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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 해당되는 글 17

  1. 2019.07.22 예술광장,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부 사진 한장 5
  2. 2019.04.23 극장 복도에서, 미하일로프스키 2
  3. 2018.11.01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사진 세 장 : 샹들리에, 신데렐라 시계, 커튼 콜 2
  4. 2018.09.22 공연이 끝나고
  5. 2018.09.15 9.14 금요일 밤 : 꿈, 런치, 백조의 호수(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등 2
  6. 2018.09.13 9.12 수요일 밤 : 신데렐라 보고 옴(미하일로프스키), 숙소 옮김 2
  7. 2016.10.26 주황빛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2
  8. 2016.07.13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 안젤리나 보론초바 돈키호테 짧은 메모와 커튼 콜 사진들(6.11,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4
  9. 2016.06.23 6.22 수요일 밤 : 엽님과 조우,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잠자는 미녀,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카라보스! 석양 보며 엽님과 산책
  10. 2016.03.31 극장의 날 기념 5)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부 사진 몇 장 + 이반 바실리예프 커튼 콜 사진 두 장
  11. 2016.02.05 공연 끝난 후 미하일로프스키 극장과 예술광장 4
  12. 2015.02.20 이반 바실리예프의 돈키호테, 아주 짧은 메모 + 커튼 콜 사진 두 장
  13. 2015.02.16 레베제프가 춘 라 바야데르 보고 와서, 잠깐 6
  14. 2015.02.06 발레의 여름, 그리보예도프 운하 지나가다가 4
  15. 2014.06.22 공연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
  16. 2014.04.03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보고 들어옴 4
  17. 2014.01.17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따라

 

 

제목 그대로.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공연 보고 나오는 길에 찍은 사진. 미하일로프스키 극장과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미술관)은 예술 광장을 면하고 있다. 예술 광장 한가운데에는 푸쉬킨의 동상이 서 있다.

 

이 광장과 이 풍경은 내게 있어 아주 소중한 기억들 중 하나이다. 극장에 다닌 횟수야 마린스키 쪽이 더 많지만 어쨌든 옛날부터 지금까지, 접근성이 좀더 좋은 곳은 아무래도 이쪽의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고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푸쉬킨을 보러 이 예술 광장에 들르거나 박물관에 가거나, 숙소가 그랜드 호텔 유럽일 경우에는 뻔질나게 이 길을 왔다갔다 하거나 등등.... 오랜 옛날 학생 시절에도 이 광장은 많이 지나다녔다.

 

그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은 한동안 '무소르그스키 극장'이라 불렸고 애칭으로는 '말르이 극장'이라고도 불렸다. 맨 처음 본 클래식 발레도 그 극장에서였고 에이프만의 작품들을 처음 본 곳도 그곳이라 발레단의 작품들이나 무용수들이라기보다는 극장의 존재 자체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있다.  

 

하여튼 극장도 그렇고 이 광장도 그렇고 내겐 소중한 기억들이라 몇년 전 쓴 장편의 에필로그는 이 광장의 바로 이 장소에서 마무리하기도 했다. 물론 그 소설은 이런 백야의 한밤중이 아니라 이른 저녁, 이미 해가 져버리고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로 끝나지만.

 

위의 사진 오른편에 보이는 화려한 건물이 유서깊은 그랜드 호텔 유럽이다. 예전에는 그냥 쉽게 '유럽 호텔'이었는데(노어로는 그냥 에브로빠 라고 불렸다. '유럽'의 러시아어 발음) 벨몽드 체인에 인수된 후 이름이 벨몽드 그랜드 호텔 유럽으로 바뀜. 그래도 내겐 사실 그냥 '에브로빠'가 더 친숙하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얘기도 나왔으니 이날 공연 보러 갔을 때 찍은 극장 내부 사진 한컷. 스파르타쿠스 보러 갔었는데 아직 첫번째 종 친 직후라 빈 자리가 많이 있다. 최근 블로그에 오셔서 이 극장 공연과 좌석 배치에 대해 물어보신 이웃님이 계셔서 한번 올려본다. 이 극장은 이렇게 되어 있답니다. 마린스키에 비해선 많이 아기자기하죠. 1층 좌석들도 마린스키에 비하면 단차가 약간 있고... 웬만하면 무대는 잘 보이는 편입니다. 전 2야루스(4층) 사이드 칸막이석 맨 앞열에서 본 적도 있는데 오페라 글라스를 간간이 꺼내 쓰면 그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 공연 잘 보고 오세요!

 

 

 

이날은 스파르타쿠스 공연이었기 때문에 막에도 검투 장면이 그려져 있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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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4. 23. 22:39

극장 복도에서, 미하일로프스키 2017-19 petersburg2019. 4. 23. 22:39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3층인가 4층 복도. 이날 백조의 호수 보러 갔다가 막간에 복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 중 한장. 나는 물론 푸른색과 금색의 마린스키 극장을 가장 좋아하지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좋다. 오랜 옛날 클래식 발레를 제일 처음 봤던 곳도 여기였고... 역시 추억의 극장이다. 요즘도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마린스키와 함께 여기도 들러 공연을 1개 이상은 보는 편이다.



