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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3. 21:02

체력비축하며 보낸 토요일 sketch fragments 2018. 11. 3. 21:02





이라고 제목을 쓰고 게으르게 뒹굴거린 토요일이라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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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1. 3. 16:36

토요일 오후 + 소국 tasty and happy2018. 11. 3. 16:36






어제 꽃집에서 드디어 소국 한 다발 득템. 이상하게 2집 동네 꽃집에 소국을 안 갖다 놔서.. 푸른색과 연자주색 소국을 더 좋아하긴 하는데 그건 없고 이거랑 주황과 완전 꽃자주분홍만 있어서 이걸로 고름.






소국 색깔에 맞게 핑크 코발트넷 찻잔 :)








꽃과 잘 어울리는 울 쿠마 ㅇㅅㅇ










테이블 장식용으로 몇송이 따서 물컵에 동동~








까망베르 치즈케익







그런데 차 다 마시고 나니 졸려온다







책 읽다 쪼금 낮잠 잘 거 같음.

:
Posted by liontamer

 

 

 

요즘 오래 전에 썼던 단편 시리즈인 스타차일드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이따금 전문이나 일부 발췌해 올리고 있다. 최근 올렸던 두어편은 시리즈 후반부의 이야기들이었다. 오늘은 초반부 이야기를 한편 올려본다. 세번째 에피소드였다. ep.1은 마약에 찌든 소녀 미나(카르멘)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길거리에서 커트를 만나는 이야기였고 ep.2는 카르멘이 커트의 도움을 받아 약을 끊는 에피소드였다. 그리고 이 세번째 이야기는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온 카르멘에 대한 얘기이다. 초반부의 카르멘은 훨씬 더 모나고 훨씬 더 거칠고 동시에 훨씬 더 연약한 아이이다.

 

 

초기 에피소드라 쓴지도 무지 오래됐다. 2001년에 썼으니까 세상에나, 17년 전에 쓴 글이네. 흑흑 나 늙는 건 생각도 안해 엉엉.... 옛날 글이라 지금 쓰는 글과는 문체나 어휘, 접근법 등이 좀 다르다. 하여튼 내용 수정 없이 두어군데 오타만 고쳐서 올려본다. 이 글의 카르멘에게는 지금의 나보다는 그 당시의 내가 훨씬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별건 아니지만. 스타차일드 시리즈의 단편들 절반 가량이 그렇긴 한데 여기에도 경미한 폭력 등의 묘사가 있음.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Lipstick Traces

 

 

 

 

 

 


 1981년 2월.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녀는 수업이 시작되기 몇 분 전에 교실로 들어왔다. 검은 리본으로 느슨하게 잡아맨 청동빛 곱슬머리와 희미한 붉은빛이 도는 입술, 창백하고 작은 얼굴과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흰색 겨울 코트, 눈을 밟아 더럽혀진 운동화가 책상들 사이를 가로질러 갔다. 어떤 아이들은 놀란 표정을 짓거나 옆자리 친구를 쿡쿡 찌르기도 했지만 그녀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손을 흔들거나 인사하는 아이도 없었다.

 

 

 심지어 교사조차 그녀에게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을 때 젊은 영어 교사는 단지 출석부에 이름을 체크했을 뿐 공기를 통과하듯 눈을 돌렸다. 그녀는 수업 시간 내내 문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등을 의자에 기대고 머리를 세운 채, 맑은 눈에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하늘빛 광채를 쏟아내며.

 

 

 그녀에게는 역사 퀴즈의 질문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

 

 


 점심시간이었고 아이들은 떠들썩하게 식당으로 내려갔다. 아직 겨울이었고 추운 날씨였지만 비싼 사립 학교였으므로 난방 시설도 좋아서 식당은 아주 따뜻하고 쾌적했다.

 

 

 그녀는 배식대로 가서 줄을 섰다. 뒤에서 키 큰 금발 머리 소녀 하나가 서두르다 어깨를 부딪쳐왔다.

 


 
 “ 어, 미안. ”

 

 

 그리고는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금발 머리 소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괜찮아’라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앞줄에 서 있는 친구들에게 가버렸다.

