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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슈클랴로프'에 해당되는 글 275

  1. 2018.11.11 젊은이와 죽음 : 슈클랴로프 & 샤프란 (18.11.3) (4)
  2. 2018.11.08 마르그리트와 아르망(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나탈리야 소모바) (2)
  3. 2018.11.04 젊은이와 죽음(슈클랴로프 & 콘다우로바 : 2013년 마린스키 공연 클립)
  4. 2018.10.30 도약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4)
  5. 2018.07.16 천사같은 꽃돌이님 (2)
  6. 2018.07.01 7.1 일요일 밤 : 달력 넘김, 게으른 주말, 비 (1)
  7. 2018.06.18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한컷
  8. 2018.06.13 오후
  9. 2018.06.12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데뷔 15주년 축하해요
  10. 2018.06.12 6.12 화요일 : 북미정상회담, 15주년 축하해요 발로쟈
  11. 2018.04.12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세 장 + 마샤랑 셋이 사진 찍었을 때 기억 (4)
  12. 2018.03.03 3.2 금요일 밤 : 슈클랴로프님 부부 무대 보고 옴, 유니버설 발레단 스페셜 갈라 (6)
  13. 2018.02.20 콩쥐토끼는 죽어라 일해서 꽃돌이님을 보러 갈거야 ㅠㅠ (8)
  14. 2018.02.09 생일 축하해요 블라지미르 & 알료샤, 친절한 꽃돌이님
  15. 2017.12.20 장어 랄라, 둥실두둥실, 꽃돌이님 꿈 (8)
  16. 2017.12.17 로마에서 돌아온 미샤, 빨강, 소련 군가, 우주비행사 (15)
  17. 2017.12.03 12.3 일요일 밤 : 2집에서도 달력 넘김, 애지중지하던 쇼핑백, 브리타 복귀? 월요병 (2)
  18. 2017.11.26 일요일 오후, 2집에서 차 한 잔 + 슈클랴로프님 등 (6)
  19. 2017.10.22 열받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샤 + 춤과 담배와 알콜 (20)
  20. 2017.10.15 미샤의 안무 데뷔 - 루슬란과 류드밀라 (22)
  21. 2017.09.24 2집의 일요일 오후 + 오전의 별다방 (4)
  22. 2017.09.22 9.22 금요일 밤 : 진료,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 지나간 토요일, 새로 만든 달력 (6)
  23. 2017.09.17 9.17 일요일 저녁 : 가버린 일요일, 꿈, 좀 울적해짐, 달력 만들었음, 로르샤흐 테스트, 노동노예 이 바보 (4)
  24. 2017.09.10 일요일 오후 차 마시며, 부활절 찻잔, 노어바보ㅠㅠ (20)
  25. 2017.09.04 9.4 월요일 밤 : 오전엔 일하고 오후엔 내려오고, 피나는 거 너무 싫다, 지치고 피곤 (2)

 

 

지난 11월 3일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와 크리스티나 샤프란이 춘 젊은이와 죽음 영상 클립. 유튜브에 올라왔음. 며칠 전에 슈클랴로프의 2013년 이 공연 클립을 올린 적이 있는데(http://tveye.tistory.com/8564) 그때와 비교해서 보면 더 좋다. 관객이 폰으로 찍었는지 화질은 이게 좀 더 떨어지지만 대신 클로즈업이 많다. 이 사람은 5년 사이에 좀더 성숙해져서 무용수이자 배우로서의 정점에 달해 있는 것 같다. 역시나 가슴이 쿵쾅쿵쾅...  

 

 

위의 링크로 가면 이 발레에 대한 메모와 5년 전 클립을 볼 수 있고, 거기서 또 다른 링크를 따라가면 그 전에 올린 메모를 볼 수 있다.

 

 

크리스티나 샤프란은 전체적으로 좀 미숙하다. 춤과 움직임, 파워의 부족함을 특유의 관능미로 벌충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슈클랴로프와 함께 출 때는 좀 나은데 독무를 추면 부족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사람이 제1솔리스트가 되어 있는 것도 좀 과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하긴 티무르 아스케로프도 프린시펄이지 ㅠㅠ 뭐 샤프란과 티무르 아스케로프는 관능적인 Le Parc에서 같이 출땐 괜찮았다. 그리고 투덜거리고는 있지만 이 젊은이와 죽음에서의 샤프란이 클래식 발레보다는 낫다. 해적의 메도라 등등은 좀 재앙...

 

 

 

 

..

 

근데 발로쟈 너 왜 머리 짧게 잘랐니 ㅠㅠ 짧아도 원체 미남이니 잘 어울리긴 하지만 난 너 머리 더 긴 게 좋은데 흑...

 

..

 

 

 

 

 

 

이 공연 사진 두 장. 슈클랴로프님이 인스타에 올린 것. 사진사는 빅토르 바라노프스키. V. Baranovsky.

 

Posted by liontamer

 

 

프레드릭 애쉬튼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원래 마고트 폰테인과 누레예프를 위해 안무했던 작품이고 둘이 추는 영상을 보면 정말이지 이것은 누레예프를 위한 발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슈클랴로프는 몇년 전 마린스키에서 이 작품에서 아르망을 췄는데 나는 감격스럽게도 그의 아르망 데뷔 무대를 직접 보았고 무지무지 감명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마르그리트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가 췄다. 데뷔 무대에서 그의 아르망은 누레예프의 공작새 같고 도도하고 허세 넘치는 청년이 아니라 좀더 로미오 같고 낭만적인 스타일이었다. 작년에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에서도 그는 이 작품을 가져와 오시포바와 함께 췄는데 난 운좋게 이것도 직접 봤다. 시간이 지나고 그간의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그의 아르망은 훨씬 성숙해져 있었다. 오시포바가 묻히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시포바보다는 테료쉬키나의 마르그리트가 훨씬 마음에 들었었다.

 

아쉽게도 테료쉬키나와의 무대나 오시포바와의 무대는 영상 풀 클립이 없는데 나탈리야 소모바와 함께 춘 무대는 영상이 있다. 그래서 올려본다.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한 아르망... 애쉬튼의 아르망이라기보단 러시아의 아르망이란 느낌이 드는데 나는 원래 애쉬튼의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슈클랴로프의 해석이 더 취향에 맞는 편이다.

Posted by liontamer

 

 

이 클립은 전에 올린 적 있긴 한데 그땐 유튜브 링크여서 지금은 막혀 있어 다시 올려본다.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가 마린스키에서 춘 것이다. 내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정말로' 좋아하게 된 첫 작품이기도 했다. 그를 무대에서 처음 본 것은 2006년이었지만 그의 춤과 무대에 온전히 빠져들게 되었던 건 2012년 가을, 마린스키에서 그가 이 작품을 췄을 때였다. 그때도 콘다우로바와 췄다. 콘다우로바도 이 역에 정말 잘 어울린다.

 

위의 영상은 그로부터 몇달 후, 2013년에 그가 데뷔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췄을 때 관객 중 누군가가 찍은 것이다. 슈클랴로프는 그때 라 바야데르 3막의 망령의 왕국, 발란신의 jewels 중 '루비', 그리고 이 젊은이와 죽음을 골랐다. 그러니까, 완벽히 마린스키다운 클래식, 발란신, 그리고 자신의 장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드라마틱한 작품까지 셋을 골랐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사람은 발란신에는 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루비보다는 차라리 다른 걸 췄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만.

 

 

하여튼 난 그 기념공연은 못봤지만 작년에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에서 이 사람의 특별 공연은 봤다. 그때 이 사람은 스메칼로프가 안무해준 '날 버리지 마', '발레 101', '고팍', 그리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췄다. 아주 근사한 무대였고 이 사람의 매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작품들이었다. 아무래도 앞의 세개는 혼자서 추는 거라 별다른 세트가 필요없어 솔로 무대 보여주기 적합하니 고른 것도 있다. 하여튼 그때 젊은이와 죽음도 다시 춰줬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이건 무대 세트에 공이 좀 들어가니 더 어려웠겠지.

 

 

젊은이와 죽음은 항상 나에게 특별한 발레였다. 미하일 바리쉬니코프의 영화 백야가 바로 이 작품으로 시작된다. 내가 러시아어를 전공한 이유 두가지 중 하나가 이 영화인데, 이 영화는 동시에 나에게 발레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준 작품이기도 했다. 이 영화 비디오(!)를 보았던 당시는 중학생이었고 발레에 대해선 역사나 이론들 정도밖에 몰랐고 당연히 롤랑 프티가 누군지도 몰랐다. 심지어 바흐의 파사칼리아도 여기서 처음 들었다. (바흐는 지금도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음악가는 아닌데 그의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것 딱 두곡만 꼽으라면 이 곡과 '인류의 기쁨 되신 주'이다)

 

 

화질 나쁜 비디오 화면으로 어둠과 붉은색과 죽음의 여인, 그리고 격렬하고 처절하게 춤추는 바리쉬니코프를 보았을 때 난 충격을 받았고 거의 사랑에 빠졌던 것 같다. 이 작품의 드라마와 파사칼리아, 콕토의 리브레토와 주인공 청년의 절망적인 춤, 이 모든 것이 나를 온전하게 사로잡았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그리고 무수한 발레를 보고 아주 많은 예술작품들을 접하면서 나의 시선과 감각은 변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여전히 나를 잡아흔든다. 사실 아주 내 취향이다. 취향이란 변하기 마련이지만 본질적인 무언가는 변하지 않고 남는다. 젊은이와 죽음은 나에게 그런 발레이다. 여러 무용수들이 춘 무대를 보았지만 직접 본 무대에서는 슈클랴로프의 춤이 가장 좋았다. 내게 최고의 '젊은이'를 꼽으라면 바리쉬니코프, 누레예프, 그리고 슈클랴로프이다. 비록 전자의 두개는 영상으로만 보았지만.. 

 

 

며칠 전 이 사람이 마린스키에서 이 작품을 다시 췄다. 상대역은 크리스티나 샤프란이었다. 짧은 영상 클립과 사진들을 보니 샤프란은 역시 아직 죽음의 여인을 추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만... 아아 나 정말 이 사람이 추는 이 무대 다시 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 흐흑... 발로쟈... 엉엉 다음에 갈때 꼭꼭 이 작품 다시 춰줘요...

 

 

이 작품을 너무나 좋아했고 또 나에게 특별한 발레였기 때문에 몇년 전 글을 쓸 때 미샤가 이 춤을 (좀 자기 맘대로) 추는 장면을 집어넣기도 했다. 슈클랴로프의 이 무대를 보러 갔을때 마침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할 때였고 미샤와 춤에 대해 상상하던 무렵이라 더욱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무대를 보면서 이 작품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미샤와 딱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강렬하고 비극적이고 격정적이고 너무나도 드라마틱하고, 젊음에서만 나올 수 있는 바닥 없는 절망을 표출할 수 있는 작품. 그것은 내가 생각하고 내가 불러올리고 있던 미샤와 깊게 공명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이 춤을 추는 것을 세세히 묘사하지는 않았다. 소설에서는 미샤가 이 작품을 추는 장면이 아주 짧게, 그의 문학 서클 동료였던 알리사의 회상으로 묘사될 뿐이다. 전에 발췌해 올린 적이 있는데 그건 여기 : http://tveye.tistory.com/2390

 


 

 

 

영상 클립만 올리면 좀 아쉬우니 젊은이와 죽음을 추는 슈클랴로프님 화보 한컷. 전에도 올린 적 있다만 좋아하는 화보라서 다시 올려본다. 사진은 alex gouliaev가 찍은 것.

 

극장과 발레의 특성이 그렇듯 실제 무대와 영상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동영상 클립은 슈클랴로프의 실제 무대에서 느껴진 에너지와 드라마, 불꽃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해 좀 아쉽다. 무대는보다 격하고 보다 묵중했다. 불꽃이 이는 무대였다.

Posted by liontamer
2018.10.30 23:21

도약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dance2018.10.30 23:21





오랜만에 슈클랴로프님 화보 한 장. 얼마 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열렸던 갈라 공연. 해적의 알리 추는 중.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은 @cositore_photographer (인스타그램)



그러고 보니 지난 9월에 뻬쩨르 갔을 때 찍은 이 사람의 페트루슈카 커튼 콜 사진도 몇장 있는데 그거 올린다는 것도 까먹었네. 하긴 조명 때문에 많이 번져서 제대로 건진 사진이 별로 없긴 했다. 맨 앞줄 가운데였는데도 흐흑..