예전에 미샤를 처음으로 만들어냈을때 나는 그를 키로프 출신이지만 여러가지 정치적 문제로 이후 이 극장에서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게 된다고 구상했었다. 이후 그 구상의 절반 이상은 바뀌었지만 어쨌든 다시 글을 쓸때 워밍업으로 시작했던 단편에서 미샤가 키로프와 이 극장 두 곳과의 협업을 통해 작품을 하나 올렸다는 언급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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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보름달처럼 떠 있는 샹들리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지난 9월. 빅토르 레베제프와 아나스타시야 소볼레바 커플이 추는 신데렐라 보러 갔을 때. 1야루스(3층) 사이드 앞줄에 앉아서 찍음. 






신데렐라 공연이라서 막에도 시계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다 :) 발레 공연 중 무도회가 끝나갈 때면 저 시계의 바늘이 돌면서 자정을 가리킨다. 






신데렐라 커튼콜 사진 한컷. 꽃돌이 슈클랴로프님 공연이 아니므로 3층 자리 끊었더니 줌 당겨도 이게 젤 가까이 찍힌 사진임. 아나스타시야 소볼레바와 빅토르 레베제프. 레베제프는 몇년 전 라 바야데르의 나무토막 솔로르로 나를 매우 실망시켰던 것을 떠올려보면 장족의 발전이었음 :) 그리고 이 사람도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남자에 왕자 역이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라 이 공연은 꽤 괜찮았다. 소볼레바도 이틀 후 본 백조의 호수에서보단 여기서가 훨씬 나았다(확실히 백조는 어려운 역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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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9. 22. 23:07

공연이 끝나고 2017-19 petersburg2018. 9. 22. 23:07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발레 신데렐라 공연 관람 마치고 나오면서 찍은 극장 앞 풍경.








공연 다 보고 이런저런 감상을 나누며 돌아가는 사람들








극장의 마법이란 매혹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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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2야루스(4층) 사이드에 앉아 찍음. 꽃돌이님 나오는 거 아니니까 그냥 싼 표 끊음(2야루스인데 싸지도 않아ㅠ)



..



피로가 누적된데다 어제 생일 아닌 생일 축하 샴페인 마신 덕에 아침에 조식 포기하고 계속 자고 열한시가되어 일어남. 꿈에 쥬인이랑 부셰에 가서 며칠전 맛있게 먹은 모짜렐라 바질페스토 치아바타샌드위치랑 오믈렛 시켰는데 계산이 이상해서 노어로 점원과 아웅다웅하느라 피곤.. 꿈에서 외국말 하면 더 버벅대게 되고 더 피곤타.



한시 다되어 기어나감. 고스찌에서 런치 메뉴(440루블로 오름) 먹었다. 샐러드, 수프, 메인이 각 2-3종류 있어 고르면 되는데 오늘 전자 2개는 쫌 실패..



비네그레트(비트, 감자 등 야채와 육류 약간 섞어 새콤하게 간한 샐러드) 좋아해서 시켰는데 고등어 비네그레트라 내 입맛엔 좀 비려서 반쯤남기고.. (흑 걍 야채샐러드 시킬걸), 양배추수프엔 소고기가 많이 들어 있었는데 소 특유의 향이 좀 나서 이것도 쫌 남김. 보통 여기 오면 항상 성공하는데 ㅠㅠ 그래도 메인으로 고른 대구 필레 구이와 감자퓨레는 맛있었다.




먹고 나와서 기념품샵에서 이쁜 브로치랑 목걸이 펜던트 하나 지르고(흑.. 그래도 난 스카프를 자주 두르니 브로치가 참 쓸모있다고 정당화) 궁전광장의 글라브느이 슈땀프(제너럴 스태프)건물 감. 이것도 에르미타주 일부라 전시실이 있는데 이번엔 전시는 안보고 박물관 샵에 갔음. 이 건물로 가면 전시 안봐도 에르미타주 샵 분관 갈수 있으니 참고하세요(끄라스느이 다리 옆 Au pont rouge 백화점에도 있습니당)



샵에서 나오니 비가 쏟아짐. 부끄보예드 서점에 가서 책과 엽서를 좀 샀고 갑자기 배도 아프고 힘들어서 숙소로 돌아옴. 그날 직전이라 그런가봄.



호텔 로비 카페에 앉아 차 마시며 좀 쉬었다.



저녁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백조의 호수 보러 감. 오늘도 소볼레바와 레베제프 페어였다.




역시 생각대로 미하일로프스키는 백조의 호수보단 신데렐라가 나았다. 어쩔수 없지.. 소볼레바도 좀 아쉬웠다. 확실히 아직 미숙하고 상체가 뻣뻣 ㅠㅠ 그래도 레베제프는 몇년전 라 바야데르의 나무토막 솔로르로 날 대왕실망시킨걸 돌이켜보면 엄청 발전해서 원숙해졌음.



그래고 백조의 호수는 아무리 어딘가 맘에 안들어도 파이널의 박력 덕에 결국은 항상 가슴 벅차져서 나오게 되어 있다. 쫌 아까운 건.. 레베제프는 로트바르트 날개를 넘 쉽게 뜯음. 부욱 뜯는 드라마틱함이 아쉬웠음.. 하여튼 그럭저럭 잘 보고 나옴.