 

 

 그 아이는 변함없이 창백하고 부드러운 얼굴로 배식대에서 따뜻한 오믈렛과 토마토와 사과 주스를 받아 쟁반에 얹었다. 그리고 잠시 식당 안을 훑었다. 드문드문 비어 있는 자리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에 앉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어느 곳에도 그녀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혹은 더 창백해지지는 않았다. 그저 쟁반을 들고 창가 쪽으로 돌아서 쭉 걸어가 기다란 식탁 가장자리에 앉았을 뿐이었다. 근처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들이 일어나 쟁반을 들고 다른 식탁으로 옮겨갔다. 그들은 이전에 함께 수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들이었지만 양쪽 다 서로 아는 체를 하거나 함께 점심을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이다.

 

 

 신기한 일은 당신이 모두에게 유리되어 홀로 떠도는 우주선처럼 앉아 있는 순간에도 청신경은 레이더처럼, 혹은 주 엔진처럼 꺼지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 소리를 듣는 것처럼, 웅웅거리는 소음이 살아있는 성운처럼 당신을 덮쳐온다. 인간이란 종자의 대단하기 이를 데 없는 신비이다.

 

 

 그 소음은 다음과 같다.

 

 

 " 걔 왔더라, 봤어? "

 

“ 응, 재수 없게 하얀 옷 입고 얌전한 척 하고 왔더라. ”


 “ 눈 밑에 까만 거 봤어? 팔 감추려고 교실에서도 코트 안 벗는 거 있지. 난방 때문에 반팔 입고 있어도 땀나는데. ”

 


 “ 그런다고 누가 모르냐? 우리 학교 애들 다 알지.

 

 

 

 

 

 

 


 혹은.

 


 “ 쟤 퇴학당한 줄 알았는데... 아니면 전학 갔거나. 저번에 분명히 라커룸에서 헤로인 하다가 걸리지 않았어? ”


 “ 너 코니 말 못 들었어? 아랫동네 쓰레기들하고 쟤하고 뒤엉켜서 약 하고 있는 거 봤다잖아. ”


 “ 아, 나도 봤어. 길거리에 아예 쭈그려 앉아서 거지가 따로 없더라고. ”


 “ 근데 어떻게 다시 학교에 왔지? ”


 “ 뻔하지 뭐. 선생들하고 뒹굴었겠지. ”

 

 


 

 그리고.

 

 


 “ 그래봤자 며칠 나오다가 또 마약이나 찌르러 가겠지. 정말 싫어. ”


 “ 야, 너 그래도 쟤 듣는데서 그런 말하지 마. 쟤 얼마나 성격 더러운 줄 알아? ”

 

 

 

 

 

 그것은 소음이다. 당신의 귀를 아프게 하고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웅웅거림. 침묵은 사람을 상처 입히고 소음은 사람을 무감각하게 만든다. 그녀는 침묵의 무게에 짓눌려 아파하는 남자를 하나 알고 있다. 그 남자도 정키였다, 이전에는.

 

 

 그녀는 오랫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었다. 그녀는 아이들의 수군거림이나 질시, 경멸과 혐오가 두렵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그녀는 겉돌고 있었다. 함께 앉고 점심을 먹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전에, 그녀가 독한 마약을 손대기 시작하기 전에는 그녀와 사귀고 싶어 하는 남자애들도 꽤 있었다. 그녀는 우아한 얼음 공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많은 남학생들과 사귀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함께 자고 가벼운 마약을 조금 하는 것. 고급 사립학교의 얌전한 학생들.

 

 

 그녀가 막 헤로인의 유혹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청바지를 모델처럼 잘 입는 멋진 선배 하나가 그녀와 사귀고 싶어했던 적이 있었다. 단순하고 착하고 부드러운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는 게이였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모욕을 받은 표정으로 돌아섰다. 왜 그것이 모욕일까 하고 그녀는 한동안 의문했다. 그 애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일까? 분명한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은 결코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스며들지 않았다.

 

 


 이제 아이들은 그녀를 밀어내고 두려워하고 싫어하고 무시했다. 문제는 헤로인이 아니었다. 그녀의 거친 말투도 아니었다.

 

 

 그건 그녀의 안에 있는 무언가였다.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뿌리를 내릴 수 없는 무엇, 마치 플라스틱처럼 유해하고 다른 분자들과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구조를 가진 밀폐된 무엇.

 

 

 아마도 그녀가 아는 옛 정키 친구는 그것을 피라고 할 것이다. 오염된 피.

