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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페테르부르크. 부셰 말라야 모르스카야 지점.

 

 

이날 여기서 아점 먹으면서 폰으로 찍은 사진들이 개인적 느낌으로는 '내가 이 도시에서 영화를 찍는다면 이렇게 찍을 것 같다..'라는 기분이 드는 스타일이었다. 그 중 한컷. 내가 주문한 라자냐와 크루아상, 홍차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찍은 것이다. 늦게 갔더니 창가 자리가 없어서 가운데의 공용 테이블에 처음 앉아봤는데 여기서 보는 느낌은 또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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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1. 30. 15:46

흰 옷을 입은 우아한 여인 2017-19 petersburg2018. 11. 30. 15:46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던 흐린 날이었다. 네프스키 대로로 나가려고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무척 우아한 여인이 걸어가고 있었다. 요즘 세간에서는 미모의 기준이라면 일단 날씬하고 봐야지, 혹은 얼굴이 이쁘고 봐야지 등의 얘기들이 많지만 내 앞에서 천천히 걷고 있는 저 흰 옷 입은 여인은 자태가 무척이나 우아해서 한동안 매료되어 바라보게 되었다. 정갈하게 틀어올린 금발과 발목까지 내려오는 하얀 원피스, 그리고 불꽃처럼 액센트를 가미하는 빨간 힐까지 온전하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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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8. 22:30

진동하는 겨울 오후 2016 petersburg2018. 8. 8. 22:30






오늘도 재작년 겨울 페테르부르크 사진 시리즈 이어서.



오늘은 흔들린 사진 두장. 해질 무렵에 걸어가며 폰으로 찍었더니 빛이 번져서 마구 흔들렸는데 사실 이런 느낌 사진도 색감이 아름답거나 진동이 느껴지면 마음에 들어하는 편이라 간직해두었었다.



이건 내가 종종 들르던 베이커리 카페 부셰. 창밖에 선 채 찍었다. 사람들이 빵 사려고 줄 서 있다. 여기 빵 무지 맛있음. 그리고 아침식사로 내가 가끔 먹곤 하는 연어 오믈렛! 강추!






흔들렸지만 맘에 들어 남겨둔 사진 한 컷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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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아직 오후 5시가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오후 3~4시면 해가 진다. 그리고 눈보라. 어둠. 바람. 



나는 혼자서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무척 추웠다. 주위는 어두웠다. 내 양손에는 무거운 짐이 들려 있었다. 이 순간으로부터 한두시간 후 나는 숙소 로비의 카페 창가에서 료샤와 만날 것이고 김릿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한두시간 후의 일이다. 저때 난 그저 걷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오고 짐이 무겁고 패딩코트도 무거우니 빨리 숙소로 들어가고 싶다고만 생각하면서. 덕분에 다른 잡생각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복직을 사나흘 앞두고 있었다. 



두 젊은이가 내 앞에서 눈보라를 헤치며 걸어가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눈보라와 바람 때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들렸다. 웃음은 단어들보다 더 멀리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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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7. 21:09

모이카 운하 따라 겨울 산책 2016 petersburg2017. 9. 7. 21:09

 

 

 

지난 12월 페테르부르크는 떠나기 일주일 전 결정하고 날아갔었다. 복직을 앞두고 마음이 너무 심란했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보자면 12월은 결코 페테르부르크를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 언제나, 여름이 제일 좋다. 겨울에는 해가 너무 늦게 뜨고 일찍 지는데다 기후가 혹독하다. 눈보라는 예사이고 칼바람이 불어온다. 여름과 반대로 하루의 대부분이 어둠에 잠겨 있다. 그런데도 나는 그곳으로 날아갔다. 열흘 가까이 머물렀다. 돌아오고 싶지 않았지만 돌아왔다.

 

 

역시 12월답게 추웠고 어두웠고 습했다. 하지만 동시에, 역시 아름다웠다.