료샤랑 레냐와 같이 봤다. 료샤는 왕자가 잘생겼다며 나보고 왜 저 사람은 안조아하냐고 물음. 레베제프 잘생기긴 했는데 내 취향은 좀 아니라 하자 레냐가 옆에서 ‘쥬쥬는 맨날 슈클랴로프만 조아해. 슈클랴로프 같이 생긴 남자를 조아해’ 라고 확인사살 ㅋ 야 이것들아!!!



3막짜리고 막간 휴식이 길어서 늦게 끝났다. 돌아와 씻고 나니 어느덧 자정 넘었네... 낼은 조식 놓치기 싫은데.. (배고파ㅠㅠ)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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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발레 신데렐라 보고 옴. 마린스키의 라트만스키 버전과는 다르다. 소련 시절 자하로프 안무 오리지널을 바탕으로 했다고 함. 늦게 돌아와서 짧게 오늘 메모 남김.



최근 몇년 동안 이 극장에서 본 발레들 중 오늘 신데렐라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군무가 적게 나오고 20세기에 나온 작품이다보니 정통 클래식도 아니라서 미하일로프스키의 단점이 많이 커버됨. 오랜만에 보니 레베제프도 많이 좋아졌고 소볼레바도 그렇네. 부부라서 애틋한 케미가 좋았다. 그리고 이 발레는 희극적 요소도 많고 해피엔딩이다 보니 보고 나면 기분이 좋다.






멀리서 폰으로 찍은 거라 화질 매우 안 좋지만 커튼콜 사진 한장. 작은 극장인데다 팬심 불타는 무용수가 나오는게 아니어서 1야루스(3층) 사이드 1열 끊었다. 몇년 전부터 미하일로프스키 너무 비싸짐 -.-



..




아까 디아나 비슈뇨바 디저트 얘기에서 썼듯 오늘 숙소를 옮겼다. 방 업그레이드해줘서 매우 행복.



비 오기 시작.. 날도 싸늘해짐.. 여태 하늘 파랬던 게 기적이었지 ㅠㅠ



자야겠다. 신데렐라 짧은 리뷰라도 남겨보고픈데 과연 언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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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0. 26. 22:54

주황빛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2016 petersburg2016. 10. 26. 22:54

 

지난 6월. 나초 두아토 안무의 잠자는 미녀 보러 갔을 때. 페테르부르크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가 제일 처음 봤던 '고전 발레'가 바로 이 극장에서 본 잠자는 미녀였다(물론 그 전에 마린스키에서 봄의 제전이나 포킨 발레를 보긴 했지만 그건 클래식 발레는 아니니까) 그래서 이 극장과 잠자는 미녀는 둘다 추억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나초 두아토 안무의 미하일로프스키 버전 잠자는 미녀는 딱히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만... 이날 카라보스를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췄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날이었다. 그분은 역시 아직도 너무나 근사하셨다.

 

사진 왼쪽의 금빛 카드는 좌석 칸막이 방으로 들어가는 키 카드이다. 마린스키 구관은 아직 베누아르나 벨에타쥐 등의 좌우 윙 쪽에 있는 칸막이 방들로 들어가려면 안내원 할머니들이 종이 친 후 열쇠로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는데 미하일로프스키는 이번에 가보니 아예 그쪽 좌석 앉는 손님들에게 저렇게 키 카드를 주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최근 몇년 동안 이 극장에 갔어도 칸막이 자리는 진짜 오랜만에 앉은 거라서.

 


막간 휴식 끝나고도 저걸로 열고 들어갈 수 있는데...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가져가버리는 손님들도 많을 것 같다... 공연 끝나면 쓰나미처럼 관객들이 빠져나와 좁은 계단으로 물밀듯 내려가는데 누가 칸막이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알아.... 사실 나도 기념으로 갖고팠지만 그래도 나는 원칙적인 관객이므로(ㅋㅋ) 그 쓰나미 사이에서도 안내원을 찾아 카드를 반납하고 나왔음.

 

 

극장 내부 사진 한장. 내 자리가 윙 쪽이라서 한쪽만 나왔다. 미하일로프스키는 극장이 작다. 그래도 알렉산드린스키보다야 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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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6월 11일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사라파노프가 바질, 보론초바가 키트리로 나오는 돈키호테를 보고 왔었다. 보고 온 날 리뷰를 썼지만 티스토리가 먹통이 되면서 글을 다 날리는 바람에... 그날도 대충 몇줄만 남겼다(http://tveye.tistory.com/4802) 다시 못 쓸것 같아 ㅠㅠ

 

그래서 그냥 사라파노프 바질에 대한 메모만 다시...

 

원래 6월 9일에 그것도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의 돈키호테를 봤는데 연달아 미하일로프스키 돈키호테를 볼 이유는 없었다. 작년에 바실리예프가 춘 돈키호테를 여기서 봤었고... 그때도 느꼈지만 바실리예프 하나 덕에 볼만했고 원래 미하일로프스키야 고전발레 쪽은 마린스키보다 딸리니까.. (특히 군무...)