발로쟈, 한국 또 와주세요...

Posted by liontamer
2018.07.16 23:07

천사같은 꽃돌이님 sketch fragments 2018.07.16 23:07




결국 오늘 마린스키 메일로 29일 슈클랴로프님의 신데렐라 발레 티켓 취소신청서를 보냈다. 페테르부르크의 본진 마린스키는 항상 서비스가 좀 늦는데 오히려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은 현지 서비스도 그렇고 뭐든 더 빠르고 친절한 편이다. 최근에 생기기도 했고 아무래도 분관이다 보니 고객만족도에 더 신경쓰는듯. 메일 보낸지 한시간만에 당신의 취소요청이 승인되었습니다 하고 답멜이 오고 표가 취소되었다 엉엉...



아이고 슬퍼라 엉엉...





엉엉 발로쟈 엉엉... 



그런데 인스타에 위의 그림을 올렸더니 슈클랴로프님이 너무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주셔서 팬심은 또 두근거리고... 정말이지 이분은 춤도 잘추고 얼굴도 이쁘고 마음씨마저 천사가 아니더냐~ ​



(댓글 달아줬다고 또 금세 맘의 위안을 얻고는 캡처 떠놓고 있는 나는나는 넘버원팬 ㅋㅋㅋ)



흑흑 고마워요 발로쟈... 월말 블라디보스톡 공연은 못가지만 그래도 언제가 됐든 무대 보러 다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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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달력을 넘겼다. 7월이 되었다. 


달력은 언제나처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상대역은 나제즈다 바토예바. 로미오와 줄리엣 화보. 오른편 청동기사상 사진은 내가 재작년 백야 때 페테르부르크에서 찍은 것.



...



새벽 3시 넘어서 잠들었다. 11시 좀 안되어 일어났다. 그리고 오후에 한시간 반 정도 곤하게 잤다. 이번 주말은 정말 집에서 쉬고 책 읽고 뒹굴거리며 게으름 부렸다. 원래 머리를 하러 갈까 했는데 비도 오고 귀찮아서 그냥 맘껏 게으름 모드였다. 그런데도 지금이 금요일 밤이면 좋겠다!!! 아 내일 출근하기 싫어라!!!



주말 내내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집에서 쉴때 비오는 건 괜찮은데 내일 출근할 땐 제발 비 안 왔으면 좋겠다. 



여름 휴가 가고 싶어 미치겠음. 아... 아... 백야의 뻬쩨르... 아... 아.... 카페 에벨.... 아....



Posted by liontamer
2018.06.18 23:36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한컷 dance2018.06.18 23:36





피곤한 월요일 하루는 슈클랴로프님의 얼마전 이탈리아 갈라 공연 화보 한컷으로 마무리. 출처 등은 위의 캡션에.

Posted by liontamer
2018.06.13 14:26

오후 tasty and happy2018.06.13 14:26




선거일이라 회사 안 감. 사실 지금 예산심사 때문에 바쁜 시즌이라 오늘 출근해야 할수도 있다고 각오했었다. 다행히 쉰다. 주중이라 화정 안 가고 2집임. 부디 이번 주말에도 출근안해도 되길..


















Posted by liontamer





어느덧 마린스키 데뷔 15주년이 되어 내일 기념공연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추는 발로쟈. 축하축하축하해요!!! 재능과 열정, 매력을 모두 갖춘 최고의 무용수!!

















인스타에 올리자마자 확인하고 고맙다는 답을 달아준 천사같은 꽃돌이님 :)) 발로쟈,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길! 춤을 춰줘서 고마워요!!!!!




Posted by liontamer



중간중간 북미정상회담 챙겨보고 일하면서 하루가 갔다. 딱 이 정도 결과가 나올 거라는 예상은 했는데 그와는 별개로 드라마틱해보이긴 했다. 미디어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옛날엔 이런 식의 쇼잉과는 좀 다른 방식이었겠지. 서로 정교하게 쇼를 연출하면서 패를 굴리고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폰을 켜놓고 중간중간 내용을 체크하고 악수와 회견장 장면은 실시간으로 몰래 보게 되는 것이다. 


..



사진은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바보 이반을 추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올해가 이 사람의 데뷔 15주년이라 내일 마린스키에서 기념무대로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한다. 정말정말 너무 가서 보고 싶었다. 캐스팅도 환상적이라 줄리엣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둘의 눈에서 얼마나 불꽃이 튀고 꿀이 떨어질꼬), 티볼트는 유리 스메칼로프, 머큐시오는 김기민씨(!), 그리고 블라지미르 포노마료프가 줄리엣의 아부지로 등장하신다. 아아아아아아....



발로쟈, 15주년 축하해요!



..



화정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내려와서 내일은 그냥 2집에서 쉰다. 쉬어서 다행임. 아직 몸이 부실하고 피곤한 상태라서. 






Posted by liontamer




간만에 꽃돌이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세 장.



로미오와 줄리엣. 디아나 비슈뇨바와 함께.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사랑의 전설 리허설 중. 정말이지 둘이 같이 있으니 사랑스러움이 두배가 되는 다정하고 이쁜 커플이었음 :) 발로쟈와 마샤 둘다 무지 친절하고 상냥했다!!!!



지난번 유니버설 발레 갈라 공연 첫날, 끝나고 기다리다 만났을때 '마샤랑 당신이랑 셋이 사진 찍어도 돼요?' 라고 묻자 '그럼요 그럼요' 하더니 저쪽에서 노보셀로프랑 얘기 중이던 아내에게 '마셴카~ 일루와 같이 사진 찍어~' 하고 부르던 발로쟈. 목소리에서 사랑이 퐁퐁 느껴졌음. 마셴카라는 애칭을 얼마나 다정하게 부르는지 :) 마샤 좋겠다~~~





이건 최근 바이에른에서 데뷔했던 존 크랑코의 오네긴. 나는 이 사람이 오네긴보단 렌스키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뭐 사실 내가 렌스키를 좋아하고 오네긴을 싫어하기 때문이지 ㅋ) 화보도 그렇고 짧은 영상 클립도 그렇고 역시 이 사람은 탁월한 무용수일 뿐만 아니라 원체 드라마틱한 배우이기 때문에 엄청 멋있는 오네긴이었다!!!!!



아악 이런 오네긴이라면! 내가 타치야나라면 이 사람의 오네긴 앞에서 나는 편지 따위 조각조각 찢지 않을 것이야! 늙은 장군 남편 따위, 명예 따위 내팽개치고 '오오 오네긴님 드디어 이제서야 나의 매력에 빠지셨군요~' 하며 기뻐 날뛰며 와락 안길 것이야!!!! (이렇게 푸쉬킨의 명작을 난도질 ㅋㅋ)



Posted by liontamer

 

 

 

 

한국 와줘서 고마워요 발로쟈, 마샤!!! 멋진 무대는 더더욱! 그의 발레 101은 정말 역시 다시 봐도 명불허전이었고(전에 봤던 무대보다 더 코믹해졌다!~)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정말로 로미오와 줄리엣 자체~

 

유니버설 발레단 스페셜 갈라 공연 자체도 상당히 좋았다. 보통 갈라 공연은 좀 가볍게 이것저것 짜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유니버설 갈라는 묵직한 모던도 들어 있고 그게 또 꽤 좋아서 살짝 의외였다. 기분 좋은 의외 :) 하긴 돌이켜보니 유니버설은 이제껏도 그랬고 예전 갈라 때도 꾸준히 꽤 괜찮은 모던 무대를 보여줬었다.

 

리뷰는 나중에 몰아서 써보겠음(근데 과연 ㅠㅠ)

 

 

두 분이라 꽃다발도 두개 :)

 

 

공연도 늦게 끝났는데 정신나간 퇴끼는 기다리고 기다려 두분께 인사도 하고 사인도 받았습니다 :) 꽃돌이님에게 '저 기억하세요?' 하니까 '그럼요~' 라고 해주셔서 감격으로 거의 승천^^;

 

 

 

 

(오늘 프로그램이 까만색이라... 거기 대신 예전 마린스키에서 본 라 바야데르 프로그램에 꽃돌이님 사인 받음. 두분이 같이 나온 사랑의 전설 엽서에도 받았는데 그건 나중에~)

..

 

늦게 돌아와서 이제 자려는 중인데 설레서 잠이 잘 안 올 것 같아...

 

 

 

Posted by liontamer




오늘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공지한 공연 일정을 보니 슈클랴로프님 부부가 3.2~3.4 사흘 연속으로 출연하신다!!! 언제 나올지 몰라 일단 사흘 다 끊어놨는데... 이제 꼼짝없이 사흘 내내 공연 보러 가야 할 거 같다! 



그런데... 쌓여 있는 일들이 발목을 잡는다... 아앜 나는나는 콩쥐토끼 ㅠㅠ 신데렐라 부엌데기... (노동노예로 혹사당하는 것까지만)



괜찮앗! 두꺼비도 황소도 요정대모도 없지만 나는나는 넘버원 코리안 팬이니까 꼭 가야지~



... 발레 관심있는 분들은 꼭 가보세요. 슈클랴로프님 부부가 아니더라도 갈라 구성이 꽤 좋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국립발레단보다 유니버설 발레단 공연을 더 좋아해온 1인)


Posted by liontamer




2월 9일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꽃돌이님의 생일이다. 그리고 귀염둥이 아들 알료샤도!



생일 축하해요 발로쟈!!!!





 

..

 

인스타에도 축하포스팅 올렸는데 친절하고 다정하신 꽃돌이님이 답글도 달아주셔서 팬의 가슴은 녹아내림 :)

 

 



 

생일이랑 최근 오네긴 데뷔 축하해요, 글고 서울 오시는 거 기다립니다~ 라고 했더니 또 친절하게 답글 :) 아아 꽃돌이님은 너무나 좋다~

 

생일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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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소금구이 장어를 먹었습니다 랄라~~~ 랄라~~







그런데 배가 터질 것 같다... 헉헉... ㅋㅋ






아웅... 너무 생생한 꿈이어서 깨고 나니 아쉬웠다. 발로쟈, 한국 온댔잖니, 꼭 오렴!!!







그냥 가면 아쉬우니... 슈클랴로프님과 그의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 사진 한 장 :) 이건 꽃돌이님이 좀 덜 이쁘게 나왔지만... 대신 쉬린키나가 이쁘게 나왔으니 그냥 올린다. 둘의 사진 많은데 막상 이 노트북에 받아놓은 건 별로 없네...



출처는 마리야 쉬린키나(masha_shk) 인스타그램. 원래 왼편에 표트르 악쇼노프라는 보석 디자이너가 나왔는데 둘만 오려냈음.


Posted by liontamer






오늘의 이야기는 트로이와 미샤가 나오는 장편 후반부에서 발췌했다. 4부 19장 앞부분에 일어나는 일이다. 1976년 7월. 소련 레닌그라드. 미샤는 키로프 극장 수석무용수이며 몇달 전에는 안무가로도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7월에 키로프 발레단이 유럽 투어를 떠나고 미샤도 거기 포함된다. 동베를린과 마드리드, 로마.




그의 친구이자 애인인(정작 그 누구도 이 관계를 확언한 적은 없다만) 트로이는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트로이의 소꿉친구 알리사는 이미 런던으로 떠난 후이다.




발췌한 이야기는 간단하다. 미샤가 유럽 투어를 다녀온다. 로마에서 돌아온 미샤는 자기 집이 아니라 트로이의 집으로 향한다. 트로이는 귀가했을 때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잠들어 있는 미샤를 발견한다. 둘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조금 더.




이 이야기의 앞부분은 전에 조금 떼어내 발췌한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5222  빨간 페인트, 자고 났을 때 옆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그때 서두에 올렸던 짧은 인물 소개 메모를 다시 붙여본다. 둘의 대화에 언급되는 인물들이 좀 있어서.