 

 

 그녀는 오믈렛 위에 케첩을 쏟아 부었고 무감각한 눈으로 피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포크로 케첩 범벅이 된 오믈렛을 먹었다. 오믈렛은 별로 맛이 없었다. 보통 헤로인은 입맛을 달아나게 만들지만 약을 끊은 지금도 그녀는 입맛이 없었다.

 

 

 오믈렛을 포기하고 사과 주스를 마시고 있는데 남자애들 몇 명이 쟁반을 들고 와서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 오랜만이네. 여기 자리 있는 거 아니지? ”

 

 

 그녀는 무심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그들을 알고 있었다. 작년에 한 두 수업을 같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식 체크무늬의 값비싼 스웨터를 입은 남자애가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서 카르멘은 즉석에서 그놈을 ‘스코티쉬’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녀에게 의미심장한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

 

 

 “ 여자애들은 헤로인을 하면 예뻐진다면서? 정말인 것 같은데? ”

 

 

 그녀는 주스를 마시다 말고 물어뜯는 어조로 쏘아붙였다.

 

 

 “ 꺼져. ”

 

 

 체크무늬 스코티쉬 옆에 앉은 녀석들이 낄낄거렸다. 약을 사고 싶든지 사생활이 지저분하다고 알려진 그녀와 값싸게 자고 싶든지 둘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녀는 그 둘 중 어느 쪽에도 관심이 없었다. 직접 약을 구하러 다니기에는 너무 잘나고 고결한 상류층 도련님들 따위는 그녀에겐 너무 고급이어서 역겨웠다.

 

 

 스코티쉬가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 이거 왜 그래, 오랜만에 학교 와 가지고. 너 혼자 좋은 거 다 하기야? 예쁜 코트네, 이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한데. ”

 

 

 그녀는 참기로 했다가 녀석이 코트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건드리는 순간 마음을 바꿔먹었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 주스 컵을 테이블에 내리쳐 깨고 의자를 휘둘러 놈을 두들겨 팼다.

 

 

 “ 꺼지랬잖아, 개새끼야! 귀가 먹었어? ”

 

 

 운동화를 신은 작은 발로 바닥에 나동그라진 체크무늬 스코티쉬를 걷어차고 의자를 집어던지며 그녀가 욕설을 퍼부었다. 한 손에는 깨진 유리컵 조각을 쥐고 창백한 이마에 흘러 내려온 붉은 머리카락 아래서 격렬한 푸른 눈을 불길처럼 태우며 악을 써대는 작은 악마 같은 그녀를 스코티쉬에게서 떼어놓을 만큼 용기 있는 패거리는 하나도 없었다. 욕을 하고 때리고 걷어찬 뒤 그녀는 유리 조각을 그대로 쥔 채 식당 밖으로 나가 버렸다.

 

 

*           *            *

 

 

 


 ‘ 학교에 불을 질러 버릴까? ’

 

 

 카르멘이 눈이 쌓인 운동장으로 나오면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이었다. 혹은 기관총을 들고 들어가 식당과 교실에 난사하거나.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웃었다. 아마 불을 지를 수는 있을 것이다. 지저분한 눈밭에 불길이 비치는 모습은 참 볼만할 것이다. 하지만 기관총을 들고 사람들을 쏴 죽이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미움이나 분노, 혹은 억울한 감정이 있어야만 한다. 카르멘에겐 그런 감정이 없었다. 몇 대 때려 주면 그 뿐이다. 그것도 그 스코티쉬 놈이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거렸기 때문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실없는 소리를 지껄이게 내버려두었을 것이다. 어쩌면 기관총으로 사람들을 쏴 죽이는 사이코들은 단순히 그게 재미있기 때문에 총질을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런 것이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

 

 

 카르멘은 입술을 깨물었다. 학교에 오기로 한 것은 따분한 실수였다. 그건 부모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기 위해서도 아니었고 약을 끊었으니 건전한 모범생이 되어 보기로 결심한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잘나가는 양친은 그녀에게 별 관심도 없었고 서로 정부를 만나느라 정신이 없었다. 카르멘은 양쪽의 정부들을 시내의 인접한 카페들에서 동시에 본 적도 있었다. 아버지 쪽이 보다 취미가 고상해서 그레타 가르보를 닮은 젊은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어머니의 남자는 검은 물개수염을 기른 느끼한 마초였는데 그녀는 그런 남자가 섹시하다고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카르멘은 정부를 끼고 있고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며 종종 학교에서 호출을 받으면 잠시 의무적으로 그녀의 불량기에 대해 야단을 치고 그녀가 길거리 정키 아지트에서 며칠째 뒹굴다 들어와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자신의 부모들이 쿨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교사들이 귀여워할 만큼 공부도 잘 했고 예쁜 아이였다. 물론 몇 달 동안의 무단결석(어쨌든 카르멘은 자신의 부모가 아무렇게나 변명을 지어내기는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한 학기를 깡그리 다시 다녀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적은 좋았다. 그리고 매력적인 소녀였다. 한때는 치어리더들이 그녀를 끌어들이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녀의 눈이 굶주리고 황폐한 하늘빛 푸른색으로 변하기 전이었다.

