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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vladivostok'에 해당되는 글 40

  1. 2017.09.05 블라디보스톡의 뮌헨 (2)
  2. 2017.08.31 11층, 엘리베이터 (6)
  3. 2017.08.27 여름 블라디보스톡 시내 + 마린스키 분관 사진 몇 장 (8)
  4. 2017.08.02 세베르를 떠올리며 들어갔지만... 라꼼까. (8)
  5. 2017.08.01 으아악 얼마나 더울까!!! (6)
  6. 2017.07.30 극장과 꽃의 기억 (4)
  7. 2017.07.25 블라디보스톡 야경, 마린스키 분관 풍경 (6)
  8. 2017.07.24 꽃무늬 이불 , 옛날 생각 (14)
  9. 2017.07.23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사진 몇 장 (2)
  10. 2017.07.22 블라디보스톡 해변 풍경 (6)
  11. 2017.07.20 요냐, 널 사랑해 (6)
  12. 2017.07.19 7.19 수요일 밤 : 돌아옴,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 소회 (8)
  13. 2017.07.19 컴백. 화정 가는 중, 꽃의 행방은? (2)
  14. 2017.07.19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 슈클랴로프 공연 짧은 소회
  15. 2017.07.19 한시간 후 공항으로 (3)
  16. 2017.07.19 사인받으면서 나눈 대화 : 까마득한 옛날 소환 (5)
  17. 2017.07.19 사진이랑 프로그램에 사인받음 :) (3)
  18. 2017.07.18 7.18 화요일 밤 : 환상적인 무대 보고 돌아옴 (3)
  19. 2017.07.18 잠시 쉬다 곧 나가려는 중 (1)
  20. 2017.07.17 그분과의 짧은 만남 :) (5)
  21. 2017.07.17 화보집 사인받음, 성공한 팬이 되었습니다 (14)
  22. 2017.07.17 물 드시는 중 (3)
  23. 2017.07.17 파테예프, 슈클랴로프, 오시포바 (3)
  24. 2017.07.17 슈클랴로프 & 오시포바, 기자간담회에서 찍음 (1)
  25. 2017.07.17 오늘의 스케치는 이걸로 :)) (8)
2017.09.05 00:35

블라디보스톡의 뮌헨 2017 vladivostok2017.09.05 00:35






뮌헨. 실제의 도시가 아니라 이 간판에 씌어 있던 레스토랑의 이름.



눈이 멀 정도로 뜨겁고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던 이른 오후. 블라디보스톡의 스베틀란스카야 거리(아마 맞을 것이다)를 걷다 발견한 곳. 블라디보스톡의 뮌헨.



독일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니 다음에 다시 블라디보스톡에 가더라도 여기 들어가 뭘 먹을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도 1%의 가능성을 남겨둔다. 오로지, 그 이름 때문에. 장소와 간판과 글자와 이름의 묘한 충돌에서 오는 매력. 어쩐지 제목을 던져주는 듯한 이름. 어쩌면 언젠가 그런 제목으로 어떤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식으로 무수한 이미지들을 모아 왔는데 사실 실제로 쓴건 몇개 없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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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22:27

11층, 엘리베이터 2017 vladivostok2017.08.31 22:27





7월 블라디보스톡에서 머물렀던 아파트 방은 11층에 있었다. 소련 시절 지어진 건물과 소련 냄새 풀풀 나는 육중하고 투박하고 삐걱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렸다. 옛날 맨첨 러시아 가서 기숙사에서 살던 때가 생생하게 기억나는 엘리베이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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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온지 한달 반 정도가 지났는데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짧은 일정이기도 했고 주로 슈클랴로프 공연 보느라 별로 돌아다닌 데도 없고 사진도 많이 안 찍었다.



폰 사진들 정리하다 그때 찍은 것들 몇장 추려 올려본다. 위의 몇장은 엄청 덥고 뜨거웠던 날 시내 나갔을 때 찍은 거리 구석구석들. 아래 몇장은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프리모르스키 분관.
















이건 슈클랴로프님 곱사등이 망아지 보러 간 날, 극장 카페에서 주문해 먹었던 케익. 슬프게도 맛은 별로였다.