언급되는 아사예프는 당시 키로프 발레단 예술감독, 알렉세이 파블로비치는 발레학교 시절 미샤의 은사, 카라바노프는 미샤의 발레 파트너인 지나이다의 약혼자이자 트로이의 학교 동료 교수이다.


니나 크류코바는 키로프 발레단의 오래된 최고 스타 발레리나(현재의 울리야나 로파트키나나 옛날의 갈리나 울라노바 같은 급), 마할린은 그녀의 동료 파트너이자 인민예술가이다. 딤카 아르부조프는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이다 물론 이들은 모두 내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위의 메모에 이어, 일린(미샤는 스탄카 라고 부른다)은 jewels와 dolls, 미샤의 수용소 이야기 등에 쭉 등장했던 볼쇼이 극장 안무가이자 미샤의 친구이다.



미샤가 못마땅하게 언급하는 벨스키와 스비제르스키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주에 발췌한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7411 (두 남자의 대화, 미샤의 재판과 유배에 대한 경위, 커피의 비밀)




미샤가 얘기하는 유라는 유리 아스케로프라는 의사이다. 그의 오랜 애인이기도 하다. 유리 아스케로프는 서무 시리즈에도 잠깐 등장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about writing 폴더에도 이 사람이 등장하는 글을 몇차례 발췌한 적이 있다. 주로 미샤 때문에 골치썩는 장면이었음 ㅠㅠ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일린이 떠난 후에도 미샤는 잘 견디는 것처럼 보였다. 징계를 받았던 것은 시즌 막바지였기 때문에 그렇게 큰 영향은 없었다. 그는 백야 축제로 복귀해 호평을 받았으며 새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7월에는 지나이다와 함께 크레믈린 궁전 무대에 올라갔다. 그건 전적으로 모스크바 축제였고 볼쇼이가 주관하는 행사였지만 이반 노비코프는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고 미샤와 지나이다를 레닌그라드의 특급 스타로 조명했다. 그들은 볼쇼이 출연진들과 함께 백조의 호수를 췄고 일린은 지나이다에게 나타샤 왈츠를 맡겼다. 모스크바 관객들은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매우 좋아했고 미샤를 볼쇼이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행사 개막일에는 브레즈네프가 당 위원들과 함께 나타나 백조의 호수를 관람하고 리셉션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이후 트로이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미샤에게 최고 권력자에 대해 물었다. 이미 전에도 다른 행사에서 브레즈네프를 본 적이 있었던 미샤는 별다른 관심 없는 어조로 대꾸했다.



 “ 텔레비전에 나올 때와 똑같아. 멍청하고 따분한 늙은이야. ”




 “ 공연에 관심은 있어? ”




 “ 그럴 리가. ”



 미샤는 정치인들 얘기를 할 때마다 짓는 딱딱한 가면 같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벨스키는 좀 의외였어. 어머니가 가브릴로프 극장 무용수였대. 극장에 대해 잘 알더라구. 계속 놔주지 않아서 정말 좀이 쑤셔 죽을 뻔 했어. ”




 “ 왜 도망 안 쳤어? ”




 “ 다른 테이블엔 스비제르스키가 있었으니까. 호랑이를 피해 악마 소굴로 갈 수는 없잖아. ”




 트로이는 게오르기 벨스키가 마로조프의 지지를 업고 세력을 키운 인물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스비제르스키와는 자동적으로 정적 관계에 놓여 있을 것이 분명했다.



 “ 어떻게 그 둘이 함께 조직위원회에 들어 있었던 거야? ”




 “ 그 행사가 극장이나 관객을 위한 게 아니니까. 둘 다 뭔가 지저분한 속셈이 있었겠지. 알고 싶지 않아. ”




 적어도 두 명의 고위 관료와 잠자리를 갖는 인물의 입에서 나올만한 얘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샤가 스비제르스키를 얼마나 혐오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트로이는 입을 다물었다. 벨스키야 워낙 가정적인 정치인으로 소문나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그래도 일린과 다시 만나서 반갑긴 했겠네, 간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




 “ 스탄카? 지나와 최종 리허설 할 때 밖에 못 봤어. 10분 정도. ”




 “ 축제 끝나고 모스크바에 며칠 더 있다 왔잖아. ”




 “ 그 사람은 폐막한 날 애들 데리고 소치에 갔어. 나름대로 괜찮은 아빠야. ”




 미샤는 일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크레믈린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후 열흘 만에 그는 다시 해외 투어를 떠났다. 동베를린과 마드리드, 로마였다. 아사예프는 그를 뉴욕을 비롯한 북미 투어 팀에 넣고 싶어 했지만 당국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유럽 투어를 떠나기 사흘 전 미샤는 보안위원회 지부에 불려가 온종일 사상 재교육을 받았고 다음날은 근교의 집단농장에서 개최된 콤소몰 행사에 끌려갔다. 그런 일에 동원될 때면 언제나 그렇듯 우울하고 지친 모습으로 돌아온 미샤에게 트로이는 그가 도망치지 않고 행사를 견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당분이 가득한 뭔가를 먹을 자격이 있다고 달랬다. 미샤는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의 이름을 운운하는 대신 트로이가 주는 대로 설탕을 녹인 차를 마시고 견과가 올라간 모코 케익을 두 조각 먹은 후 매일 밤마다 하던 운동과 스트레칭도 모두 거르고 시끄러운 락 음악을 좀 듣다가 자버렸다. 





 

*   *   *




 
 미샤는 해외 투어를 마치고 공항에서 곧장 트로이의 집으로 왔다. 카라바노프에게 집을 구하는 동안 자신과 지나이다의 아파트에 와 있으라고 얘기해두었기 때문이다. 카라바노프의 질투심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트로이가 새로 쓰는 논문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잔뜩 껴안고 돌아왔을 때 미샤는 이미 아파트에 와 있었다. 커다란 트렁크와 소파 사이의 카펫 바닥에 모로 누운 채 둘둘 말린 재킷을 베고 잠들어 있었다. 재킷 외에는 옷도 벗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운동화도 한 짝은 그대로 신고 있었다. 트로이는 그를 깨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얇은 담요만 덮어 주었다. 뭔가 이상해서 자세히 봤더니 머리 색깔이 바뀌어 있었다.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제대로 된 미용사의 손을 거친 것이 아니고 꼭 페인트를 뒤집어쓴 것 같았다. 재킷과 카펫 바닥 위에도 붉은 얼룩이 점점이 묻어 있었다. 공연용 스프레이를 뿌린 후 머리를 감지 않은 건가 싶었다.




 30분 쯤 후 미샤가 일어났다. 기계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가 소파에 앉아 자료를 뒤지고 있는 트로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반가워했다. 눈에 띄게 좋아하는 표정이라 트로이는 웃었다.




 “ 그렇게 반가워하는 얼굴은 처음 봐. ”




 “ 자고 일어났을 때 네가 옆에서 책을 보고 있으면 좋아. ”




 “ 왜? ”




 “ 좋은데 이유가 필요해? ”




 미샤가 트로이의 무릎에 쌓여 있는 책과 논문 뭉치들을 흥미롭게 내려다보았다. 그는 언제나 트로이의 공부에 관심이 많았지만 문학 이론서나 논문을 직접 읽지는 않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너무 어려워, 네가 얘기해주는 게 더 좋아’ 라는 말을 주문처럼 사용해 트로이가 그것들을 설명해주도록 만들었다. 아마 이콘 복원가나 딤카 아르부조프, 그 외 수많은 지인들에게서도 그런 식으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얻어낼 것이다.




 잠시 후 미샤는 그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한 후 샤워를 해야겠다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트로이가 머리를 어루만지자 생각났다는 듯 외쳤다.




 “ 아, 손대지 마. 빨간 거 묻을 거야! ”




 “ 벌써 묻었어. 이게 뭐야? 염색약이야? ”




 “ 페인트. 다행히 유성은 아니야. ”




 “ 왜 머리에 빨간 페인트로 물을 들였어? ”




 “ 로마 호텔에서 나오는데 공산주의 반대자가 달려들어서 끼얹었어. ”




 “ 너한테? 하고많은 단원들 중에 왜 하필이면 널? ”




 “ 차라리 나였으면 좋았게. 니나를 노린 거였어. 오토바이로 칠 뻔 했어. 상상이 돼? 니나한테 그런 짓을 하다니! ”




 미샤는 소름이 끼치는 듯 몸을 떨었다. 정부에게 칼을 맞고 앙숙 무용수와 치고받고 싸워서 어깨가 반쯤 내려앉고도 자기 몸에는 별 신경도 쓰지 않는 주제에 크류코바가 페인트를 뒤집어쓸 뻔 했다고 분노하는 미샤를 보니 좀 우스웠다. 규정된 남성성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애였지만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이 너무 뿌리 깊었기 때문인지 미샤는 여자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깍듯했고 소위 기사도에 가까운 태도를 지켰다. 항상 아웅다웅하면서도 지나이다가 원하는 것은 전부 들어주곤 했다.




 과격한 이탈리아 민주주의자 청년은 오토바이에 ‘소련 공산당을 추방하라’로 추정되는 글귀가 적힌 깃발을 매달고 호텔 앞으로 득달같이 달려왔다. 애초부터 공격 대상은 니나 크류코바였는데 그건 전날 뉴스에서 키로프 발레단의 공연을 다루면서 인민예술가이자 대스타인 그녀와의 인터뷰를 짧게 내보냈기 때문이었다. 크류코바는 마할린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오고 있었고 미샤는 아사예프와 함께 바로 뒤에 있었다. 그 이탈리아 청년이 선동적인 구호를 외치며 오토바이를 크류코바 쪽으로 곧장 몰고 왔을 때 미샤가 잽싸게 그녀를 낚아채 사고를 면했다. 공격자는 분노로 으르렁거리며 미리 준비해 온 빨간 페인트를 한 통 가득 퍼부었는데 크류코바를 감싸고 넘어진 미샤와 급하게 그를 부축하려고 했던 마할린이 그 희생자가 되었다.




 “ 그래서 그자는 잡혀갔어? ”




 “ 호텔 경비원들이 끌고 간 것 같아. ”




 “ 너 안 다쳤어? ”




 “ 범퍼에 살짝 들이받혔어. 멍만 좀 들고 괜찮아. ”




 미샤가 바지를 내리고 오른쪽 허벅지를 보여주었다. 시퍼렇게 퍼져 있는 멍을 보고 트로이가 한숨을 쉬었다.




 “ 오토바이에 받히고서 한다는 말이 멍만 들고 괜찮다고? 내일 병원에 꼭 가라. ”




 “ 괜찮아, 가벼운 타박상이야. 니나가 받혔으면 뼈가 박살났을 거야. 완전히 정면이었거든. 나쁜 자식. ”




 “ 그래, 니나는 페인트 세례에서 무사했어? ”




 “ 다행히! ”




 뿌듯한 듯 활짝 웃는 그 얼굴을 보니 더 이상 화도 낼 수가 없었다. 트로이는 대체 왜 보통 사람에게는 평생 한두 번 생길까 말까 한 나쁜 일들이 자기 앞에 있는 애에게는 그렇게 연이어 일어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그래도 머리에만 묻었네. ”




 “ 아냐, 온몸에 다 뒤집어썼어. 진짜 빨갱이가 따로 없었어. 그 인간 목표가 반쯤 달성된 거지. 그나마 마할린은 등짝에만 뒤집어썼고. 비행기 시간이 빠듯해서 씻지도 않고 공항까지 갔어. 차에서 얼굴은 좀 닦았지. 난 그냥 탑승하려고 했는데 아사예프가 욕을 하면서 날 붙잡는 거야. 그 꼴로 어떻게 비행기를 탈거냐고. 그래서 ‘왜요, 적위군 같잖아요.’ 라고 했다가 더 욕먹었어. ”




 “ 그럼 감독한테 그런 말을 하고도 욕을 안 먹을 줄 알았어? ”




 “ 이상하군, 서방 제국주의자의 공격에 저항한 진짜 공산주의 애국자로 표창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내 서류도 좀 나아질 텐데. ”




 “ 그런 걸로 나아질 거였으면 애초에 뉴욕에 보내줬겠지. 그래도 옷은 갈아입었네. ”




 “ 트렁크를 부쳐버려서 옷이 없었어. 그래서 아사예프가 로마 공항에서 한 벌 사줬어. 그 인간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와서 내가 얼굴을 씻는지 안 씻는지 감시했어. 머리도 감으라고 닦달했는데 탑승 시간이 다 돼서 그것까진 못했어. ” 




 “ 용케 비행기 화장실로 끌고 가지는 않았네. ”




 “ 그러려는 낌새가 보였어. 자기 옆자리에 끌어다 앉히는 거야! 타자마자 자는 척 했지. 비행기 화장실은 너무 좁단 말야. 물도 잘 안 나오고. ”




 트로이는 말썽쟁이 수석무용수를 챙겨야 하는 아사예프가 안됐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밀려나왔지만 꾹 참았다. 미샤가 옷을 다 벗고 돌아섰다. 뒷목덜미와 팔꿈치와 손목 뒤에도 빨간 얼룩이 잔뜩 묻어 있었다.