 

 

이때 숙소는 이삭 광장 쪽에 있는 아스토리아 호텔이었다. 겨울 비수기라 좀 싸게 나와서 잽싸게 예약하고 날아가서 소녀의 꿈 중 하나를 이루었다(아스토리아에 묵는 것~)

 

 

호텔은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와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사이에 있다. 호텔에서 나와 이 거리들을 따라 네프스키로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길을 건너서 모이카 운하를 따라 걸었다. 페테르부르크에 갈때마다 즐겨 걷는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와 얼어붙은 모이카 운하 따라 걸으며 찍은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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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7. 15:51

한겨울 오후의 페테르부르크 2016 petersburg2017. 5. 7. 15:51

 

 

 

작년 12월. 복직을 앞두고 페테르부르크로 다시 날아갔었다. 물론 그 동네는 매우 추웠다. 여름과 정반대로, 오전 10시가 넘어서 해가 떴고 오후 3시면 이미 캄캄해져버리는 곳.

 

여기 사진들은 대부분 오후 3~4시에 산책하면서 찍은 것들이다. 이때 날씨가 엄청 안 좋았다. 눈이 왔다가 진눈깨비가 쏟아졌다가 비가 왔다가... 뭐 전형적인 이 동네 날씨니까 그러려니 한다. 사실 이것이 이 도시의 매력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만큼 6월부터 8월까지의 찬란한 백야와 여름을 여기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카페 겸 레스토랑 고스찌의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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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5. 00:01

나의 페테르부르크 2016 petersburg2017. 4. 5. 00:01





테러 소식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

작년 12월에 갔을 때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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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17. 22:11

겨울,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2016 petersburg2017. 3. 17. 22:11

 

 

 

지난 12월.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날. 복직 며칠 전.

 

춥고 흐린 날이었다. 습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전형적인 잿빛 페테르부르크 날씨였다.

 

..

 

사진의 저 기념품 가게에서 파란 망토의 목각천사 미하일을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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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해진 후. 저녁. 아직 밤이 오기 전. 하지만 이미 북국의 도시는 어둠으로 가득했고 그 어둠 사이로 눈보라가 안개처럼 자욱하게 쇄도하고 있었다.


나는 눈을 맞으며 걸었고 잠시 버스를 탔고, 다시 걸었다. 마음 속은 차갑고 뜨겁고 산란하고 동시에 깊이를 알 수 없을만큼 어두웠다. 추웠고 동시에 더웠다. 인간의 육체를 입고 어둠 속을 걸어가며 눈을 맞는 것은 때로 마음의 상태와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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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를 따라 이삭 성당과 내 숙소가 있는 이삭 광장으로 걸어가던 길.

이른 저녁이지만 이미 해는 오후에 져버려서 캄캄하다. 공기는 차디차고 바닥은 얼어붙어가는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야 한다.

 

천천히 걷다보면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이정표인 황금빛 이삭 성당이 보인다.

 

 

이 건물은 앙글레테르 호텔이다. 세르게이 예세닌이 자살한 채 발견된 곳이다. 이 호텔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내가 묵었던 호텔이 나온다. 그리고 오른편 저 너머로는 이삭 성당의 열주가 보인다. 어둠 속의 이삭 성당은 조명 때문에 어두운 황금빛으로 빛난다.

 

 

이삭 성당이 거대한 전체 모습을 드러낼때면 이미 수백번은 본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잠시 경이에 잠겨 황금빛 돔을 바라보곤 한다. 그리고 천사를.

 

아쉽게도 이삭 성당은 아직 수리 중이어서 꼭대기 돔은 보호 구조물로 가려져 있었다.

 

안녕, 이삭 성당. 안녕, 성당의 천사들. 잘 자요. 백야 때는 휘황찬란하지만 그래도 겨울의 어둠 속에서 더 아름다운 북국의 사원과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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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8. 22:20

어쩐지 맥도날드 광고 같지만 2016 petersburg2016. 12. 18. 22:20

광고는 당연히 아니고. 페테르부르크 거리에 누가 버리고 간 맥도날드 컵.

근데 이 맥도날드 컵은 녹색에 노란 무늬라 예뻤다.


(날씨 극악이던 날이라 길거리는 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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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9. 22:02

센세이션 russia2015. 1. 19. 22:02

 

 

제목이 너무 거창한 건가 싶지만.. 진짜로 저 차에 그렇게 씌어 있다고요 :)

 

2014년 4월. 페테르부르크. 고로호바야 거리와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교차로.