리플렛. 맨위에 진하게 적혀 있는 그분의 이름 :)








봐도봐도 멋있는 그분~








공연 다 보고 나와서, 극장 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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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시내의 스베틀란스카야 거리. 여기랑 오케안스키 대로 등 몇군데 거리가 제일 도심이다.



이날 엄청나게 더웠다. 해변에 갔다가 녹초가 되어 헉헉거리며 스베틀란스카야 거리를 따라 걸었다. 원래 현지인들이 좋아한다는 어떤 카페에 가보려 했으나 너무 더워서... 마침 간판에 1900년대 초인가 하여튼 되게 옛날에 열었다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페테르부르크의 오래된 빵집 세베르를 생각하며 들어갔다.



내부는 그럭저럭 깔끔했다. 그리고 와이파이도 터졌다. 디저트들을 보니 딱 구식 소련, 러시아 디저트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세베르를 생각하며.. 은근히 기대하며 바닐라 에클레어와 홍차를 주문. 홍차는 그닥 질이 좋지 않은 잎차를 담아주는 거였다. 그래도 저때까지 아직 차를 못 마셨던 상태라 나에겐 카페인이 아주 필요했었지.







일부러 창밖 보려고 등받이도 없는 창가 테이블에 앉았음.







그러나... 이 에클레어는 아주 별로였음. 에클레어가 아니고 꼭 던킨도넛 같은 맛이 났음 크흑... 이거 아니야... 이건 에클레어가 아니야 엉엉... 안에 든 것도 제대로 된 크림이 아니고... 딱 도넛에 들어있는 그 크림이었음. 흐흑...



오래된 곳이라 해서 다 세베르 같은 건 아니라는 진리를 다시 깨달으며... 흐흑...



그래도 시원해서 좋다고 멍때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중국인들이 우르르 들어와 또 하필 내 옆에 모여앉더니 동전들을 주르르 쏟으며 마구 떠들어대서 매우 피곤해졌다. 그래서 30분 쯤 있다가 나가서 로모노소프 가게에 갔다.







딱 봐도 구식 느낌 폴폴 나는 친숙한 케익들~






하지만 난 맛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 ㅠㅠㅠ







그래도 창가 자리는 한적하고 좋았다. 바깥 구경하기도 좋고... 중국 관광객들 들어오기 전까지만...






오른편 건물이 바로 이 베이커리 카페 라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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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21:36

으아악 얼마나 더울까!!! 2017 vladivostok2017.08.01 21:36




얼마전 블라디보스톡 갔을 때.


둘째날 시내에 나갔는데 이때 엄청나게 뜨겁고 덥고 습한 날이었다. 블라디보스톡 사람들은 비 안오는 여름 날씨라며 기뻐하고... 시내와 바로 연결된 해변으로 몰려가 수영하고 일광욕하고 난리났다. 부산을 조그맣게 만들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이때 너무너무 덥고 힘들어서 헥헥거리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저 털북숭이 곰 두마리 발견...



으아악, 이 찜통더위에 털옷 입고 곰 탈바가지 쓰고 있어어어 ㅠㅠ 어떡해 얼마나 더울꼬... 으아아아!!!!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났다! 사진 찍어주고 돈 받는 거였는데 아이들이 신나서 막 아장아장 달려가 사진 찍어달라 조르고 있었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아 얼마나 더울까' 하고 있는데 저 곰들 중 갈색 곰이 나에게 다가와 사진찍자고 했다 ㅠㅠ 관광객으로 보였나보다. 하긴 관광객 맞지. 그래서 아니에요 고맙지만 괜찮아요 하고 바닷가로 내려갔다.