 “ 너 왼쪽에 아직 운동화 신고 있어. ”




 “ 아, 어쩐지 불편하더라니. ”




 “ 얼마나 피곤했으면 신발도 다 안 벗고 바닥에서 잤어? ”




 “ 공항에 내려서 약을 좀 잘못 먹었어. 노란 건 한 알만 먹어야 했는데.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어. ”




 한동안 끊었던 진통제를 다시 먹은 것을 보니 오토바이에 들이받힌 게 아프긴 했던 모양이었다. 트로이는 욕조에 그를 밀어넣고 물을 틀었다. 온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에 미샤가 레닌그라드 수도국을 향해 퍼붓는 현란한 비난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좀 안타까웠다.




 “ 놔둬, 내가 씻을 수 있어. ”




 “ 뒤통수는 잘 안 지워질걸. 두피까지 빨갛게 물들었어. ”




 “ 적위군 맞네. ”




 트로이는 어린 시절 길에서 주운 흙투성이 강아지를 씻겼을 때와 비슷한 집중력을 발휘해 미샤를 씻겼다. 머리에서 붉은 물이 끝도 없이 줄줄 흘러내렸다. 뒷목과 팔꿈치, 손목 등 노출된 부위 외에도 생각지도 않았던 곳 여기저기에 페인트 얼룩이 스며들어 있었다. 심지어 눈썹과 속눈썹에서도 붉은 물이 흘러내렸다. 욕조는 금세 온통 새빨갛게 변했다. 눈에 들어간 비누 거품을 손등으로 문질러 닦아내며 미샤가 무심하게 혼잣말을 했다.



 “ 피 같아. 유라가 그랬지, 앞으로는 더운 물을 채워놓고 하라고. 잘 드는 칼을 고르라고 했지, 안 그러면 고생만 하고 병신처럼 깨어날 거라고. ”




 “ 너 지금 뭐라고 했어? ”




 “ 어, 근데 정말 보기 싫은걸. 욕조가 엄청 더러워. 왜 유라가 화냈는지 알 것 같아. ”





 
 트로이는 호스를 내려놓았다. 미샤의 어깨를 잡아 거칠게 자기 쪽으로 돌렸다. 왼쪽 어깨 때문에 미샤가 낮게 비명을 질렀다.



 “ 아파! ”




 “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그런 생각 하지도 마. ”




 
 미샤가 그의 손에서 어깨를 빼내려고 잠깐 몸부림쳤다. 트로이가 놔주지 않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 농담이야, 유라는 의사잖아. ”




 “ 농담이라도 안돼. 내 말 들어, 절대 그런 말 하지 마! 한번만 더 그런 얘길 하면 가만 두지 않을 거야! 기억도 하지 마. 생각조차 하지 마. ”




 “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어, 안드레이. ”




 트로이는 미샤가 끝까지 잡아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미샤는 이고리가 얘기했다는 것도, 그가 아스케로프와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것도 모를 테니까. 분노와 공포가 뒤섞여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자신이 언젠가부터 미샤의 어깨를 거세게 잡아 흔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약속해, 무조건. 그런 짓 안 할 거라고. 상상도 안 할 거라고. ”




 “ 어... 약속할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약속할게. 안드레이, 제발 그만해. 멀미가 나려고 해. "



 미샤가 그의 팔에 코와 뺨을 비볐다. 심하게 놀랐는지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트로이는 흔드는 것을 멈췄지만 어깨를 놔주지는 않았다. 미샤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 부르르 떨면서 속삭였다.




 “ 그만해, 안드레이... 네가 화내면 정말 무서워. ”




 “ 설마. 넌 사람들이 화낸다고 무서워한 적이 없어. ”




 “ 네가 화내는 건 무서워. 이제 그만해. 뭐든 약속할게. ”




 트로이는 미샤를 놔주었다. 욕조 전체가 새빨간 얼룩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는 몸서리를 치며 호스로 물을 끼얹었다. 미샤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스펀지로 박박 문지른 후 다시 물을 부었다. 마침내 더 이상 붉은 물이 흘러나오지 않게 되었을 때 그는 미샤에게 타월을 건네주었다. 미샤는 욕조에서 나오지도 않고 타일 벽에 바짝 기대선 채 머리와 몸을 오랫동안 닦았다. 젖어서 뒤엉킨 속눈썹 아래로 동그래진 눈을 치켜뜨면서 이따금 트로이를 쳐다보았다. 정말 겁에 질린 것 같았다. 까맣게 팽창된 눈동자 아래로 커다란 물방울들이 고여 뺨을 타고 목덜미로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트로이는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젖은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고 나갔다. 옷장을 뒤져 미샤의 옷을 가지고 다시 욕실로 들어갔다. 미샤는 아직도 벽에 기댄 채 욕조 안에 서 있었다. 손등으로 눈과 뺨을 누르고 있었다. 이제 가장할 수 없을 만큼 끊임없이 물방울이 흘러 떨어지고 있었다. 꽉 깨문 입술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트로이는 여전히 그게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이라고 착각하기로 하며 옷을 내밀었다.



 “ 빨리 입고 나와, 찬물로 씻었잖아. ”




 미샤가 고개를 돌린 채 옷을 받아 입었다. 티셔츠 위로 다시 물방울이 떨어지며 둥글게 얼룩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트로이가 욕조로 들어가 그를 데리고 나왔다. 허리를 끌어당겨 안으며 머리를 쓸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타월로 닦아냈는지 물기가 별로 없었다.



 “ 미안해, 미셰츠카. ”




 “ 이제 화 안내? ”




 “ 화가 났던 게 아냐. 그냥 놀랐던 거야. 이제 그러지 않을게. ”




 “ 아니, 화났었지. 소리, 소리도 지르고. ”




 미샤가 몸을 떨었다. 얼굴과 셔츠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트로이는 그가 모르핀에 취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앞에서 그렇게 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 미안해.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그랬어. 내가 잘못 생각했어. ”




 “ 그래, 잘못 생각한 거야. 뭔지는 모르지만. ”




 
 그 와중에도 미샤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고집스럽게 잡아뗐다. 트로이는 더 이상 그를 추궁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 애가 우는 순간만큼 불행하고 비참한 느낌이 드는 때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타일 벽에 머리를 들이받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미샤를 데리고 침실로 갔다. 조금이라도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고 셔츠의 젖은 부위도 말려주었다. 그는 미샤가 의식적으로 손목 안쪽을 등 뒤로 감추는 것을 보았지만 모르는 척 했다. 그 애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부어오르고 있는 것도 모르는 척 했다. 드라이어를 껐을 때 미샤가 침대에 누우면서 목쉰 음성으로 말했다.



 “ 책 읽어, 안드레이. ”




 “ 무슨 책? ”




 “ 아무 거나. 내가 잠드는 동안 책 읽고 있어. 논문이라도. ”




 “ 자고 일어났을 때 읽고 있는 게 좋다면서. ”




 “ 둘 다 같아. ”




 트로이가 지루한 이론서와 논문집을 가지고 와 침대에 앉자 미샤가 그의 무릎 위로 머리를 디밀었다. 졸음 때문인지 몸이 벌써 따스해지고 있었다. 하긴 언제나 쉽게 뜨거워지는 몸을 가진 애였다. 트로이는 별 말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10여분 쯤 지났을 때 미샤가 무겁게 잠에 취한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 우리 아버지도 그랬지. 자고 일어나면 책을 읽고 있었어. 뭐든 많이 읽었어. 어떨 때는 날 무릎에 뉘어 재우면서도 책을 읽었지. 자장가를 부르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어. 존경스러웠다고 해야 하나. ”




 “ 무슨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




 “ 소련 군가. 봉쇄 시절 전방에 계셨거든. ”




 “ 군인으로 키우고 싶으셨나보네. ”




 “ 글쎄, 한 번도 못 물어봤어. 내가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느냐는 얘기, 한 번도. ”




 “ 넌 뭐가 되고 싶었는데? ”




 “ 우주 비행사. 가가린. 당연하잖아. ”




 그 말을 제대로 끝내기도 전에 미샤의 머리가 시트 위로 툭 떨어졌다. 눈이 가로로 긴 선을 그리며 감겨 있었다. 트로이는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계속해서 이론서와 논문집을 읽었다. 가끔 소련 군가 중 아는 노래가 있는지 기억해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생각나는 거라곤 피오네르 행진곡 뿐이었다. 그것도 후렴구 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









중간에 트로이가 '이고리가 얘기한 것'에 대해 떠올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이야기는 전에 따로 발췌한 적이 있다. 아래 링크.


http://tveye.tistory.com/3825 표절에 대해, 춤추는 푸쉬킨에 대해 트로이와 이고리가 나눈 대화




맨 위 사진부터 오늘 포스팅에 올린 사진은 모두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청동기사상에서 예브게니의 광란 장면 추는 중. 촬영은 alex gouliaev.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Posted by liontamer




아침 기차로 2집 내려왔다. 2집에서도 12월로 달력을 넘겼다. 달력 만들 때 12월은 가급적 파티 분위기나 화려한 사진을 넣는다. 여기 달력 12월은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 광고 화보 찍었던 디아나 비슈뇨바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갈라 무대 앙코르 장면에서 장미꽃잎 폭포 떨어지는 장면이다. 장미꽃잎 폭포 아래 꽃돌이 슈클랴로프님도 있음. 오른쪽에서 세번째의 하얀 의상 입고 고개 쳐들고 계신 분 :)





기내용 작은 캐리어가 총 3개 있다. 하나는 옛날부터 있던 바퀴 두개짜리 손잡이 고장난 후진 놈, 하나는 약간 돈 좀 주고 샀던 놈, 나머지 하나는 최근 쥬인이 생일선물로 준 것이다. 그런데 그 세놈이 지금 모두 2집에 있는 관계로(화정 올라갈때는 주로 사무실에 가거나 국회에 가거나 병원에 갔다가 가므로 캐리어 끌고 가기가 어렵다) 오늘은 쇼핑백에 최소화한 짐을 넣어왔다. 마음이라도 좀 위안해보려고 아스토리야 호텔 쇼핑백에 넣어옴. 흑, 이거 아껴놓고 한번도 안쓰던 건데...



..



앞선 티타임 사진과 스케치에서 썼듯 아침 일찍 기차 타고 내려와서 별다방에서 아침 먹고 2집 들어와 씻고 청소한 후 두어시간 가까이 이른 낮잠을 잤다. 자고 났더니 머리가 어찌나 아픈지... 더 자고 싶기도 했고... 차를 안 마신 상태라 그랬던 것 같다. 일어나서 끙끙대며 차를 우려 마셨더니 좀 정신을 차렸는데... 그러고 나니 어느덧 오후 네시... 으아아앙..



저녁을 먹고 나서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는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내려갔다 왔다. 브리타 간이정수기라도 살까 생각 중이다. 예전엔 집에 정수기가 있었는데 요금 아까워서 반환한 후 매주 생수를 마트에서 주문해 마시는데 내가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이것도 만만치 않고, 또 페트병이 너무 많이 나온다. 매일 한두개씩 가지고 내려가 버리면 좋을 것을 게으른 나는 쌓고 쌓아서 비닐봉지가 터질때쯤 투덜거리며 이것들을 분리수거하러 내려간다. 종이쓰레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너무 쓰레기를 많이 양산하고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것 같아서 가책도 된다. 심지어 화정 집과 여기 2집 두곳에서 쓰레기 양산 중. 페트병 생수 안 그래도 안전성도 문제 많다는데 다시 브리타를.... (솟아오르는 러시아의 추억)




쓰레기 버리고 들어가는 길에 보니 오피스텔 입구 쪽 나무에 이렇게 조그만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어 귀여웠다.



