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

« 2024/4 »

  • 28
  • 29
  • 30
2022. 10. 20. 21:33

본치 카페 세 장 2017-19 petersburg2022. 10. 20. 21:33

 

 

 

오늘은 너무 힘들고 피곤한 하루였으므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좋았던 곳에서의 좋았던 순간을 담은 사진 세 장. 19년 7월, 페테르부르크의 본치 카페. 빛이 많이 들어와서 좋았었다. 아이폰 xs.

 

 

 

 

 

 

:
Posted by liontamer

 

 

 

이랬다 한다 :)

 

그런데 결국 내가 좋아하는 거 다 따라해봐도 설탕 안 넣은 스트레이트 홍차는 싫어서 아빠(료샤 ㅋ)한테 떠넘기고 자기는 핫초코 마심. 료샤도 홍차보단 커피 더 좋아하는데 ㅋㅋㅋ

'sketch fragments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퇴근 단상  (0) 2020.03.30
토요일 집토끼  (0) 2020.03.28
일요일의 토끼  (0) 2020.03.15
주말은 이렇게 보냄  (0) 2020.03.08
쉬는 중  (0) 2020.03.05
:
Posted by liontamer

 

 

본치 카페. 사진들은 2년 전 9월에 찍은 것,

 

 

전에도 여러번 올렸지만 내가 좋아하는 카페이다. 뻬쩨르 가면 항상 두번 이상 들른다. 차도 디저트도 맛있고 파스타도 나쁘지 않다. 통창문으로 볕이 잘 들어서 햇빛 밝은 날 앉으면 참 좋고, 비오는 날에도 은근히 좋다. 창 밖으로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안쪽 홀은 아늑하고 어둑어둑하지만 그쪽보단 이렇게 밝은 자리를 선호한다.

 

 

어제 레냐랑 통화 후 료샤랑도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료샤도 레냐처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내가 걱정된다면서 이럴때는 일을 하지 않고 몇주 휴가를 내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아이고 이 바보야 ㅠㅠ 그런건 너같은 부르주아나 가능하단 말이야 흑흑...

 

 

하여튼 그러다가 료샤가 '레냐가 너 보고 싶다 해서 같이 본치에 와서 케익 먹었어. 네가 좋아하는 메도빅. 나도 심지어 우정을 생각해 커피 대신 차 마셨다. 나 대단하지 않냐? 내 우정!' 하고 갑자기 자화자찬을 하였다 ㅋㅋ 그래그래 친구야. 커피 더 좋아하는데 내 생각하며 차 마시고 메도빅도 먹었구나 고마워 ㅋㅋ

 

 

 

 

 

나도 다시 본치에 가서 료샤랑 레냐랑 수다도 떨고 차도 마시고 메도빅 먹고프다. 햇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스케치도 하고 글도 쓰고 사람들도 구경하고 싶다. 너무 힘들고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 더욱 그립구나.

 

 

하여튼 우정을 위해 본치에 가서 커피 대신 차 마셔준 료샤야 고맙다 진정한 친구야 ㅋㅋ

 

:
Posted by liontamer
2019. 12. 11. 23:21

여름의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9. 12. 11. 23:21



오늘 많이 피곤했던 터라 좋아하는 카페 사진 한장으로 마무리. 지난 7월에 갔을 때 찍음. 뻬쩨르. 본치 카페.

:
Posted by liontamer
2019. 11. 10. 14:02

자다 깨서, 본치 카페 두 장 2017-19 petersburg2019. 11. 10. 14:02




도착하자마자 연이틀 계속 공연 보고 오느라 다른 데는 가지 못했고 게다가 날씨도 안 좋아서 사진도 거의 안찍음.


어제 잠시 들러 차 마셨던 본치 카페 사진만 두장 올려봄. 숙소에서 가까움(도보 십분) 여기랑 역시 근처의 고스찌, 마린스키가 지난 이틀 동선의 전부.