 

 

 아마도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카르멘 자신도 왜 학교에 다시 올 생각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유행하는 화장을 하고 비싼 머리를 하고 연예인과 모델 잡지를 주고받으며 뜻 없이 떠들고 웃는, 졸업 파티의 여왕이 누가 될까 점치고 댄스 상대를 기다리는 단순하고 생각 없는 여학생이 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특별 활동을 잔뜩 하고 성적을 몽땅 에이 플러스로 채워 넣는 학생회장 같은 존재가 되려고 했거나. 하지만 그녀는 위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제 눈이 쌓인 운동장을 터덜터덜 걸으면서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혹은 아이들이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에겐 잘못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문제는 그녀 자신에게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그녀도 몰랐다. 정말로 오염된 피일까?

 

 

 카르멘은 얼굴을 찡그리며 손바닥을 폈다. 유리 조각이 박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유리 조각을 뽑아내 교문 근처의 휴지통에 버렸고 나무 아래 쌓인 눈 위에 손바닥을 문질렀다. 몹시 쓰리고 아팠다. 흰 눈 위로 피가 번져 새빨갛게 물들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 어쩌면 약을 끊은 건 바보짓이었는지도 몰라. ’

 

 

 그녀는 화난 표정으로 입을 앙 다물며 교문을 나갔다. 어디로 갈까? 당분간 학교에는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 같았다. 집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흰 눈처럼 순결한 헤로인의 세계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곱 블럭쯤 떨어진 곳에 지하 정키 아지트가 하나 있었다. 시간은 좀 이르지만 그녀와 잘 알고 지내는 정키 패거리 한둘은 있을 것이다. 그녀는 호주머니의 돈을 확인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           *            *

 

 


 찢어진 운동화 속으로 눈이 스며들어왔다. 잠시 카르멘은 슈팅 갤러리에 가기 전에 쇼핑 몰에 들러 새 운동화를 살까 말까 망설였다.

 

 


 * 첫번째 선택 : 쇼핑 몰에 가서 운동화를 산다.


   ... 부정적 측면 : 일단 헤로인을 팔뚝에 찔러넣기 시작하면 며칠 동안은 아지트에서 뒹굴어야 한다. 나갈 곳도 없고 약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

 

 

 * 두번째 선택 : 젖은 운동화를 신고 아지트에 가 뒹군다.


   ... 부정적 측면 : 아지트는 몹시 추워서 운동화와 발을 말리지 않으면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

 

 


  
 ** 변수 : 아지트의 정키 패거리들은 고물 스토브를 팔아 치웠을까?

 

 

 


 그녀는 좁은 길을 건너 전화 부스로 들어갔다. 아지트에 전화해서 아직 스토브가 남아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부스는 두 칸 다 비어 있었다.

 

 

 동전을 찾아 호주머니를 뒤지는데 갑자기 탕탕탕 하는 총성이 울리며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옆 부스의 유리가 와장창 깨지며 수화기가 박살났다. 꺄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카르멘은 부스 바닥에 엎드렸다.

 

 

 바닥에 몸을 붙이고 공처럼 둥글게 웅크린 채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유리문 너머로 바깥을 살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눈이 쌓인 길바닥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총성이 울렸다. 이번에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자동차 바퀴가 끼익 하고 길바닥을 미끄러지는 소리와 욕설, 비명이 꼬리를 이었다.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흑인이나 히스패닉 갱들이 총격전을 하는 모양이었다, 혹은 마피아, 혹은 살인자와 경찰들..

