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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이제 내일 하루만 어떻게 버티면 주말이니까 쉴 수 있어 허허헉... 학학 헥헥...



나 이번 주말엔 그냥 시골에 있으려고 한다. 힘들어서 기차 타고 못 올라가겠다 깨꼬닥... 내일만 버티자 커헉...



...



요즘은 그날그날의 스케치를 그리다 보니 이것이 일종의 그림일기처럼 되어서 이 fragments 메모에 쓸 내용과 많이 겹치게 된다. 그래서 여기 메모들이 간단해지는 편이다. 아마 뭐든 주절주절 기술하게 되는 성격 탓인지 스케치에도 말을 줄줄이 쓰니까 그런가보다.



하여튼, 아래는 앞의 스케치들 아래에 달았던 글들인데 다 쓰고 나니 스케치에 달아놓기는 좀 길어서 그림만 남겨놓고 오늘의 메모로 옮긴다. 그림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7394



..



십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선배가 점심이나 저녁을 먹어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그냥 편하게 밥먹을 수 있는 정도의 사이였기 때문에 왜 저렇게 부탁을 하시나 싶었는데 밥먹으면서 보니 그간 너무 마음이 답답하고 쌓인 게 많아서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었다. 그나마 나는 이 분에게 얼굴 볼때마다 웃어주고 밝게 이야기 건네고 하니 마음이 좀 편한 상대로 느껴졌던 것 같다.



이 선배가 업무능력이 별로라는 평도 많고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좀 많다...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좀 부족한 편이고 어눌한 구석도 있다.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다. 나는 업무가 얽힐 일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여튼 이런 선배들이나 후배들과는 웃으며 잘 지내는 편이다.



십여년 만에 첨으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힘들었던 점들을 하나하나 쏟아놓는 선배와 밥을 먹고 있으니 가엾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그랬다. 선배가 많이 억울하고 속상했겠다 싶은 점들이 많았고 또 반대로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은 내용들을 떠올리면 선배가 실수한 점들도 있긴 했다. 하지만 답답하고 피곤했던 건 사실 내 몸이 지금 너무 지쳐 있어서 '점심에는 좀 쉬고 싶었는데' 하는 마음 때문이었지 선배 자체에 대한 감정은 아니었다.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남한테 말도 안하고 웃고 맘속으로 삭이고 있느라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퇴근 30여분 전에는 1년 반만에 승진 인사가 났다. 간부 승진 그런 건 아니고, 원래 매년 2회 정기 승진인사를 해야 하는데 우리 회사에서 계속 안하고 있어서 노조에서 항의를 제기하고 그런 일들이 쭉 있었다. 승진 인사는 적체되어 있고 조직 구조는 불합리한 상황이었다. 계약직에서 전환되었던 직원들도 있고 오랫동안 일했지만 공채가 아니라서 승진이 묵시적으로 막혀 있는 직원들 등 여러가지 경우가 있었다. 대부분의 승진인사들은 이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민감했다(나를 비롯한 연차가 좀 있는 -공채- 직원들은 거의 해당사항이 없었다)



그런데 나와 같이 업무를 맡고 있는 파트너 후배가 좀 억울한 상황이 되었다. 그 공지 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와 같이 업무라든지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심지어 러시아에 대해서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새벽의 헐크, 예산입력 사건 등을 같이 겪고 나서 좀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공지가 올라온 후 후배가 승진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냥 그러려니 하기에는 분명 자기보다 1년 가까이 늦게 들어왔지만 최근 직무공모에 응시해 서울로 발령받아 간 내 전임자(이자 이 후배랑 같이 일했던 친구)도 승진이 되었기 때문에 더 속상했던 것 같다. 막상 나도 이 자리에 와보니 이 후배가 일을 굉장히 많이 했고 책임감도 강하고 성실하다. 반면 내 전임자는 특히 올해는 대충대충 해놓고 간게 많아서 이 후배가 많이 메꾸었고 나도 와서 좀 고생을 하였다.



후배는 대체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놓고 이유를 말해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나는 맘속으로는 짐작가는 것이 있었지만 차마 얘기하기가 어려웠다. 후배는 몇년 전 우리 조직과 통합된 다른 기관 출신이고 승급한 전임자 후배는 조금 늦게 들어오긴 했지만 어쨌든 처음부터 여기 사업부서로 들어온 케이스였다. 기관 통합되어 일원이 된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겪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어서 후배 직원들 중에는 입사 루트가 다양해서 같은 공채라도 아예 무기계약직으로 뽑은 경우도 있고 정규직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표현은 정규직이라고들 하지만(일반직2 라고 불린다...) 자신들보다 늦게 들어온 이른바 일반직1들보다 대우가 좋지 않고 승진 가능성도 더 적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속상하겠다... 노조에라도 가서 얘기해보면 어때(아무 소용없는 거 나도 알고 있음), 열받는데 그냥 집에 들어가버려... 내가 pc 꺼줄게...' 따위 쓰잘데 없는 말 뿐이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고 조용한 성격이라 이 후배도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낸 것도 아니고 푸념을 하다가 가만히 담배 피우러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럴때면 공채이자 선배로서 적어도 이런쪽 차별에서는 그나마 자유로운 나 자신이 괜히 미안해진다. 이성적으로야 그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안 좋다. (물론 나 같은 경우도 '여성 직원'이라는 이유로 또다른 차별을 겪고야 있지만 그건 이것과는 조금 또 다른 쪽 문제라서..)



퇴근시간이 되어 나오는데(오늘은 기적적으로 예산시스템 따위 단톡 공지 없었음) 복도 바깥 발코니에서 담배 피우며 인사담당자와 이야기 나누는 후배가 보였다. 들어간다고 인사하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좀 그래서 그냥 살짝 나왔다.



..



돌아오는 길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



좋은 소식 : 2집 동네에 다이소가 생겼음. 와아 주말에 가봐야지~

(이런 일로 기뻐한다고 비웃지 마시오 ㅠㅠ 시골에선 빅 뉴스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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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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