새벽 늦게 잠들어서 수면부족인데 도로 자고 또 많이 자야 한다. 근데 시차 때문에 4-5시간 자면 깨어남. 힝... 그래도 다시 자봐야지. 오늘도 조식 건너뛰어야지. 어제만 먹었음 엉엉.


:
Posted by liontamer
2019. 10. 31. 22:51

본치 카페 한 컷 2017-19 petersburg2019. 10. 31. 22:51





내가 좋아하는 페테르부르크 카페 중 하나. 이렇게 밝은 홀과 안쪽의 어두컴컴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에도 몇번 사진 올려본 적 있다.



료샤랑 같이 가기도 하고 혼자 글쓰거나 스케치하러 가기도 하는 곳이다. 료샤는 자기는 안쪽 공간을 좋아하지만 밝은 것과 빨간색을 좋아하는 나때문에 맨날 이 바깥 홀의 창가 테이블이나 중간의 빨간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며 툴툴대곤 한다 :)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항에서  (2) 2019.11.07
커피, 홍차, 도넛 간판 + 뽄치끼 아니고 쁘이슈끼  (2) 2019.11.01
브리티쉬 베이커리에 대해 짧은 메모  (2) 2019.10.29
작은 문 너머  (4) 2019.10.24
불빛  (0) 2019.10.22
:
Posted by liontamer
2019. 5. 1. 20:42

본치 카페를 생각하며 2017-19 petersburg2019. 5. 1. 20:42



본치 카페. 작년 9월. 



페테르부르크 도심의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카페이다. 지하철역과 대학교 건물을 마주보고 있는 터라 젊은이들로 붐빈다. 통창문으로 둘러싸여 빛이 잘 들어오는 바깥쪽과 어두컴컴하고 아늑한 안쪽으로 양분되어 있다. 나는 바깥 홀의 창가를 좋아한다. 이 창가에 앉아 있으면 학교에서 나오는 대학생들을 구경할 수 있다. 창가 자리가 다 차면 통로 쪽에 있는 새빨간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스케치를 하거나 글쓰기 좋은 카페이다. 



어제 료샤에게 짧은 메시지가 왔다. " 오후에 본치에서 커피 마셨다. 여기는 네가 좋아하던 곳인데. "



맞아. 내가 좋아하는 곳이지... 다시 가고프다.


:
Posted by liontamer
2019. 2. 5. 00:35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9. 2. 5. 00:35









본치 카페. 스며드는 빛과 큰 창문들, 선명한 색채들과 이 도시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젊은 학생들 때문에 좋아하는 곳. 글을 쓰거나 스케치하기 좋은 장소이다. 작년 9월에 갔을때 폰으로 찍음.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린스키, 나의 첫번째 극장  (0) 2019.02.11
예술 광장에 서 있는 시인  (0) 2019.02.10
이삭 광장에서  (0) 2019.01.30
가을 어스름 무렵, 모이카, 그의 운하  (0) 2019.01.28
평온한 녹색  (2) 2019.01.15
:
Posted by liontamer
2018. 9. 27. 22:21

늦은 오후의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8. 9. 27. 22:21





작년에 발굴해 좋아하게 된 본치 카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다. 이 카페가 있는 건 그전부터 지나다니면서 알았는데 실제로 간 건 작년부터였다. 바깥에서 보는 것보단 안에 들어갔을 때 의외로 참 괜찮은 곳이다.



오후에 가면 이렇게 빛이 스며들고 한적해서 좋다. 



그런데 여기도 사실 좀 유명한 카페이고 번화가의 지하철역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게다가 바로 앞에 대학교도 하나 있음) 어떨 때 가면 사람들이 엄청 많다. 이렇게 한적할때 가면 뭔가 수지맞은 기분임. 



여기는 통창문이 있는 바깥 홀이 있고 어둑어둑하고 아늑한 안쪽 홀도 있다. 나는 빛이 들어오는 카페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깥 홀을 선호하는데, 료샤는 여기 오게 되면 안쪽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나랑 갔을 때도 나보고 '너는 아늑한게 뭔지 모르냐?' 하면서 투덜댔다. 