...



아아아아악 월요병 대폭발 으아아아아아...



Posted by liontamer





아침 기차로 2집 내려옴.


낮잠 자기 전에 애프터눈 티까지 성공...






기분전환 하려고 슈클랴로프님 화보 액자도 다른 사진으로 교체. 기념으로 바가노바 발레학교 그려진 찻잔 꺼내서...











오늘 별다방에서 아점 먹고 나오면서 사본 제주 감귤 치즈케이크. 흑, 기대 안 했지만 역시나 별로였음. 맛없고 느끼하고... 결국 남겼다.





지난번 러시아 갔을 때 얻어온 사바까.루 잡지. 디아나 비슈뇨바가 표지에 있어서 :)




오늘 바꾼 슈클랴로프님 화보. 왼편은 신데렐라의 왕자, 오른편은 돈키호테의 바질.




얼마전 별다방에서 샀던 빤짝이 티코스터. 빨간색도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사야지 했더니만 품절됨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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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늘 아침 10시. 2집 동네 최고 핫스팟 별다방...


귤은 내가 챙겨온 것임 ㅠㅠ




Posted by liontamer


 

 

오늘 발췌하는 글은 a4 3장 정도로 꽤 짧은 장면이다. 에피소드 전체가 아니라 일부이고 실질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트로이와 미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전에 이 장면 다음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따로 올렸던 적이 있다. 그 링크는 글 아래에 달아보겠다.

 

 

배경은 1976년 초. 소련 레닌그라드. 지금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트로이의 작은 아파트 안이다. 예전에 여러번 등장했던 볼쇼이 안무가 스타니슬라프 일린이 키로프 극장 게스트 안무가로 초빙된 직후이다. 일린은 문화국과 윗분들이 키로프로 밀어넣은 '모스크바' 안무가이므로 키로프 윗선에서는 당연히 그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사실 일린이 온 것은 미샤와 지나이다를 위한 작품을 안무하라는 미션을 받았기 때문인데 소설에서는 자세히 묘사하진 않았다. (..사실은 미샤를 모스크바로 낚아가려는 그쪽 윗분들과 볼쇼이 측의 밑밥깔기....)

 

 

하여튼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던 미샤는 일린과 그의 작품, 그가 무용수를 대하는 태도 등에 감명을 받는다.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게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다.

 

 

미샤에게는 극장 내부 적들도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울리얀 세레브랴코프 라는 남자 무용수이다. 정통 소련 무용수, 고전적이면서도 늘씬하고 근육질이고 강건한 왕자님/혁명영웅 스타일의 미남자이다. 미샤보다는 10여년 이상 선배이고 공훈예술가인데 미샤가 입단했을 때부터 그를 눈엣가시처럼 미워해 많이 괴롭혔다. (저수지에도 빠뜨리고...) 열받은 지나가 그의 여자친구인 옥사나의 허리를 비틀어 쥐어짠 적도 있음.

 

 

발췌된 부분은, 일린이 새로 안무해주는 작품인 '백야' 연습을 하다가 트로이의 집에 들른 미샤가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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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화보는 아르춈 옵차렌코. 볼쇼이 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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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탄카는 미샤가 일린을 부르는 애칭이다.

 

 

나타샤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소설의 여주인공이다. 여기서 일린이 안무하는 춤은 유명한 나타샤의 첫 무도회 장면이다.

 

 

고리키는 그 '막심 고리키'이다.

 

 

프로파간다 발레는 말 그대로 프로파간다 목적을 띤 발레이다. 소설도 그림도 발레도 연극도 영화도 이런 거 많았다. 소련 시절 유명한 발레들 중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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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미샤는 고개를 젖히며 어깨를 한쪽으로 돌렸다. 작년에 다쳤던 곳이 계속 아픈 것이 분명했다. 얼굴을 찡그리며 몇 차례 어깨를 돌리더니 손가락으로 아픈 부위를 꾹꾹 눌렀다. 트로이는 끓는 물을 채운 보온병을 스팀 타월로 둘둘 말아 그에게 건네주었다. 미샤는 티셔츠를 벗더니 어깨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수증기 때문에 흰 살갗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랐다.

 

 

 트로이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 붉게 달아오른 어깨와 팔 위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미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 오늘 스탄카가 세레브랴코프를 자기 세션에 출입 금지시켰어. ”

 

 


 “ 무슨 세션? 백야에 그 작자도 나와? 그 나스첸카 첫사랑 역이야? ”

 

 “ 아니, 백야가 메인이긴 한데 45분 정도 밖에 안돼. 하루 공연 무대로는 모자라지. 짧은 거 두 개가 더 있어. 하나는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지. 그건 나타샤의 독무야. 나머지 하나는 고리키의 인생을 모자이크한 프로파간다 발레고. 어쨌든 당국의 비위를 맞춰주긴 해야 하니까 스탄카가 끼워넣은 거야. 오늘 그 두 개 오디션을 봤거든. 연차와 급수에 관계없이. ”

 

 “ 백야는 너와 지나이다로 정해진 거야? ”

 

 “ 응. 오디션 없이. ”

 

 “ 세레브랴코프는 왜? ”

 

 “ 그 고리키를 추고 싶어 했으니까. 그자는 스탄카를 싫어하지만 어쨌든 포노마레바가 밀어주고 있으니까 같이 작업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겠지. 게다가 고리키 역이라면 구미가 당겼을 거고. 얘기했잖아, 프로파간다 발레로 뜬 놈이라고. ”

 

 “ 그럼 일린에게 건방지게 굴 리가 없잖아. 왜 출입 금지당한 거야? ”

 

 “ 백야 때문에 나도 그 방에 같이 있었거든. 오디션 보러 온 세레브랴코프는 그것 때문에 꼭지가 돌았지. 난 이미 역을 받았으니까. 그 작자는 해석도 괜찮았고 춤도 꽤 잘 췄어. 아마 곱게 나갔으면 스탄카가 고리키를 줬을 거야. 근데 그 얼간이가 나가면서 내 쪽으로 왔지. ”

 

 “ 그리고? ”

 

 “ 백야 하나로는 성이 안 차느냐, 나타샤 역 때문에 온 것 같은데 굳이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역을 받을 거라고 비아냥댔지. 무도회 드레스를 입고 토슈즈를 신을 수 있을 테니 좋겠다고 하던데. 넌 그런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다고 했지만 그자는 아주 상상이 잘되는 모양이었어. ”

 

 

 미샤가 휘파람을 불었다.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 재수 없게 스탄카가 그 말을 들었거든. 그래서 정색을 하면서 세레브랴코프를 내쫓았어. 앞으로 자기 세션에는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했지. 고리키는 레냐에게 줬고. ”

 

 “ 나타샤는? ”

 

 “ 니넬한테 줬어, 아마 넌 걜 모를 거야. 작년에 들어온 애라서. 설마 스탄카가 정말 그걸 나한테 줬을 거라고 생각했어? ”

 

 “ 추고 싶지는 않았어? ”

 

 “ 글쎄, 백야 하나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고 드레스는 더 싫지만. 솔직히 말하면 추고 싶긴 하지. 그 작품 모스크바에서 봤었거든, 아주 재미있는 역이야. 하지만 세레브랴코프는 그런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니었으니까. 스탄카가 아니었다면 난 그때 화를 내야 했을지도 몰라. 그래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

 

 “ 그럼 화가 나지 않았단 말야? 그렇게 비열하게 구는 놈한테? ”

 

 “ 좀 열받긴 했지. 근데 어차피 난 그놈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나니까 크게 다를 것도 없었어. 내가 열받는 것과 대놓고 화를 내는 건 좀 다른 거야.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으면 입장이 아주 이상해져. ”

 

 “ 일린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싸웠겠네. ”

 

 “ 한 대 갈겨야 했겠지. 포노마레바와 놀아나서 역을 따냈다는 것과 계집애 역을 추려고 안달이 났다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니까. ”

 

 

 타월로 싼 보온병을 어깨 위로 굴리면서 미샤가 바닥에 벗어놓았던 코트 주머니를 한 손으로 뒤져 담배를 꺼냈다.

 

 

 “ 끊었던 거 아냐? ”

 

 “ 어차피 세 개비 이상 피우지도 못하는데 끊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알콜이랑 똑같아. ”

 

 “ 몸에서 안 받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해. 건강에 좋지 않을 테니까. 춤에도 방해가 될 거야. ”

 

 


 “ 춤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몸을 학대하는 거야. 발끝으로 서고 근육을 비정상적으로 잡아 늘이고 뼈가 부러질 만큼 휘어대는 거라구. 그깟 술 몇 잔, 담배 몇 개비 따위 더한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어. ”

 

 


 “ 춤 때문에 머리가 아프거나 필름이 끊기지는 않잖아. ”

 

 


 “ 춤도 가끔 그래. ”

 

 

 

 미샤가 보온병을 내려놓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며 눈을 감았다. 광대뼈 아래로 뺨이 살짝 패이며 콧대가 두드러지게 솟아올랐다. 트로이는 라이터와 보온병을 한쪽으로 밀어버렸다. 그의 곁으로 다가가 미간과 콧등에 입술을 가져갔다. 미샤는 잠시 호흡을 멈췄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연기를 훅 뿜어버렸다.

 

 

 “ 미안, 간접 흡연시켜서 ”

 

 


 “ 전혀 미안한 것 같지 않은 표정인데. ”

 

 


 “ 어차피 넌 나보다 열 배쯤 더 마시잖아. ”

 

 

 트로이는 그의 손에서 담배를 빼앗았다. 카펫에 구멍이 나든 말든 개의치 않고 한 모금 밖에 피우지 않은 담배를 비벼 꺼버렸다.

 

 

 

...

 

 

 

이 다음 이야기를 전에 발췌한 적이 있다. 사실은 바로 다음은 아니고... 위의 분위기대로... 트로이와 미샤의 19금 장면이 조금 있는데 그부분 지나간 후.... 세레브랴코프와의 언쟁이 생각보다 깊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던 미샤가 평소에 잘 드러내지 않았던 속내를 토로하고 자신의 춤과 교조주의, 강령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다. 그 링크는 아래 :

 

http://tveye.tistory.com/4720 : 교조주의, 강령으로서의 예술, 세 개의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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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얀 세레브랴코프와 미샤의 악연에 대해서는 전에 몇번 발췌한 적이 있다. 사실 세레브랴코프 쪽에서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편이긴 했다만... 하여튼 페름에서의 싸움과 저수지 사건에 대한 두가지 이야기 링크를 각각 아래. 하나는 트로이와의 대화, 나머지 하나는 미샤의 후원자인 드미트리 마로조프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었던 단편에서 가져왔다. 둘다 같은 페름 투어에서 일어났던 일인데 미샤는 트로이에게는 저수지 사건만 얘기하고 마로조프에게는 치고받고 싸운 얘기만 한다.

 

http://tveye.tistory.com/3594 미샤의 첫 번째 시즌, 돈키호테, 축구팀과 군대처럼

 

http://tveye.tistory.com/5469 미샤의 신입 시절, 싸움의 이유

 

 

맨날 당하는 미샤가 답답해서... 세레브랴코프의 여자친구이자 역시 미샤의 적인 옥사나가 패악을 부리자 발끈해 그녀를 혼내주는 정의의 여자사람 친구 지나이다의 이야기도 있었음. 그건 아래

 

http://tveye.tistory.com/6176 의리 넘치는 파트너 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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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을 무시하는 듯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한 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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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Posted by liontamer








예전에 이 폴더에 미샤와 그의 극장 동기 레냐(내 약혼자 아님), 그리고 궁전광장과 백야,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단편 Illuminated wall 전문과 배경 사진들을 올린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3385)



그 단편은 아주 오래 전,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향수를 담아서 썼던 글인데 초창기에 내가 구상했던 미샤가 등장했다. 거기 등장하는 미샤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미샤와는 많이 닮은 동시에 약간은 다른 면도 있다.