그런데 우스운 건 곰이 사진찍자며 러시아어로 권유했다는 것이다 ㅋㅋㅋ 영어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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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0 19:49

극장과 꽃의 기억 2017 vladivostok2017.07.30 19:49

 

 

 

 

어느새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온지 열흘이 넘게 지났다. 원체 짧은 일정이라 그야말로 정말 공연만 본 거나 다름없는 여행이었다. 목표 자체가 그거였으니 만족한다. 좋아하는 무용수가 주역으로 나오는 두시간짜리 발레를 보고, 다음날은 그의 기자간담회에 갔다가 얘기나누고 화보에 사인받고, 그 다음날은 그의 이브닝 특별 무대를 본 후 또 사인을 받고 얘길 나누었으니 복 터진 여행이었음.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극장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시내 구경은 하루밖에 못 나간데다 숙소 있는 동네는 원체 구식이고 또 갈데가 없어서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딱 두개로 요약할 수 있다. 극장과 꽃.

 

 

위의 사진은 7.18 이브닝 무대 후 사인회 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사인해준 프로그램. 이때 사진 두 장에 더 사인을 받았다. 슈클랴로프는 그때 내가 보여준 황금신상 사진에 깜짝 놀라 '이거 어디서 났어요?' 라고 되묻고는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며 진짜 오래전이라고 막 웃었다. 즐거운 기억이다. 그보다 더 근사한 기억은 그의 무대 자체였고. 나는 극장에서 그의 무대를 그래도 꽤 많이 본 편이지만 이번 무대는 손에 꼽힐만큼 좋았다.

 

 

 

 

역시 극장. 블라디보스톡의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분관 한쪽에 진열되어 있던 지젤 1막 의상. 시골 처녀 지젤이 이 옷 입고 종종종 등장해 (사기꾼) 알브레히트와 손잡고 춤을 추고 꽃을 따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꽃점을 치고... 흑흑 생각하니 또 불쌍한 지젤... 울컥!!

 

 

 

 

이건 18일 슈클랴로프 공연 때. 1막에선 소품 세개를 췄고 두번째 막에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췄다. 누레예프와 폰테인을 위해 프레드릭 애쉬튼이 안무해준 이 작품은 리스트의 피아노곡 라이브에 맞춰 펼쳐진다. 그래서 피아니스트가 나와 두다다다당 하고 연주~ 나는 피아노도 리스트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이 작품엔 꽤 잘 어울린다. 누레예프도 과잉의 무용수였고 리스트도 과잉의 화려한 음악가이니.... 어쩐지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슈클랴로프는 두다당거리는 건반 멜로디에 맞춰 격렬한 아르망을 보여주었다.

 

 

 

블라디보스톡 가서 공연만 보러 다녔으니 극장은 알겠는데 꽃은 뭐냐고 하신다면..

 

 

블라디보스톡은 마을 여기저기 들꽃이 많았다. 특히 주거지에 가면 무성하게 들꽃들이 자라나 있었고 종류도 여러가지여서 그거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건 18일에 버스 잘못 타서 내렸을 때 돌아다녔던 동네에서 찍은 들꽃 사진. 아파트 건물 주변에 만발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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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에서 공연 보고 나와 찍은 야경 사진 몇장.

 

마린스키 분관은 시내에서 저 다리(골든 브릿지. 졸로또이 모스뜨)를 건너 들어오면 루스키 섬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극장 발코니에서 골든 브릿지와 야경을 볼수 있다.

 

 

 

 

 

 

 

 

 

 

 

 

 

슈클랴로프님의 곱사등이 망아지 보고 나와서. 극장 앞 풍경도 한 장.

 

 

 

 

이날 낮은 엄청나게 뜨겁고 쨍했다. 저 하늘 색깔은 리얼 하늘 색깔이었음. 오른편이 마린스키 분관 건물.

 

 

 

요렇게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극장 건물에 들어갈 수 있다. 1층은 말르이 잘(소극장)이고 2층이 볼쇼이 잘(대극장)이다. 발레 공연은 대극장, 17일의 슈클랴로프님 기자간담회는 소극장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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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4 21:12

꽃무늬 이불 , 옛날 생각 2017 vladivostok2017.07.24 21:12





7월 18일. 원래 오전에 블라디보스톡 시내 중심가에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버스를 잘못 탔다. 그래서 중간의 '블라디보스톡 100주년 대로'라는 곳에서 내렸다. 그 동네는 옛날 러시아 첨 갔을 때 살았던 동네랑 분위기가 많이 비슷했다. 신기했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간 기분이었다. 건물들도, 가판대도, 길거리에 나와 허름한 물건 몇점을 파는 할머니들도 비슷했다. 색채조차도 비슷했다.