 

 

 그녀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좁은 부스 안에 무릎을 말고 옆으로 엎드린 채 아무도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기를 빌었다. 무서워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 조금만, 조금만 있으면 끝날 거야, 조금만... ’

 

 

 길 위의 눈에 총알이 튀어 박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총성은 그치지 않았고 여기저기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어쩌면 그건 그녀 자신의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였는지도 몰랐다. 카르멘은 정키 뒷골목에는 훤했고 상당히 거친 패거리들과도 안면이 있었지만 총격전의 와중에 말려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약 쇼크로 죽은 사람은 본 적이 있었지만 총에 맞아 죽은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총성과 고함 소리, 길을 달려가는 발소리 등으로 미루어 보아 두 패거리가 전화 부스가 있는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총격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건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는 꼼짝도 하면 안 된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숨을 죽이고 엎드려 있었다. 부스 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담배꽁초와 껌, 진흙과 맥주병 뚜껑 따위를 하나하나 세고 관찰하면서. 그녀는 손톱으로 반쯤 파묻혀 버린 찌그러진 버드와이저 병뚜껑을 파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짓눌려 바닥에 화석처럼 파고 들어가 버린 병뚜껑은 잘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뚜껑을 파냈다. 손톱이 부러지고 상처가 났다. 그래도 미친 듯이 악착같이 뚜껑을 긁고 당기고 바닥을 팠다. 숨을 헐떡이고 이를 악문 채 세상에서 가장 값비싸고 눈부신 보석이라도 되는 양 헌 병뚜껑을 파냈다.

 

 

 파낸 병뚜껑을 더러워진 손으로 꼭 쥔 채 그녀는 눈물을 참으며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녀는 체크무늬 스코티쉬를 두들겨 패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나올 때 늙은 고양이인 로로를 한번 안아줄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길을 지나가다 마주친 아버지의 그레타 가르보의 발을 슬쩍 걸어 넘어뜨리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스꽝스럽게도, 하얀 코트를 입고 온 것을 후회했다.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머리와 등 위로 유리 조각들이 우박처럼 쏟아졌다. 어디선가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고, 유리 파편들을 눈처럼 뒤집어쓴 채 헌 병뚜껑을 꽉 움켜쥐고 부스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울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떨지도 않고 숨소리도 죽인 채 기묘한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그녀는 지금 미치도록 약이 필요했다. 헤로인,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그 독액이 미친 듯이 필요했다.

 

 

 그녀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다. 희미하게 신음과 비명, 거리를 가로질러 달려가는 수많은 발소리를 들었을 뿐이었다. 경찰들이 온 모양이라고 카르멘은 생각했다. 그럼 역시 길거리의 어린 갱들이었을까?

 

 

 경찰들은 정말로 왔다. 그들은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울부짖는 조무래기 두세 명을 옮기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모두가 쏜살같이 도망쳤기 때문에 남은 것은 깨진 유리와 펑크 난 타이어, 엉망이 된 거리와 겁에 질린 행인들뿐이었다. 경찰들은 행인들에게서 목격 진술을 받고 거리를 훑었다. 카르멘은 유니폼을 입은 경찰 두 명이 전화 부스 쪽으로 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경찰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에 깜짝 놀랐다. 제복 차림의 두 경찰관은 유리가 산산이 깨진 부스와 옆 칸의 부서진 수화기를 살피고 수첩에 기록한 후 바닥에 엎드린 카르멘을 공기처럼 지나쳐 갔던 것이다. 심지어 경찰관 하나는 그녀가 엎드려 있는 부스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기까지 했다. 그녀는 잠시 멍한 얼굴로 멀어져 가는 경찰들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하얀 코트를 입고 우박처럼 유리 파편을 뒤집어쓰고 웅크린 그녀는 우스꽝스런 눈사람으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도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효력을 발휘하여 하느님이 그녀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갑작스럽게 다시 돌아온 공포에 질려 카르멘은 손을 펴보았다. 병뚜껑이 반쯤 파고 들어가 있는 손바닥이 보였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카르멘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도저히 부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위험이 지나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한 발짝도 밖으로 내디딜 수가 없었다. 어리석은 일이다. 어차피 갱들이 아직 설치고 있다 해도 그녀는 투명인간이니 무슨 상관인가?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비되어 저린 손을 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어 동전을 꺼냈다. 어린애처럼 엉엉 울며 카르멘은 투입구에 동전을 집어넣고 헤로인 아지트의 번호를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세상의 어느 미친 정키가 눈이 쌓인 위험한 뒷골목으로 그녀를 데리러 기어 나오겠는가. 게다가 거기엔 스토브도 없다.