'야! 너네 동네 가뜩이나 날씨도 후진데 이렇게 쨍할 때라도 빛 들어오는 홀에 앉아야지!' 했더니 '너 작년에 비 주룩주룩 올땐 비오는 거 보고프다고 이쪽 자리 앉았잖아!' 하고 반론을 제기함. 



그러고 보니 그렇구먼... 난 뭔가 막혀 있는 걸 안 좋아해서.. 그치만 최근 몇년 동안 우리나라에 유행하고 있는 살짝 이거 비슷하면서도 뭔가 싸구려 티나는(쫌 이케아스러운 테이블과 의자들 놓여 있는), 소리가 많이 울리는 카페들은 싫어한다. 아마 우리나라쪽은 땅값이나 세가 비싸니 테이블 간격이 좁고 사람들도 큰소리로 얘기하는 버릇이 있어 더 그런지도 모르겠음. 



(쓰고 보니 뭔가 이케아 의문의 1패인 건가... 개인 취향이긴 한데 이케아 디자인 매우 안 좋아한다 ㅋㅋ)



하여튼 본치 카페는 뻬쩨르에서 아스토리야 로툰다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여기가 널찍하고 개방적이긴 하지만 의외로 글도 쓰기 좋고 스케치하기도 좋다. 작업용 카페로 맘에 드는 곳이다. 흑, 집 근처에 카페 에벨이랑 이 본치 카페가 있었음 좋겠다. 아스토리야의 로툰다는 너무 '좋은 호텔 카페' 느낌이라 동네 카페로는 차마 바라지 않음.



아, 여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비록 창가 쪽은 아니지만, 홀 중간의 이 장식 선반 옆에 윤나는 빨간색 원형 테이블이 있다~ 이 사진도 그 자리 앉아서 찍었음. 빨간 테이블 좋아라~


:
Posted by liontamer
2018. 2. 22. 21:49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8. 2. 22. 21:49





작년 10월. 페테르부르크.



날씨가 원체 안 좋은 시즌에 가서 맨날 비오고 춥고 고생고생했지만 본치 카페 발굴한 건 즐거웠다. 글쓰기 좋은 카페였다. 조명도 예쁘고 창가 자리는 밝아서 좋았다. 케익도 음료도 맛있었다. 그리고 홀 가운데에는 빨간 테이블이 있고.






처음 갔던 날은 아침 안 먹은 상태라 스메타나 곁들인 블린이랑 생강차 주문했었다. 생강차는 맛있었고 블린도 맛있긴 했는데 좀 식어 있어서 감점...







창가에 앉아 글쓰기 좋은 곳이었다.










그립구나. 다시 가고프다.




:
Posted by liontamer
2018. 2. 12. 23:41

RED / 빨강 2017-19 vladivostok2018. 2. 12. 23:41





역시 가장 좋아하는 색 :)



블라디보스톡, 페테르부르크, 여기 시골 동네랑 서울에서 이것저것 빨강들 모음





여기저기 다 걸쳐져 있긴 한데 블라디보스톡 사진이 3장으로 젤 많으니 블라디보스톡 폴더에 넣는다





맨아래 빨간 목도리는 금손 쥬인이 짜준 것!




'2017-19 vladivost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덕길 내려가며 찍은 사진 몇장  (0) 2018.02.18
한겨울의 사원 쿠폴들  (0) 2018.02.13
간판 구경  (4) 2018.01.29
블라디보스톡 마지막 날 풍경  (2) 2018.01.27
1월 1일의 블라디보스톡 중심가  (2) 2018.01.15
:
Posted by liontamer




바로 이 녀석.


몇년전 아울렛에서 싸게 샀는데 얇고 편하긴 했지만 얇기도 하고 깃털이 균일하지 않아서 자꾸 엉덩이 위까지 말려 올라가고 그 아래는 깃털 없이 자꾸 천만 남았다. 한마디로 없어보였다!!