 

그러니까 내가 연달아 이걸 끊은 유일한 이유는 사라파노프 때문이었다!!!! 여기 라 바야데르를 전에 끊어서 본 것도 첫번째는 사라파노프, 두번째 봤을땐 레베제프 때문이었지(이때 레베제프의 발연기에 너무 열받아서 니키야 차라리 해독제 먹고 브라만에게 가라! 하고 소리쳤음)

 

라 바야데르의 사라파노프는 괜찮았었다. 그리고 워낙 이 사람이 옛날부터 바질을 잘 추던 사람이니 난 당연히! '사라파노프=바질=최고'로 생각하고 간 것이다. 그나마도 슈클랴로프만큼 좋아하는 무용수가 아니라서 이건 1야루스(3층) 앞줄을 끊었는데 이 극장은 작으니 나름 잘 보이는 편이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나마 3층 끊어 다행. 1층 앞줄 끊었음 돈아까웠을뻔...

 

이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아니면 나이 때문인지(그렇다고 별로 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슈클랴로프랑 두어살 차이밖에 안남) 별로여서 나를 충격에 빠뜨림 ㅜㅜ 원래 보론초바야 기대를 안하니 '얼굴 예쁜 키트리'로 그냥 넘어간다지만..

 

앗, 사라파노프! 너 어찌 이럴수가!! 어떻게 키트리를 한손 번쩍 드는 데서 약한 모습을 보인단 말이냐... 저 가냘픈 보론초바를 한손으로 들자마자 급하게 내려놓다니... 슈클랴로프조차도 근육질 마트비옌코를 한손으로 번쩍번쩍 들고 흔들어줬건만... 바질의 그 여유는 어디로!!!

 

게다가 선술집에서 키트리가 달려오는 걸 확 잡아채 안아주는 리프팅 때도.. 원래 능청스런 바질은 딴 여자들이랑 수작부리는 척 하다가 키트리가 달려오면 순간 홱 돌아서서 잡아주는 것이 백미이거늘... 사라파노프 옛날에 안 그랬는데, 보론초바가 달려오는 걸 매의 눈으로 계속 관찰하다 확 잡고 그나마도 금방 놔줌...

 

파트너 리프팅부터 시작해 이것저것 좀 '으잉? 내가 아는 사라파노프 맞아?' 였다. 심지어 솔로들조차 그냥 그랬다... 이 사람이야 워낙 피루엣이 깔끔하니 그건 여전했지만 그 나머지는...

 

팬심 다 떠나서 난 솔직히 사라파노프를 슈클랴로프보다 무용 테크닉이나 파트너쉽으로는 더 윗급으로 치고 있었는데(발로쟈 미안해 ㅠㅠ) 이날 바질 보고 너무 실망했다... 이틀 전 본 슈클랴로프 바질이 어느 모로 보나 훨씬 나았다.

 

아직도 안 믿어짐... 분명 저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일 거야... 라고 믿고 싶음 ㅠㅠ

 

... 그리고 저 바질은 역시 안 귀여워... 내가 키트리 아빠라도 저 바질 대신 가마쉬한테 딸 시집보낼라 할 거 같아...

안 귀엽지만 춤을 너무 잘 추니까 보러 간 건데... 사라파노프 이러기야 엉엉...

 

오히려 투우사가 생각보다 괜찮았음 -_-

 

안젤리나 보론초바는... 으음... 파워가 딸린다. 이틀 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의 키트리 보면서 좀 아쉬웠는데 보론초바 키트리를 보니 갑자기 마트비옌코 키트리가 엄청 괜찮았다는 후광효과마저...

 

사진은..

 

내가 이날 3층 앞줄에 앉았기에 줌 당긴 최대가 이 정도..

 

그리고 슈클랴로프가 아니라서...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뛰쳐나가 사진 찍는 정성은 들이지 않았습니다 ㅠㅠ 춤이라도 잘 췄으면 그래도 사라파노프니까 커튼콜 할때 1층으로 내려가 찍어볼까 했다만... 빈정 상했음... 너 이러기냐... 돈키호테의 백미는 투우사 망토돌리기 & 바질의 키트리 한손 번쩍들기 이거늘..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 취향에서 나온 겁니다...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백미를 지그프리드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와 로트바르트 날개 멋있게 뜯기로 우기는 것처럼... ㅎㅎ)

 

그냥 그런 화려한 기술을 차치하고라도... 이날 사라파노프는 전반적으로 별로였다. 그냥 이날만 그런 거였다면 좋겠다 ㅠㅠ 옛날에 본 사라파노프 바질 무대 좋았었는데... 세월무상인 거니ㅠㅠ

 

하여튼 그래서.. 별 성의 없는 커튼 콜 사진 몇 장 투척. 위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거라 감안하시길...

 

 

 

 

 

 

 

 

 

... 다시 생각해도 아쉬워서..

 

슈클랴로프 바질과 마트비옌코 키트리 커튼 콜 사진 마지막으로 보너스 한 컷!!!

 

 

 

아 이뿌다...

 

근육질 키트리 들어주느라 수고했어 발로쟈... ㅠㅠ

 

이것은 진정 콩깍지 때문이 아님... 이때 바질은 얘가 사라파노프보다 나았음 흐헝..