 

 

 수화기를 든 채 그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울면서 서 있었다. 빌어먹을, 이건 정말 좋지가 않다, 안 좋은 상황이다. 그녀는 수십 개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투명인간인 그녀에겐 전화할 상대가 없었다. 더러운 일이었다. 누가 그녀를 볼 수 있겠는가?

 

 

 카르멘은 울면서 굳은 손가락으로 정신없이 다이얼을 돌렸다.

 

 


*           *            *

 

 


 커트는 곧 그녀를 데리러 왔다. 이전처럼 친구의 차를 가지고 왔는데 울고불고 횡설수설하는 카르멘의 전화에 놀란 나머지 신호와 행인들을 전부 무시하고 기록적인 속도로 도로와 골목을 주파해 경찰차 수십 대를 뒤에 달고 올 뻔 했다.

 

 

 전화 부스 안에 웅크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는 카르멘을 본 커트는 그녀가 놀랄까봐 걱정하며 부드럽게 이름을 불렀다.

 

 

 “ 카르멘. ”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푸른 눈으로 커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 내가 보여요? ”


 “ 응. ”

 

 

 커트는 카르멘을 안아서 차로 옮겼다. 그녀는 두 팔로 커트의 목에 매달리고 무릎으로 그의 허리를 감은 채 여전히 코를 훌쩍이며 투명인간과 그레타 가르보와 고양이, 병뚜껑에 대해 횡설수설했다. 그리고 무슨 체크무늬 스코티쉬에 대해서도 지껄여댔다. 커트는 카르멘을 조금 진정시킨 후 차를 몰아 그녀를 자기 아파트로 데려갔다.

 

 


*           *            *

 

 

 


 거품이 이는 뜨거운 우유와 위스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콜을 섞은 칵테일을 두 잔 마시고 나자 카르멘은 훨씬 진정되었다. 커트는 이미 흰색과는 거리가 멀게 더럽혀진 그녀의 코트와 젖은 운동화와 양말을 벗긴 후 타월로 발을 닦고 슬리퍼를 신겼다. 그리고 그녀를 모포에 감싸 소파에 기대게 한 후 간이 스토브를 가져와 따뜻한 불을 쬐게 해주었다.

 

 

 그녀는 두서없이 학교에 갔던 얘기를 했다. 아이들이 지껄이던 소리와 그녀의 사과를 받고 싶어 하지 않았던 키 큰 금발 머리 여자애와 자리를 피하던 애들과 재수 없는 체크무늬 스코티쉬 패거리들에 대해 얘기했다.

 

 

 “ 난 학교가 싫어요. ”


 “ 나도 학교가 싫었어. ”

 

 

 커트는 머리를 완전히 뒤로 넘겨 묶고 있었다. 가느다란 앞머리가 몇 가닥 흘러내려와 있었는데 은색 블론드로 탈색한 머리카락 뿌리 부분이 어두운 붉은 갈색으로 자라나 있었다. 마치 그가 이마 위에 가느다란 갈색 머리띠를 한 것처럼 보였다. 카르멘은 잠시 커트가 다녔던 미시간의 학교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그녀보다도 더 일찍 학교와 연을 끊었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건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 그의 부모가 열세 살밖에 안 된 아들을 정신병원에 보내 뇌세포를 매일 태워대게 했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는 커트의 어두운 적갈색 머리카락이 전기에 그을린 흔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커트의 머리카락을 다시 뿌리까지 탈색해 주고 싶었다.

 

 

 “ 하지만 왜죠? 내 무엇이 잘못된 거죠? ”

 

 

 그녀는 커트가 오염된 피에 대해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다.

 

 

 커트는 스웨터를 벗고 검은 반팔 티셔츠로 갈아입으면서 대꾸했다.

 

 

 “ 그건 질투야. 그 애들이 너를 질투하는 거야. ”


 “ 왜요? ”

 

 

 커트는 잠시 카르멘을 빤히 바라보았다.

 

 

 “ 아름다우니까. ”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

 

 

 “ 학교에 예쁜 공주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


 “ 그래. 하지만 그건 달라. 찌르고 흔적을 남기는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 그것도 일종의 병이야. ”


 “ 그럼 정말로 내 안에 잘못된 것이 있는 건가요? ”


 “ 난 그게 좋아. ”

 

 

 커트의 음성은 낮고 솔직했다. 카르멘은 어쩐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커트 때문에 가슴이 아파졌다. 그녀는 바지 주머니에서 병뚜껑을 꺼내 커트에게 보여주었다.