그래서 시내에 가는 대신 그 동네 좀 돌아다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공연 보러 갈 준비를 했다. 이 동네에는 꽃 파는 곳도 많아서 슈클랴로프님에게 바칠 꽃다발도 여기 근방에서 사갔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주거용 아파트들이 나왔다. 전형적인 흐루쇼프카였다. 5~60년대 소련에서 주택난 해소를 위해 마구 찍어내 보급한 5층짜리 투박한 건물들. 그리고 어느 집 창문에 저렇게 너무나도 촌스러워서 오히려 새로워보이는 분홍색 꽃무늬 이불과 시트가 펄럭이고 있었다. 보통 식탁 위에 리놀륨이나 비닐로 된 저런 무늬 테이블보를 깔아놓곤 했었지... 그런데 이불은 또 색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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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관한 블라디보스톡의 마린스키 분관.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극장이라고 부른다. 프리모르스키는 바닷가의 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전체적 구조는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신관이랑 좀 비슷하다. 현대적 극장이다. 그리고 유리창과 파이프 구조로 되어 있어 바다와 졸로또이 모스뜨(골든 브릿지)가 보인다. 석양 보면 근사하다.







7.15부터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이 개최되었고 슈클랴로프의 공연도 그 일환이었다. 게르기예프 사진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떡 버티고 있다. 나는 뭐... 게르기예프를 지휘나 음악 쪽으로야 좋아하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마린스키에 있어 오페라에는 플러스이지만 발레 쪽은 이 사람 이후 많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좀 아깝긴 하고.... 게르기예프가 너무 스타 지휘자이다 보니 이 사람 명성을 너무 울궈먹는다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마린스키에 가서 발레 공연 볼 때는 게르기예프 말고 다른 지휘자가 지휘할 때가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기도 하다.







한중일 러 극동 페스티벌이라 한국어 중국어 일어가 다 적혀 있었다.



프로그램 팔던 저 데스크. 7.18에는 공연 끝나고 슈클랴로프랑 오시포바가 저기 앉아서 사인회 했었다.












첨엔 극장이 아담하다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꽤 규모가 있었다. 3야루스(5층)까지 있으니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설비도 괜찮았고 음향도 의외로 괜찮아서 곱사등이 망아지 연주는 심지어 마린스키 신관에서 들었을 때보다 여기서 들었을 때가 더 신났다.






슈클랴로프님의 미모가 빛나는 LED 모니터 :) 18일의 이브닝 공연 홍보.






이것도 슈클랴로프님. 이건 곱사등이 망아지.






극장 밖에도 이렇게 플래카드 펄럭펄럭.... 뉘집 아들내미인지 참으로 잘생겼구나!!!














지휘대에 놓여 있는 곱사등이 망아지 악보. 막간에 찍음.







창 밖으로 이렇게 바다랑 대교 풍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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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2 22:05

블라디보스톡 해변 풍경 2017 vladivostok2017.07.22 22:05





지난 일요일. 블라디보스톡.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갔다. 어마어마하게 더웠다. 습하고 뜨거워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날씨였다. 그런데 다들 나에게 '이렇게 더울 때 러시아에 가니 시원하겠다..'라고 부러워했었지 ㅠㅠ 이날은 정말정말 더워서 완전 토끼찜이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영복이라도 챙겨갈 걸 그랬지!!!



(하지만 다음날 오후부터 비가 왔고 기온이 내려가서 싸늘해지긴 했음)



블라디보스톡은 작은 항구도시이다. 부산을 많이 연상시켰다. 실은 부산보다 훨씬 시골 같긴 했지만... 시내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저렇게 해변이 짠 하고 나타나는데 추위와 습기에 질린 블라디보스톡 사람들은 저 찜통더위에 '날씨 넘 좋다! 여름이다!' 하면서 너무 신이 나서 너도나도 해변으로.... 나 혼자 끙끙대며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진짜 쨍하고 더운 날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보니 또 바닷가는 엄청 좋아보이네.... 사실 그다지 물이 깨끗해보이진 않았다만.... 워낙 햇살이 쨍한 날이라 파아랗게 나와서 사진 보니 기분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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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0 22:14

요냐, 널 사랑해 2017 vladivostok2017.07.20 22:14






그렇게 적혀 있다.