 

(슈클랴로프 돈키호테 본 날 메모 여기 : http://tveye.tistory.com/4798. 이것도 그냥 짧은 메모였음)

 

:
Posted by liontamer

 

 

시간이 많이 늦어서 오늘은 짧은 메모만..

늦게 일어나 어제 부셰에서 사온 빵과 체리로 아점 먹고 오후 2시쯤 버스 타고 판탄카 근방의 시티은행에 가서 돈을 좀 찾았다.

 

 

 

..

 

그리고는 이삭성당 근처 아스토리야 호텔 앞에서 블로그 이웃님이신 엽님과 반갑게 조우했고 함께 청동기사상을 보러 간 후 어제 예약해둔 고스찌에 가서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차를 한잔 마셨다.

 

엽님은 페테르부르크에 처음 오셨기 때문에 운하 따라 마린스키까지 데려다 드렸다.

 

..

 

그리고 나는 버스를 타고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으로 갔다. 나는 오늘 잠자는 미녀 공연이 있었다.

 

 

 

안젤리나 보론초바와 이반 자이체프가 주역이었는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카라보스를 추심!!! 그런 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원했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짐 :)

 

 

 

 

리뷰는 나중에 따로 쓰려고 한다만... 일단 아주 짧은 메모만 남기자면.

나초 두아토 안무의 잠자는 미녀는 동작이나 안무가 꽤 다른 부분도 많았다. 오로라의 춤이 특히 그랬는데 의외로 난 나쁘지 않게 봤다(원래 오리지널 잠자는 미녀의 오로라 춤을 별로 안 좋아함 ㅜㅜ) 다만 데지레 왕자가 조금 더 병풍처럼 처리되고 결혼식 솔로도 덜 화려해서 그건 아쉬웠다. 두아토의 잠자는 미녀는 오로라가 소녀에서 성인 여성이 되는데 더 초점을 맞추었고 그래선지 오로라가 완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가뜩이나 분량 적고 병풍 같은 왕자는 더 병풍이 되어 아쉬웠고... 제일 아쉬운 건 파랑새 솔로를 대폭 축소하고 그냥 2인무로 만든 거였다. 이럴수가.. 파랑새를 그렇게 만들면 어떡합니까 허헝...

 

하지만 다 떠나서 어깨 드러나는 드레스 입고 카라보스 추신 파루흐 루지마토프!!!! 당신을 다시 무대에서 보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고 행복했어요... 어흑, 너네 카라보스 왜 초대 안했니! 저렇게 멋있는 카라보스를 초대 안했으니 오로라 따위 물레바늘에 찔려도 괜찮앗!

 

 

 

루지마토프를 거의 십년만에 다시 무대에서 보니 너무 반갑고 행복했다. 고마워요 파루흐... 엉엉..

 

그래서 커튼콜 때도 왕자고 공주고 다 필요없이 오로지 루지마토프만 열심히 찍음. 1야루스(3층) 사이드라 멀긴 했지만... 아아, 저분이 나오는줄 알았다면 유리지갑 먼지가 되어도 앞줄 끊었을 것을 허헝..

 

..

 

공연 끝나고 나와서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쪽으로 쭉 걸어서 호텔 쪽으로 갔다. 엽님도 공연 끝나고 청동기사상 쪽으로 가셔서 석양 보신다 해서 나도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함께 네바 강변을 거닐고 궁전광장을 지나 네프스키 초입으로 갔다. 전에 bravebird님이랑 같이 산책하던 기억이 났다. 엽님은 숙소가 네프스키 위쪽이라 트롤리버스를 태워드린 후 나도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자정이 좀 넘었다.

 

(석양 사진은 오늘 딱 두 장만. 맨 위 사진까지 세 장. 나중에 석양 스페셜로 한번 올려보겠다)

 

..

 

배고파서 남은 체리 다 까먹었다. 이제 자야겠다. 즐겁고 알찬 하루였다.

 

내일도 날씨가 좋기를...

 

.. 근데 너무 걸어서 그런가 오른쪽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혀 피얼룩이 져 있었다. 깜놀! 악 ㅠㅠ 연고 바르고 자야겠다. 하긴 구두 신고 돌바닥 많이 걷긴 했지. 내일은 공연도 없으니 운동화 신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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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극장 예약 포스팅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계속 마린스키만 올려서...

 

오랜 옛날 페테르부르크에서 잠시 공부하던 시절 자주 가던 극장이었다. 당시 이름은 무소르그스키 극장이었으나 다시 옛 이름으로 돌아왔다.

 

마린스키보다 자그마하고 아기자기하다. 요즘은 후원기업 덕에 톱스타들을 많이 끌여들여서 주역으로는 사라파노프, 바실리예프, 오시포바 등등 쟁쟁한데 군무는 역시 좀 딸린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곳은 내게 추억의 극장이다. 첫 발레를 본 곳은 마린스키이지만 고전 발레를 처음 본 곳은 여기였다. 여기서 잠자는 미녀를 봤었지.

 

사진은 작년 2월. 이때 돈키호테 보러 갔었다. 이반 바실리예프의 바질을 보려고.

 

 

 

 

 

 

 

 

 

 

 

 

 

극장 사진만으로는 아쉬우니 그때 돈키호테 커튼콜 사진 두장

 

날아다니는 유쾌한 바질, 이반 바실리예프. 바질 역 잘 어울렸다. 코믹하고 귀엽고 펄펄 날고... 이 사람에게 잘 맞는 역이었다.

