 바르고 출근을 했다. 옆자리 후배 얘기론 날파리가 물었을 거라고 한다. 자기도 며칠 전에 그렇게 여기저기 물려 크게 부풀어올랐다고 ㅠㅠ



퇴근하는 길에 약국에 들러 버물리랑 뿌리는 살충제를 샀다. 아흑 정말 싫구나.



집에 와보니 아직도 그 놈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뭐 그 놈이 아니라 딴 놈일 수도 있지만... 집 구석구석에 살충제를 뿌려놓고 방충망 사이에도 뿌려놓고 환기를 좀 시키고 청소를 했다.



..



오늘따라 너무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날씨 때문인가 싶었는데 아직 일주일도 넘게 남았는데 갑자기 그날이 시작된 듯하다 ㅠㅠ 아니 이게 뭐야... 웬만큼 힘들지 않으면 이렇게 당겨지는 일이 없고 보통은 거의 일정한 주기를 지키는 타입인데. 도대체 믿을 수가 없어서 '혹시 내 몸 어딘가가 안 좋은가, 내일 병원이라도 가볼까' 했는데 오후가 되자 정말 이겨낼 수 없는 졸음이 한시부터 한번, 그리고 네시반부터 한번 밀려왔다. 이 졸음은 분명 그 날이 아니면 느껴지지 않는 엄청나고 무겁고 괴롭고 거부할 수 없는 내리누르는 듯한 암흑 같은 졸음!!! 그리고 머리도 아팠다. 징후를 보니 그날이 엄청 빨리 찾아온 것 같긴 한데 아직도 믿을 수가 없음 ㅠㅠ 내일까지 추이를 좀 봐야겠다. 아흑. 이거 다 수탉회의 때매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거 아니야? 아르르르르륵!!!!



...



그래서 벌레 물리고 갑작스럽게 당겨진 그날의 어택으로 완전히 너덜너덜한 상태로 하루를 보냈다. 일을 했고 우리 부서에 잠시 배치되어 있는 신입 인턴이 쓰고 있는 과제 보고서를 좀 리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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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일 서울 출장을 가려 했는데 일정이 바뀌어서 사실 금요일까지는 크게 서울에 갈 일이 없다. 그런데 어젯밤에 보니 약이 없었다. 2집과 화정 집 양쪽에 약을 나눠서 놓고 다녔는데 지난주에 보니 2집에 약이 꽤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 내려올 땐 안 가져왔다. 그런데 간밤에 자세히 보니 아침약만 잔뜩 있었음!!!! 그래서 내일 저녁에 올라가긴 해야 할 것 같은데, 금요일에 진료도 잡혀 있고. 원래는 금요일까지 서울 출장이 잡혀 있어서 중간에 짬을 내어 다녀오려 했는데 그 업무 일정이 조정되는 바람에 조금 골치아프다. 금요일 반차라도 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내일 상사에게 병원 가야 한다고 말하고 금요일은 출장을 내서 서울 사무실에서 일하다 병원을 갈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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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탉 TF 회의를 하지는 않았고 대신 어제 나온 의견들을 간단히 정리해서 기획조정부 담당자가 간단한 목차와 보고서 요약본을 보내왔다. 의견을 달라고 해서 열심히 읽고 몇가지 문의사항과 의견을 달아서 보냈다. (툴툴대면서도 되게 열심히 하고 있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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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도 달력을 넘겼다. 7월도 5일이나 지났다.





오늘 퇴근하다 발견한 꽃 두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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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머리 아파... 빨리 자야겠다. 사내가 되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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