 

 

 “ 부스에서 파냈어요. 내 새 부적이에요. ”

 

 

 커트는 찌그러진 버드와이저 뚜껑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들여다보더니 연장 상자를 가져와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자신의 목에 걸려 있던 여러 겹의 가죽끈 목걸이를 벗어 뚜껑을 끼웠다. 그리고 부적 목걸이를 카르멘의 목에 걸어 주었다.

 

 

 “ 멋있다. ”

 

 

 카르멘은 기분이 좋아져서 커트의 뺨에 입을 맞추곤 소파에서 일어나 아무렇게나 내팽개쳤던 가방에서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 이리 와요, 목걸이 만들어준 상이에요. ”

 

 

 그녀는 립스틱을 들고 커트에게 다가갔다. 커트는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

 

 

 “ 취했구나, 너. ”


 “ 맞아요, 취했어요. 누가 그 독한 칵테일을 만들었더라? 맛있었어요. 한잔 더 만들어줘요. ”


 
 그러면서 카르멘은 커트를 소파에 앉혀놓고 붉은 립스틱을 칠해 주었다. 커트는 신음하며 중얼거렸다.

 

 

 “ 너 즐기고 있지? ”


 “ 왜 빼고 그래요? 내가 자기 팬이었던 거 몰라요? 립스틱이랑 마스카라에 칵테일 드레스까지 차려입고 레코드 재킷 찍던 사람이. ”

 

 

 커트는 웃기 시작했다. 그는 전혀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래서 그를 좋아했다.

 

 

 

 카르멘은 립스틱을 들고 발코니로 나가 유리창에 온통 낙서를 하고 커트가 만들어 준 칵테일을 한 잔 더 마셨다. 그리고는 지독하게 취해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커트는 취한 카르멘이 아무렇게나 칠해서 입술 옆으로 번진 붉은 립스틱을 닦아낼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는 카르멘을 안아서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 리본을 풀어 풍성한 머리채를 베개 위에 펼쳐 주었다. 그리고 발코니로 나가 우스꽝스러운 동물과 나비, 기호와 글자가 붉은색으로 어지럽게 널려 있는 유리창을 바라보며 노래를 하나 썼다. 하지만 거기에는 멜로디가 없었다. 오직 붉은 흔적만 있었다.

 

 

 


FIN
2001. 6. 27

 

..

 

 

맨 위 사진은 2016년 겨울에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눈보라 맞으며 걷다 찍은 것. 카르멘은 1981년의 뉴욕에 있으니 아무런 관련 없는 사진이다만 눈과 거리에 대한 사진을 올리고 싶어서 마침 눈에 얻어걸린 사진 올림. 하긴 돌이켜보니 저 당시 무지 힘들고 우울한 시기였으니 감정적으로는 조금 통하는 데가 있으려나 싶기도 하다.

 

 

..

 

 

두들겨 맞은 (성희롱범) 체크무늬 스코티쉬는 이후에도 계속 나온다. 뒤로 갈수록 주요인물 중 하나가 됨. 마크 :)

 

 

..

 

전에 올렸던 스타차일드 시리즈의 몇가지 에피소드 링크는 아래. 전문 또는 일부를 올렸었다.

 

 


open up and bleed(ep.14) : http://tveye.tistory.com/7072


staying in the dark(ep.20) : http://tveye.tistory.com/5413 


Incomparble blind(ep.25) : http://tveye.tistory.com/8448


Not enough(ep.26) : http://tveye.tistory.com/4774

 

The stars my destination(ep.27) : http://tveye.tistory.com/8536


크리스마스 파편(데본 펠) : http://tveye.tistory.com/4287 


 ** 카르멘 스케치 : http://tveye.tistory.com/8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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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케치는 미샤 등짝에 코알라처럼 찰싹 붙어서 콜콜 자고 있는 지나. 그리고 푹신한 소파에 벌러덩 엎드려 꿀잠 자다가 어쩐지 등짝이 무거워져 오는 걸 느끼고 있는 미샤 ㅋㅋ

 

 

지나 : 난방 아직 안되니까 바부팅이 등짝에 붙어서 자야지~ 인간난로~~

 

미샤 : 으응... 이거 모야... 가위 눌리는 거 같아 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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