 

 

 

 

상대역이었던 키트리 역의 크리스티나 크레토바. 볼쇼이 발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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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이날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빅토르 레베제프가 나오는 라 바야데르를 봤던 날이었다. 슬프게도 레베제프의 솔로르는 나를 매우 실망시켰지만(다음날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의 곱사등이 망아지로 벌충했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 순간은 언제나처럼 좋았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은 소련 시절엔 말르이 극장이라고도 불렸고 내가 90년대 후반에 처음 러시아에 갔을 땐 잠시 '무소르그스키' 극장이라고도 불렸지만 지금은 다시 원 이름으로 돌아왔다. 흔히들 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마린스키 다음 가는 발레단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수준 차이는 꽤 나는 편이지만 요즘 후원자들의 힘으로 수퍼스타들을 끌어모아서(사라파노프, 바실리예프, 오시포바 등등, 거기에 세미오노바 등을 게스트 프린시펄로...) 주역들 보는 맛은 좀 있다.

 

이곳 역시 내겐 추억의 극장이다. 유학생에게 마린스키는 너무 비싸기도 했고 또 교통도 불편했는데 네프스키 한가운데 있는 이 극장은 상대적으로 가까웠고 표값도 조금은 더 쌌다. 발레 보러 많이 다녔었다. 내 첫 발레는 마린스키에서 본 봄의 제전이었지만 처음으로 본 고전발레 '잠자는 미녀'는 바로 이 극장에서 봤었다. 보리스 에이프만의 발레를 처음 본 극장도 이곳이다(에이프만 발레단은 최근까지 상주 극장이 없어서 주로 이곳이나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작품을 올리곤 했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은 예술광장에 있다. 이 광장에는 유명한 푸쉬킨 동상이 있고(내가 자주 사진 올렸던 그 동상), 러시아 박물관(루스키 무제이)이 있다. 그 앞에는 그랜드 호텔 유럽이 있다. 맞은편에는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연주홀이 있다. 그러니 예술광장이라고 할수밖에...

 

이 극장에서 공연 끝나고 이렇게 밤에 나올 때면, 특히 그게 겨울일 때면 오랜 옛날 유학생 시절 여기서 발레 보고 나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이렇게 눈 쌓인 예술광장을 지나 네프스키 대로로 나와 버스를 타곤 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직장인이 된 후, 이 사진 찍었을 당시에는 3분 거리에 있는 유럽 호텔로 돌아왔었다. 숙소가 가까우니 행복했었다. 이것도 '소녀의 꿈이 이루어졌군요' 중 하나였겠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전경 하나 더. 저 포스터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포스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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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커튼 콜 사진 두 장만.. 리뷰는 나중에.

 

며칠 전 빅토르 레베제프의 라 바야데르에 너무 실망했었는데 그래도 돈키호테는 백조나 바야데르처럼 우아하고 고전적이며 조형적인 군무가 중시되는 작품이 아니고 주역들의 기량에 크게 좌우되는 작품이라, 바실리예프가 일단 바질로 나왔기 때문에 꽤 즐겁게 보고 돌아왔다.

 

이반 바실리예프의 무대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화려한 무용수이고 스타성이 뛰어났다.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은 물론 아니다. 작고 건장한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운동신경과 점프, 피루엣, 그리고 바질에 어울리는 코믹하고 에너지 넘치는 연기. 그러나 이런 타입의 무용수가 종종 그렇듯 우아하고 반듯한 면은 부족하다. 아름다운 포즈도 좀 아쉽고... 하지만 그런 장점들은 이 사람이 아니라 바가노바 트레이닝 받은 마린스키 무용수에게서 찾아야겠지. 전체적으로 바실리예프는 내게 소련 시절 볼쇼이에서 키워줬던 운동신경 뛰어난 남자 무용수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이렇게 빨리 공훈예술가를 달아줬나 싶기도 했다.

 

뛰어난 무용수다. 바질을 추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그가 추는 지그프리드나 솔로르, 알브레히트 무대를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선뜻 들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 한 장 더. 앞자리 앉긴 했는데 조명 바로 아래라서 많이 번졌다.. 건진 사진 별로 없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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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리뷰는 따로 올릴 거고.. 돌아와서 자기 전에 아주 간단한 메모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라 바야데르는 전에 사라파노프와 세미오노바 버전으로 봤을 때도 사라파노프 하나 건졌는데...  마린스키와 비교하면 많이 딸리는 레퍼토리라 아마 빅토르 레베제프 아니었으면 안 봤을 거다. 걔가 궁금해서 환율 떨어졌어도 다른 티켓에 비하면 결코 싸지 않은 티켓 끊어서 4째 줄에서 봤는데...