그 단편은 1975년 여름, 소련 레닌그라드(지금의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권력자의 별장에 춤추러 오라는 명령을 받은 미샤는 그것을 어기고 백야의 레닌그라드 거리를 쏘다니고 궁전광장에서 춤을 춘다. 그때 그는 동료인 레냐에게 자신이 푸쉬킨의 원작을 바탕으로 안무를 할 거라고 얘기하고 광장에서 그 춤의 일부를 보여준다. 그 작품은 푸쉬킨의 '루슬란과 류드밀라'였다. 나의 옛 단편에서 미샤는 루슬란의 적수인 악당 로그다이의 춤을 보여준다.



나는 그 이야기를 잊지 않았다. 내 마음속에서 언제나 미샤가 처음으로 안무하게 되는 발레는 그 '루슬란과 류드밀라'였다. 루슬란과 로그다이, 파를라프, 라트미르 4인의 기사들만 등장하는 40분짜리 단막 발레.



몇년 전 다시 글을 쓰고 미샤를 불러낸 후, 나는 장편 하나를 썼다. 미샤의 친구이자 애인인 트로이가 심리적 화자로 나오는 꽤 긴 소설이었는데 거기서 나는 미샤가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안무하게 했다. 아래 발췌한 부분은 미샤가 그 작품을 안무하는 과정 일부와 작품을 실제로 무대에 올리는 장면이다. 이 소설은 발레계 인물이 아닌 트로이의 시점에서 전개되므로 안무 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여기 나온 정도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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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슬란과 류드밀라는 푸쉬킨이 불과 스무살때 썼던 근사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 러시아 동화로 읽은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도 잘 읽어보면 그냥 동화는 아니다. 꽤나 멋지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아주 간단한 줄거리(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웅 루슬란이 아름다운 왕녀 류드밀라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결혼식장에서 수염 기른 마법사 체르노모르가 나타나 류드밀라를 납치한다. 류드밀라의 아버지는 비탄에 빠져 루슬란을 탓하고, 류드밀라를 구해오는 남자에게 그녀와 결혼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4명의 기사가 길을 떠난다. 주인공인 루슬란. 음침하고 파괴적인 로그다이. 좀 비겁한 파를라프. 세속적이고 선량한 라트미르. 이야기는 이 네명의 모험을 번갈아 보여주고, 동시에 마법사의 성에 갇혀버린 류드밀라의 모험도 같이 그려낸다(사실 류드밀라 얘기가 제일 재미있고 생기넘친다. 푸쉬킨은 생기 넘치는 씩씩한 아가씨 묘사를 참 잘한다) 이러저러하여 루슬란은 결국 마법사를 물리치고 류드밀라를 구해낸다. 그 와중에 루슬란을 죽이려고 달려들던 로그다이는 결투에 패해서 죽고(물귀신에게 영혼 끌려감 ㅠㅠ), 라트미르는 온갖 여색과 사치를 즐긴 끝에 도를 깨쳐서 소박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고, 비겁한 파를라프는 마녀의 도움으로 막판에 루슬란을 궁지에 몰아넣고 류드밀라를 탈취하려다 결국 실패하게 된다.



미샤는 이 재미나는 이야기 전체를 어린이 발레처럼 안무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가 어떻게 안무했는지는 아래 발췌본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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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도입부에 언급되는 알렉산더 트로치는 영국 현대 작가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레딩 감옥의 발라드'는 전에 올린 적이 있다.



보리스 아사예프는 키로프 발레단 예술감독, 이반 노비코프는 볼쇼이 발레단 행정감독이다. 물론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내가 만들어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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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화보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은 David Paitschad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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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미샤는 런던에 가기 전에 딱 한번 트로이의 집에 찾아왔다. 알렉산더 트로치의 소설과 오스카 와일드의 ‘레딩 감옥의 발라드’ 때문이었다. 트로치 소설에 대해서는 30분 정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맨 처음 함께 읽었던 책이었기 때문에 얘기가 잘 통했다. 미샤는 레딩 감옥의 발라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트로이에게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달라고 청했다. 그는 와일드 작품을 가져왔을 때는 항상 그랬다.



 “ 낭송 테이프 구해다줄까? ”




 “ 난 네가 읽어주는 게 더 좋아. ”



 미샤는 잠시 소파에 앉아 트로이가 시를 읽어주는 것을 듣다가 창가로 가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 적이 없는 동작이었지만 아마 백야 안무의 일부일 거라고 생각하며 트로이는 계속해서 시를 읽었다.



 한참 읽다가 트로이는 입을 다물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큰 소리로 물었다.



 “ 그게 뭐야? 그게 춤이야? ”



 미샤는 그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듯 계속해서 움직였다. 전신을 너무 지독하게 경련하며 바닥에 몸을 굴리고 있어서 트로이는 순간 그가 간질 발작이라도 일으킨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에 질렸다.



 “ 어디 아파? ”



 무릎으로 바닥을 찧어대면서 미샤가 말했다.



 “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읽어. ”


 “ 그게 백야야? ”


 “ 아니, 루슬란과 류드밀라야. 그냥 읽어. ”


 “ 왜 와일드를 들으면서 푸시킨 시를 춰? ”


 “ 도움이 돼. 제발 읽어. ” 
 




 그래서 트로이는 떨리는 음성으로 계속 읽었다. 나중에는 아예 등을 돌리고 읽었다. 낭송을 끝내고 뒤를 돌아보니 미샤가 소파에 거꾸로 누워 머리를 바닥에 댄 채 손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 일린의 새 작품이야? ”




 “ 내가 만드는 거야. 좀 됐어. ”




 “ 안무를 한다고? ”




 “ 응, 5월에 올릴 거야. ”




 “ 전혀 몰랐다, 그쪽에도 관심 있는 줄은. 일린 때문에 자극받았어? ”




 “ 아니, 작년 여름에 골자는 잡았는데 계속 정신이 없어서 손 놓고 있었어. ”




 “ 지금이 제일 바쁜 거 아냐? ”




 “ 바쁘지. ”




 미샤는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와 다리를 길게 뻗고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셔츠가 말려 올라가며 등이 반쯤 노출되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근육 사이로 척추 마디들이 가지런하게 튀어 올랐다. 트로이는 얼굴을 찌푸렸다.




 “ 뼈가 다 불거지네,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냐? 잘 챙겨먹고 다녀. ”




 “ 바빠서 그래. 백야 올리고 나면 나아질 거야. ”




 “ 백야에 런던도 모자라서 그 오싹한 춤까지. ”




 “ 별로 오싹하지 않아, 아까 그 부분만 좀 그래. ”




 “ 무슨 장면이었는데? ” 




 “ 비겁한 짓이 일어나는 장면. 그래서 기분 나쁘게 느껴지는 거야. ”




 “ 루슬란과 류드밀라라며? ”




 “ 아, 근데 류드밀라는 안 나올 거야. 아까 그건 파를라프의 춤이야. ”




 “ 뭐, 자고 있는 사람 칼로 찌르고 여자 뺏는 그 놈? ”




 “ 응, 기분 나쁘게 출 만하지? ”
 




 트로이는 창가로 가서 전날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사왔던 치킨 샌드위치와 며칠 동안 굴러다니고 있던 오렌지를 가져왔다.



 “ 좀 먹어라, 맛은 별로 없을 테지만. ”




 
 미샤가 샌드위치를 집어 들었다. 포장지를 벗기고 반으로 쪼갰지만 입에 가져가지는 않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 왜, 변했어? 차가운데 놔둬서 괜찮을 텐데. ”




 “ 있다가 먹을게. ”




 “ 그럼 오렌지라도 먹어. ”




 미샤가 오렌지 껍질을 까서 먹기 시작했다.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기계적으로 먹는 게 분명했지만 어쨌든 뭔가를 입에 넣고 있었으므로 트로이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얼굴이 더 갸름해져서 얼핏 돌아보면 우물처럼 깊은 눈만 보일 지경이었다. 한동안 가위질도 하지 않았는지 길게 자라난 머리칼이 귀를 덮고 목덜미까지 흘러 내려와 있었다. 구겨진 셔츠와 낡은 청바지를 입고 바닥에 앉아 오렌지를 먹고 있는 그 야윈 모습을 보니 근육질의 클래식 무용수라기보다는 미국 음악 잡지에나 나오는 깡마른 락 가수에나 어울릴 것 같았다. 저질스럽고 별 뜻도 없는 가사로 노래하고 기타를 치고 가죽옷을 입고 그루피들과 난잡하게 뒤엉키고 타락한 자본주의 제국의 소산인 마약이나 찔러 넣는 인간들. 그러나 미샤 뿐만 아니라 그와 갈랴와 이고리, 다른 친구들도, 심지어 알리사까지도 그자들의 음반을 모았다.



 “ 일린과는 그래도 잘 맞는 것 같네. 이제 집에도 잘 들어가고. ”



 트로이는 자신이 왜 그 이름을 입에 올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스타니슬라프 일린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비이성적인 질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미샤를 볼 때마다 그 조그맣고 사근사근한 남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스탄카는 좋아. 얘기가 잘 통해. ”




 “ 지나가 불편해 하지 않아? ”




 “ 지나는 남자들과 잘 지내. 나하고도 사는데 뭐. ”




 “ 그 사람은 혼자 온 거야? 가족은 없어? ”



 그는 차마 ‘그 자식하고도 같이 자고 있어?’ 라고 묻지 못했다.



 미샤는 그의 소리 없는 질문을 눈치 채지 못한 듯 했다. 하긴 알아차렸어도 내색하지 않을 게 뻔했다.



 “ 혼자 왔어. 공연 날 모스크바에서 애들이 올지도 모르지만. ”




 “ 애들? 결혼했어? ”




 “ 했었지, 두 번. 애들은 첫 부인한테서 난 거고. 큰 애가 벌써 열 살인가 그럴 걸. ” 




 “ 별로 애 아버지처럼 안 보이던데. ”




 “ 뭐 자기가 키우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바가노바에서 특강해주는 거 보니까 어린애들 잘 다루던데. ”




 
 그래서 미샤가 고집을 부려도 잘 받아넘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일린이 이성애자라는 사실에 희미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확신은 서지 않았다.



 “ 지금 안무하는 그 춤도 일린이 도와줘? ”




 
 미샤가 반쯤 먹은 오렌지를 남은 껍질에 싼 채 샌드위치 옆에 내려놓았다. 손바닥에 씨앗을 두어 개 뱉더니 바닥에 놓고 무심하게 굴렸다.



 “ 아니. 스탄카와 나는 많이 달라. ”




 “ 잘 맞는 줄 알았는데? ”




 “ 스탄카가 잘 맞춰주는 거지. 춤에 접근하는 방식은 달라. ”




 “ 일린이 감상적이라는 거야? ”



 미샤가 조금 놀란 듯 고개를 들어 그를 응시했다.



 “ 아, 예리한데. 어떤 사람은 솜사탕처럼 부드럽다고 했지. ”



 물론 트로이는 마로조프와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백야 자체가 감상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소설이잖아. ”




 “ 음, 스탄카가 그런 쪽을 좋아하긴 하지. 착하고 밝아, 사람을 잘 믿고 포용력도 있고. ”




 “ 그럼 왜 페트루슈카는 그렇게 만든 거야? ”




 “ 나한테 맞춰준 거지. 페트루슈카는 그 사람 원래 작업과는 색깔이 많이 달라. ”




 “ 난 네가 그렇게 우울한 걸 추는 게 싫어. ”




 미샤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창백하고 야윈 얼굴이 낯설고 쓸쓸하게 보였다. 종종 그 얼굴에는 따뜻한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라기보다는 정교하게 세공된 짐승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표정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그는 갓 스무 살이 된 청년이 아니라 세월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래된 사원의 유물처럼 보였다. 트로이는 그런 순간을 목격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건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막 트로이가 오한으로 몸을 움츠렸을 때 미샤가 다가와 그의 이마 위에 입을 맞췄다. 부드럽게 머리를 쓸면서 뺨을 비볐다. 
 