그래서 이번 러시아 갈때 비상용으로 가져갔다. 10월초니 보험용으로 가져간거고 한두번 입다 버려야지 했으나 매일 비오고 바람부는 10월 뻬쩨르에서 이놈은 큰 능력을 발휘! 거의 매일 입었고 결국 고맙고 아까워서 도로 가져옴. 오늘 갑자기 추워져서 심지어 이거 입고 본사 내려옴 ㅋㅋ


사진은 뻬쩨르 떠나던 날 오전. 본치 카페. 벽의 옷걸이에 걸어놓은 패딩. 카페가 이쁘고 조명이 근사하니 덩달아 패딩마저 괜찮아보임 ㅋㅋ






본치 카페 그립다!

:
Posted by liontamer





오전에 체크아웃하고 료샤와 본치 카페에 가서 쉬었다. 맘에 드는 카페 하나 더 발굴해서 좋다.



.. 오늘도 비가 주룩주룩.. 심지어 많이 내림!






그리하여 나는 이 패딩을 버리지 않고 입고 왔다. 지금 뻬쩨르 공항 카페에 앉아 모스크바행 뱅기 기다리고 있다.



:
Posted by liontamer





오늘 오후에 본치 카페에 앉아서 그렸던 스케치 세 장.



먼저 본치 카페 창가 풍경. 창문에 붙어 있는 곰돌이 보며 따라서 그렸더니 곰돌이가 못생겨졌다 ㅋㅋㅋ








으음... 이 머리는 슈클랴로프님이나 베컴 같은 남자들만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을...


:
Posted by liontamer





으앙 벌써 금요일도 다 갔어... 주말 지나고 나면 돌아가야 한다 엉엉... 그런데 아직 햇빛을 못 봤어 엉엉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왔어 으아아앙 ㅠㅠ



뭐 어쩌겠는가... 10월 초에 왔으니... 할 수 없지 ㅠㅠ 하여튼 그래서 오늘 사진도 전부 폰으로 찍었다. 비오고 무거워서 카메라 못 갖고 다닌다 엉엉....



어제 비오는 거리를 쏘다니며 수도원이랑 묘지랑 수퍼마켓 등등 돌아다니고 밤에 김릿 한잔 마신 결과 무지무지 피곤해서 엄청 늦게 일어났다. 아침 일찍 깨서 뒹굴다 도로 잠들어서 11시 넘어서 일어났음.



오늘도 종일 비가 왔다. 오늘이 어제보다 더 심했다... 주말에도 비가 온다고 한다. 떠나는 날까지 비오면 참 아쉬울 것 같구나.



한시 다 되어 방을 나섰다. 남은 날은 별로 없는데 계속 비가 오니 산책도 하기 어렵고... 아직 네바 강변 쏘다니지도 못했다. 춥고 비오고... 차라리 눈이 오면 패딩과 모자로 무장하고 눈맞으면서 걸을 수가 있는데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하니 더욱 걷기가 힘들다. 그래서 겨울보다 오히려 지금 같은 계절이 산책하기는 더 힘들다. 난방도 어중간하고. 예전에 여기서 머물렀을 때도 10월이 제일 힘든 시즌이었다.



무척 배가 고팠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종일 비올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고스찌에서 런치 먹고 본치 카페에 가서 글이나 써야겠다 마음먹었다. 페테르부르크 한두번 와본 것도 아니니 이번 여행에서는 박물관이고 뭐고 다 포기. 바실리 섬에도 안 간다. 멀리 안 가기로 했다. 주변만 좀 돌아다니고 글이나 쓰고 공연 보고 료샤랑 레냐랑 좀 놀다 가는 걸로 족하다... (사실은 부족하지만 ㅜㅜ 어쩔 수 없지)



고스찌에 갔다. 런치 메뉴는 일주일 동안 동일하다. 월요일에 왔었으니까 그때랑 같다. 다만 메인만 비프 스트로가노프 대신 치킨커틀렛으로 바꾸었다. 여기서 말하는 커틀렛은 다진 고기를 구워주는 것이다. 따뜻한 수프를 먹고 치킨완자 커틀렛을 먹으니 몸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