레베제프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뭐 내가 마린스키 쪽을 많이 보기도 했고 심지어 최근 본 게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였으니 눈이 높아졌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레베제프는... 슬프게도 연기가 전혀 안됐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라틴계 미남처럼 생겼고 키에 비해 비율도 좋긴 했지만, 이 사람은 솔로르를 소화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젊어서 그런 건지... (근데 24살이면 그렇게까지 많이 어린 것도 아니잖아) 테크닉도 편차가 심했다. 피루엣은 좋았고 도약은 지나치게 급했다. 다리 동작은 좀 더 정련해야 할 성 싶다. 특히 카브리올.. 게다가 파트너링이 부족했다... 니키야 역의 안젤리나 보론초바가 데뷔 무대였고 감자티 역의 보르첸코가 키와 체격이 있는 편이라 힘들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아다지오의 책임은 90% 이상 남자 무용수에게 있단 말이다! 이 사람 바가노바 출신이라 잘 알텐데..

 

솔직히 말해서 미하일로프스키니까 수석으로 승급했지 마린스키랑 비교해보면 냉정하게 말해 제2솔리스트 정도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 레베제프야 ㅠㅠ 그래도 뛰어난 외모와 자태, 화려한 피루엣 덕에 브라보는 많이 받았다만... 너 마린스키 무대였으면 브라보 못 받았다...

 

뭐 아직 젊으니까.. 슈클랴로프도 예전엔 파트너링 별로였는데 지금은 노력 끝에 꽤 좋아졌으니...뭐 테크닉은 익히면 되는데.. 레베제프야, 제발 연기 좀 어떻게 해보렴 ㅠㅠ 나 너 보려고 앞줄 끊었는데 솔직히 돈 좀 아까웠어..

 

보론초바는 예쁘고 청순했지만 니키야 소화하기엔 아직 역부족... 3막 아다지오에서 크게 휘청하며 넘어질 뻔 했는데 그때 다친 건지.. 스카프 춤 출 때 갑자기 보론초바 대신 파 드 트루아의 1번 췄던 아나스타시야 소볼레바가 대타로 등장, 끝까지 춤... 부상당한 거 같다... 우짤꼬... 커튼 콜때도 안 나옴... 큰 부상 아니길. 미하일로프스키에서는 아직 아무 말 없다.

 

그리고 군무는 대재앙이었음... 아라베스크 유지 못하고 자빠질 것처럼 계속 휘청거리는 애가 두번째 줄에 둘이나 있었음... ㅠㅠ 계속 틀리고..

 

짧게 쓰고 자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답답해서 많이 썼네. 어제 토스카는 기대 안하고 갔는데 상당히 괜찮았는데... 으윽... 아마 내가 오페라 쪽은 별로 전문적이지 않으니 관대하고 발레는 (꽃돌이가 나오지 않는 한) 자꾸 눈에 흠이 잡혀서 그런가보다 ㅠㅠ

 

참, 사라파노프와는 달리 레베제프는 탑과 하렘 팬츠 입고 나옴! 그 솔로르 의상 :) 그래서 눈호강은 했다. 너 이 녀석 춤이랑 연기가 맘에 안 찼으니 그거라도 해야지 ㅠㅠ

 

 

 

앞에서 4째 열이었음에도 불구.. 라 바야데르는 흰옷 망령들이 많이 나와서 참 사진 찍기 힘들고.. 앞에 큰 머리들도 있고... 이때 너무 피곤해서 사진은 이거 딱 한 장 건짐 ㅠ 파란 탑과 팬츠 입은 솔로르 역 빅토르 레베제프. 커튼 콜 받는 니키야는 보론초바 아니고 소볼레바.

 

... 자야겠다. 피곤하다. 사라파노프와 슈클랴로프가 아주 훌륭한 솔로르였다는 걸 새삼 깨달은 하루였다. 내일 곱사등이 망아지의 슈클랴로프 보며 오늘의 실망을 풀어야겠다. 근데 내일 영하 17도란다 꾸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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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 지나가다가 찍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공연 안내 현수막. 7월 발레 공연에 대한 것이다.

'발레의 여름'

레퍼토리는 순서대로, 해적, 백조의 호수, 지젤, 돈키호테, 잠자는 미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내가 갔을 때가 백조와 지젤 공연과 맞기는 했는데 이때 난 마린스키 공연들을 잔뜩 끊어놔서 저 공연들을 보지는 않았다. 그전에 로미오와 줄리엣, 라 바야데르만 봤었는데 미하일로프스키는 수퍼스타 주역들 외에는 사실 군무나 무대 규모, 전체적 퀄리티는 마린스키보다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어쨌든 현수막이 예뻐서 찍어놨다.

 

그건 그렇고 다다음주 미하일로프스키 라 바야데르 캐스팅이 이제야 나왔다. 캐스팅 보고 끊을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빅토르 레베제프가 솔로르를 춘다고 한다. 무대가 궁금하던 무용수라 아침에 그거 한장 더 끊고 유리지갑 폭발의 길로 ㅠㅠ 미하일로프스키의 라 바야데르는 전에 사라파노프와 세미오노바 버전으로 봤는데 사라파노프 하나 건졌을 뿐이었지만... 이번엔 레베제프를 건지기를 빌며.. (예쁘장한 무용수니까 어쨌든 눈은 호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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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2. 20:56

공연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 russia2014. 6. 22. 20:56

 

 

지난 4월 2일. 상트 페테르부르크.

 

이 날은 예술광장에 있는 미하일로프스키에서 라 바야데르를 보았다. 레오니드 사라파노프와 폴리나 세미오노바가 주역을 췄던 날이었다.