 “ 런던 갔다 와서 봐. ”



 미샤가 외투를 껴입고 혹한의 거리로 나간 후 트로이는 천천히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거실 바닥에는 반쯤 먹은 오렌지, 두 개의 매끄러운 씨앗, 그리고 반으로 쪼갠 채 입도 대지 않은 샌드위치가 놓여 있었다. 소파 팔걸이에는 미샤가 잊고 간 흰색 울 스카프가 걸쳐져 있었다. 그는 차나 커피도 없이 샌드위치를 모두 먹어치우고 남은 오렌지 반쪽도 먹었다. 그리고 두 개의 오렌지 씨앗도 알약처럼 털어 넣은 후 씹지 않고 삼켰다.



 그날 밤 그는 그 울 스카프를 두르고 잤다. 무겁게 밀려드는 야생 꿀 냄새를 맡으면서. 꿈속에서 그는 암청색 단추가 세 개 달린 흰 스웨터 위로 짙은 녹색 목도리를 느슨하게 늘어뜨린 채 눈보라와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미샤 야스민을 보았다.




 ...




 5월에 미샤는 안무가로 데뷔했다. 일린이 총연출을 맡아 세 개의 모던 발레 작품을 소개한 ‘새로운 발레의 밤’에서 마지막 순서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올렸다. 막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강력한 후원자들이나 팬들조차도 미샤가 안무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품고 있었다. 뛰어난 무용수와 뛰어난 안무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안전한 데뷔 방법은 유명한 원작을 간단하게 손봐 재안무한다거나 짧고 서정적인 음악을 써서 무용수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가벼운 소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샤 야스민은 4명의 젊은 무용수를 기용해 팽팽한 플롯의 40분짜리 드라마를 만들었다. 가벼운 음악 대신 보로딘과 무소르그스키를 사용했고 순수한 움직임 자체를 위한 동작은 전혀 쓰지 않았다. 무용수들의 모든 움직임은 철저하게 주제와 플롯에 따라 흘러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샤의 첫 안무작이 일린의 스타일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보았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온 작품은 완급 조절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는 듯 40분 내내 격정적으로 내달렸다. 그 작품은 잘 짜인 연극처럼 시종일관 관객들의 감정을 철사처럼 죄어대며 흥분 상태로 몰아갔다. 그 무대에서 부드러운 로맨스나 우아한 감상주의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미샤는 젊은 안무가가 빠지기 쉬운 무모하고 비논리적인 실험주의도 피해갔다. 독설가인 루바노프스카야조차 ‘매우 성공적인 데뷔작’이라는 표제와 함께 미샤가 소위 ‘새로운 춤’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의미한 연출가의 자기 독백에 매몰되지 않고 제대로 된 이야기를 알맞은 형식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미샤는 푸시킨의 그 유명한 서사시 전체를 다루지 않았다. 수염 기른 마법사 체르노모르도, 동굴의 은자와 황야의 거대한 머리도, 마녀 나이나도 등장하지 않았다. 가장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제목과는 달리 미샤의 작품에 류드밀라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미샤는 오직 네 명의 기사들만을 골랐다. 루슬란, 로그다이, 라트미르, 파를라프. 납치된 류드밀라를 찾아 떠난 경쟁자들. 주인공은 여전히 루슬란이었고 그의 존재는 작품 전체의 축을 이루고 있었지만 미샤는 4명의 인물들에게 동등한 무게를 부여했다. 격정적인 2인무와 4인무, 독무를 통해 발레는 그 인물들에게 내재된 감정의 본질을 그렸다. 전형적인 영웅 주인공인 루슬란의 용기와 고결함, 파멸로 치닫게 될 로그다이의 증오와 분노, 환락에서 벗어나 소박한 삶을 택하는 라트미르의 중용과 우정, 그리고 언제나 도망치면서 기회를 노리는 파를라프의 비겁함과 공포.



 그건 자칫하면 매우 작위적이고 추상적인 묘사로 끝나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무대를 보면서 트로이는 왜 미샤가 자신은 일린에게 의지하지 않는다고 그토록 단호하게 얘기했는지 알 것 같았다. 미샤에게는 추상적인 개념과 감정을 매우 구체적으로 형상화해내는 능력이 있었다. 오랫동안 트로이는 미샤의 그 능력이 자신의 육체와 움직임에 한정된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 날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보면서 트로이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샤는 인간 내부로부터 실질적인 움직임을 끄집어내고 형식을 부여할 줄 알았다. 그건 창작자의 능력이었다. 관객들은 리브레토가 적힌 팸플릿을 읽지 않고도 루슬란과 로그다이, 라트미르와 파를라프가 왜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지, 그들이 표출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했다. 그건 논리적이고 계산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날아오는 메시지들이었다.



 미샤는 루슬란을 추지 않았다. 고전적이며 우아한 레오니드 핀스키에게 그 역을 주었다. 2년 선배이자 성격 연기에 능한 안톤 볼로호프에게 까다로운 파를라프 역을 맡겼고 약간 수도사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잘생긴 이오시프 본다렌코에게 라트미르를 추게 했다. 미샤 자신은 로그다이를 췄다. 트로이는 그 어둡고 파괴적인 배역이 미샤에게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무대 위에서 죽거나 고통을 당하는 역을 출 때마다 관객들이 그토록 강력한 열광에 빠져드는 것이 싫었다. 루슬란과의 격투에서 살해당하는 그 검은 기사의 최후가 너무나 냉혹하고 처참해서 트로이는 가슴 깊이 공포를 느꼈다. 그 두려움이 지나치게 실질적이고 불쾌하게 와 닿았기 때문에 며칠 후 미샤를 만났을 때 왜 너는 항상 무대에서 죽는 역을 고르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 그런 역은 몇 개 없는데... 고전 레퍼토리는 아사예프가 맡기는 거고. ”




 “ 네가 안무한 것도 그랬잖아. 로그다이를 췄잖아. ”




 “ 음, 난 사실 파를라프를 출까 했어. 근데 아사예프가 루슬란을 추든가 로그다이를 추지 않으면 무대에 올려주지 않겠다고 협박했어. 루슬란은 레냐에게 주기로 약속했었거든. ”




 “ 넌 파를라프를 추기엔 너무 눈에 띄어, 어울리지도 않고. 관객들도 이입이 잘 안됐을 걸, 등 뒤에서 칼을 꽂는 겁쟁이 야스민은. ”




 “ 언제나 비겁한 자가 끝까지 살아남아. ”



 미샤는 예의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하얀 알약을 꺼내 삼킨 후 덧붙였다.



 “ 하긴 로그다이를 제일 먼저 안무하긴 했어. 가장 쉬웠고. 제일 어려웠던 건 라트미르였어. 이오시프가 아니었으면 스탄카에게 춰달라고 했을지도 몰라. 이젠 나무토막처럼 뻣뻣해져서 어려웠겠지만. ”




 발레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호소력 있게 표출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흘러갔다. 종반부에서 로그다이는 살해당해 어두운 강물 속으로 사라지고 라트미르는 우정의 키스와 함께 루슬란과 작별했다. 주인공 루슬란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류드밀라에 대한 사랑으로 무장한 채 환희에 차 퇴장하고 어둠이 가득한 무대 위에는 슬금슬금 기어나와 주변을 배회하는 파를라프만이 남았다.



 미샤가 류드밀라를 등장시키지 않은 것은 일린이 나스첸카의 첫사랑을 생략했을 때와는 달리 매우 영리한 선택이라는 평을 받았다. 루바노프스카야는 예의 그 평론에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류드밀라의 존재야말로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썼다. 그녀는 보통 미샤에게 적대적인 입장이었으므로 공연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세레브랴코프는 믿었던 루바노프스카야의 호의적 평에 당황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지적한 것은 미샤가 데뷔작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구에 사로잡혀 가끔 과격한 연출을 선보였다는 것뿐이었다.



 관객들은 그 작품에 매료되었다. 젊은 무용수의 첫 안무작에는 과분할 정도로 열정적인 호응이 쏟아졌다. 꽤 많은 사람들이 보리스 아사예프에게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계속해서 키로프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썼다. 아사예프는 그 반응에 흡족해하며 6월말 백야 축제에 그 작품을 다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반 노비코프는 그리고로비치와 함께 오직 그 공연을 보기 위해 5월에 다시 레닌그라드에 들렀는데, 아사예프를 구슬려 크레믈린 축제와 볼쇼이 무대에서 각각 한 번씩 루슬란을 올리기로 했다. 볼쇼이에서 밀어 넣은 일린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던 보리스 아사예프로서는 ‘우리 골칫거리’가 ‘우리 자랑거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미샤에게 괜찮은 작품을 하나 더 안무한다면 다음 시즌 무대에 올려주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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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발췌본은 사실 두가지 장에서 각각 가져왔다. 앞부분의 트로이와 미샤의 대화, 그리고 뒷부분의 미샤의 데뷔 이야기 사이에는 미샤의 런던 공연과 알리사의 이야기, 그리고 일린이 미샤와 지나를 위해 안무해준 백야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여기서는 루슬란과 류드밀라에 대한 이야기만 발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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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안무에 대해서는 전에 세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다.



http://tveye.tistory.com/3385 : 빛나는 벽(illuminated wall) 전문.



http://tveye.tistory.com/5589 : 벨스키와의 면회
(여기서 미샤가 '그 순진하고 무해한 루슬란'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http://tveye.tistory.com/6138  : 별장의 스비제르스키와 미샤.
(게르만 스비제르스키가 미샤의 수첩을 훔쳐본 후 그의 춤연습을 보면서 루슬란과 류드밀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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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와 미샤의 대화에 등장하는 '페트루슈카'는 일린이 미샤의 영국 무대를 위해 안무해준 솔로이다. 포킨의 원작을 각색해 꼭두각시 인형 페트루슈카의 독백 장면만 재안무한 작품인데 물론 이것도 내가 만든 버전임. 미샤가 일린과 함께 이 작품을 연습하는 장면과, 영국에서 이 공연을 보고 알리사가 소회를 밝히는 장면을 각각 발췌한 적이 있다. 링크는 아래.


http://tveye.tistory.com/6544 페트루슈카를 연습하는 미샤와 일린


http://tveye.tistory.com/5178 알리사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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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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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2집에 내려왔다. 오후의 차 한 잔.







지난주에 내 기분이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이 깜짝선물했던 빨간 장미꽃다발이 나를 맞이하여 주었다. 2집에 들어가면 장미가 있다는 사실 덕에 들어올 때 덜 우울했다.



장미꽃다발이 꽤 컸기 때문에 줄기 아래를 잘라내고 시든 잎사귀들도 쳐낸 후 3등분 해서 각각 꽃병과 페리에 병과 아주 조그만 푸딩 유리병에 나누어 꽂았다. 2집은 원룸이지만 책상 위에도, 침대 곁 테이블 위에도, 텔레비전 옆에도 붉은 장미가 자리잡고 있게 되었다. 붉은 장미는 신이 내린 완벽한 선물 같은 존재이다.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초여름에 프라하 갔을 때 에벨에서 사왔던 조그만 잔 꺼냈음. 원래는 에스프레소 잔이지만 난 그냥 찻잔으로도 쓴다. 조금씩 조금씩 부어서 마신다.


















장미꽃과 꽃돌이 슈클랴로프님은 항상 잘 어울림 :)





이건 오전에 별다방 들렀을 때. 무료 음료 쿠폰 기한이 오늘까지라 들렀다.





집에서 싸온 빵 약간과 바나나, 그리고 차이 티로 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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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를 하루 내고 진료를 받으러 다녀왔다. 다음주말에 여행을 가야 하므로 일주일 정도 당겨서 예약을 잡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사이에 인사발령 빅엿으로 많이 심란해져 있었으므로 차라리 잘했던 것 같기도 하다.

 

 

발령과 그로 인한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결국 감정을 참지 못하고 임원에게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일 등을 이야기했다. 상사가 나에게 분노가 너무 많으니 그것을 누그러뜨리고 가서 조직문화를 바꾸라 했을때 더욱 화가 났던 이야기도 했다. 의사는 내가 지금 화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는 자신이 미성숙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임원이 전화를 걸어왔을때, 그의 말을 일단 들은 후 조곤조곤 얘기를 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너무 화가 나고 작년의 상처가 도로 터지는 듯해서 그렇게 할수가 없었다. 자신이 미성숙하게 행동했다는 건 알지만 다시 그 순간이 오면 나는 똑같이 말할 거라고 했다. 오히려 더 솔직하게 화를 내지 못한 게 안타까운 심정이라고도 말했다. 의사는 이미 지나간 일이니 한번으로 족하고 다음에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다.