시내 나가려다 버스 잘못 타서 '블라디보스톡 100주년 기념대로'란 곳에서 내려서 그쪽 동네 걷다가 발견한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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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4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짐 찾고 버스 기다리느라 결국 6시 반 정도에 화정 집에 돌아왔다. 그래도 블라디보스톡은 비행기로 2~3시간 내의 거리인데다 시차가 거의 없어(심지어 그쪽이 한시간 빠르다) 예전의 여행들과는 달리 여독이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아 그래도 다행이다.

 

 

공항에 내려서 폰으로 업무메일을 확인해보니 수십통이 쌓여 있었고 전부 빨리 답변해줘야 하는 것들 뿐..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이번에 갈땐 노트북을 안 들고 갔고 모바일로는 외국에서 회사메일 접속이 되지 않아 확인하고 싶어도 불가능했다! 몰라 다 내일로 미룬다... 내일이랑 모레는 작성해서 내야 하는 꽤 까다로운 보고서도 있다. 업무분장이 바뀌어서 나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크흑.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딱 두가지로 요약된다.

 

1.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2. 처음 러시아 갔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1이야 뭐... 이 사람 공연 보러 간 거였으니 관광 같은 거 못하고 숙소가 너무 더웠어도 다 괜찮았다. 게다가 슈클랴로프와 얘기도 나누고 사인도 받고.... 다시 생각해도 꿈같네 :))

 

 

그와 이야기 나누고 포옹받은 것도 너무나 벅차고 좋았지만 무대가 더욱 좋았다. 나에게 있어 이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년 전보다 훨씬 원숙해지고 무대를 훨씬 더 편안하고 자유자재로 오가는 모습에 놀랐다. 원래부터 드라마틱하고 연기력도 뛰어나고 점프나 테크닉 등도 훌륭한 무용수였는데 곱사등이 망아지도 그렇고 어제 무대도 그렇고 두번 이상 보는 작품이 여럿이었기 때문에 확연하게 그 차이가 느껴졌다. 그는 더욱 훌륭해졌다. 그래서 기쁘고 괜히 벅찼다. 인간의 육체가 어디까지 아름다워질수 있는지, 어디까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유연하고 근사한지 그대로 보여주는 무대였다. 무척 고마웠다.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

 

 2는... 내가 묵었던 동네가 그야말로 옛날옛날 맨첨 러시아 갔을때 당시 동네 풍경이랑 너무 비슷해서.... 역시 대도시와는 다르구나 싶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이 중소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골은 아닌데 러시아 시골로 들어가면 장난아니겠구나, 그래서 러시아에서 만난 교수나 지인들이 러시아는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 그리고 시골로 나뉜다고 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몸은 좀 피곤했고 관광은 거의 못했고 식생활은 엄청나게 부실했지만(동네에 뭔가 먹을 데가 하나도 없었음. 그래서 아이스크림, 체리 따위로 저녁 때우고 그랬음. 오늘 아침에도 도시락 컵라면 끓여먹고 공항 갔음-참고로 아침에 라면 절대 안 먹는 스타일임) 그래도 무척 행복한 여행이었다.

 

 

..