 

공연 끝나고 나와서. 극장을 나와 예술광장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모습. 초점은 흐려졌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 지우지 않았다.

 

이 날 공연 리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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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를 보고 좀전에 들어왔다.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가 추는 날이라 여기 온 첫날 극장에 가서 표 끊었었다.

 

리뷰는 나중에.. 마린스키 공연들과 함께.

 

한 마디로 정리하면.. '사라파노프의 클래스는 역시..'

 

두 마디로 정리하면.. '얼굴이 안 예뻐도 춤을 잘 추면 무대를 지배한다. 사라파노프는 역시...'

 

 

최근 아주 빵빵한 스폰서 기업들 덕에 수퍼스타들(바실리예프, 오시포바, 사라파노프 등등)을 끌어모으고 극장 내부와 무대 미술, 의상 등에도 돈 쓴 티가 팍팍 나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겐 그래도 옛날에 편하게 가던 말르이 극장, 아니 무소르그스키 극장으로 더 기억될 것 같다.

 

 

슬프게도 후지X 20도 무대 인사 장면 찍는 데는 쥐약임이 증명됨. 이렇게 되면 니콘과 별다를 게 없잖아 ㅠㅠ

 

다 번졌지만.. 어쨌든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마린스키랑 차별화하려고 솔로르 의상을 또 저렇게 만들었나 ㅠㅠ 솔로르에게 제발 탑을 입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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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7. 23:52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따라 russia2014. 1. 17. 23:52

 

 

작년 가을. 페테르부르크에 일주일 머무르고 떠나는 날 오전. 호텔이 예술 광장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푸시킨 동상을 지나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미술관)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한 바퀴 돈 후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모이카 운하 쪽으로 산책을 갔다.

표지판에 '예술광장'이라고 씌어 있다. 이곳이 예술광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러시아 미술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비롯해 바로 앞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연주홀까지 모여 있기 때문이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전에 몇번 얘기한 것 같지만 이 극장 이름도 페테르부르크나 마린스키 극장과 마찬가지로 파란만장하다. 제정 시대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었지만 소련 시절엔 무소르그스키 극장으로 불렸고 '말르이' 극장이라고도 불렸다. ('말르이'는 '볼쇼이'의 반대말로 '작은'이란 뜻이다. 드라마 극장으로 유명한 말르이-우리 나라엔 '말리'라고 소개됐을듯-와는 또 다른 극장임)  하지만 나중에 다시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란 이름을 되찾았다. 내가 처음 머물렀던 90년대 후반만 해도 무소르그스키 극장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이름이 입에 익긴 하다.

내가 고전 발레를 가장 처음 본 극장이다. 첫 발레는 마린스키에서 봤던 예브게니 판필로프 안무의 '봄의 제전'과 '결혼'이었지만 고전 발레는 여기서 본 '잠자는 미녀'였다.

다들 지루하다고 했지만(사실 잠자는 미녀는 다른 레퍼토리들에 비하면 재미나 춤 자체의 아름다움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나는 정통 고전 발레보다는 드라마틱한 쪽을 더 좋아해서) 그래도 처음 본 고전 발레라 그런지 너무 재미있게 봐서 지금도 잠자는 미녀에 대해서는 애정이 있다.

왼쪽 석판에는 '이 건물에 유명 화가 이사악 브로드스키가 살았었다' 라고 새겨져 있음.

 

 

10월 1~4일에 '파리의 불꽃' 프리미어가 있다는 거대 광고판. 일정이 안 맞아 못 봤다. 사실 나는 프로파간다 색채가 묻어나는 발레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쉽진 않았다.

 

 

이건 나초 두아토가 그때 새롭게 선보인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광고판. 매진 띠가 붙어 있다. 이 공연 봤다.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이반 자이체프가 췄다.

훌륭한 무용수들이었고 무대 미술도 좋았지만... 지나치게 무용수들의 테크닉과 화려한 움직임에 포커스가 맞춰진 나머지 이 발레의 가장 중요한 점.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타오르는 케미스트리가 너무 약했다. 그냥 로미오와 줄리엣이 계속해서 열심히 뛰어오르고 격렬히 춤추다 후다닥 죽는 것이다. 감정 이입할 여지가 너무 없었다. 프로코피예프 음악조차 도움이 안 됐다. 세미오노바가 추는 걸 본 건 좋았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웠다.

 

 

내가 좋아하는 이 곳 가로등 램프.

 

 

극장 창문. 옛날 생각난다. 공연 보러 왔다가 막간에 나오면 저 창가 쪽에 놓인 긴 테이블 위에 엽서와 발레 잡지, 포스터, 심지어 마트료슈카와 파블로프스크 숄이 늘어서 있었지. 에이프만의 까라마조프와 돈키호테 보러 갔을 때 거기서 잡지랑 포스터 샀던 기억이 난다.

 

 

이것도 극장 뒷편 창문. 이건 왜 찍었냐면... 아마 여기가 연습실인 듯. 지나가는데 성악가가 열심히 아리아 연습을 하고 있어 창문 사이로 우렁찬 노랫소리와 피아노 소리가 새어나왔다.잠시 창문 곁에 서서 노래 들었다.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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