 

 

어쩌면 나는 의사에게서 '임원에게 그렇게 쏘아붙인 건 네가 잘한 일이다'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미성숙하다고 인정했을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오죽하면 네가 그랬겠니, 네가 그렇게 행동한 건 잘한 거다'라는 반응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걸 보면 역시 나이를 먹어도 아직 어린애 같다니까.

 

 

자신이 계속 화가 나 있고 속상하고 억울한 느낌이 든다는 것, 그리고 그건 발령의 부당한 절차와 더불어 격무 자리에 또다시 땜빵처럼 던져졌다는 사실, 소모품처럼 느껴진다는 사실, 작년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아 더욱 화가 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의사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차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는 나를 '쟤 이제 괜찮으니 굴리자'라고 판단하고 다시 격무부서로 보낸 회사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일하다 너무 힘들어지거나 필요하다면 진단서를 다시 써줄테니 매주나 2주마다 병원에 오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다음 진료는 한달 후로 잡았음. 여행도 가야 하고, 인수인계도 받고 새 업무도 시작해야 하고 국정감사도 겹쳐서 ㅜㅜ)

 

 

2주마다 와도 된다고 하는 의사의 말이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심란하기도 했다. 지난번 진료때 나는 나아진 것 같으니 약을 줄이고 싶다고 했고 의사는 당분간 줄이지 말자고 했었지...

 

 

이 썩을놈의 회사... 날 좀먹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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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진료라서 빈속으로 지하철 타고 멀리 시내까지 나갔었다. 끝나고 근방에서 뭔가를 먹을까 하다 귀찮아서 그냥 다시 지하철 타고 화정으로 돌아왔다. 티푸드를 사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한시 즈음이었다. 반나절 동안 화정에서 강남까지 횡단하고 다녀온 것이다. 배가 고팠지만 입맛은 없었다. 그래서 라면을 끓여먹었고(저녁보단 점심때 먹는게 낫겠지 싶어서) 차를 우려 마셨다. 책을 읽고 누워서 좀 쉬었다.

 

 

연휴 여행용 가방을 약간 꾸렸다.

 

 

내일은 쥬인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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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에 만들었던 10월~ 내년 9월 달력이 도착했다. 슈클랴로프님 사진으로 편집해 만들었다.

 

 

 

 

 

이건 맨 뒷장. 여기엔 디아나 비슈뇨바 사진을 넣었음.

 

그리고 서비스로 끼워주는 엽서달력 한장이 있어서 거기에는 루돌프 누레예프 사진을 넣어서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화보이다.

 

 

이건 달력 표지. 지젤의 알브레히트를 추는 슈클랴로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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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이다. 언제나처럼 일요일은 토요일보다 좀 늦게 일어나게 되고, 또 토요일보다 금방 날려버리게 되는 날이다.

 

자다깨다 엄청 뒤척였다. 꿈을 복잡하게 꾸었다. 쫓기기도 하고 날아올라가기도 했다. 도망치기도 하고 오직 개념으로 상상해 내가 쥐고 있다고 구현해내는 총을 든 채 실재하지도 않고 물질적으로 장전되어 있지도 않은 총알을 발사했다. 총을 쏘면서 '총알이 나갈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것이다' 라고 되뇌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그게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날아서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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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바깥에 나가 햇볕 쬐고 걷고 자질구레한 것들 지르면서 마음을 많이 진정시켰다. 그러자 오늘은 분노는 거의 가라앉고 그 다음 단계인 울적함이 찾아왔다. 그렇다고 전처럼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정도는 아니다. 그냥 좀 우울하고 기분 나쁜 정도이다.

 

아마 이번주에 가서 부서 사람들 만나고 새로 가게 될 부서 사람들과도 이야기 나누면 좀 나아질 것이다. 새로 가게 될 곳의 부서장과도 잘 아는 사이이고 좋은 분이기도 하다. 그저 임원이나 인사 쪽 간부들을 마주하면 다시 분노가 치밀어서 확 터뜨려버릴 것 같아 그게 좀 걸릴 뿐이다.

 

갑작스런 인사발령 소식에 부서 동료들과 후배들이 많이 슬퍼하고 또 같이 화를 내고 어쩔줄 몰라 해주었다. 진심어린 톡과 문자와 전화들이 왔다. 고마웠다.

 

...

 

 

오늘은 늦게 일어나서 점심에 가까운 아점을 먹은 후 차를 마시면서 옛날 비정상회담을 다시보기로 좀 보고 쉬었다. 그리고 화정 집의 달력이 올해 9월로 끝났기 때문에 포토사이트에 들어가서 10월부터 1년치 달력을 좀전까지 편집해 만들었다. (언제나처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님 스페셜) 아마 주중에 받아볼 수 있을 듯.

 

 

예전에 만들었을땐 보너스로 몇장을 더 넣어줬기 때문에 12월로 끝나지 않고 점점 3월, 7월, 9월 등으로 늘어났는데 요즘은 이 보너스를 안 준다 -_- 전에는 엄청 열심히 레이아웃도 잡고 사진들도 잘 편집해서 넣었는데 갈수록 귀찮아져서 그냥 한달에 사진 한장으로 때워넣었다. 한장이든 두장이든 네장이든 슈클랴로프님은 미의 화신이니 뭐 어때!

 

 

 

(특히 마음에 들어서 집어넣은 화보. 바이에른 오페라극장에서 찍은 사진. 사진사는 david paitschadse. 출처는 슈클랴로프님 공식 홈페이지 shklyarov.com)

 

...

 

 

종종 가는 게시판에 로르샤흐 테스트 링크가 올라왔다. 엄청 옛날에 해보고 안해봤는데 지금은 어떨지 궁금해서 해봄.

 

링크는 여기 : http://rorschach-inkblot-test.com/

 

내 결과는 이렇다. 이게 너무 옛날식 테스트라 귀에 걸리기도 하고 코에 걸리기도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을 보면 좀 맞는 구석이 있기도 하다. mbti 테스트와도 조금 부합하는 부분이 있고.

 

 

(노란 밑줄 그어봄 :  그래서 내가 회사를 확 못 그만두고 돌아와서 이렇게 낑낑대고 있는 것이야!!!!)

* 이게 진짜 심리상담 툴을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니고 온라인으로 하는 거라 재미 성격이 더 강하다. 딴 사람들 결과 보니까 다 비슷비슷함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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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출장 끊어놓고 오후 늦게 2집 내려갈 건데... 이 와중에도 내일까지 제출하라는 자료들 생각이 나서 그걸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작성해서 보내야 하나 하고 있음. 으악 ㅠㅠ 이 망할 노동노예... 그렇게 착취당하면서도 왜 이러는 거야 엉엉... 그냥 하지 말란 말이야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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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진하게 차 우려 마셨다. 간밤에 유혹에 빠졌지만 안 먹고 지켜낸 녹차 쉬폰 케익이랑 같이 ㅎㅎ



지난 달력에서 뜯어낸 슈클랴로프님 화보로 액자 장식. 백조의 호수(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그 옆은 Le Parc. 사진은 alex gouliaev.







2집에도 틈날때마다 찻잔을 좀 갖다놓긴 했지만 역시 한계가 있어서 몇개 없음. 오늘은 부활절 찻잔 꺼냄. 이쪽 면에 그려진 게 러시아 정교 부활절 과자인 파스하.






이건 정교 부활절 케익인 쿨리치. 위의 파스하와 쿨리치 모두 예전에 썼던 부활절 단편 Jewels에서 어린 라라와 아냐가 좋아하며 먹었던 것들이다 :)



접시에 그려진 건 알록달록 부활절 달걀들 ㅇㅇㅇㅇㅇ
















오늘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유익한 일을 했음. 얼마전 사놓고 방치해놓고 있던 요즘 러시아어 주요 생활 표현들 50개 정도 열심히 읽어보았음. 모르는 거 많음!!! 역시 흐흑 나는 책상물림... 괜히 료샤가 나보고 '노어바보' 라고 하는게 아니었다... 간만에 소리내서 노어들 읽어보는데 우다례니예(강세)도 다 엉키고 어버버버...



러시아어 공부하는 분들 중 현지 친구들이 있거나 여행갈 일 있으신 분들, 이 책 추천합니다. '네이티브가 가장 많이 쓰는 러시아어 표현 300'. '핸드폰 배터리 다 나갔어' 등등 유용한 표현 많음.


Posted by liontamer






2집 달력도 9월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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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매일 스케치로 일상의 주요 내용을 남기다 보니 fragments의 메모는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스케치에도 줄줄이 뭘 쓰고 있으니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귀가해서 스케치를 먼저 하고, 나중에 그날의 메모를 적는 순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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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무실 쪽에서 업무 관련 고객을 만나 세부적인 안내를 해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약속이 잡혀 있었다. 덕분에 새벽 기차를 타지 않은 건 장점. 대신 서울까지 나가서(화정에서 가는 게 꽤 시간 걸림) 그분을 만나 열성적으로 면담을 한 후 녹초 상태로 배를 채우고 용산역까지 가고, 기차에 시달리며 2집에 돌아오는 여정이 좀 힘들긴 했다. 뭐 새벽 기차를 탔다면 아침 9시부터 본사 사무실에 앉아 내내 일하고 있었을테니 그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위안을...


...




호르몬 주기가 임박했다. 전신이 부어오르고 쑤시고 아프고 잠도 잘 못 잔다. 몸에서 열이 후끈후끈 난다. 오늘은 멀미와 두통이 너무 심했다. 참다가 결국 좀전에 두통약 한 알을 먹었다.



생리대 파문 때문에 못살겠다. 안그래도 매달 이놈의 통증 때문에 돌아버리겠는데 -_- 사실 그놈이 그놈 저놈이 저놈이란 생각이 들긴 한다. 다들 화학물질 써서 만드는 건데 몸에 나쁠수밖에 없잖아.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어 ㅠㅠ



지난주부터 드럭스토어들 다 돌아다녔는데 하도 난리가 나서 나트라케어도 없고 꾸준히 쓰던 유기농본 시리즈도 없다 ㅜㅜ 오늘 택시 타고 오다가 2집 근처 올리브영에서 내렸더니 시골이라 그런지 나트라케어 중형이 딱 두개 남아 있어 둘다 집어왔다. 그런데 오버나이트, 대형, 소형 다 필요하다고 ㅠㅠㅠ 해외에서 직구라도 해야 하나... 게다가 나트라케어라고 괜찮을 거란 보장도 없고... 여태 나쁜 거 계속 써왔는데 이제와서 바꾼다 한들 몸이 나아지겠나 하는 막가파 생각도 든다 -_-



정말 이것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크나큰 고통... 같은 여자들도 통증과 고통의 편차가 워낙 크고 고통을 느끼는 방식이나 부위, 기간도 가지각색이다. 심지어 평생 생리통이란 걸 모르고 살았다는 사람도 한두번 만나본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여자들은 모두 너무나도 부러워서 눈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이 됨!) 이 고통을 모르는 남성들은 심히 행복하도다 ㅠㅠ 축복이도다 남성들이여.... 이거 하나 때문이라도 반드시 반드시 환생하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




내일 출근하면 일 엄청 쌓여 있음. 몰라, 어떻게 되겠지.



성과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와 거부 이후 뭔가 맘속이 삐뚤어진 느낌이다. 사실 거의 99.999% 안되리라는 걸 알면서 시도했던 거고 행위 자체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거니까 기분나쁠 필요는 없는데 그건 이성적인 판단이고 어찌됐든 인간이므로 기분 자체는 좋지 않은 것이다. 상처를 입긴 입었다. 그리고 요즘 쏟아지는 일들과 여전히 부조리하게 진행되는 상황들 때문인지 많이 지친 상태이기도 하다.



...





2집 들어오면서 찍은 풀꽃 사진 한 장. 시골이라 공터도 많고 잡초도 무성하다. 심지어 오늘은 민들레도 보았다. 민들레는 보통 봄에 피고 지는데 왜 아직도 살아 있을까???


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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