 

 

자신도 모르게 2년 전이 생각났다. 2015년 11월. 그때 나는 갑작스런 인사이동과 지방 발령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외 다른 이유들로 너무나 힘들어서 매일 울고 있었다. 발령 전에 미리 끊어놨던 마린스키 일본 공연이 있어 아주 힘들게 이틀 휴가를 내어 주말 끼고 도쿄로 혼자 갔다. 벽장 같이 좁은 비즈니스 호텔방에 처박혔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내 눈앞에서 슈클랴로프가 사랑의 전설을 추다가 부상당하는 걸 목격 ㅠㅠ 결국 로미오와 줄리엣은 못 추고 그는 돌아가버렸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여행들 중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작년 여름 페테르부르크로 도망치듯 날아갔을때도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그때는 '아예 그만둬야지'란 맘이 들기도 했고 곁에 료샤가 있어 주었고 좋은 분들도 만났다. 그러나 그때, 2년전 도쿄 우에노에서 나는 완전히 혼자였다. 그리고 보고 싶은 무용수의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는 부상을 당했었다. 그때도 4일인가 묵었던 것 같다. 그때는 밤마다 울고, 혼자 우에노 고가를 걸어가다 울고, 지하철역에 딸린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다가도 울었다. 돌아오는 공항에서도 주저앉아 울다가 비행기 타지 말고 공항에 남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일년 정도 지난 후, 작년 여름에 슈클랴로프가 페테르부르크 잡지와 인터뷰를 했다. 바이에른으로 떠나는 시점이었다. 그 역시 그때 부상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대체 왜, 자신이 그때 무슨 실수를 했기에 그런 부상을 당했을까 하고 계속해서 되뇌었다. 작년에 도쿄 그 극장 무대에 다시 섰을때도 맘속으로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다. 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경우나 내용이야 전혀 다르지만 내가 지방 본사가 있는 동네 기차역에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웠던 것과 조금 비슷하다. 작년 여름에 나는 그 기차역에 거의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작년에 나와 트러블이 있었던 상사 때문이었다. 그 충격과 상처가 너무나 큰 나머지 나는 한동안 그 기차역 자체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그곳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 자체가 뱀들이 우글거리는 진흙탕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지로는 그 기차역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장소일 뿐이다. 진짜 두려움과 진짜 상처는 다른 것이다. 그저 하나의 물적 장소로 형상화되었을 뿐이다. 아마 슈클랴로프에게도 도쿄의 그 극장이 그런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부상으로 도쿄를 떠나 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슈클랴로프는 이고르 젤렌스키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바이에른으로 오라고. 그때 그는 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당연히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작은 상징들이나 연관성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글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부상당해 도쿄에서 고향 도시로 돌아가는 그의 절망과 새로운 선택에 대한 고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사실 그런 것들에 대해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개인적이고 내밀한 질문이었고, 게다가 나는 기자가 아니었다.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해서(ㅋㅋ) 약간 이 바닥과 관계있는 업무를 내세워 질문을 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난 얼어버렸고(눈앞에 천사가 내려와 앉아 있으니 ㅋㅋ), 다들 너무나 유창한 러시아어로 얘기하고 있었는데 저런 내용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유창하게 얘기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측에서 그걸 다 영상으로 찍고 있었고 그 동네 방송사들도 와있었기 때문에 너무 창피해서 도저히 마이크를 달라 할 수가 없었다. 으악, 더듬거리며 버벅대는 노어로 질문을!!

 

 

근데 지금은 또 후회됨 ㅋㅋ 물어볼 걸. 물론 물어봤다 해도 저런 질문이 아니라 아주 포멀하고 가벼운 질문을 했겠지만. 예를 들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역은 뭔가요 라든가... 실은 이번 볼쇼이의 '누레예프' 취소 사태에 대한 생각을 묻고도 싶었지만 그건 너무 민감한 주제였지

 

 

그래봤자!!! 백스테이지 따라들어가선 얼어붙어서 엄청나게 노어 버벅거리고 바보짓을.... 지금 생각해도 창피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여튼, 그는 그때 선택을 했고 나는 하지 않았다. 아니, 나는 남는 것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년까지의 어려움과 괴로움을 겪으면서. 하지만 온전히 남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떠나는 것을 체득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는 바이에른으로 갔다. 그때 나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추고 싶어하는 것도, 그리고 아내에게도 프린시펄이 될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도 알지만 그래도 바이에른으로 가기에는 그 실력과 스타성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에게는 '마린스키=우리 극장' 이라는 웃기는 페테르부르크식 마인드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일년만에 그의 무대를 보니(작년에 그가 떠나기 직전 무대를 여러개 봤었다) 그의 선택은 괜찮은 것이었고 또 필요한 거였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발로쟈, 당신은 멋있는 사람이에요. 용기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뛰어난 예술가로군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모습보다 지금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고마워요 :)

 

..