 

예전에 완성한 장편의 심리적 화자였던 트로이가 이 고로호바야 거리 어딘가의 아파트에 사는 걸로 설정해서 페테르부르크 오면 항상 이쪽 거리 쏘다녀봄. 그의 아파트가 소설에서 중요한 장소 중 하나여서.

* 트로이와 그 아파트가 나오는 부분도 전에 발췌한 적이 있다. 여기 : http://tveye.tistory.com/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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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페테르부르크에서 여름 백야의 절정은 6월 즈음이고, 그 이후로는 낮이 조금씩 짧아진다. 절정일 때는 새벽에 잠시 이렇게 어스름에 잠겼다가 금세 밝아지는데, 그 이후에는 11시 반에서 자정 즈음이면 어두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새벽에 금방 밝아지긴 하기 때문에 커튼을 아무리 잘 쳐도 빛이 새어들어온다. 그래서 페테르부르크 토박이인 내 친구는 백야 때는 안대를 하고 잔다고 한다.

 

자정 즈음 네프스키 거리.

 

 

내 니콘은 보급형의 꽤나 구형 dslr이라 그런지 플래시가 시원찮아서 웬만하면 야경은 잘 찍지 않는다만.. 번졌지만 그래도 몇 장 올려본다.

 

네프스키 거리. 비스트로 간판이 보인다.

 

 

 

길 건너서 그 비스트로 앞에서 찍음. 동그란 간판은 꼬페 하우스 라는 브랜드 커피숍 간판. 커피빈이랑 좀 비슷하게 생김.

 

 

숙소가 있는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접어들면서 찍은 사진. 여기저기 공사를 하는 곳들이 많다. 그런 곳에 쳐 놓은 가림막...

 

 

 

이 풍경만 보면 페테르부르크인지 다른 유럽 도시인지 별로 구분이 가지 않는다. 페테르부르크에는 18~19세기 유럽풍 건축물들이 많아서 더 그렇다.

 

 

 

숙소에 거의 도착할 즈음. 이삭 성당의 황금빛 돔이 보인다.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다.

(지금도 그러려나? 예전엔 이 돔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어 있었는데.. 요즘은 하도 여기저기 개발이 추진돼서..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은 도시의 아름다움과 전통, 그리고 수평의 건물들과 수직의 교회 첨탑, 네바 강이 어우러지는 우아한 스카이라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도시의 미를 해치는 마구잡이 개발을 혐오한다. 뭐 투기자들과 사업가들이야 또 다른 얘기겠지만)

 

 

 

몇 발짝 더 걷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위의 사진보다 어두워졌다.

 

이삭 성당이 반쯤 나와 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이삭 성당 일부와 그 앞 도로 한 컷. 여기가 페테르부르크의 가장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이삭 성당. 광장. 그리고 성당을 돌아 조금 걸어나가면 해군성 공원과 원로원 광장, 청동기마상, 그리고 에르미타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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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7. 20:33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던 날 russia2014. 5. 7. 20:33

 

 

4월 7일. 페테르부르크.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에서 네프스키 대로로 나오는 길. 벽에 공연 광고들이 붙어 있었다. 왼편 제일 아래쪽에 예전에 좋아했던 페테르부르크 밴드 '브라보' 의 공연 광고가 붙어 있어 반가워서 찍었다.

 

 

 

 

 

다시 가고 싶다. 가서 일 년만 (일 안 하고) 다시 살았으면 좋겠다.

 

하긴 이제 우크라이나 문제도 그렇고 좀 힘들어지려나.. 그러고 보니 이틀 후면 승전기념일이네. 그땐 절대 안 가는 게 낫다... 예전에도 승전기념일에 멋모르고 네바 강변이랑 네프스키 나갔다가 깔려죽는 줄 알았다. 이번 9일은 우크라이나 문제 때문에 민족주의가 더더욱 창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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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29. 15:16

이어진 창문들 russia2012. 11. 29. 15:16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의 어느 건물 창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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