밥을 먹은 후 건너편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의 본치 카페로 갔다. 아쉽게도 테이블 두 개 붙은 창가 자리는 예약이 되어 있어서 테이블 하나짜리에 앉았다. 그래서 노트북 펼치기가 조금 좁았기 때문에 주로 아이패드에 스케치를 했고 글은 열줄 정도 썼다. 이 카페는 아늑하거나 우아한 맛은 없어서 '내 카페다' 하는 느낌은 아닌데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작업하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오른쪽 옆에 좀 나온 게 내 패딩임 흐흑... 패딩 입고 다녀 엉엉... 그나마도 이거 가져온 게 다행임. 깃털도 많이 빠지고 별로 안 예뻐서 여기서 대충 입고 버리려고 가져온 건데 안 가져왔음 큰일날뻔했다... 줄창 입고 다님... 안 예쁘지만 살고 봐야 한다... 근데 또 열심히 입고 다니다 보니 '버리기 아까운데 도로 가지고 가야겠다...'하고 측은지심 발동 중임)




...



본치에서 차 마시고 생 오노레 라는 초콜릿치즈무스 케익을 먹으며 스케치를 하고 글을 좀 쓰다가 나왔다. 와서 짐을 풀고 보니 챙겨온 옷이 전부 칙칙한 검정, 다크 그린, 카키색 뿐이었다. 원체 정신없이 대충대충 싸와서 그렇다. 날씨도 추우니 암거나 가져가서 껴입자고 생각했었고... 추우면 자라 같은 데 가서 사입지 뭐 했다. (여기 자라가 우리 나라 자라보다 싸다!) 좀 걸어서 자라에 가보았다. 네프스키에 꽤 큰 자라 매장이 있다. 근데 별로 맘에 드는 옷이 없었다. 화려한 러시아풍 꽃무늬 블라우스가 하나 맘에 들었는데 가격이 6~7만원 정도였다. 입어볼까 하다가 너무 얇아서 사봤자 비실용적이란 생각에 포기했다.



그리고는 그 옆에 있는 렌에뚜알 이라는 화장품가게(올리브영이랑 비슷한 곳인데 좀더 고급브랜드들이 많다)에 들어갔다. 묵고 있는 호텔에서 쓰는 페라가모의 그 향수가 있나 궁금해서 그 라인은 국내에는 들어와 있지 않았다. 여기에도 없었다. 있어도 비싸서 덜컥 지르기 힘들었을 것 같긴 하지만...



..



이번에 와서는 이것저것 많이 사지 않았다. 실은 사고픈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그게 꽤 비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었지만 꼭 갖고 싶은 것으로 러시아 전통숄에 모피후드가 달린 놈이다. 예전에 기념품가게에서 발견했을때도 예뻐서 꼭 갖고팠지만 그때도 비싸서 안 샀었다. 대신 그냥 숄을 샀었다. 사진에서 많이들 보았을테지만 러시아 미녀들이나 할머니 아주머니 아가들이 머리에 마트료슈카처럼 두르고 있는 그 화려한 꽃무늬 숄이다. 이것은 만드는 곳의 이름을 따서 '빠블로보빠사드스꼬이 쁠라똑' 이라고 한다. 크기도 다양하고 질과 무늬에 따라 가격도 많이 다르다. 무늬가 화려하고 섬세할수록 당연히 비싸진다.



내 기억에 보송보송 검정색이나 흰색 털이 복슬복슬한 후드가 달린 숄이 있었다. 나는 본시 조금 추우면 머리에 뭔가를 뒤집어쓰고 다니므로 겨울에는 항상 후드 달린 코트를 입거나 따로 모자를 쓴다. 그러니 후드 달린 숄이 있으면(그러니까 케이프 같은 것이지...) 실용적으로 잘 두르고 다닐테니 비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전에 그 예쁜 숄을 보았던 기념품 가게에 갔다. 가는 내내 비가 왔다. 그 가게는 그랜드 호텔 유럽 근처에 있다. 이탈리얀스카야 거리에 있으니 꽤 걸어가야 한다. 전에 그 가게에서 숄도 사고 이쁜 마트료슈카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목각천사도 샀었다(두 천사 중 첫번째인 녹색망토 가브리엘을 여기서 샀었다) 모피 달린 숄을 발견했는데... 잘 보니 이게 후드가 아니고 그냥 숄 가장자리를 모피로 쫙 둘러 놓은 거였다. 후드 달린 케이프 형태의 숄은 없었던 거였다.