 

 

으악, 지금 잠자리에 들어도 여섯시간 반 정도밖에 못 잘 것 같아... 그런데 잠이 아직 안와... 블라디보스톡보다 한시간 느리긴 하지만 거기 있을때 맨날 공연 보고 새벽에 자다 보니... 안돼, 난 내일 새벽에 일어나 기차를 타야 한다아아...

 

 

이번 주말은 힘드니까 2집에서 보낼 것 같다. 아까 가방 풀면서 짐의 절반쯤은 작은 캐리어에 다시 쑤셔넣었다. 그거 끌고 내일 내려간다.

 

 

짧은 여행 동안 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해요. 내일이나 주말쯤 답글도 달고 블로그들에도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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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ㅠㅠ



블라디보스톡엔 비가 많이 왔고 비행기도 처음 30여분은 엄청나게 흔들려서 좀 무섭기까지 했지만 잘 도착. 가까운데다 시차가 거의 없으니 여독이 덜할거 같아 다행이다. 낼은 새벽 기차로 일하러 내려가야 한다. 공항에서 폰으로 확인해보니 업무멜 몇십통 와 있네ㅠㅠ







숙소나 환경 등은 별로였지만 공연 보고 슈클랴로프도 만나고 무척 행복한 며칠이었다.



저 아피샤(공연광고판) 맨 윗줄 사진들 중 꽃돌이가 계심 ㅋㅋ






이건 어제 슈클랴로프에게 주려고 산 꽃다발.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라 흰 타이츠 검정프록코트 의상에 정열적 연인이므로 빨간 장미 선택 :)



그런데 역시 이 기사도 청년은 오시포바에게 꽃 다 바침 ㅋㅋ 야! 너 주려고 샀는데 왜 오시포바 주니!!! ㅎㅎㅎ (근데 파트너에게 꽃 바치는 네가 더 멋있어)



사인회할때 '근데 파트너에게 꽃 바친 담에 백스테이지에선 돌려받니?' 하고 오랫동안 품어온 궁금증을 물어보고팠지만 꼭 '내가 꽃 줬는데..' 라고 하는 느낌이라 안 물어봄 ㅋ 대신 한국 꼭 오라고 했음 :))



아마 이렇게 투어를 오면 극장에 두고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사람은 오늘 아침 비행기로 떠났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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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30분쯤 있으면 탑승. 공항에서 떠나기 직전에 이번 여행 첨으로 메도빅 먹고 있음 :)









이번에 슈클랴로프를 보니 뮌헨으로 간게 그에게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추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어떤 돌파구가 된것 같았다.



원래 멋진 무용수였지만 이제 모든 역이 전보다 훨씬 원숙했고 소년다운 매력은 이제 성숙하고 우아한 남자의 매력으로 바뀌었다. 로미오 같던 그의 아르망은 좀더 성숙했다. 매우 근사했다. 그리고 그 육체의 유연함은 끝이 없었다.







어제 사인회. 팬들 잘라내느라 안그래도 폰카라 안좋은 화질 더 나쁘네.. 카메라로 찍은 건 집에 가서...






저런 야자수머리를 해도 흠하나 없는 미의 화신님(미안합니다 나탈리야 ㅠㅠ 저는 당신이 안 보여요ㅠㅠ 그래도 사인받고 인사는 나눴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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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9 09:44

한시간 후 공항으로 2017 vladivostok2017.07.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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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그 사진. 폰으로 찍어서 흐리게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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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6:09

잠시 쉬다 곧 나가려는 중 2017 vladivostok2017.07.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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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22:01

그분과의 짧은 만남 :) 2017 vladivostok2017.07.1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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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18:35

물 드시는 중 2017 vladivostok2017.07.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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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07.17 00:19

오늘의 스케치는 이걸로 :)) 2017 vladivostok2017.07.1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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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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