그래도 모피 달린 숄을 사면 이쁘겠다 싶었는데 가격을 보고 곧 포기하였다 ㅠㅠ 젤 싼 게 우리돈으로 30만원이 넘어서... 그 돈을 주고 털달린 숄을 살 수는 없어 ㅠㅠ



대신 호텔 근방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빠블로보빠사드스꼬이 쁠라똑 샵에 갔다. 여기는 이 숄들만 모아놓고 파는 샵이고 기념품 가게보다 훨씬 저렴하다(원래 기념품 가게는 바가지임) 정품이고 종류도 많으니 여기서 사면 되는 건데 여기에는 털 달린 게 없었기 때문에 굳이 비싼 기념품 가게까지 갔던 것이다. 하여튼 이 샵에 갔고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둘러본 후 맘에 들고 어울리는 밝은 빨간색의 커다란 숄을 샀다. 전에 기념품가게에서 샀던 숄도 아주 예쁜데 그건 파란색이라서... 빨간 숄 갖고파서. (그때 쥬인에게 빨간 숄 사다주고 나는 파란 숄을 샀었다. 그때는 내 머리색이 오렌지색에 가까운 밝은 갈색이라 그 파란 숄이 빨간색보다 더 잘 어울렸었음)



아주머니에게 '빨강이랑 까망 같이 있는 건 없나요?' 하고 물었더니 아예 빨간 배경이나 아예 까만 배경에 무늬 있는 것만 있고 빨강까망이 어우러진 커다란 건 없다고 했다. 둘러보니 까만색도 잘 어울렸지만 비도 오고 꿀꿀하고 나는 요즘 열받는 일이 많으므로 빨간 숄을 택했다. 아주머니는 내게 빨간색이 더 잘 받는다며 '벌써 명절 준비하니? 어디 가려고?' 하고 웃었다. 여기서 말하는 명절-쁘라즈닉-은 새해이다 ㅋㅋ 새해 파티 가려고 화려한 숄을 사려는 거냔 뜻이다. 숄은 5만원을 약간 넘는 가격이었다. 울로 되어 있고 정품이고 무척 예쁘다. 모피 달린 30만원짜리 숄은 못 샀지만 빨갛고 화려한 숄을 사서 기분이 좋아졌다.



(호텔 방 조명 때문에 좀 노랗게 나왔다만... 실제 색깔은 좀더 밝은 빨강이다. 침대 위에 펼쳐놓으니 담요처럼 크다. 머리도 감싸야 하고 케이프처럼 둘러야 하니 큰 걸 사서 그렇다 ㅋㅋ 내 경우엔 큰 숄이 더 실용적이었다. 하도 머리에 뒤집어써서 그런가 ㅋㅋ)



근처에 있는 부끄보예드 서점에 가서 첫날 찍어두었던 해골과 장미가 그려진 폰케이스도 샀다. 그러니까... 값비쌀 게 틀림없는 털달린 숄을 사기 위해 딴 거 안 사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비싸서 포기하게 되었으니 딴것들 사자~ 이 모드가 된 것이다 ㅠㅠ 역시 조삼모사... 그래도 이것들 다 합쳐도 그 털달린 숄보다 훨씬 싸니까! 하면서 무한정당화 중...



그리고 비싼 모피숄 팔던 기념품 가게 옆에 있는 앤틱 가게 구경갔다가 맘에 드는 소련 시절 물건들 무지 많이 발견했지만 꾹 참고...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마스코트인 곰돌이 미슈카 조그만 도자기 인형 하나 샀음. 어릴때 각국 올림픽 포스터들 볼때마다 '이상해.. 소련 나쁜 나라인데 마스코트는 제일 귀여워... 저 곰둥이 귀여워..' 했던 기억이 난다 ㅋㅋ



(요 녀석 ㅇㅅㅇ)



..




이런 자질구레한 쇼핑을 하며 돌아다니는 내내 비가 주룩주룩주룩 계속 왔음. 기념품가게는 예술광장에 면해 있으므로... 드디어 광장에 가서 푸쉬킨 영접. 미안해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이번엔 너무 늦게 와서 ㅠㅠ 비와서 그랬어요...








오늘도 여전히 비오나 안오나 손을 들고 계신 푸쉬킨님. 비 주룩주룩 흑흑... (그래도 비둘기들은 언제나 그분과 함께~)



...



비 때문에 축축한데다 노트북이랑 아이패드 넣고 다녀서 무거운 가방 때문에 어깨가 무지 아파져서 호텔로 돌아왔다. 씻고 좀 쉬고 있자니 료샤가 레냐랑 같이 왔다. 같이 료샤네 집에 왔다. 위의 글은 료샤 기다리면서 호텔 방에서 쓴 것이다. 지금은 료샤네 집이다. 셰퍼드 네바가 나를 무척이나 반겨주었다. 레냐도 료샤도 나에게 빨간 숄이 잘 어울리고 예쁘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 레냐는 좀전에 잠들었다. 잊어버릴까봐 오늘 메모 올려둔다. 스케치랑 본편 발췌글도 방에서 기다릴 때 써두었는데 지금 같이 올려야겠다.



내일은 셋이 마린스키 낮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비만 그치면 얼마나 좋을까 ㅠㅠ 하지만 다 가질 수는 없다! 빨간 숄이랑 곰돌이 미슈카 인형이랑 해골 폰케이스, 그리고 친구랑 레냐가 있으니 행복한 하루이다. (회사도 안 가고 ㅋ)


:
Posted by liontamer
2017. 10. 3. 22:42

본치 카페 2017-19 petersburg2017. 10. 3. 22:42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본치 카페에서 매우 늦은 아점을 먹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춥다. 기온은 살짝 더 높은 듯한데 내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 습한 바람도 많이 불고 패딩 걸치고 나왔는데도 꽤 추웠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려고 수제 생강차 시킴. 생강, 사과즙, 꿀, 레몬 등이 들어가 있는데 꽤 맛있고 몸이 데워지는 느낌이다.





입맛도 없고 들어오면서 근처 일본라멘집에서 밥 먹을 생각이었기에 그냥 블린 시켰다. 스메타나 곁들인 걸로. 맛있었다. 블린이 뜨겁지 않은 게 옥의 티였다.





본치는 살짝 우리 나라나 다른 나라 카페 같다. 널찍하고 밝고 나무로 되어 있고 통유리가 있다. 창밖을 바라보며 글쓰기 괜찮은 곳인데 와이파이를 잡으려면 러시아 전화번호가 있어야 해서 그것만 아쉽다.



여기 앉아서 아침에 꾼 꿈 노트를 자세히 적었다.






역시 러시아 카페답게 바깥은 환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적당히 어두컴컴한 홀이 있다. 나는 환한 쪽을 좋아하므로 창가에 앉았다. 저 안쪽은 친구들이랑 같이 오면 들어가 있기 좋을 듯하다.



...




여기서 나와서 자주 들르던 근처의 야루멘에 갔다. 일본라멘집인데 오늘 첨 카레 시켰다가 완전 피봤다. 카레 진짜 맛없고 밥도 막 덩어리로 나옴. 너무해.... 그래도 텐동이나 라멘은 괜찮아서 여기 동양인들 엄청 우글거리는 곳인디 -_-




대충 밥 먹은 후 호텔 방으로 돌아와 좀 쉬고 있다. 저녁에 공연 보러 가야 한다. 쉬다가 나가야지.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